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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宙 김호식> 초소형정찰위성군, 고성능정찰위성 대체할수있나
초소형 정찰위성군(群)은 고성능 정찰위성을 대체할 수 있을까?
현재 개발 중인 425 정찰위성 사업의 경우 5기의 위성에 약 1조원 이상 소요되는 고성능 중·대형 위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3시간의 재방문주기로 인해 준실시간 이상징후 포착능력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미래 도전기술 PM 기획사업’을 통해 경제성과 활용성을 갖춘 초소형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군은 스페이스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초소형 위성체계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재난재해 등 국가 위기상황에서의 대응력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2133억원을 투입해 100kg 미만의 초소형위성 11기를 개발하여 군집(群集, constellation)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중에 있다.
분명,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우주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기존 중·대형 위성의 단점인 고비용, 고중량, 긴 개발기간 등을 해결하고, 초소형 위성의 속성인 저해상도, 낮은 신뢰도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 중이다. 군집 운영을 통한 신속한 재방문주기 및 지속적인 서비스가 가능해 긴급 자료획득 및 연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군사적 응용의 중요한 수단으로 많은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최근 Planet, Capella Space, OneWeb, 그리고 ICEye 등 많은 국외 우주 선도기업들이 신개념의 초소형위성을 개발 및 운용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는 민간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우주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New Space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경제적인 위성개발에 기반을 둔 군위성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군정찰위성의 경우, 초소형 위성군이 고성능 중·대형 위성을 대체할 수 있을 지, 혹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낼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민간위성과 군정찰위성이, 초소형위성과 중·대형 위성이 운용되는 조건과 활용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초소형 위성군(群) vs. 고성능 중·대형 위성
여러가지 기술적이고, 복잡한 요소들이 많지만 매우 단순하게 초소형 위성군과 고성능 중·대형 위성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아래 내용 중 예로 든 부분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다)
고성능 중·대형 위성의 대표적인 특징은 고해상도, 고기동성, 고신뢰성, 긴 수명 등이며 이로 인해 무게도 무거워지고, 개발기간도 길어지며 개발비용도 비싸진다. 또한 발사비용, 보험료도 비싸다. 이로 인해 많은 수의 위성을 한꺼번에 확보하기 곤란하다. (예를 들어, 기당 개발비 수천억원, 개발기간 5년 정도, 수명 5년 이상, 무게 1,000~1,500 kg, 해상도 수십 cm, 5기 운영시 재방문주기 2.0~2.5 시간)
초소형 위성은 설계마진을 최소화하고 단순한 구조를 통하여 초경량을 달성함과 동시에, 제작비용을 절감시키고 있다. 즉, 최소요구 성능만을 보장하여 시스템이 간단하고 가볍다. 이에 따라 개발기간도 짧고 개발비용도 저렴해진다. 개발비용이 저렴하니 많은 수의 위성 확보가 가능해지고 재방문주기도 단축된다. 많은 수의 위성 확보로 많은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되고, 재방문주기가 단축되니 변화탐지가 용이하게 된다. 또한 발사체 1기로 수십기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어 발사비용도 저렴하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상도가 낮다. 그리고 신뢰성이 저하되어 수명도 짧고, 위성에 이상 발생시는 대체위성이나 추가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위성과 발사체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당 개발비 수십억원, 개발기간 2~3년, 수명 1~3년, 무게 100 kg, 해상도 수 m, 4개 위성궤도에 128개의 위성을 운용시, 북한 전역에 대해 30분 이하의 재방문주기 확보 가능)
軍의 입장에서 초소형 위성군의 가장 큰 매력은 짧은 재방문 주기이다.
군은 시한성 긴급표적 및 군사적 이상 징후 적시대응을 위해 재방문주기 및 응답주기 최소화를 통해 관심지역을 준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감시정찰 자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재방문 주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운용하는 위성의 數를 늘리거나, 경사궤도를 이용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그러나 경사궤도를 이용하는 것은 특정 위도(緯度)에 해당하는 지역의 관측을 포기해야만 하고, 고성능 중·대형 위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초소형 위성만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경제적 이유로 고가의 고성능 중·대형 위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軍에게 저가의 초소형 위성 수십기를 군집운영하여 재방문주기를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임에 틀림없다.
초소형 위성군 운용에 있어 軍에게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낮은 해상도이다.
초소형 위성군 운용에 있어 軍에게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고해상도 영상을 포함해 고성능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형, 경량화, 저비용을 통해 중·대형 위성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초소형 위성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위성 수가 많아져 재방문 주기가 단축되고 획득하는 영상의 수는 획기적으로 많아지지만 해상도는 군이 필요로 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사실 군에서 초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하려는 목적은 명확하다. 지상의 목표물을 명확히 식별하여 최종 판단과 결심을 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한치의 오차나 양보를 허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되고 있다. 군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기술임에 틀림없다.
바로 Super-Resolution Imaging (SR) 기술이다.
Super-resolution이란 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 수준의 이미지로 변환해 주는 기술이다. 오래전부터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기법으로 연구되어왔고 심지어 컴퓨터 모니터, 카메라에서도 Super-resolu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 글에서 다룰 분야는 인공위성 분야이다.
인공위성 관측분야에서 Super-resolution이란 다수의 저해상도 이미지를 처리해 고해상도 이미지와 같은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즉, 초소형 위성군이 우주에서 획득한 다량의 이미지를 지상에서 전송하여 처리한 후 중·대형 고성능 위성에서 획득한 고해상도 이미지와 유사한 효과를 얻는 것이다. Super-resolution Imaging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저장용량, 그리고 이미지, 텍스트, 매핑 데이터 등 모든 영역의 데이터가 범람하게 된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로 가능하게 되었다. Super-resolution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만남이다.
인공지능 예측력의 핵심은 딥러닝(Deep Learning)에 있다. 페이스북은 2014년부터 이 기술을 적용한 딥페이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과거에 올린 사진과 태그를 학습해 새로운 사진을 올리면 유사한 얼굴을 인식, 이를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이 기술을 이용한 이미지 인식률은 97.35%로 사람의 평균 인식률 97.5% 수준까지 발전했다.
딥러닝을 통해 이미지에서 사람을 찾는 모습
Modern Trends and Applications of Super-resolution Imaging
딥러닝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과정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와 개 사진을 구분해야 할 때 머신러닝은 고양이와 개를 각각 표시해 사진 또는 영상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딥러닝은 전혀 표시가 없는 사진 또는 영상을 분석해 무엇이 고양이 또는 개인지 스tm로 판단할 수 있다. 군 상황에 적합한 기술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처리과정에 있어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제공된 데이터를 통하여 스스로 학습할 수 있어야 하며, 처리될 정보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제공해 주어야만 한다. 즉, 빅데이터를 통한 학습 방법으로 머신러닝을 이용하는 것이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석을 통해 학습하며,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판단이나 예측을 하는 것이다.
군 정찰위성이 당면할 어려움은 빅데이터 구축에 있다.
Super-resolution 활용에 있어 군 정찰분야는 민간분야와 큰 차이가 있다. 민간분야의 경우 작황현황 파악, 어군 추적, 교통량 분석, 조류의 흐름 파악 등이 목적이기 때문에 학습에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가 차고 넘친다. 또한 군사분야처럼 완벽한 이미지 매칭을 필요로 하지 않고 경향성을 파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군에서 관심을 갖는, 고해상 영상이 필요한 표적들은 대부분 은폐·엄폐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북한의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차량(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 또는 MEL, Missile Eject Launcher)을 이용해 운용되고 있으며 이동식 발사차량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진 지하시설 혹은 지하벙커에 숨겨져 있다. 사이트는 산 곳곳에 차량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어 평시에 그 모습을 관측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북한의 무기체계 개발 템포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의 외형을 변형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로 개조, 또는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용이하여 관측 데이터를 구축하기가 곤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북한은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선보인 열병식에서 총 24종의 무기를 공개했는데 이 중 11종이 신형무기였다. 덩치가 커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평가받는 KN-23, 대구경조정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지대공미사일, 직경 600㎜급 초대형 방사포, 미군의 M1과 한국군의 K1 전차 닮은 신형 전차 등이었다.
또한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방과학연구소장은 "과거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을 개발할 때 실제 착수해서 한 1년 만에 발사한 적이 있다"며 "북한은 우리가 그때 했던 것을 지금 하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따라서, “초소형 정찰위성군(群)이 고성능 정찰위성을 대체하거나 보완적 역할을 감당해 낼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은 “Yes” or “No” 이다.
빅데이터의 구축 여부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군에서 초소형 정찰위성군(群)으로 고성능 정찰위성을 대체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고성능 중·대형 위성 사이에 운용하며 긴 재방문 주기를 보완해 주는 Gap-filler의 역할로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초소형 정찰위성군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이미지를 얻어내지 못하다면 Gap-filler의 역할 수행도 곤란할 수 있다.
초소형위성군 개발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처리기술 등 기술은 발전시키면 된다. 하지만 빅데이터의 구축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