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의 기미독립선언은 현대 한국의 출발이다. 이때를 기해 백성이 국민이 되었다. 1919년 4월 23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은 대한민국 정통성의 근거다. 제헌헌법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이 민국 30년이라고 명기한 것이나, 제헌헌법 전문에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 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1948년 8월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대한민국 정당성의 기본이다. 주권재민의 원리에 따라 510 총선거가 실시되고, 국회가 구성되어 7월 17일 제헌헌법이 마련되고 8월 15일 정부가 수립되어 비로소 통치권을 행사하는 온전한 국가 대한민국이 건국되었으며, 12월 10일에 국제연합에서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되었다. 1948년 8월 15일 제전이 정부수립기념일로 되어 있다고 해서 이날이 정부 수립일이지 건국일이 아니라는 일부 주장은 온당치 않다.

이번 8월 15일에 여당과 야당이 두 개의 광복절을 기념하고 있는데 국가의 분열상을 노출하기에 이보다 처연한 현실은 없다. 정부 기념식에 미국과 일본 대사가 참석 했는지 모르겠다. 두 가지 다 옳다고 얼버무릴 것이 아니라 두 날의 의의를 정확히 해야 한다. 내년이 건국 100주년이라는 것은 소가 웃을 노릇이다. 이런 억지를 부릴 것이 아니라 이때에야 비로소 한반도에 정통성을 가진 나라가 생겨났다고 설명해야 한다. 그러고서도 백성들이 일본 순사에 매 맞고 처녀들이 정신대에 끌려 간 것은 주권의 유일 절대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되고서야 비로소 이런 질곡으로부터 풀려난 것이다. 부산 일본 총영사관에 시민들이 강제 징용으로 시달린 피해자의 상을 세우기 위해서 몰려들고 있다. 이 문제는 외교로 해결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천박성과 외교부의 몰지각이 이처럼 잘 드러난 사건도 없다. 브란트와 같은 진정성 있는 사죄만이 이 불을 끌 수 있다. 현해탄의 양쪽에서 다 같이 통절히 반성해야 한다.

1945년 해방도 연합군에 의해 거저 된 것이 아니다. 30년 이상 끊임없는 국내외 독립운동이 있었기에 연합군에 의한 대일전승을 해방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1948년 건국이 될 때까지도 독립운동에 못지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아슬아슬한 고비도 많았다. 진정 1948년 8월 대한민국의 건국은 천행이었다. 앞으로 남북이 하나가 되어 통일이 되는 과정에서도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와 같은 지도력을 가진 영도자가 나와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낚아채야 한다. 국제정세의 추이를 끊임없이 잘 살피고 국민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종전선언을 북한 비핵화의 전제로 삼아야 한다. 종전선언이 평화조약으로 그냥 순순히 흘러가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비핵화는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명제임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변 강대국의 거부할 수 없는 요구다. 일본의 핵무장도 이것이 되어야만 막을 수 있다. 북한 김정은에게 핵문제는 어떻게 해도 비켜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서 비로소 남북 대화가 있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게 이산가족 상봉이나 트럼프에게 미군 유해 송환은 한때의 정치적 용도로 이용될 수 있다.

이것이 북한 핵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절대로 가릴 수도 없고 가려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