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의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 선양 에어크래프트(Shenyang Aircraft Corporation) 社가 FC-31 경량 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FC-31 시제 2호기는 2016년 12월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며, 올해 4월 대규모 비행 시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행 시험이 잦아진 것을 두고 시제 2호기가 드디어 중국 공군으로부터 공식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FC-31 시제 2호기와 1호기(J-31로 통칭) 비행 모습 비교. 디자인상의 일부 차이점을 보여준다. (출처: CJDBY 웹사이트)

FC-31 전투기는 2012년 11월 주하이(Zhuhai) 에어쇼에서 "차기 전투기 개념"이란 공식 타이틀로 처음 선보였다. 당시 중국 보안의 제한으로 선양이 전투기를 개발한 주체라는 사실도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 기종은 FC-31, J-31, Project 310, Falcon Hawk, F-60 등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2014년 주하이 에어쇼에 모습을 드러낸 시제 1호기가 선양비기공사가 설계한 것이라는 사실은 마침내 공개되었으나 중국 인민해방군공군(또는 다른 어떤 공군)이 잠재적 구매자로 거론된다는 이야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제 1호기는 2016년 에어쇼 차이나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두 J-20과 같이 중국이 제작하는 다른 차세대 전투기의 다양한 시제기에서 나타나는 진행 중인 개선사항이 시제 2호기에서도 보인다. 시제 1호기와 2호기의 두드러진 차이는 다음과 같다.

• 항공기의 레이더 단면적을 줄이기 위해 플랫폼의 외부 몰드(mould) 선이 변경되었다. 비행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보면, 2016년 주하이 에어쇼에 등장했던 J-20에 사용된 스텔스 코팅 기술(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특수 필름)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 FC-31 시제 2호기는 외형적으로 보았을 때 적외선 감시 및 추적장비(IRST)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여러 웹사이트는 2호기가 "최첨단" 레이더를 장착했다고 말한 바 있다. IRST뿐만 아니라 장착된 다른 센서들은 러시아의 수호이(Sukhoi) T-50 5세대 전투기에 장착된 데이터링크 전자시스템의 일종이라고 추정된다.

• 시제 2호기는 시제 1호기보다 3톤 더 무겁고, 길이는 50.8cm 늘어난 것으로 측정된다. CGI가 제작한 설계 개념을 비롯해 해당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분석한 다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FC-31 전투기는 중국 공군이 사용 중인 청두 J-10A/B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항공모함용 항공기로도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가령 그리펜(Gripen) 변종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사브 그리펜 F 전투기(2석)는 그리펜 E(1석)보다 70cm 더 길다. 비행 갑판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적 무게 증량 및 이착륙을 위한 항공기 날개 확장은 항공모함용 항공기로 이용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그러나 FC-31 프로그램 전체는 어떠한 엔진이나 레이더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성능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FC-31은 2019년 이후에야 시리즈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FC-31에 장착할 수 있는 엔진 모델 중 일부도 때맞추어 생산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제 1호기는 JF-17 엔진의 개량형인 크리모프(Klimov) RD-93 엔진을 탑재한 바 있다(RD-93은 미코얀(Mikoyan) MiG-29 전투기에 탑재된 RD-33 엔진의 개량형이다).

그러나 2014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선보인 전투기는 "엔진 성능에서 상당히 뒤졌다"라고 미코얀의 설계자가 지적하기도 했다. RD-93은 드라이 상태에서 50.0kN(11,240lbf), 애프터버너(afterburner) 가동 시 81.3kN (18,300lbf)의 추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측정된다. 그러나 크리모프 설계자들은 FC-31(현재 시제 2호기가 3톤 무게 증량하기 전)에 필요했던 엔진 성능은 드라이 상태에서 64.0kN (14,400lbf), 애프터버너 가동 시 110kN (24,700lbf) 추력이라고 지적했다.

크리모프에서 개발 중인 최신형 엔진 RD-93MA는 2015년 베이징에서 선보인 적이 있으나 드라이 상태에서 54.0kN (12,100lbf), 애프터버너 가동 시 90.0kN (20,200lbf) 추력으로 여전히 기준점에 못 미쳤다. 또한, 크리모프 설계자들은 애프터버너 가동 시 최대 93.16kN(거의 21,000lbf)추력을 내는 또 다른 엔진 RD-33MKR을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엔진은 MiG-35 개량형에 장착하기 위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21년 이후에야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 엔진은 몇 해 전 중국이 제안받았던 우크라이나 이프첸코/프로그레스의 AI-9500F 설계와 거의 동일한 성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 동안 중국 소식통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이저우 항공엔진개발회사(Guizhou Aero-engine Development Corporation)가 기존의 WS-13 설계와 신규 핵심 부문을 결합하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현재 WS-17로 알려진, 충분한 추력을 갖춘 최신형 엔진을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WS-13 엔진은 애초에 JF-17과 FC-31에 장착될 예정이었으나 신규 핵심 부문을 해결하지 않고는 제대로 개발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연기한 바 있다. 신규 WS-17 엔진은 2020년 이후에야 이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파조트론(Phazotron) 레이더설계센터 관계자들은 중국이 AESA 레이더를 개발하는 데 오랫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문제들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016년 말 파조트론과 중국 레이더 설계팀의 논의를 통해 러시아가 AESA 개발에 도움을 주고자 한 의지는 확인되었으나 중국 인민공화국공군은 전체 개발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산업과 AESA를 개발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단순히 [배열에 사용되는] T/R 모듈이 아니라 레이더 말미의 프로세싱 및 다른 부문에 장착되는 부품"이라고 파조트론의 한 설계자는 지적했다. "중국인들이 러시아가 제작한 레이더를 열었을 때, 그 안에서 무엇을 볼까? 러시아가 제작하거나 러시아산 원자재로 만든 부품이 보일 것이다. 설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중국은 우리 설계에 이용된 러시아산 부품에 상응하거나 그보다 나은 부품 전체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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