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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軍, 9·19 군사 합의 수정·보완을 건의할 의지는 있나

  작성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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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1-02 07:29:21

[전문기자 칼럼] 우리 軍, 9·19 군사 합의 수정·보완을 건의할 의지는 있나



올해 우리 핵심 안보 변수로 트럼프, 김정은, 中·日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군 자체 노력' 신뢰 얻고 본연 가치 수호해야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논설위원




"그래도 비용의 8%는 우리(미국)가 부담했다. 그리고 내가 공사를 했으면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7년 11월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평택 기지의 전체 부지 매입 및 건설 비용 100억달러 중 한국이 92%나 부담했다"고 하자 이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 최근 연일 날 선 반응을 보여온 '사업가' 트럼프의 속성과 본심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틀리면 주한미군 철수·감축 카드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며 '트럼프 리스크(risk·위험)'를 올해 한반도 안보 지형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김정은과 북한의 동향도 올해 핵심 안보 변수다. 김정은은 올해에도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평화 공세'를 지속할 계획임을 밝혔다. 북한은 9·19 남북 군사 합의 1조 1항의 이행도 계속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 합의 1조 1항은 남북이 대규모 훈련, 무력 증강(전력증강) 문제 등을 남북 군사공동위를 통해 협의한다고 돼 있다. 북한이 우리 훈련과 전력 증강을 비난할 때마다 쓰고 있는 '보검(寶劍)'이다.


중국·일본을 비롯한 주변 강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도 신경 써야 할 변수다. 최근 한·일 간의 '일 초계기 레이더 조준' 논란처럼 한·중 간에도 가까운 시일 내 군사적 갈등이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변수는 정부와 군, 국민 등 우리 자신이 아닐까. 문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남북 교류 협력, 9·19 군사 합의 등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국방 태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 왜 "우리 군 욕보이고 힘 빼려는 게 현 정부 일부 인사들의 DNA" "안보 위기 불감 무능 정권" 같은 얘기가 나오는 것일까. 문 대통령은 지난 연말 최전방 부대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병사들의 평일 외출 및 휴대폰 사용 허용, 월급 인상, 복무 기간 단축, 위수 지역 확대 등 병사들의 복지와 일상생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장성은 "군인의 복지와 사기를 진정으로 개선하는 것은 유사시 안전하게 생명을 보호해주는 것이지 평상시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정권이나 정치권에서 군 본연의 자세와 핵심 가치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정권을 잡은 사람들의 DNA는 아무리 비판받아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결국 국민의 성원 아래 군 스스로 자존심과 정체성, 핵심 가치 수호를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정작 우리 군의 모습은 어떠한가. 최근 검찰 수사를 받아오다 자살한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 빈소에 현역 장성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포탈 기사에 '화나요'만 4300여개 달린 것은 현재 군의 행태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상징적으로 드러난다는 평가이다.


문 대통령은 1일 새해 신년사에서 "돌이킬 수 없는 평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남북 정권 수뇌부의 '평화 드라이브'에 따라 올해엔 비핵화가 크게 진전되지 않더라도 서해 NLL(북방한계선) 평화수역, 공동 어로수역 등 뜨거운 감자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무기(군사력)는 100년 동안 쓸 일이 없다 해도 단 하루도 갖추지 않을 수 없다(兵可百年不用, 不可一日無備)'고 했다.


군 수뇌부는 국민의 신뢰를 더 이상 잃으면 국방도 없고, 군이 설 땅이 없다는 자세로 200여년 전 다산 선생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군사 합의 1조 1항의 수정 등 9·19 군사 합의 수정·보완을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강력히 건의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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