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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지혜가 첨단무기로 '생체모방 로봇'

첨단과학기술군_육군 작성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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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07-28 11:22:48

205X년, 육군은 국지적 분쟁 중인 적국이 국제법상 사용이 금지된 불법 무기체계를 연구하기 위한 지하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첩보를 입수한다. 육군은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고 적국의 무기 연구를 좌절시키기 위해 특임부대(Task Force)를 조직하여 임무에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한 명의 특임부대원과 수백 대의 생체모방 로봇으로 구성된 인간-기계 합동부대(Man-machine joint force)로 특임부대를 조직한다.

적진에 침투한 특임부대는 마치 '살아있는 벌'처럼 수풀과 도심지 곳곳에 위성과 내장된 3D 프린터로 생체모방 로봇의 에너지 충전과 수리, 개조를 진행할 수 있는 작전 베이스를 구축하고, 작전에 필요한 비행형, 도마뱀형, 지렁이형 등 세 종류의 생체모방 로봇을 제작한다. 새와 곤충을 닮은 비행형 생체모방 로봇은 지하시설 의심지역에 침투할 생체모방 로봇을 수송하는 역할, 도마뱀형 로봇은 벽과 전신주에 매달려 적의 통신중계소에 직접 접촉하여 악성코드를 심는 역할, 드릴과 초음파 센서를 장착한 지렁이형 로봇은 땅속을 파고 들어가 지하 공간의 크기와 모양을 측정하는 역할을 각각 담당한다.

특임부대는 적국 영토의 광범위한 지역을 조사하여 불법 무기체계 연구시설에 대해 확실한 자료수집하는 것을 성공하고, 방해 공작을 실시한다. 도마뱀형 로봇은 악성코드로 연구시설의 자료를 파괴하고, 지렁이형 로봇은 지하시설 곳곳에 작은 균열을 일으켜 연구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어 무기 개발의 속도를 늦추게 만든다. 결국 연구자료가 손실되고 불법행위의 증거가 밝혀진 적국은 평화 협상에 적극 나서게 되며, 육군은 큰 인명피해 없이 분쟁의 조기 종결을 달성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성공적으로 보호하는데 성공한다.



- 생체모방 로봇의 어제와 오늘



로봇의 어원이 원래 체코어로 노동을 뜻하는 단어 “Robota”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서 힘들고 위험한 일을 맡기 위해 만들어지고 발전해왔다. 사람의 '팔과 다리'로 하는 여러 작업들을 대신하기 위해 로봇이 만들어진 셈이니, 사실 거의 모든 로봇은 인간을 어느 정도 모방해 만든 생체모방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종류의 생체모방 로봇들.  출처: sciencedirect.com




생체모방 로봇의 시초 중 하나인 Rhex 로봇.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ISznqY3kESI

생체모방 로봇에 관심을 갖고 처음 연구를 시작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국방성 산하의 연구조직인 DARPA(국방고등연구기획국,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의 주도로 만들어진 렉스(Rhex)가 생체모방 로봇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처음 개발된 Rhex는 바퀴벌레 움직임을 따라 기동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일반 로봇과 같이 여섯 개의 모터를 사용하여 움직이지만, 모터에는 바퀴 대신 특수한 다리를 장착하여 마치 벌레가 다리로 기어가는 것과 같이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Rhex는 이 다리 덕분에 기존 바퀴로는 갈 수 없었던 계단이나 험지에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며, 다리 구조 또한 간단해 유지 관리가 쉬운 장점을 갖고 있다. Rhex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여러 대학과 기업에서 계속 업그레이드 되어 발전했으며, 그 결과 다리에 특수센서가 달린 Rhex 1.1, 바다와 땅을 오가는 Aqua 버전 등 다양한 업그레이드 버전들이 개발되어 계속 발전 중에 있다.




개미처럼 협동하고 작업하는 BionicANTs 로봇. 출처:https://www.youtube.com/watch?v=FFsMMToxxls


이 외에도 치타를 모방하여 시속 47km까지 달릴 수 있는 4족 보행 '치타 로봇(Cheetah Robot)', 개미의 형태뿐만 아니라 지능까지 모방하여 스스로 움직이고 스스로 충전하는 'BionicANTs', 벌새의 움직임과 모습을 그대로 모방한 'Nano Hummingbird', 가오리를 모방한 'Aqua Ray 수중로봇' 등 현재까지 수백 종류의 생체모방 로봇이 개발되었고, 아직도 기술 발전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전망된다.



- 생체모방 기술의 발전으로 크게 주목받아



생체모방 로봇이 앞으로도 더욱 크게 발전할 것이라 기대되는 이유는 생체모방 로봇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생명체" 자체가 아직 더 배울 점이 많은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생명체를 모방하고 흉내 낼 생명체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을 "생체분석법"이라고 한다. 21세기 들어 생물학적 지식과 기술의 발전으로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생물들의 여러 가지 놀라운 사실을 새로운 "생체분석법"을 통해 알게 되었고, 새롭게 발견한 생명체의 놀라운 효율성과 능력을 생체모방 로봇에 적용하는 중이다.




개코도마뱀의 발을 모방한 로봇 개발.  출처:https://www.youtube.com/watch?v=Dwcb1mFWnNY


가령 개코도마뱀의 벽에 붙어 다닐 수 있는 생체능력의 비밀은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풀수 있었다. 매우 세밀하고 복잡한 도마뱀의 발바닥 구조를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등장한 초정밀 미세현미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항공기 설계를 위한 풍동(Wind Tunnel)테스트, 해부 및 자기공명 촬영(CT), 초고속 카메라와 모션 캡처 기술 등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과 능력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현재 생체모방 기술은 단순히 뛰어난 생명체를 모방하는 것을 넘어서, 생명체의 특성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더욱 뛰어난 능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중 특기할만한 것이 '복합거동 로봇'의 등장이다. '복합거동'은 여러 생물체의 특성을 하나의 로봇에 담아 다양한 환경에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가령 새의 날개와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결합해 하늘과 바닷속을 자유롭게 오고 가는 수중-공중 복합거동 기능이나, 수중-지상 복합거동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생체모방 로봇을 더욱 발전시킬 4D 프린팅 기술.  출처:https://www.youtube.com/watch?v=MyK4BzbxcdU


기존 복합거동 로봇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신기술, 특히 소형-경량화를 얻기 위한 기술들도 많이 개발 중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것은 “4D 프린팅” 기술이다. “4D 프린팅”은 시간이나 환경에 따라 스스로 모양을 변경하는 신소재를 활용해 3D 프린팅을 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과거보다 훨씬 소형화되어 실제 곤충과 유사한 크기의 초소형 미세 비행 로봇을 만들거나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트랜스포머 로봇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MIT의 치타로봇의 유연한 움직임.  출처: Gfycat



다만, 생체모방 로봇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생물체의 지적 능력을 분석하는 기술은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곤충이 자연상태에서 최적의 군집을 이루고 스스로 번식하며, 상황에 따라 적응하고 발전하는 것과 같은 능력을 흉내 내기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 육군의 “차세대 게임체인저”가 된 생체모방 로봇



첨단과학기술군을 지향하는 육군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생체모방 로봇에 주목하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육군은 2019년 9월 개최한 제2회 드론봇 챌린지 대회에서 6가지 로봇 분야 중 생체모방 로봇 분야를 추가했다. 이 대회를 통해 민간대학과 학계에서 개발 중인 생체모방 로봇이 그 성능을 선보이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12월 육군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공동 주관한 “코리아 매드 사이언티스트 컨퍼런스(K-MSC)”에서는 생체모방 로봇이 가진 가능성과 능력을 확인하는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컨퍼런스에서 육군은 레이저 무기, 양자기술, 차세대 워리어 플랫폼 등과 함께 "생체모방 로봇"을 미래 육군의 게임체인저 중 하나로 제시하고,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업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육군의 중장기 비전을 담고 있는 "육군비전 2050"에도 미래 전장의 판도를 뒤바꿀 육군의 '8대 게임체인저'의 한 분야로 '생체모방 로봇'이 포함된 '지능형 전투로봇'을 제시하고 있다.





19-2차 코리아 매드 사이언티스트 컨퍼런스



국내 민간분야에서도 여러가지 의미 있는 연구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미 2013년부터 서울대학교는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서울대 생체모방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를 설립, 운영했으며, 9개 협력대학과 함께 인식판단, 감지 센서, 정보전달, 메커니즘 등 여러 연구분야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왔다.





방위사업청-국방기술품질원 '국방생체모방로봇 기술로드맵 책자(2019. 5.9.)



현재 국내에서는 바퀴벌레처럼 지상 이동과 점프를 수행할 수 있는 서울대의 "JumpRoACH 로봇", 일명 견마 로봇으로 불리는 4족 보행 군수품 수송 로봇인 “진풍”, KAIST의 공벌레형 군사정찰 로봇인 "Pillbot", LIG NEX1의 곤충형 정찰 로봇 등이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이다. 민간의 우수한 연구 역량과 육군의 미래전을 향한 비전이 결합한다면, 미래전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생체모방 로봇이 등장할 날이 머지않아 다가올 것이라 기대한다.


글 : 김민석 군사전문가 <육군 SNS 필진>


※ 본 글은 육군 아미누리 블로그 필진의 기고문으로, 육군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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