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규 [ 5/4, 23:17 ]
제 큰형님께서도 검은베레였네요 물론 영원한 특전맨이 되어 가족들을 슬프게 하셨지만 사랑합니다 단 한번이라도 그 여유있던 미소를 뵐수있으면........6월에 뵈러갈께요 예쁜국화 사들고 . 저역시 전역한지 18년이되어가네요 서진규부장님 늘 건강하시구 살아남은 자의 몫으로 더욱 최선다해 살아나가시죠 잘 보구갑니다
...................................................................................................................................................
저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최익규라는 분이 남겨 주신 댓글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순직(전사)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분의 큰형님께서도
특전용사 이셨고 지금은 국립묘지에 잠들어 계실 것으로 사료가 됩니다...

1982년...
특전사요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었지요.
* 1982년 1월.. 00도 상공에서 00임무를 수행하던 000특수임무대대 해상지역대
요원들이 탑승한 C-123항공기 추락, 공군 조종사를 포함 탑승자 00명 전원 사망.

*1982년 6월.. 00상공에서 공수강하를 하려던 공수교육생과 특전교육단 공수교육과
교관들이 탑승한 C-123항공기 추락, 공군 조종사를 포함 탑승자 00명 전원 사망.

사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까지 특전사에서 복무한 저는 거의 모든 강하와 작전을,
공군의 C-123항공기를 타고 수행을 하였습니다.

한미합동 강하(작전)시 미군의 C-130을 탈때는 그렇게도 허큘리스가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C-123이 달구지라면 C-130은 편안한 고속버스와 같다고나 할까?

뻑하면 고장 나기 일쑤였던 C-123항공기....
아마도 저와 비슷한 시기에 특전사에 복무하셨던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얼마나 노후되었는지 C-123에 시동을 걸땐 행여 엔진에서 불이 날까봐
공군측 지상요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항상 옆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

그때 우리는 공군측 조종사들에게 이런 말도 했었습니다.
" 위에다 비행기 좀 바꿔 달라고 해보쇼.. 이게 뭐여~ "
그랬더니 공군 조종사들 왈, 자신들도 그렇게 얘기했었답니다.
근데... 아직 쓸만하지 않냐고 하더라나.. 뭐라나..

1982년 6월... 공수교육생들의 C-123이 추락할 당시, 저는특수훈련과의 선임교관이었죠.
항공기 추락 소식을 듣고 하다 못해 취사병, 이발병들까지 모두 동원하여
추락 현장인 00산에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하러 올라 갔습니다.

처참한 항공기의 추락 사고 현장...
저는 그때 문득 사관생도 시절 전술학 교육을 받을때,
특전사 출신이었고 월남전에도 참전했던 한 교관의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 전투에 참가하여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부하들의 시신은 꼭 수습을 하라...
정히 상황이 급박하면 가매장이라도 하고 표시를 해둬라...
부하들이 무엇을 보겠는가?
내가 이억만리 타국에 와서 싸우다 죽더라도 내몸은 한줌의 재가 되어
그래도 우리가족에게 돌아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소대장의 명령 한마디에 목숨 걸고 싸우지 않겠나? "

그 교관이 월남에서 소대장 시절, 작전을 마치고 Landing zone에서 헬기를 타고 막 철수 할 무렵,
마지막 까지 사주경계를 서던 소대원이 적의 박격포 공격을 정통으로 받고 장렬하게 산화했답니다.

주변엔 산발적으로 적의 박격포탄이 터지고 있고 잠시후면 적의 지상군들이
벌떼같이 몰려 올 것은 자명한 사실...
모두가 어서 헬기가 이륙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소대장(교관)은 다시 헬기에서 내려 처절하게 산화한 그 소대원의
시신으로 달려가 판쵸우의를 펼쳐 놓고 흩어진 시신을 정성껏 수습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러자 다른 소대원들도 헬기에서 내려 사방에 널린 시신 조각을 판쵸우의에 수습하고,
어떤 소대원은 철모를 벗어서 살점과 장기등을 담아 무사히 철수를 했다고 합니다..

C-123항공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폭팔은 했지만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사망자들이 메고 있던 낙하산들은 비교적 온전했기에
우리는 하얀 예비낙하산을 터트려서 펼쳐 놓고 조각난 시신들을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 야~~!! 이쪽은 왼쪽팔만 둘이야~ 오른쪽 팔만 둘인데 없어~~? "

그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었더랬지요.
우리는 어차피 잿밥을 등에 지고 사는 사람들...
내가 만일 이런 일을 당한다면 나의 전우들이 와서 나의 시신도 이렇게 수습해 주리라...

그렇게 수습된 동료들의 시신을 2명 1조로 부둥켜 안고 험준한 산비탈에
넘어 지고 뒹굴면서 4시간 동안 하산을 하였더니
산자와 죽은자 모두가 검붉은 피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당시에 고공교육생들은 한창 강하중 이었는데 이들 모두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었지요.
낙하산 안펴질까봐 걱정을 했는데, 이젠 비행기 떨어질까봐 걱정까지 해야 하니...
그래서... 저는 당시 고공교육생들에게 교안에도 없는 이런 교육을 시켜야만 했습니다.

비상탈출...!!
" 고공침투요원들이 비행기가 추락해서 죽었다고 하면 정말 쪽 팔리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우리가 누군가? 최고 정예의 HALO MAN들이 아닌가?
항공기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거나 어떤 이상징후가 발견이 되면
C-123의 옆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본교관이 직접 비상탈출 구령을 내리겠다!
그러면 기체이탈 자세고 뭐고 없이 최단시간내에 뛰어 나가며 주낙하산은 개방하지 말고
반드시...! 반드시 예비낙하산을 개방하라!
여기있는 교관은 여러분 모두를 내보내고 맨 마지막에 나갈 것이다! "

꼭 25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군의 C-123항공기에서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C-130항공기로 교체되기 까지에는
1982년.. 장렬하게 산화한 우리 특전사요원 000명과 공군 조종사 0명의 고귀한 회생이 있었음을...

6월은 호국보훈의 달.. 그리고 내일이 현충일 이군요...
최익규님처럼 국화꽃 한송이 들고 이들을 찾아 볼까 합니다.

사진 설명: 1982년 6월.. 사고 직후, 고공강하를 하기위하여 C-123항공기에 탑승을 했다가 이륙 직전,
고장이 났다고 하여 다시 내렸고 뒤에 낙하산을 착용한 채 고공교육생들이 앉아서 대기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특수훈련과 교관들의 표정은 모두가 좀 그렇다.(나.. 오른쪽에서 두번째)
고공강하와 관련이 없는 빨간모자의 특전교육단 낙하산 정비대장을 빼곤...
제대로된 비행기에서 찍었어야 더 멋진데 왜 하필 뚜껑 열린 비행기앞에서 포즈를 취했는 지는 모르겠다..

추신: 쓰다 보니 괜히 또 눈물 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