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가브리엘 도밍게즈(Gabriel Dominguez)

북한은 지난 2일 동해에서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이라고 3일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한 북극성-3형의 시험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밝히며, 이를 통해 “핵심 전술 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되었으며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사소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한 이번 시험 발사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외부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자위적 군사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중대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사일이 발사된 장소가 잠수함인지 수중 발사대인지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미 국방부는 북극성-3형이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이며 수중 발사대에서 발사되었다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 북한이 오전 7시 11분 강원도 원산 동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를 910여km, 거리는 약 450km로 추정했다.

일본 방위성은 애초에 미사일 2발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가 1발이 2개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정정했다. 일본은 그중 하나가 일본 시마네현 오키 제도에서 북쪽으로 350km 떨어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2016년 8월 24일 북극성-1형(KN-11) 시험 발사 이후 처음 발사된 SLBM이다. 당시 북극성-1형의 비행거리는 약 500km였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시행된 이번 시험 발사는 올해 들어 11번째다. 북한은 북극성-3형 발사 이전에 네 번에 걸쳐 신규 무기를 시험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SRBM) KN-23, 미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이 사용하는 미사일과 외형상 유사한 또 다른 SRBM, 대구경 조종 방사포, ‘초대형’ 다연장로켓이 그에 해당한다. 

올해 북한이 시험한 무기들은 최근 발사한 북극성-3형과 달리 모두 단거리용이었다.

일본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탄두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핵무기를 소형화하는데 이미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23일 부분 모자이크 처리된 신형 잠수함 사진의 일부를 공개하며, 새로 건조한 이 잠수함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우리 당의 군사전략적 기도를 원만히 관철할 수 있게 설계되고 건조”되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었다.

 

북한은 지난 2일 북극성-3형의 시험 발사가 원산만 수역에서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사소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출처: 조선중앙통신)

이 신형 잠수함은 북한이 신포 남부 조선소에서 수년간 건조한 것으로 알려진 잠수함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제인스는 이 잠수함이 디젤 기반의 탄도미사일 잠수함(SSB)이며, 소련제 로미오급 잠수함의 개량형인 중국의 033식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고래급 SSB 1대를 운용하고 있지만, SSB의 역할보다는 시험 발사대로 이용해왔다. Jane’s Fighting Ships에 따르면 2014년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이 잠수함은 길이 66.75m의 디젤 잠수함으로, 발사관을 최대 두 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직사각형의 작은 공간이 있다.

고래급인 이 잠수함은 2016년 북극성-1형 SLBM을 시험 발사할 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국방부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이 SLBM 3개 정도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지난 7월 31일 밝힌 바 있다. 또한, 이 잠수함이 “곧” 실전 배치를 할 준비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잠수함의 모자이크 처리된 부분은 SLBM 발사관이 탑재된 위치일 것으로 판단되며 신형 잠수함의 크기는 고래급인 2,500t보다 조금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 7월  “새로 건조”했다고 주장하는 잠수함의 일부분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잠수함의 동해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당시에 보도했다. (출처: 조선중앙통신)

독일 ST애널리틱스(ST Analytics)의 항공우주공학자 마커스 실러(Markus Schiller)는 북한의 신형 SLBM이 고체 추진제를 이용한 2단 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북극성-3형의 최대 비행고도가 약 910㎞, 거리가 약 450㎞로 탐지됐다는 합참의 분석을 미루어 볼 때 고각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실러는 북극성-3형이 최소 에너지 궤도로 발사될 경우 사정거리가 약 2,000km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극성-3형이 시험 발사될 당시의 탑재 중량은 확실치 않다. (탑재중량에 따라 사정거리가 영향을 받는다.)

미사일이 바지선에서 발사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들 수 있다. 사진 속에는 미사일 발사 지점 바로 옆에 선박이 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는 수중 발사대가 설치된 바지선을 끌고 온 견인선으로 보인다. 이 선박이 텔레메트리(telemetry·원격측정신호)와 기타 시험 발사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근거는 북한이 북극성-3형이 잠수함에서 발사되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북극성-3형의 첫 시험 발사를 위해 현재 운용 중인, 한 대 있는 SSB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신형 SLBM의 정확한 크기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미사일 발사 지점 바로 옆에 위치한 선박 2대 외에 미사일의 크기를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제인스가 북극성-1형을 분석할 당시, 직경 1.45 m, 길이 9.4m로 결론을 내린 바 있는데, 이는 미 해군이 1996년까지 운용했던 UGM-27B 폴라리스 A-3 SLBM의 크기와 유사한 것이다.

북한이 북극성-1형에 사용했던 것과 비슷한 크기의 발사관에서 북극성-3형을 발사하고자 했을 수도 있다. 발사관이 유사하다면 미사일도 비슷한 크기로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북극성-3형 발사용 SSB 가 어떤 잠수함인지, 북한이 최근 공개한 SSB의 발사관이 고래급 잠수함과 비슷한 크기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북한의 두 SLBM은 외형상 차이를 보인다. 북극성-1형은 끝이 뾰족한 탄두부가 원뿔 모양의 미사일 윗부분에 부착되어 있고 원뿔 부분은 아래로 갈수록 미사일 동체의 직경만큼 넓어지는 모습이지만, 북극성-3형은 짧고 뭉뚝한 탄두부가 동일한 직경의 미사일 본체 위에 올려진 모습이다.

현재로서는 북극성-3형의 탑재 가능 중량과 무기의 유형을 알 수 없다. 탄두부의 모양으로 미루어 볼 때, 침투 지원뿐 아니라 다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두 가지 모두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을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신 분은 이정한 팀장(louis.lee@ihsmarkit.com)에게 연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