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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낙타에게 쫓겨난 주인과 북한 비핵화

  작성자: 유용원
조회: 4591 추천: 0 글자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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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7-18 16:07:51

최근 상황과 관련해 쓴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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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에게 쫓겨난 주인과 북한 비핵화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현단계에서 남북간 군축 논의는 시기 상조입니다. 그에 앞서 합의하기 쉬운 현안부터 차근차근 풀어가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지난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송 장관은 완전한 신뢰구축이 이뤄지고 비핵화 계획이 나온 다음에 군축 이야기를 할 수 있지 먼저 군축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는 남북 대화 무드와 비핵화 논의에 따라 신뢰구축도 이뤄지기 전에 우리만 일방적으로 무장해제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3축 체계가 대폭 약화되는 등 20여개 군 전력증강 사업의 전면 재조정, 전방부대의 후방 배치 등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3축 체계는 유사시 ·미사일을 정밀타격하는 체인(Kill Chain) 미사일을 요격하는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수뇌부 제거를 비롯한 대량응징보복(KMPR) 등을 말한다.  

 

송 장관의 발언처럼 남북간 신뢰구축을 먼저 해야 이유와 과거의 교훈은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부족하다. 우선 벌써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일각에선 폭파쇼로 부르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제외하곤 별다른 비핵화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도 여러 차례 언급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는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시설이 폐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설을 폐기하더라도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 조립시설 다른 시설들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2015년쯤까지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를 높이고 대규모 이동식 조립시설을 만드는 시설을 대거 현대화했다. 여기엔 수억 달러의 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ICBM 개발에 활용될 있는 동창리 발사장 전체의 폐기를 요구할 전망인데 북한이 이를 순순히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면 상황이 호전돼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있다 하더라도 3 체계 약화와 포병전력 후방배치 군축을 신속하게 추진할 있을까?  우선 북한은 핵무기의 운반수단인 탄도미사일 폐기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은 폐기할 가능성이 희박한데 북한이 보유한 1000여발중의 탄도미사일 700 이상이 우리나라를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이다. 유사시 미사일을 정밀타격하는 체인이나 미사일을 요격하는 KAMD 체계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량응징보복의 핵심인 특임여단(일명 참수부대) 북한뿐 아니라 통일 이후 중국·러시아 주변강국 위협에 대응할 있는 가성비 뛰어난 수단이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 340여문의 후방배치와 우리 군의 전방지역 K-9 자주포 후방배치가 거론되고 있지만 북한은 장사정포외에도 수백 이상의 각종 화포를 최전방 지역에 배치해놓고 있다.  

 

최근 북한의 행태와 ·, ·북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과거 솝우화에 나오는 아라비아인과 낙타 이야기가 떠오른다. 추운 겨울밤 밖에서 잠자던 낙타가 처음에는 주인의 천막 안으로 얼굴만을 내밀어 추위를 피하다가 점차 앞발을 넣고 나중에는 온몸이 들어가더니 끝내 마음씨 좋은 주인을 천막에서 쫓아냈다는 얘기다.  

 

우리가 아라비아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성급한 훈련 중단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고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3축 체계와 주요 전력증강 사업의 골격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이달중 청와대 보고를 추진중인 국방개혁 2.0과 내년도 국방예산은 이에 대한 청와대와 송 장관의 '본심'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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