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 대전차미사일

글 : 이치헌

6·25 전쟁 초기, 단 1대의 전차도 없이 밀려오는 적과 맞서야 했던 우리 군은 보병용 대전차화기 역시 변변치 못하여 적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우리와 대치중인 북한은 RPG-7 휴대용 대전차로켓을 분대당 2기씩 배치하는 등 우리 군에게 큰 위협이 될만한 대전차전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정작 우리 군의 대전차 전력은 90mm/106mm 무반동포와 토우 미사일 정도로 그동안 적을 완전히 압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1) 우리 군 대전차전력의 변천과 토우 미사일의 도입

6·25 전쟁 초기 우리 군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M19A1 2.36인치 로켓과 M18 57mm 무반동포를 보병용 대전차화기로 장비하고 있었지만 이것들로는 적의 T-34/85 전차를 격파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2차 세계대전 말에 개발되었지만 종전으로 쓰지 못하고 있던 M20 3.5인치 로켓(슈퍼 바주카)을 미국 본토로부터 급히 공수해오고 나서야 T-34/85 전차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다.

이 M20 3.5인치 로켓은 개량형인 M20A1B를 1970년대에 국산화하여 KM20A1B로 보급하였으나, 1980년대에 모두 현역에서 도태하였고 M18 57mm 무반동포는 구경 60mm를 초과하는 화기 반입이 제한되는 GP 지역에서 아직도 일부 사용중이다.

6·25 전쟁 이후 적 전차의 방호력이 향상되자 우리 군도 다양한 보병용 대전차화기를 도입하였다. 1960년대에는 중대급 대전차화기로 M72 66mm LAW(Light Anti-tank Weapon), 대대급 중화기중대용으로 M67 90mm 무반동포, 연대급 전투지원중대용으로 M40A1 106mm 무반동포를 도입하였고, 1970년대에는 베트남전에서 실전 검증된 토우(TOW ; Tube launched, Optically tracked, Wire guided) 미사일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였다.

1976년 BGM-71A 베이직 토우를 최초로 도입한 군은 1980년대에 들어 주한미군으로부터 추가로 미사일을 넘겨받았고, 1985년에는 야간 사격이 가능한 BGM-71D 토우2 대전차 미사일을 도입했다.

이어 군 당국은 1990년대 초 북한군이 T-72 전차와 반응장갑을 도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반응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BGM-71E 토우2A 미사일을 긴급히 도입, AH-1S 코브라 중형 공격헬기에서 운용한다.

1996년에는 러시아에 제공한 경협 차관을 무기류로 상환받는 불곰사업의 일환으로 9К115-2 Metis-M 미사일을 러시아로부터 도입하여(1996년과 2002년에 2차에 걸쳐 도입) 연대급 대전차화기로 운용하기도 하였다.

토우는 발사기 중량이 105kg으로 도수운반이 제한되어(도수운반시 발사관·조준경·선회장치·유도세트·3각대로 분리하여 5명이 운반해야 함) 차량 운용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 군의 토우는 초기 도입시 M151A1 MUTT(Military Utility Tactical Truck) ¼톤 차량을 미국에서 무기체계와 함께 도입하여 운용하다가(MUTT 기반 토우 운용 시스템의 제식명은 M825) 1980년부터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K111 ¼톤 표준차량을 기반으로 K113 발사차/K112 탄약차를 개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한때 후속 ¼톤 표준차량인 K131을 기반으로 한 운용 차량도 제안된 일이 있으나 실제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보병용 토우는 제한된 도입 수량으로 인하여 육군은 각 군단 소속 토우중대에 편제하여 사단급에 파견하는 형태로 운용하였다.

사단 토우중대는 사단 예하 각 연대를 지원하는 형태로 운용하고 GOP에도 파견되어 대전차 경계를 담당하기도 한다.

육군 뿐 아니라 해병대도 1977년부터 각 사단 전차대대 예하로 토우중대를 편제하여 운용해왔다.

전술했듯이 우리 군은 보병용으로 토우2, 항공용으로 토우2A를 운용중이고 최초 도입한 베이직 토우는 거의 도태되었으나, 실사격은 재고탄 소모 차원에서 보유한 지 오래된 BGM-71C 개선형 토우(Improved TOW)로 실시하는 편이다.

2) 토우 무기체계 및 탑재차량 노후화

토우는 3.75km의 사거리와 900mm(토우2 기준)의 관통력으로 우리 군 대전차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1970년대에 초도 전력화된 무기체계답게 부피가 크고 구성 요소도 많은데다(전술했듯이 발사기 도수운반시 5명이 필요하다) 사격 절차도 복잡한 편이다.

무엇보다 와이어를 통한 유선 유도방식이라 사격시 목표물까지 와이어 간섭이 없어야 하므로 한반도와 같은 산악 및 수풀이 많은 지역에서 운용이 제한되고, 발사부터 명중시까지 사수가 계속 유도해주어야 하므로 사수가 피격당할 경우 운용이 곤란해지는 문제가 있다.

그리하여 미군은 현재까지 꾸준한 개량을 실시하여 1991년에는 폭발성형관통탄두(Explosively Formed Penetrator ; EFP)를 적용하여 전차 상부 공격(Top Attack)이 가능한 BGM-71F 토우2B를, 2004년에는 무선 유도방식의 BGM-71F-3 토우2B Aero를 개발하였고, 토우2A의 파생형으로 적의 요새화된 구조물 파괴용의 BGM-71H 토우2A BB(Bunker Buster)도 전력화하였다.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에서는 대전차용 뿐 아니라 적의 진지나 벙커 등을 공격하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하였고, 실제로 2003년 7월 이라크 모술에서 미 육군 101공수사단은 포위되어 저항하던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 후세인과 쿠사이 후세인을 상대로 10발 가량의 토우를 사격하여 사살한 전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군은 2000년대 중반부터 토우의 조준경과 운용 시스템을 열상 조준경, 레이저 거리 측정기, 발전형 유도 시스템 등을 통합 적용한 ITAS(Improved Target Acquisition System ; 개량형 표적 획득 시스템)로 교체하여 성능과 명중율을 개선하였고, 운용 면에서도 기본 플랫폼인 HMMWV 전술차량 뿐 아니라 M2/M3 브래들리 장갑차, M113 장갑차 기반의 M901 ITV(Improved TOW Vehicle), 스트라이커 차륜형 장갑차 기반의 M1134 ATGM(Anti-Tank Guided Missile Vehicle) 등 매우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군의 토우는 토우2 도입으로 AN/TAS-4 야간 조준경을 추가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성능 개량을 실시하지 않았고 1990년대에 항공용으로 토우2A를 도입한 것 외에는 탄약의 추가 도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발사기와 보유 탄약의 노후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운용 차량 역시 K131 ¼톤 표준차량 전력화 후에도 계속 기존의 K111 기반의 K113 발사차와 K112 탄약차를 운용하고 있어서(두 차량 모두 2002년 단종) 부품 수급이 제한되어 동류전용으로 버티는 실정이다.

더불어 ¼톤 차량으로 토우를 운용할 경우 발사차에는 예비탄을 2발만 탑재할 수 있어서 탄약차를 따로 운용해야 하므로 발사기 1기당 차량이 2대가 필요하다.

미군도 MUTT ¼톤 차량으로 토우를 운용하던 시기에는 발사기 1기당 차량 2대가 필요했으나 HMMWV로 대체하고부터는 발사기 1기당 1대로 모두 해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