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안 된 영화>
그런데....."독재자"에서 채플린은 지금까지 그의 무성영화에서 자유롭게 구사하던 "본성의 힘"을 완전히 망각하고 허둥대고 있습니다.
이 허둥댐은 새로이 열린 세계....."유성영화"의 시대에 그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하여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이발사 "챨리"가 졸지에 쌍십자당 정권의 독재자 '힌켈" 이 되어 연단앞에 끌려왔을 때....
이 기억상실의 불쌍한 유태인은 갑자기 변신하여 일장 연설을 늘어 놓는데...... 채플린의 이런 변신은 나에겐 너무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힌켈"의 연설★

"미안합니다....저는 황제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남을 지배하는 통치자는 더욱 싫습니다. 가능하면 보통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유태인이건, 흑인이건, 백인이건 인간은 원래 평등합니다.
..............................
문명의 발달 속도는 소외계급을 경제성장은 빈곤계층을 만들었으며 지식은 인간을 교활하게 만들었습니다. 생각할 뿐 느낄 줄은 모릅니다.
.............................
물질보다는 정신에 지식보다는 진실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독재자는 반드시 멸망하고 민중으로부터 뺏은 권력은 민중에게 돌려질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는 영원할 것입니다.
............................
이제 우리의 권리를 위해서 싸웁시다. 자유를 위해 투쟁합시다! 국가간의 벽을 없앱시다! 마음을 비우고 서로간의 미움을 버립시다. 상식이 통하고 문명의 발전이행복을 창조하는 사회를 만듭시다.
군인이여!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하나가 됩시다.


<이게 뭐죠?>
눈물 납니다.....
이건 이제 더 이상 이 세계에 "챨리" 는 존재하지 않음을, "채플린"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고별의 선언인 것입니다.

"유성영화"를 통하여 인간의 말....즉, 인간의 사유가 영화속으로 들어와서 본성의 언어 "바디 랭귀지" 추방한 것입니다.
"독재자"를 찍으면서 챠플린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어차피 "본성의 챨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이제 소박한 이발사 "챨리"는 사라지고 "채플린"이 막간으로 튀어나와 "힌켈"의 입을 통하여 세상에 평화를 선포합니다....막가는 거지요.

그가 '힌켈'의 입을 통하여 아무리 거룩한 선포를 하여도....그건 "생각" 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제 이 세상에는 "이 생각" 과 " 저 생각'의 다툼만이 존재할 것이며 챨리가 보여준 "본성"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힘은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는 아름답습니다.

한나, 내 말 들려요?
당신이 어디에 있든 하늘을 봐요.

먹구름을 헤치고 드러나는 저 찬란한 햇살을!
어둠을 벗어난 빛으로 욕심과 미움이 없는 세계로 나아갑시다.

위를 봐요, 한나!
인간의 영혼에 날개를 달고 치솟아 오르는 저 모습을!
무지개를 타고 희망을 향해 내일로!
당신과 나, 우리 모두의 내일로 향해!

위를 봐요, 한나! 위를!

그러나 나에게는 이 대사가 "채플린"이 "챨리"를 영영 떠나 보내며 불러주는 슬픈 이별가에 다름아니었습니다.
말과 이념의 시대...밀려오는 말(語)의 쓰나미 앞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챨리" 를 보내면서 "채플린"은 내일을 약속합니다...
그 내일이 언제인지는아무도 모르지만...

이렇게 "챨리"는 떠나갔고...지상에 남은 "챠플린"도 그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였던 것입니다........<종>


********짜투리 생각 *************

1. "독재자" 에서 유태인 이발사 "챨리"는 "과거의 기억을 상실한 사람" 으로 설정되는데....
    이는 허망한 일입니다. "챨리"는 원래부터 스스로 쌓아놓은 기억(지식)을 이용하여 삶에 대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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