한국군사문제연구원
인도의 러시아 S-400 도입 결정과 함의
인도의 러시아 S-400 도입 결정과 함의
원 문 KIMA Newsletter 제397호
지난 10월 5일에 인도 국방부는 러시아 Almaz -Antei S-400 Trumf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 5기를 55억 불에 도입하는 구매계약서에 서명했다.
인도군의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의 약 60% 이상이 러시아로부터 도입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적국 항공기,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고고도 무인기를 약 400km의 사거리와 30km 고도에서 저·중·고고도 3종의 요격 미사일로 타격하는 S-400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한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2007년부터 러시아 공군에 작전배치한 S-400은 러시아형 미국 '사드(THAAD)'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중국이 이를 구매해 작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인도를 포함해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구매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인도의 러시아 S-400 도입 서명은 공식적으로 2015년부터 추진되었으나, 다음과 같은 3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그동안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첫째, 인도가 S-400 도입에 따라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요격 기술 이전을 요구한 “강제적(mandatory) 30% 오프셋(offset)” 적용이었다. 이에 러시아가 기술 이전에 따른 추가 가격 요구를 하는 등 몇 번의 양국 간 구매협상이 취소되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도의 S-400 도입이 2020년 10월 이후라야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둘째, 『미국 적대세력 통합제재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CAATSA)』의 적용이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7월 24일에 발의해 미 의회 상·하원 의결을 거쳐 8월 2일에 최종 발효된 CAATSA는 제3국이 러시아로부터 장비와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ban)한 법이다.
이에 인도 정부는 인도의 S-400 도입이 CAATSA에 적용되는 것을 유예(waiver)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인도 정부는 S-400 도입이 “대(對)중국 견제용”이라면서 CAATSA 규제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인도의 요청을 거부하였으며, 인도와 러시아 간 서명 하루 전(前)인 10월 4일에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인도의 S-400 도입이 CAATSA의 규제대상 목록에 포함된다면서 인도 정부가 이점을 고려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였다.
셋째, 인도와 러시아는 미국의 CAATSA 제재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구매대금 방식에 대해 협의하였다. 예를 들면 인도의 S-400 구매가 CAATSA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달러’로 결재되는 ‘전통적 국제금융(traditional international banking route)’ 방식과 달리, 러시아 루블(rouble) 또는 인도 루피(rupee)로 결제되는 별도의 “제도적 메커니즘(institutional mechanism)”을 구축한 것이다.
지난 10월 10일자 영국 『제인스 국방주간(Jane's Defence Weekly)』은 인도 국방부와 러시아 Rosoboronexport사가 S-400 구매대금을 양국의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 환율에 의거 한 인도 루피 또는 러시아 루블로 직접 결재하는 방식에 합의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군사전문가들은 인도 국방부가 과거에 러시아제 Grigorovich 스텔스 프리깃함과 Kalashnikov 자동소총을 구매할 시에 이 방식을 적용하였다면서, 이번 S-400 도입시 적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위협에 직면한 인도 정부가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견제에 참가하는 조건 등으로 타당성을 설득하여 S-400 구매를 성사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출처 : Defense News, September 28, 2018; The Times of India, October 5, 2018; Jane's Defence Weekly, October 10, 2018, p.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