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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온 사고에 대한 법적 소고(小考)

  작성자: 신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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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8-13 09:54:59


                                              신성환1) 부회장(항공우주정책·법학회)

1)KTX-1, KF-16, P-3C 사고 협상대표, KAL 상해사고(1999), 중국민항기 김해사고 자문을 하였다.
           
 

마린온 참사의 고귀한 5분과 깊은 슬픔에 있는 유족분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항공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의 목적은 ‘probable causes’(가능한 사고원인들)를 찾아내 유사한 사고원인으로 인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causes’가 복수인 것은 정확한 사고원인이 아니라도 사고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신속하게 전파하여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마린온 조사위에서 사고의 원인을 제조업체에 유리한 ‘정비과실’이나 ‘단순제품결함’ 또는 복수로 나오면, 조사위가 반대여론에 상당히 시달릴 것이다. 조사위는 사고원인을 과학적으로 찾아내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찾아낸 사고원인이 확실할 경우 이에 대하여 명명백백(明明百百)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사고위에서 관련된 조종사, 정비사 등의 숨김없는 진술을 듣기 위해 진술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사고위에 KAI와 기술품질원 요원들을 제외시켰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결정이다. 수시로 관계자들을 불러 설명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상당한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조사위 위원장은 항공전략의 대가이기는 하나 항공사고조사나 헬기조종의 경력도 없는 현 상황하에서 관련 전문가를 참여시켜 시간을 단축하고 효과를 높여야 한다. 1997년 KF-16사고 조사위에 엔진제작사인 Pratt & Whitney사 요원들이 참여하여 사고원인을 찾는데 힘을 합하였고 사고조사결과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2013년의 K-21 장갑차 관련 소송에서는 조사위의 결과를 기반으로 판결2)하였으나 조사결과와 다르게 육군이 패소했다. 즉, 사고위의 조사 결과가 곧 법적 결정이 아닌 것을 명심해야 한다.

2)서울중앙지방법원 2013.12.5. 선고 2013가합508625, 박평균 재판장.


셋째, 원칙적으로 사고의 ‘probable causes’(가능한 사고원인들)를 찾는 대로 이를 보완하여 항공안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른 항공기들은 계속 운영하여야 한다. KF-16 사고시에도 KF-16에 대한 전면 비행금지를 하여 전력상 상당한 차질을 가져왔다. 만약 보잉 777이 추락하여 사고조사를 하고 있다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전 세계 보잉 777기들을 비행금지 시킬 것인가?

 

법적 검토에서 지금까지 나온 마린온사고 자료나 동영상을 보았을 때, 조종사와 관제사의 과실은 없을 것이라고 간주된다. 따라서, 마린온 헬기의 정비과실(일회성과실, 정비체계문제), 제조물책임법3)상 제조상과실(재질피로4) 등), 설계결함, 2016년의 슈퍼푸마 사고를 인지하고도 경고주의를 안했다면 표시상의 과실(경고과실)과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2항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 방위사업청 물품 제조ㆍ구매 계약특수조건 표준(일반 및 방산) 제22조(제조물책임), 방위사업청 물품 제조ㆍ구매 계약특수조건 표준(특정조달) 제21조(제조물책임), KAI와 맺은 계약특수조건 제20조 1항. (제조물책임).

4)재질피로한계 : 최대한 보장하면서 수명 주기를 관리하기 위한 개념으로서 기관내부에서 발생하는 열, 원심력, 기계적 운동 등이 계속적으로 반복됨에 따라 재질의 탄성한계를 초과하여 발생하는 재질 손상을 말한다. 국방과학기술용어 사전.


사고원인에서 제조상과실(재질피로 등)을 찾아내기가 가장 쉽다. 따라서 제조물책임법에서도 제조상결함에 대해서는 최근의 미국에서도 엄격책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재질피로가 단순한 제조상의 결함으로 인한 재질피로 인지 설계결함으로 인하여 과중한 하중을 받아 재질피로가 발생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결국 설계결함에 대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특히, 설계결함 조사를 위하여 수리온헬기의 ‘체계개발단계’에서 사고원인으로 추정되는 메인로터의 설계상 주요 기술자료를 조사하여야 할 것이며, KAI는 메인로터 설계에 ‘계속적이고 상세한’ 방사청의 승인과 지시가 있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수리온과 마린온은 다른 헬기’5) 라는 주장도 있지만, 사고원인으로 추정되는 메인로터는 수리온 헬기와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6)

5) 황정선 박사, “[김수정의 직격 인터뷰] 마린온은 수리온 모델에서 파생된 다른 헬기다”, 중앙일보, 2018.8.10.

6) 마린온 헬기의 메인로터가 접힌다고 하나 수리온헬기들도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KAI는 수리온헬기를 기반으로 소방사양으로 개조하여 수리온 소방헬기7) 등으로 납품하고 있다. 비록 형식증명은 수리온헬기는 KUH-1으로 마린온헬기는 MUH-1으로 받았지만, 마린온도 해병대 용으로 개조된 수리온헬기라고 보아야 한다.

7) 신성환, ‘군용항공기 제조사 손해배상책임 제한에 관한 법적 연구’, 항공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18, 57면.
  

미국은 1970년대 중반 제조물책임법을 시행하면서 ‘Government Contractor Defense’(정부계약자방어)라는 법리로 군용항공기 제조사들을 포함한 정부계약자들의 책임문제를 Boyle판례8)로 해결하였다. Boyle판례는 1983년 미국 Virginia 바다에 해군 CH-53D 헬리콥터가 추락하였고, 부조종사인 Boyle은 헬기가 추락한 후 바다에 침수될 때 조종석에 있는 탈출 문(門)을 열지 못하고 사망하였다.9)

8) Boyle v. United Technologies Corp., U.S. 108 S.Ct. 2510, 101 L.Ed.2d 442 (1988). 

9)사고 헬기의 문(門)은 밖으로 열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Boyle은 바닷물의 압력으로 문(門)을 밀어 열 수 없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해군헬기의 특수임무 수행상 침수되었을 경우를 참작하여 문을 안쪽으로도 열 수 있도록 설계되었어야 했다고 주장하며 Virginia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제조사에 면책을 부여하였다. 
 
 

 (1) 미 정부는 합리적으로 정밀규격(precise specification)을 승인했다.
 (2) 제조물이 정밀규격에 따라 제조되었다.
 (3) 제조사는 미 정부는 모르나 제조사에 알려진 위험에 대하여 미 정부에 경고하였다.10)

 10) 이를 Boyle의 3가지 조건이라고 부른다.  

 

군용항공기 제조사들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군용항공기 제조사가 위기임을 깨닫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부(방위사업청)는 군용항공기 개발에 조립과 시험비행에만 보험이 적용되고 제조물책임보험을 들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군용항공기 제조사에 제조물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검토하여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과 비슷한 개발체계와 정부재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적으로 제조사에게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11)

11) 신성환, “마린온 사건! 위기 감각시 없는 위기 속의 군용항공기제조사들”, Law & Justice, 2018.9월호 게재예정, 법률저널, 2018.8.4.일 게재.

 

2017년에는 육군이 수리온 4호 헬기사고에 대하여 소송12)을 제기하였고, 2018년에는 공군이 블랙이글 T-50 사고에 대하여 조정재판을 청구하여 5월 31일 결정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소요군이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연이어 제기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1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17214 소송 중.

1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5.31. 자 2018머508393 결정. KAI가 40%의 과실로 공군에게 106억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이다.
 

2017.7월 방사청이 ADD에게 2016.7.24일 UAV-Ⅱ사고에 대하여 연구원 5명에게 13억 원씩 총 67억 원의 무인기 가격을 배상하라고 하였으며, 이에 대한 반대여론이 많았다. 그러나 법 논리상 ADD의 업무상 중과실로 인한 사고에 대하여 정부가 무조건 면책을 시켜 줄 수는 없다고 보며, 개인이 아닌 ADD 차원에서 정부에 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본다. 역시, 사고원인이 KAI의 과실로 나온다면 KAI는 이에 대한 보상을 하여야 할 것이며, 블랙이글 유족관련 소송화해14)와 같이 마린온 사고 유족들에 대한 보상도 추가로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2016년 슈퍼푸마 사고를 인지하고도 무시하였다면 정부와 유족들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여야 할 것이다. 

14) 안양지원, 화해종결, 2014가합100745.
 

비극적인 마린온 사고가 우리나라 항공안전에 큰 전환점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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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부엉이 2018-08-15 추천 0

    신성환님이 예)공군대령 아닌가요?
    공사교수역임 하신분 같은데.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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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향기 2018-08-14 추천 0

    k2전차 패워팩 생각 나는군 엔진 생각 나는군..
    저 기본헬기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헬기인데
    우리나라 기술로는 도저히 극복할수 없다.. 수많은 문제 극복할수있을까...
    NO N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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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렌하잇 2018-08-13 추천 0

    마린온 전력 공백 문제는 UH-60, UH-1 육군에서 빌려쓰는거 더 연장하면 되니까 어려을거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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