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방과학과 민간기술을 긴밀하게 연계시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13년 4월 16일, 방위력개선사업 상부 보고 시 박근혜 대통령은 위와 같은 발언을 통해 민군기술협력을 강조했다. 전자레인지를 통해 음식을 데우고, 내비게이션을 통해 손쉽게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처럼 이미 우리는 민군기술협력 사례에 밀접해 있으며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민군기술협력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들은 어떤 사례가 있을까?

 

 

 

지난 1월,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 기간 싱가포르 국적의 16만 톤 급 유조선이 부두에 접안하던 중 육상에 설치된 송유관과 충돌해 기름이 유출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이때 우리는 위성사진 한 장을 통해 여수 앞바다에 검은색 기름띠가 주위로 퍼지는 모습과 방제되고 있는 모습을 섬세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진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전해져 국가 재난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분석할 수 있는 큰 힘이 됐다.

 여수 기름 유출 사고 현장 영상은 2013년 11월 21일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드네프르 발사체를 통해 우주궤도에 진입한 두바이샛-2호가 촬영한 사진이다. 민간기업 최초로 우주궤도에 진입한 인공위성을 개발한 ㈜쎄트렉아이의 기술이다.

 

 

㈜쎄트렉아이는 위성 완제품을 파는 회사다. 위성 본체와 지구관측용 카메라 탑재체 그리고 위성을 관제하고 영상 데이터를 수신, 처리하는 지상체 기술 등 소형 인공위성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김병진 이사를 필두로 KAIST에서 10년간 우리별 위성 1·2·3호를 만들면서 기술을 습득, 1999년 회사를 창업해 지난 2001년 11월 말레이시아에 첫 완성품 위성을 수주했다. 2006년 '두바이샛-1호', 2008년 '두바이샛-2호' 2010년 '데이모스 2호' 등 꾸준히 인공위성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사업 범위를 확대해 위성을 통해 확보된 영상을 판매하는 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아리랑 위성 2, 3, 5호의 위성영상을 전 세계에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기존에 수출한 해외 위성의 영상을 판매할 수 있는 계약도 체결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김병진 대표이사는 "현재 세트렉아이는 고해상도 소형위성과 초고해상도 대형위성 기술시장에서 세계 3위 정도의 위치에 서 있다"며 "앞으로 국내 지구관측위성 시장에서 군 정찰위성의 수주가 성장의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5월 말에 개최되는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에서 위성으로 찍은 다채로운 사진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위성으로 촬영한 '로마' 영상 랜드마크인 콜로세움이 선명하게 보인다.

 

어둠을 뚫어내는 '적외선 센서' ㈜아이쓰리시스템

 

일반적으로 스텔스 기술은 군수 장비들이 적에게 탐지되는 것을 낮추는 기술을 통칭한다. 스텔스의 여러 가지 기술 중 적외선은 걸프전에서 미군의 야간 기동력을 한층 강화했으며 승리에 큰 요인이 됐다. 이때부터 현대전술에서 적외선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 전 세계 단 6개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적외선기술, 그중 한 곳이 대한민국 ㈜아이쓰리시스템이다.

 지난해 방위사업 분야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아이쓰리시스템은 1998년 정한 대표 1인으로 창업하여 적외선 센서 및 관련 시스템을 꾸준히 개발, 지난 2011년 '적외선검출기'를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여 현재 K-1 전차 열상 조준경 및 포병 관측장비 등 우리나라 국방 무기에 사용되고 있다. 적외선검출기 개발 전 개당 25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를 우리 기술로 개발해냄으로써 국방비를 절감하는 등 다채로운 성과를 냈다.

 

 

 

적외선 검출기는 빛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물체에서 발사되는 적외선을 감지해 이를 640x480 화소의 2차원 영상신호로 변화시키는 감지 센서다. 물체의 열을 통해 감지하기 때문에 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상대방을 관찰할 수 있다. 작년에는 적외선 기술로 촬영된 한반도 열 영상이 공개되어 화제가 됐다. 나로호에 탑재된 적외선 검출기가 한반도 전 지역의 온도 분포, 해양의 온도 분포를 추출한다. 이를 통해 산불탐지, 도시 열섬현상, 홍수 피해 지역 관측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또한 민수시장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배수호 연구소장은 "밤에는 취약한 CCTV에 적외선 센서 기능을 탑재, 야간에도 시야를 넓혀 밤에도 안전한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자동차에서도 야간운전에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적외선기술이 개발됐고 이미 상용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쓰리시스템㈜ 정한 대표는 "앞으로 이미 갖추고 있는 적외선 센서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것과 이를 이용해서 민수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에 우리 적외선 검출기를 직접 들고 나가 대중에게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은 국방기술의 민간분야 이전 성공 사례와 정부부처의 협업으로 기술정보를 교류하고 상호 협력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국방 기술 민간 이전 활성화 전략 포럼, 국산화발전 전략 세미나, 국방 무인로봇 심포지엄 등 다양한 학술대회 뿐만 아니라 국제 군사과학기술 경진대회 등도 함께 열릴 계획이다. 아울러 방방내일 JOB 콘서트와 청년 창업경진대회 등의 행사를 통해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홈페이지 :www.kde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