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방사령관에 사단장을 거치지 않은 장군이 왔다고 하여 말이 많다. 민간인들은 그 의의를 잘 모른다. 그러나 장교로 근무한 사람은 금방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할 수 있다. 사단은 단순히 연대의 상급부대가 아니라 제병협동부대이며 전략단위다. ‘사막의 여우’ 롬멜은 7사단장을 하면서부터 이름을 날렸다.

수방사령관을 거쳐 군사령관,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이 된 장군이 있다. 그는 23사단장 출신이었는데 이 경험이 수방사령관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술회한다. 23사단은 전방부대인 12사단의 후방이며, 동해안을 경비하는 향토사단의 역할을 한다. 내부에 침투한 적은 동원부대를 통해 소탕한다. 세 가지 사단 임무를 담당하는데 이는 수방사도 같다. 제1경비단은 수도권 중심을 경비하고, 향토사단과 동원사단도 있다.

신임 수방사령관은 정책기획관을 거쳤다. 정책기획관은 국방부 총괄업무를 한다. 대통령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국회에서 장관 답변을 주로 보좌한다. 대북정책을 담당하여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 그 역량이 북한에 그대로 노출되며 부하들에게도 드러난다. 정책기획관 출신은 1군단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통상이었다. 문산은 서울에 이르는 주접근로이며, 경의선 철도 도로를 관장하면서, 필요에 따라 북한과 협상에도 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모차장이 바로 군사령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참모총장으로 간 경우도 있었다. 박정희 시대 노재현 참모차장이 군사령관을 거치지 않고 참모총장, 국방장관으로 진출했다. 참 군인으로 명망이 높던 한신 장군과 군 최고의 작전 통으로 불렸던 이병형 장군이 참모총장을 하지 못했다. 군이 공고하지 못한 것이 10.26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다. 통수권자의 대장 인사는 누가 뭐랄 수 없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니 정상(正常)이지만 통상(通常)은 아니다. 이래서는 군심이 전반적으로 흔들린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예비역 장군들 사이에 비판이 많았다. 현역은 잘된 것이라고들 하지만 문제가 있으리라는 것을 예비역 장군은 경험으로서 직감했다. 지난 3일 철원 지역 GP에 대한 북한군 사격에 대한 대응에서 문제가 들어났다. GP에서의 대응에 32분이 걸렸다. 즉각 사격하지 않고 대대장까지 보고 후 조치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김관진 장관이 강조했던 선 조치 후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명확하다.

KR-6 중기관총 사격이 10분 늦어졌다. 공이가 고장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관총 격발 사고는 미군이 2차 대전 때 쓰던 기관총을 사용하던 옛날에는 종종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형 기관총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고 호언하던 것이 생각난다. 대단히 유감이다. 적어도 사단장 이하는 전방에만 주목해야 한다. 사단장이 엄격하게 대대장을 교육시키면, 대대장은 병사를 철저히 훈련시킨다. 임무만 충실히 하면 위에서 알아서 좋은 직책도 주고 진급도 시킨다. 육군은 야전부대를 대대 단위로 과학화 훈련장에서 현장감 있는 훈련을 시킨다. 북한군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비요 기술이다. 해외에 파견되어 실전 경험도 쌓는다.

문제는 정신전력이다. 그리고 답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