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 규모의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2019(이하 ADEX2019)가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매년 방위산업 관련 전시회에 참석하고 있지만, 올해만큼 드론 관련 분야 전시가 많은 경우도 처음인 것 같다. 드론 관련 분야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ADEX2109에 전시된 외국계 업체의 군용정찰드론과 드론에 장착되는 정보수집장비  <출처 : 정진만>

1편에서 언급했듯이 드론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드론의 무기화에 따라 드론 방어기술도 같이 발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면서 테러 수단으로써 드론이 주목받다 보니 드론방어체계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이번 ADEX2019에는 그런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되어 드론 관련 분야 전시가 많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이슈인지 이번 편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시설을 공격했던 드론 잔해. 탑재 공간이 많은 델타익 고정형드론을 사용, 군집 비행 방식으로 3차례 공격.

<출처 :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편집 : 정진만>

 드론방어체계라는 용어는 이제야 정립되기 시작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드론을 군사 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었지만, 오히려 드론에 의해 테러를 주로 당하고 있는 곳이 미국과 이스라엘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헤즈볼라와 이란은 분쟁 중인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드론을 이용한 공격(정찰 포함)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은 이를 막기 위한 체계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스라엘 영공을 넘어오는 드론을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국경 등에서 하드킬이 가능한 경우이고 국가중요시설이나 민간인 지역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그러다 보니 드론방어체계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드론방어체계는 크게 탐지-식별-대응 3단계로 진행된다. 각 단계별로 다양한 방식의 기술이 적용되지만 현재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용한 모든 기술을 융합하여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드론대응체계. 기술의 융합에 의한 통합대응솔루션  <출처 : STX>

 드론을 탐지와 식별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대공감시체계와 같다. 하지만 방법만 같을 뿐 적용되는 범위는 다르다. 드론의 탐지방법은 크게 음향탐지, 전파탐지, 레이더 탐지, 카메라 탐지 등 네 가지이며 방법마다 탐지율이 달라 기술 융합을 통한 상호 보완된 통합솔루션으로 탐지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드론탐지방법. 방법마다 탐지율과 유효 거리가 달라 통합솔루션이 필요하다. <출처 : Skylight System Multispectral Sensers Solution>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사건이나 북한 무인기 침투사건 등의 경우 사전 탐지의 실패가 큰 문제였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일반적인 대공레이다로 탐지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드론의 경우 레이더 반사면적이 적은 탓에 RCS(레이더반사면적) 값이 0.01m2 이하가 되어야 드론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드론 탐지전용 레이더를 사용해야 원거리에서 드론 탐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드론의 경우 레이더를 반사하는 금속 재질이 아닌 카본이나 수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제 RCS 0.01m2 이하의 레이더에도 잡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국가과제로 실제 드론 탐지 실험을 하면서 레이더의 탐지 성능 향상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카메라를 제외한 모든 방식의 탐지장비를 사용한  드론탐지실험  <출처 : 정진만 교수>

 또 다른 방식은 전파탐지(RF scan)이다. 이것은 조종자와 드론 간 교신 전파를 탐지하여 방향과 위치를 탐지하는 방식인데 주변에서 간섭되는 전파에 민감하여 현재로서는 레이더를 보조하는 역할 수준이다. 물론 중국의 DJI社 같은 업체에서 출시한 전파탐지장비의 경우 자사에서 생산된 드론은 정확하게 탐지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사의 제품을 탐지하는 장비인데다 관련 데이터 공개에 소극적이며 보안상 문제가 있어 군이나 국가시설에서 사용하는 데에는 제한이 따른다.

카메라는 전자광학 및 적외선(EO/IR)을 사용하며 인간의 눈보다 정확하고 원거리에서 탐지가 가능하지만 우리 군에서 운용 중인 TOD와 마찬가지로 넓은 지역을 한 번에 경계할 수는 없어 역시 레이더 또는 전파탐지장비를 통해 감지된 방향을 수색하는 용도로 보조할 수 있다.

 

ADEX2019에 전시된 대드론통합방어체계. 대응은 Soft-Kill 방식의 지향성 Jammer. <출처 : 정진만 교수>

드론의 식별은 탐지 직후에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 두 개의 단계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대응이 늦어지고 대응이 늦어지면 대응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탐지율의 극대화를 위한 통합솔루션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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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킬과 소프트킬에 관한 개념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겠지만 실제 사례와 비교하여 더욱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물리적 대응 방식은 하드킬은 군작전에서 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해안 또는 국경(우리의 경우 MDL) 경계작전 중인 부대에서 드론을 포착한다면 가용한 무기를 사용해 요격하는 식이다.

 

치장물자였던 휴대용 대공미사일(Stinger)를 드론 요격에 사용하는 미 육군 <출처 : U.S. Army  facebook>

하지만 평시 민가에 인접한 군시설에서는 현실적으로 하드킬 방식을 사용하기 어렵다. 드론방어용으로 산탄총 등을 사용하게 되는데 민가에 인접한 경우 탄의 낙하 또는 드론의 추락에 의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공군기지 등에 난입한 드론을 적시에 요격하지 못하는 상황이 수차례 발생했었다. 이것은 군 시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드론 비행이 금지된 국가중요시설 등에도 드론이 난입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각광받는 대응체계가 소프트킬이다.

소프트킬 방식의 대응체계는 전·평시 언제나 사용 가능한 방식이고 2차 피해에 대한 부담도 적은 대응체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국가과제로 드론대응 실험을 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일단 현재 법규상 사용 가능한 대응 방식은 제조사에서 설정하는 지오펜싱(비행금지 구역을 미리 입력하여 해당 지역에서 작동이 안 되거나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기술) 밖에 없다. 대표적 소프트킬 방식인 EMP, Jammer, Spoofing 등의 경우 정보통신 및 전파관련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다행하게도 전파방해 방식인 Jammer 사용은 전파법을 개정하여 국가중요시설 방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영상. 드론방어기술 테스트 및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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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Youtube 채널 WIRED - https://www.youtube.com/watch?v=jlGdPrhRvBA>

일반적으로 Jammer의 사용은 드론으로 하여금 조종자와 드론 간의 교신을 차단하여 드론을 정지시키는 방식인데 실험 결과 약 10~20%의 확률로 드론이 추락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때 Jammer의 작동을 멈추면 추락 전에 자세를 잡게 된다. 또한 Jammer 작동 시 전자기기나 통신시설을 향할 경우 부수적 피해가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드론에 대한 대응기술 체계의 장단점 <출처 : 오세진 소장(트라이셀 인터내셔널 부설 로보틱스 연구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드론을 방어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금방 방어체계는 완성될 것이다. 그러면 또 이를 뚫어내는 드론 공격체계가 개발될 것이다. 창과 방패의 싸움 - 드론 전쟁, 끝나지 않을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