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204X년, 차세대 에너지의 등장으로 중동의 정치 불안이 심각해지고, 이를 틈탄 극단주의 무단세력들에 의해 중동 몇몇 국가들이 국토를 점령당하게 된다. 극단주의 무단세력들은 자신들이 아랍의 대표임을 주장하며 주변 아랍국가에게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하여 중동은 다시 화약고가 된다. 이에 UN은 극단주의 무단세력을 퇴치하기 위해 다국적군 조직을 호소하고, 대한민국 역시 세계 평화에 공헌하기 위해 지상부대를 투입한다.

50년 전 펼쳐졌던 “사막의 폭풍 작전” 당시의 다국적군과 달리, 204X년의 다국적군은 과거보다 훨씬 빨리 작전지역에 전개하고 편성을 완료할 수 있었다. 신속한 기동의 비밀은 지상군의 주력무기인 전차, 장갑차, 차량, 드론들에 폭넓게 퍼진 전자기 방어/충전 시스템이었다. 204X년 미래의 지상전투원들은 전기를 단순히 컴퓨터나 무전기를 충전하는 데에서 벗어나, 지상기지에 설치된 발전소에서 공급받은 전기를 가장 강력한 무기와 탄약으로 전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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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적이 기동하는 차량이나 전투원을 향해 포탄과 미사일을 발사하면, 기동하는 차량과 전투원에게 설치된 특수장치에서 즉각 포탄과 미사일이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강력한 플라즈마 필드(Plasma field)를 생성한다. 이 플라즈마는 주변 공기를 이온화시켜 충격파(Shockwave)를 만들어 폭발력을 감소시킨다. 1차 충격파를 뚫고 날아오는 적의 포탄이나 미사일이 차량에 직격한다고 해도 포탄이나 미사일이 장갑차에 닿는 순간 장갑차에서 뿜어 나오져 나오는 강력한 전기가 포탄을 변형시켜 관통력을 크게 떨어트리고 공격은 곧 무력화된다. 적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낸 다국적군은 적 무장세력을 괴멸시키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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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기 및 전자기에너지를 활용해 지상부대의 생존성을 높이는 것은 마치 공상과학 소설이나 게임에서나 등장할 법한 외계인들의 기술로 생각될 수 있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시나리오가 실제 전장에서 현실화될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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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기 에너지를 이용한 수동적 방어 기술이 연구 중이다. 전자기 반응 장갑(Electric reactive armour)은 현재 활용 중인 화학적 에너지를 사용하는 반응 장갑을 보완 및 대체하는 차세대 장갑 연구 개념이다. 원래 반응 장갑은 화학적 에너지를 사용해서 적 포탄이나 미사일이 장갑에 닿는 순간, 화학적 에너지를 사용해서 장갑의 모양과 물성을 바꾸어 포탄의 에너지를 깎아 먹거나 포탄을 부러뜨리는 성질을 가진 특수한 장갑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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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기 장갑의 개념 출처 : wikimedia user Tosaka >

전자기 반응 장갑은 과거의 반응 장갑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반응을 하는 조건과 방법이 전혀 다르다. 전자기 장갑은 평상시에는 장갑에 약한 전류를 투입한 다음에 장갑의 전자기력에 대한 변동을 체크하는데, 만약 포탄이나 미사일이 장갑 근처로 오게 되면 장갑 주변의 전자기장 흐름에 아주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전자기 장갑은 이것을 감지하는 즉시 포탄을 방어하기 위해서 순간적으로 엄청난 전압의 전류를 장갑으로 흘려보낸다. 전자기 장갑은 받은 전류를 사용해서 포탄을 부러뜨리거나 속력과 방향을 크게 떨어트리는데, 현재 연구 중인 전자기 장갑의 방어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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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전자기력을 활용해서 장갑의 외판을 마치 탄환처럼 쏘아서 포탄의 운동에너지를 크게 떨어트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커다란 외판이 아닌 특수한 관통자(Penetrator)를 장갑 안에 촘촘히 쌓은 다음 이것을 발사시켜 운동에너지를 떨어트리는 방식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전자기 에너지로 무언가를 쏘는 것이 아니라, 장갑 안에 전류가 흐르면 크게 부풀어 오르는 특수한 소재를 사용해서 부풀어 오르는 내부 충진재의 작용으로 포탄의 속력을 떨어트리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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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전자기 장갑 테스트 모습 출처 : Defence Science and Technology Labora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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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자기 장갑 실전 테스트 https://youtu.be/o7rxBifd0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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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국,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이 전자기 장갑의 실용화를 열심히 연구 중인데, 영국의 경우 2006년 영국의 국방과학 기술연구소라고 할 수 있는 Dstl(Defence Science and Technology Laboratory)가 차세대 장갑차인 FRES(Future Rapid Effect System)에 사용하기 위해 전자기장갑을 연구하였다.

영국이 개발한 전자기 장갑은 FV510 워리어(Warrior) 장갑차의 양쪽 측면 차체에 설치하여 RPG-7 대전차 로켓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는데 성공했는데, RPG-7의 화학 에너지 탄두를 막아내면서도, 기존 장갑차에 약간의 개조만으로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전력 소모량이 적은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영국이 개발한 전자기 장갑은 텅스텐 등으로 만들어지는 대전차 철갑탄(APFSDS)같은 전차포용 대전차탄을 막을 수 없어 러시아나 중국의 경우 전기 에너지를 사용해서 특수한 관통자를 발생하는 개념의 전자기 장갑을 연구하고, 실제로 포탄 방어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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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에 전기 에너지를 가해서 방어를 하는 것에서 넘어서, 장갑이 없어도 폭발이나 총알을 막기 위한 방어수단 역시 연구 중이다. 마치 SF 영화나 게임에서 등장하는 “실드”, 즉 투명하고 보이지 않지만 공격을 막아내는 보호막이 실제로 등장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2012년 미국 보잉(Boeing)사는 “전자기 아크 에너지를 활용한 충격파 감쇠 기술”(Shockwave attenuation via electromagnetic arc)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특허를 등록했다. 특허출원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포탄이나 미사일 등이 폭발할 때 생기는 충격파를 막아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기술은 폭탄의 직접적인 충격을 막아주지는 않지만, 포탄이 충격파를 일으키는 순간 그 규모와 강도를 감지하여 공기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충격을 완화시킨다. 즉, 플라즈마로 된 일종의 버퍼(충격완화구간)을 만들어 목표점에 도달하는 포탄의 충격파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보잉이 특허출원에 제시한 사례를 보면, 군용 차량의 양 끝에 특수한 전자 에너지 발사기를 장착하는데,  이 에너지 발사기는 특정한 영역에 강력한 전기를 발사해서 대기 중 공기를 순간적으로 플라즈마 장(Plasma Field)으로 바꾸어 충격을 완화하는 버퍼 구간을 만든다. 충격파나 파편이 이 버퍼 구간을 거치며 목표점에 도달하는 순간 에너지를 잃게 되는 것이다.

< 보잉이 등록한 전자기 방어막 특허 출처 : Boe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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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의 전자기 방어막 CG 영상 https://youtu.be/SOmUhjlfh1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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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즈마 방어막은 눈에 보이지도 않으니 적이 파괴나 대응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하는 영역이나 거리에서 플라즈마 필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자기 장갑보다 훨씬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폭발 그 자체를 완전히 막거나 전자기 장갑처럼 포탄을 조각조각 부수는 것 까지는 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이런 “방어막” 개념 중에서는 포탄이나 폭발 에너지뿐만 아니라, 미래의 신무기로 각광받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 Directed-Energy Weapon)을 막기 위해 연구 중인 내용도 있다. 영국의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스는 2017년 1월 LDAL (Laser Developed Atmospheric Lens)라는 특수한 레이저 방어막 개념을 공개했는데, LADL은 내부 발전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특수한 레이저를 사용하여 레이저 무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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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E의 레이저 무기 방어용 LDAL 방어막 출처 : BAE syste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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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AL 방어막의 원리와 작동방식 https://youtu.be/XlBX3lDIlv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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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L은 사막의 신기루에서 전혀 다른 곳의 풍경이 반사되고, 전리층에서 전파나 방사능이 구부러지는 효과와 비슷하게 만드는데, 공기 중의 일부 영역을 일시적으로 이온화해서 커 효과(Kerr Effect)를 발생시킨다. 커 효과는 전기장에 의해 물질의 굴절률이 바뀌는 것인데, 쉽게 설명하면 레이저로 공기 중에 인공적인 전기장을 만들면, 공기의 일부 영역이 마치 거울처럼 반사되는 현상이 일어나 레이저빔을 반사시켜, 결론적으로 지상의 레이저 무기가 반사된 자신의 레이저에 의해 파괴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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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자기 에너지를 사용한 방어 시스템이 미래의 지상군 보호를 위해 속속 개발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재래식 방어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수천 년간 인간은 지상의 군사작전에서 병사와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서 두터운 가죽과 쇠와 같은 장갑(Armor)을 두르는 방식으로 발전했고, 21세기에도 복합장갑(Composite Armor), 반응 장갑(Reactive Armour)등 신소재를 사용하는 여러 장갑들이 출현했지만 한번 방어에 성공하면 방어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단점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자기 장갑과 플라즈마 방어막과 같은 전기 에너지 기반 방어시스템은 전기만 공급된다면 반복해서 같은 방어력을 제공할 수 있고, 이는 숫자와 물량이 우세한 적과의 싸움에서 큰 장점을 제공한다. 적들이 몇 번씩이나 반복해서 공격해도 이를 견뎌낸다면 생존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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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황과 내용에 따라서 출력이나 방어력을 조절할 수도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필요한 만큼의 출력만 사용해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공격할 때에는 전자기포(Railgun)에 전력을 집중하고, 방어할 때에는 전자 장갑이나 플라즈마 방어막에 출력을 집중하여 효율성을 몇 배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비나 병력들을 “완전 전자화 지상군”(All-electronic Land force)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공격, 방어, 통신, 기동에서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 지상 전력이 향후 20년 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연구기관에서 전자기 장갑의 기초연구와 이를 위한 하이브리드 추진기관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래 한국 지상 작전에서 이런 완전 전자화 전력들이 치명적인 전투력을 발휘하여 적을 압도할 미래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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