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차밀, 2020년 10월 19일>

최근 중국을 겨냥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카드(Taiwan Card)』가 그동안 금기로 삼았던 선을 넘자,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이는 국내외 군사 전문가들에게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으로 비약되어 보도되고 있다.

2019년 6월 1일 미 국방성은 범정부 차원의 자유와 개방 인도-태평양(FOIP)을 군사적으로 어떻게 구현할까를 담은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IPSR)』을 발표하였으나, 사실 구체적이며 효과적 내용은 없었다. 특별히 이후에 조치된 사례를 든다면, 신형 지상용 중거리 순항 미사일 개발, 미 공군 전략폭격기의 괌 배치, 도서와 도서를 순회하면서 기동작전을 하는 해병대 연안도서기동작전 개념 채택 등이었다.

특히 『대만카드』는 2017년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견제를 위해 선택한 방안으로 대만여행법, TAIPEI법, 공세적 무기 판매 증대 그리고 대만에 미 보건부 차관의 타이베이 방문 허용 등으로 점차 수위를 높이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에 대해 중국이 민감해하는 공세적 무기들을 판매하였고, 대만 국방부는 매년 실시하던 한광(漢光)훈련을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에도 불구하고 대규모로 실시하자, 이에 대해 중국 남부와 동부전구 사령부가 대응훈련을 하고 동북아 보하이만에서 랴오닝과 산둥항모 2척이 동시에 해상훈련을 실시하여 대응하였다.

또한 일부 군사 전문가는 미국이 대만에 F-16을 판매하면서 대만에 아시아 F-16의 총괄정비공장을 설치하고, 대만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미 공군 전투기가 대만과 남중국해 사이 공역에서 공중작전을 하자, 중국 공군은 H-6K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공중위협을 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지난 10월 14일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는 미국이 대만에 차량화 다연장로켓(HIMAS), 원격 대지공격 미사일(SLAM-ER), F-16용 외장센서, MQ-9 무인기와 하푼 대함 미사일을 판매하기로 결정하자, 중국이 이러한 무기들은 중국군에 전혀 위협되지 않는다고 군사 전문가의 평가를 근거로 보도하면서, 이어 9월 2일에 대만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해 대만해협에서 기뢰를 부설하는 가상 시나리오를 상정한 대기뢰전 해상훈련을 실시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하지만 일부 대만 언론은 이러한 미국의 대만카드 활용이 중국과의 거리두기와 종국적으로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게 부담을 작용하고 있다면서 양안관계가 군사적 대립보다,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찾아 상호 윈윈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지, 대만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최전선으로 활용되면 장기적으로 대만에게 불리하고 향후 한반도 남북한 간의 장기적 군사적 대결 국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대만은 미국이 도와 주겠다는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어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즉 대만이 중국과 군사적으로 대결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없는 상황 하에서 과연 미국이 대만을 어느 정도까지 도와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만 해군이 가장 효율적 대(對)중국 군사적 억제수단으로 제기한 재래식 잠수함 건조에 미 해군과 방산업체 지원도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여 결국 2019년 5월에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을 모방한 독자형 2,500톤급 잠수함 건조가 결정되어 2019년 10월에 건조가 시작된 사례였다.

이에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현 추세를 고려하여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며, 이에 따라 미국이 개입을 하여 1995년∼1996년 대만해협 위기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반면, 군사 전문가와 군사작전 경험이 있는 전직 예비역들 간에는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교적 낮게 보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중국꿈과 강군꿈은 미국과의 강대국 경쟁이지 대만이 아니며, 차이잉원 총통의 중국과의 거리두기는 현재 실질적 독립상태(de facto independence)를 확실하게 보장해 달라는 의도이다.

특히 COVID-19 이후 다양한 국내외적 문제에 직면한 중국 시진핑 주석은 하나의 중국(One China Policy)을 대표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적용받는 대만에 대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면 홍콩, 티벳 그리고 신장자치구에서의 분리주의 운동에 빌미를 주어 서부쪽 변경이 불안해지는 것을 우려하며, 실제 대만에 대한 군사적 목표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예를 들면 중국에 반대하는 정권을 교체하는 것인가, 아니며, 대만의 흡수인가, 아님 친(親)중국 정권 수립인가 등이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군 현대화의 우선순위가 대만에 대한 영토통일과 국가주권 견지라고 보았으나, 2012년 말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의 신형 강대국 관계 제시 이후에는 대만보다, 남중국해와 인도양 등의 역사적 권리 회복에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대만에 대해서는 군사적 수단 이외에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지난 10월 14일 미 예일대학교 출판부에서 『The Invention of China』 단행본을 발간한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원(RIIA) 빌 헤이든 박사는 중국이 과거 무역과 국력을 두고 벌린 아편전쟁을 아픔과 교훈을 바탕으로 미국이 먼저 전쟁을 걸어오는 『제2 아편전쟁』을 치르기를 바라나, 지금은 원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만일 발생이 되면, 남중국해, 동중국해 그리고 인도양에서의 미군의 개입에 따른 대결 양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았다.

이에 중국 지도부가 미국이 대만을 이용하여 하나의 중국이 아닌 티벳, 신장자치구, 홍콩, 마카오 등 여러 개의 중국(Several China)으로 분열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만함정(Taiwan Trap)에 빠질 만큼 아둔하지 않다.

대만 역시 중국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 대만은 일국양제에 따라 독자적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과 외교관계 수립 경쟁을 일부 약소국에 대해 치르고 있으나, 이들의 영향력은 미흡하며, 오히려 이들 국가들이 중국과 대만 간 상대적 이득을 취하고 있는 실정으로서 이제 대만은 외교수립국 숫자에 억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으로 대만은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차이잉원 정부가 신남방정책(South Bound Policy)을 아세안과 인도 등에 구사하였으나, 여전히 중국과의 무역 구조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내성인과 외성인 갈등을 갖고 있는 대만이 내성인 주도의 민진당이 중국과의 갈등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외성인들은 부정적이며, 이들은 이념 논쟁보다 상호보완적 무역관계증진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편이다. 실제 지난 9월 28일 『Global Times』는 대만 매체의 자체 언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만인들이 전쟁 발발 가능성에 비교적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하였다.

중국군이 대만군보다 우세하나, 중국과 대만이 각기 상대방에 대해 구사하는 군사전략은 차이가 거의 없다. 우선 중국은 대만 위기 시에 1996년과 같이 미 해군 항모타격단이 개입하지 않도록 DF계열 중거리 순항 미사일로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대만에 대해서는 군사적 우세가 아닌,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를 악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대만도 중국군이 대만 타이베이(臺北)와 갸오슝(高雄) 그리고 화리엔(華蓮) 등에 대해 전격기습작전을 못하도록 조기경보와 대응수단을 강구하면서, 주요 목표연안에 기뢰 등을 부설하여 중국의 상륙작전을 거부하는 A2/AD 전략을 구사하며 중국의 군사적 침공 시에 미국과 주변국의 군사적 지원을 기대하는 시간끌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상황 시에 대만을 도와 개입할 국가로 미국만이 유일한 가운데 일본, 한국, 호주, 인도, 아세안들도 미국을 도울 수 있는 상황이나, 대만에 대해 단시간내에 전격적 미사일 공격, 심리전 그리고 일부 특수부대의 침투 작전을 실시하여 군사적 주도권을 잡은 중국군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이 취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다.

예를 들면 2019년 11월 14일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미 해군 항모타격단이 DF 순항 미사일 위협에 의해 중국 연안으로부터 약 1,000마일 이상 이격된 위치에서 군사적 대응작전을 할 것으로 전망한 사례였다. 또한 일부 군사 전문가는 대만군이 7일 이내에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며 7일 버티기 작전계획을 수립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마저 지리적 여건상 서부 타이베이와 남부 갸오슝 등의 도시전과 동부 화리엔 등의 산악전에서의 우열은 쉽게 변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는 서부 연안 지역 중에 중국군이 상륙작전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지역은 전체 서남부 연안 중에 불과 15% 이내인 것으로 평가하여 중국 해병대의 상륙작전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규모도 상륙작전 전력 모두를 1개 사단 규모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군의 대응 수위이다. 한마디로 비교적 저강도 및 간접적 압박이며, 대표적 사례로 지난 9월 26일 『Global Times』의 중국 J-20 스텔스기를 대만과 인접된 공군기지에 재배치한 사례 보도와 9월 27일 KJ-500의 전자정찰기 등을 동원하여 대만군 활동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에 집중하였다고 보도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향후 미국의 중거리 순항 미사일의 대만 배치와 대만의 독립선언은 관건이다.

지난 8월 3일 『뉴욕타임스(NYT)』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응하여 개발한 지상용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호주, 대만, 일본, 인도, 한국 등에 배치하길 원한다고 발표하였다면서, 이는 그동안 중거리 핵전력조약(INF)의 제한을 받지 않았던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의도라고 보도하였다. 미국은 중거리 순항 미사일의 동맹국 배치를 미중 간 군사력 경쟁에서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보고 있다.

특히 2013년 2월에 대만은 미국이 지원한 탐지거리 약 3,000마일의 X-band 지상용 Pave Paws 탄도 미사일 탐지용 레이더 기지를 루산(樂山)에 설치하였으며, 만일 이 레이더가 미국이 대만에 설치할 중거리 순항 미사일과 연계되는 경우, 이는 중국에게 치명적 위협일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군은 대만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수를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안보 전문가들은 대만의 독립 선언 가능성을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특히 지금의 일국양제에 의해 경제 이외 대부분 독자적 정책(de facto autonomous)을 추구하는 대만이 외교적으로 독립(independent)을 선언하는 경우 과연 세계 국가 중에 몇 개국이 대만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할 것이며, 유엔에 주권국가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겠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이유이다.

특히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총통은 일국양제를 거부하나, 독립 선언에는 여전히 유보적이며, 이에 따른 막대한 군사적 소요와 국방비 규모를 고려할 시 향후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대결 수준이 한반도 남북한과 같이 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 대만 연구기관들의 지적이며, 방위충분성을 지닌 방어적 능력을 갖추는 수준에서 대만의 독자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하지만 대만은 이번 미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카드를 대만의 방위산업 육성과 전력 현대화에 기폭제로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동안 대만이 중국의 외교적 압력에 의해 독자적 무기와 장비 현대화에 어려움을 겪은 취약점을 다소 보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그동안 방어용 무기 위주 판매에서 일부 공격적 무기 판매로 변경하고 대만대표부에 국방성 관료와 방위산업 관계자의 상주를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대만은 미국의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받아 그동안 신무기와 장비 개발에 제한을 받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남중국해 분쟁에 있어서만은 상호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의 국제법 학자와 전문가들은 남중국해에 대한 역사적 권리 주장의 지리적 근거와 어업 기득권과 해저자원 개발에 있어 거의 같은 논지와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동중국해 조어대 문제와 인접 해역에서의 어업 분쟁에 있어서도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2014년 3월 21일 중국과 일본 간 동중국해에 대한 어업문제가 고조되었을 때에 대만 정부의 중개로 대만국가어업협회가 일본어업협회와 별도의 합의를 맺어 대만 수산물이 중국으로 수출되어 중국에게 협상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한 것이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중국이 남중국해 대륙붕한계선 확장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유엔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제출하자, 미국과 아세안 등 지역국가들이 구두통보(Nore Verbale)를 제출하고 있으나, 대만은 침묵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 이후의 영향이다.

현재 트럼프와 조 바이든 후보 모두는 대(對)중국 강경론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누가 당선이 되던 지금과 같은 ‘대만카드’를 통한 대(對)중국 압박보다,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전략적 부담이 된 강대국 경쟁 국면을 직접 협상에 의해 서로 감소시키면서, 미국이 다시 대만에 대해 전략적 애매모호성을 취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득이나 대만 의회가 국방비 증액에 주저하는 가운데, 대만군 무기와 장비 현대화를 위한 국방비 증액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대만군은 일종의 대만 청년 실업 감소 주요 수단으로도 활용되었으며, 대만 독립과 중국과의 대립에서 대만군의 역할은 여전히 낮게 평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 차이잉원 총통 역시 중국과의 물리적 충돌과 전면적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질적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그동안 대만군의 훈련과 연습 그리고 교육훈련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으며, 방만한 대만군 규모로의 확장과 예산 소요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 여기에는 과거 장개석 국민당 정부가 대륙수복 기조하에 대만 국민에 대한 군부 위주의 철권정치를 행사하였던 부정적 선입감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이 대만카드를 활용하여 대만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최전선에 서있으며, 때로는 대만에게 부담으로 나타나는 역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군사 전문가들이 대만에게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비대칭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과 같은 혁신적 군사적 수단과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연구위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