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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군이 사용했던 국산 방탄모

  작성자: Mojave
조회: 25164 추천: 0 글자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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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2-16 10:55:25










이라크군이 이란-이라크전부터 시작해서 2003년 미국 이라크 침공까지 계속 써왔던 방탄모입니다.


미국에서 "South Korean Export Helmet"이라고 흔히 알려져있는 방탄모인데 80년대쯔음에 한국이 인도, 인도네시아, 이라크등에 잔뜩 수출했다고 합니다.


이라크군은 국산 방탄모를 직수입해서 쓰다가 직접 생산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직수입 모델의 미국 명칭은 "M80"이고 자국생산 모델은 "M90"입니다.









걸프전과 이라크전때 미군이 잔뜩 노획해와서 gun show나 온라인에서 팔리기도 합니다.




국군에서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구형 방탄모와 같은 모델인거 같습니다.








이미지

Iraqhelm3300000.JPG

댓글 14

  • best 새벽별과 2017-02-17 추천 5

    한국형 방탄헬멧 개발비화.
    출처: http://www.ceoi.org/
    온라인 국방관 =>자주국방 =>44번 게시물

    철모를 개발할 때에도 고생을 많이 했다. 철모의 소재는 특수강으로 되어 있다.

    철모를 잘라서 칼을 만들면 좋은 칼날이 된다. 칼이 잘들어서 면도(面刀)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소재가 고급특수강이라는 뜻이다. 고급특수강은 아주 강하다. 강하다는 것은 부러지기 쉽다는 이야기이고 가공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이런 특수강 판을 갖고 철모형태로 만드는데 무척 고생을 하게 된 것이다. 빨갛게 가열해서 프레스로 가공을 하는데도 갈라져 나갔다. 더욱이 가공 후 열처리를 할 때 균열이 갔다. 가공하던 사람이 다치기도 했다.

    겨우 견본 몇 개를 만들어서 청와대로 가지고 왔다. 나는 이 견본을 갖고 청와대 경호실 사격실로 갔다. 그리고 권총으로 쏘아보았다. 그랬더니 총알은 간단히 철모를 관통하는 것이었다. 물론 철모는 총알을 직각으로 맞으면 관통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너무나 쉽게 관통하는 것이었다. 미국제는 어떤가 시험해 보았다. 결과는 대동소이했다. 다음은 헬멧을 담당했던 한필순(韓弼淳) 박사의 이야기.

    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어요. '수석님, 일전에 철모에다 총을 쏘아보지 않았습니까. 철모라는 것은 총알은 못 막습니다. 파편이나 토사(土砂)만 막는 것입니다. 철모시험에도 낙하(落下)시험만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총알관통시험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꼭 특수강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미 이스라엘 군에서는 특수 플라스틱제 헬멧을 쓰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고는 이에 관한 문헌을 내보였습니다. 오 수석에게는 당시 예비군의 무장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그런데 철모 개발의 진척이 지지부진해서 고민거리였다고 추측이 됩니다. 나도 오 수석한테서 빨리 하라는 기합도 많이 받았어요. 깨놓고 말이지 철모도 씌워 주지 않고 병사들을 일선에 내 보낼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던 중 그 해결 방법이 생겼으니 오 수석도 무척 기뻐했습니다. 오 수석은 당장 시작하자고 이야기하고는 예산이 얼마 필요한가 물어보더구만요. 며칠 후 요구한 예산 조치를 해주면서 빨리 시작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곧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한 박사 팀은 헬멧의 모양을 설계하고 쇠로 깎았다. 그리고 그 위에 두터운 나일론천(布地)을 붙인 다음 액체로 된 합성수지를 칠했다. 그리고 그 위에 나일론천을 다시 붙이고 난 후 또 합성수지 칠을 했다. 이런 식으로 나일론천을 몇 겹이나 붙여서 두껍게 했다. 그리고는 이것을 쇠로 된 「모울드(金型)」에 넣고 압축을 했다. 공기와 여분의 합성수지를 빼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는 이것을 열처리함으로써 합성수지를 고체화시켰다. 이렇게 하면 헬멧이 되는 것인데 이것을 가지고 낙하시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헬멧 위에 큰 쇳덩어리를 떨어뜨려 헬멧에 이상이 생기는가를 시험하는 방법이다.

    이런 작업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가장 강도가 센 헬멧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고된 작업 끝에 운 좋게도 마침내 그 방법을 찾아내게 되었다. 한 박사는 이때를 회상한다.

    참으로 행운이었어요. 수천 번 아니면 수만 번 이런 시험을 하고 난 후에야 겨우 발견되는 것이 보통인데 ○○○번 정도로 그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데이터(Data)가 나왔어요. 올바로 가는 길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방향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니 드디어 만족할 만한 것이 나왔습니다. 미군 검사기준에 의해서 낙하시험을 했는데 여유 있게 통과했습니다. 무척 기쁘더구만요. 명칭을 '방탄 헬멧'이라고 붙였어요. 몇 개를 만들어 오 수석에게 갖고 갔어요. 청와대에 도착해 보니 오 수석, 김 비서관, 이 비서관 등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갖고 간 방탄 헬멧을 상세히 보고 나더니 오 수석이 방탄 헬멧을 갖고 따라오라고 하더구만요. 다들 함께 따라나섰습니다. 일층으로 내려와서 앞마당에 가보니 지프차가 있었어요. 오 수석이 이 비서관을 시켜서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 수석은 헬멧을 땅에 놓으라고 하더니 지프차 운전사에게 그 헬멧 위로 지나가라고 지시하더구만요. 나는 지프차 정도에는 문제없다고 생각하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어요. 생각대로 지프차가 지나가도 별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다음 차례를 보고 나는 아찔했어요. 언제 왔는지 미군용 큰 망치를 손에 쥔 건장한 경호실 직원이 서있지 않습니까? 오 수석은 그 경호실 직원보고 그 망치로 마음껏 내려치라는 것이야요. 나는 저 헬멧,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헬멧이 박살나는구나 하고 전율 같은 것이 온몸에 흐르며 오싹해 지더군요. 그런데 그 직원은 내 심정이란 아랑곳하지 않고 그 큰 망치를 머리 위로 높이 쳐들어 올리더니 있는 힘을 다해서 내리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어요. '탁'하고 소리가 났어요. 잠시 후 슬그머니 눈을 떠보니 헬멧이 없어졌어요. 자세히 보니 망치에 맞은 헬멧이 반동(反動)으로 약 5m나 튕겨서 날아가 버렸어요. 그런데도 헬멧은 상처 하나 없었어요. 오 수석은 그 헬멧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나를 보고 ?한 박사, 성공이야. 그간 고생 많이 했소. 축하합니다?라고 한다. 나는 저으기 안심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망치자국으로 페인트가 약간 떨어진 헬멧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내가 고생해서 만든(그것도 시제라서 몇 개 못 만든) 신품에다 망치자국을 내게 한 데 대해 심히 애처로운 감정이 들었습니다.

    방탄 헬멧에는 후일담이 있다. 철모라는 것은 무게가 꽤 나간다. 그리고 철모만 쓰는 것이 아니라 파이버모를 쓰고 난 후 그 위에 철모를 또 쓰는 것이다. 즉 두개를 겹쳐서 쓰게 되는데 총 무게는 1.5kg가 된다. 반면 방탄 헬멧의 무게는 0.9kg이었다. 그러니 3분의 1 이상이 가벼워진 것이다. 또한 방탄 헬멧은 여름 햇볕에 뜨겁지도 않고, 겨울철에 얼어붙지도 않는다. 더욱이 철모는 서양사람 머리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동양사람 머리에는 어딘가 잘 맞지 않았는데 방탄 헬멧은 꼭 맞았다. 그래서 방탄 헬멧은 대인기였다. 당초에는 예비군용으로만 쓰기로 하고 양산에 들어갔는데, 고급장교들이 쓰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것이 미군이었다. 주한미군 고위층도 애용하는 사람이 생겼다. 후에 소문으로 들은 이야기지만 미군 사령관이 이 방탄 헬멧을 미국에 있는 사령부까지 갖고 갔다고 한다. 그리고는 '한국에서 이러한 헬멧이 나왔는데 써보니 좋은 것 같다. 미국에서도 연구해 보는 것이 어떤가' 했다는 것이다. 한 두개가 아니라 한 박스를 갖고 갔다는 이야기였다. 몇 해 안가서 미군에도 이러한 플라스틱 헬멧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 헬멧의 소재는 한국의 방탄 헬멧에 쓰는 나일론 파이버가 아니라 당시 미국에서 새로 나오기 시작한 탄소섬유(炭素)였다(당시 케부라 섬유라고 불렀다. 지금은 낚싯대, 배드민턴 라켓 등에 흔히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방탄 헬멧'의 시제는 오리엔탈공업(株)(당시 사장 南宮郁江)와 은성사(銀星社)에서 실시했다. 플라스틱 파이버식 낚싯대를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방탄 헬멧은 국산기술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수출에도 아무 지장이 없었다. 이 방탄 헬멧은 열대지방의 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라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에 수출되었다. 이 글을 쓰면서 몇 개나 수출했느냐 물어 보았더니 '하도 많아서 집계를 한 것이 없어요. 100만개는 넘지요'라고 한다.

    세계 어디서인가 100만명이 넘는 외국군인이 Made in Korea 헬멧을 쓰고 군복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도 탄소섬유로 만든 방탄헬멧을 만들 수 있다. 방탄성은 좋아지는데 값이 비싸게 먹힌다. 그리고 방탄 헬멧 용도로는 당시의 규격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탄소섬유 헬멧도 총알을 막지 못하기에는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 jeremyko 2017-02-19 추천 0

    어디서 많이 보던 똥바가지 라고 의심을 했었는데 역시나.... 저런 디자인 다른 나라는 쉽게 못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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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별과 2017-02-17 추천 2

    구 방탄모에 대해 왈가불가 마치 몹쓸 물건처럼 생각들 하시는것 같아,
    아래 댓글에 참조글을 올렸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턱없는 물건 이지만, 개발 당시에는 상당히 준수한 제품이 였다는 겁니다.
    구방탄모를 개발하여 보급 하시던 시절에 미군 조차 구형 철모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두 간과 하시는것 같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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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별과 2017-02-17 추천 5

    한국형 방탄헬멧 개발비화.
    출처: http://www.ceoi.org/
    온라인 국방관 =>자주국방 =>44번 게시물

    철모를 개발할 때에도 고생을 많이 했다. 철모의 소재는 특수강으로 되어 있다.

    철모를 잘라서 칼을 만들면 좋은 칼날이 된다. 칼이 잘들어서 면도(面刀)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소재가 고급특수강이라는 뜻이다. 고급특수강은 아주 강하다. 강하다는 것은 부러지기 쉽다는 이야기이고 가공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이런 특수강 판을 갖고 철모형태로 만드는데 무척 고생을 하게 된 것이다. 빨갛게 가열해서 프레스로 가공을 하는데도 갈라져 나갔다. 더욱이 가공 후 열처리를 할 때 균열이 갔다. 가공하던 사람이 다치기도 했다.

    겨우 견본 몇 개를 만들어서 청와대로 가지고 왔다. 나는 이 견본을 갖고 청와대 경호실 사격실로 갔다. 그리고 권총으로 쏘아보았다. 그랬더니 총알은 간단히 철모를 관통하는 것이었다. 물론 철모는 총알을 직각으로 맞으면 관통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너무나 쉽게 관통하는 것이었다. 미국제는 어떤가 시험해 보았다. 결과는 대동소이했다. 다음은 헬멧을 담당했던 한필순(韓弼淳) 박사의 이야기.

    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어요. '수석님, 일전에 철모에다 총을 쏘아보지 않았습니까. 철모라는 것은 총알은 못 막습니다. 파편이나 토사(土砂)만 막는 것입니다. 철모시험에도 낙하(落下)시험만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총알관통시험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꼭 특수강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미 이스라엘 군에서는 특수 플라스틱제 헬멧을 쓰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고는 이에 관한 문헌을 내보였습니다. 오 수석에게는 당시 예비군의 무장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그런데 철모 개발의 진척이 지지부진해서 고민거리였다고 추측이 됩니다. 나도 오 수석한테서 빨리 하라는 기합도 많이 받았어요. 깨놓고 말이지 철모도 씌워 주지 않고 병사들을 일선에 내 보낼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던 중 그 해결 방법이 생겼으니 오 수석도 무척 기뻐했습니다. 오 수석은 당장 시작하자고 이야기하고는 예산이 얼마 필요한가 물어보더구만요. 며칠 후 요구한 예산 조치를 해주면서 빨리 시작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곧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한 박사 팀은 헬멧의 모양을 설계하고 쇠로 깎았다. 그리고 그 위에 두터운 나일론천(布地)을 붙인 다음 액체로 된 합성수지를 칠했다. 그리고 그 위에 나일론천을 다시 붙이고 난 후 또 합성수지 칠을 했다. 이런 식으로 나일론천을 몇 겹이나 붙여서 두껍게 했다. 그리고는 이것을 쇠로 된 「모울드(金型)」에 넣고 압축을 했다. 공기와 여분의 합성수지를 빼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는 이것을 열처리함으로써 합성수지를 고체화시켰다. 이렇게 하면 헬멧이 되는 것인데 이것을 가지고 낙하시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헬멧 위에 큰 쇳덩어리를 떨어뜨려 헬멧에 이상이 생기는가를 시험하는 방법이다.

    이런 작업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가장 강도가 센 헬멧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고된 작업 끝에 운 좋게도 마침내 그 방법을 찾아내게 되었다. 한 박사는 이때를 회상한다.

    참으로 행운이었어요. 수천 번 아니면 수만 번 이런 시험을 하고 난 후에야 겨우 발견되는 것이 보통인데 ○○○번 정도로 그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데이터(Data)가 나왔어요. 올바로 가는 길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방향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니 드디어 만족할 만한 것이 나왔습니다. 미군 검사기준에 의해서 낙하시험을 했는데 여유 있게 통과했습니다. 무척 기쁘더구만요. 명칭을 '방탄 헬멧'이라고 붙였어요. 몇 개를 만들어 오 수석에게 갖고 갔어요. 청와대에 도착해 보니 오 수석, 김 비서관, 이 비서관 등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갖고 간 방탄 헬멧을 상세히 보고 나더니 오 수석이 방탄 헬멧을 갖고 따라오라고 하더구만요. 다들 함께 따라나섰습니다. 일층으로 내려와서 앞마당에 가보니 지프차가 있었어요. 오 수석이 이 비서관을 시켜서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 수석은 헬멧을 땅에 놓으라고 하더니 지프차 운전사에게 그 헬멧 위로 지나가라고 지시하더구만요. 나는 지프차 정도에는 문제없다고 생각하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어요. 생각대로 지프차가 지나가도 별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다음 차례를 보고 나는 아찔했어요. 언제 왔는지 미군용 큰 망치를 손에 쥔 건장한 경호실 직원이 서있지 않습니까? 오 수석은 그 경호실 직원보고 그 망치로 마음껏 내려치라는 것이야요. 나는 저 헬멧,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헬멧이 박살나는구나 하고 전율 같은 것이 온몸에 흐르며 오싹해 지더군요. 그런데 그 직원은 내 심정이란 아랑곳하지 않고 그 큰 망치를 머리 위로 높이 쳐들어 올리더니 있는 힘을 다해서 내리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어요. '탁'하고 소리가 났어요. 잠시 후 슬그머니 눈을 떠보니 헬멧이 없어졌어요. 자세히 보니 망치에 맞은 헬멧이 반동(反動)으로 약 5m나 튕겨서 날아가 버렸어요. 그런데도 헬멧은 상처 하나 없었어요. 오 수석은 그 헬멧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나를 보고 ?한 박사, 성공이야. 그간 고생 많이 했소. 축하합니다?라고 한다. 나는 저으기 안심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망치자국으로 페인트가 약간 떨어진 헬멧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내가 고생해서 만든(그것도 시제라서 몇 개 못 만든) 신품에다 망치자국을 내게 한 데 대해 심히 애처로운 감정이 들었습니다.

    방탄 헬멧에는 후일담이 있다. 철모라는 것은 무게가 꽤 나간다. 그리고 철모만 쓰는 것이 아니라 파이버모를 쓰고 난 후 그 위에 철모를 또 쓰는 것이다. 즉 두개를 겹쳐서 쓰게 되는데 총 무게는 1.5kg가 된다. 반면 방탄 헬멧의 무게는 0.9kg이었다. 그러니 3분의 1 이상이 가벼워진 것이다. 또한 방탄 헬멧은 여름 햇볕에 뜨겁지도 않고, 겨울철에 얼어붙지도 않는다. 더욱이 철모는 서양사람 머리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동양사람 머리에는 어딘가 잘 맞지 않았는데 방탄 헬멧은 꼭 맞았다. 그래서 방탄 헬멧은 대인기였다. 당초에는 예비군용으로만 쓰기로 하고 양산에 들어갔는데, 고급장교들이 쓰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것이 미군이었다. 주한미군 고위층도 애용하는 사람이 생겼다. 후에 소문으로 들은 이야기지만 미군 사령관이 이 방탄 헬멧을 미국에 있는 사령부까지 갖고 갔다고 한다. 그리고는 '한국에서 이러한 헬멧이 나왔는데 써보니 좋은 것 같다. 미국에서도 연구해 보는 것이 어떤가' 했다는 것이다. 한 두개가 아니라 한 박스를 갖고 갔다는 이야기였다. 몇 해 안가서 미군에도 이러한 플라스틱 헬멧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 헬멧의 소재는 한국의 방탄 헬멧에 쓰는 나일론 파이버가 아니라 당시 미국에서 새로 나오기 시작한 탄소섬유(炭素)였다(당시 케부라 섬유라고 불렀다. 지금은 낚싯대, 배드민턴 라켓 등에 흔히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방탄 헬멧'의 시제는 오리엔탈공업(株)(당시 사장 南宮郁江)와 은성사(銀星社)에서 실시했다. 플라스틱 파이버식 낚싯대를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방탄 헬멧은 국산기술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수출에도 아무 지장이 없었다. 이 방탄 헬멧은 열대지방의 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라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에 수출되었다. 이 글을 쓰면서 몇 개나 수출했느냐 물어 보았더니 '하도 많아서 집계를 한 것이 없어요. 100만개는 넘지요'라고 한다.

    세계 어디서인가 100만명이 넘는 외국군인이 Made in Korea 헬멧을 쓰고 군복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도 탄소섬유로 만든 방탄헬멧을 만들 수 있다. 방탄성은 좋아지는데 값이 비싸게 먹힌다. 그리고 방탄 헬멧 용도로는 당시의 규격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탄소섬유 헬멧도 총알을 막지 못하기에는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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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ake Doctor 2017-02-16 추천 0

    처음에야 방탄 수준을 요구하진 않았겠지만 이제는 할수만 있다면 일정 수준의 방탄도 요구할만하죠.
    이런식의 표현은 좀 그렇지만 과거보다 현대에 들어서 목숨값이 더 비싸졌다고나할까요.
    다르게 말하면 과거보다 사람이 죽어나가는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감소했다고 할까요.

    댓글 (1)

    네이션 2017-02-16 추천 1

    기술의 발달이 불러온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상업적으로 구현가능할 정도로 기술들이 성숙되어 가면 당연히 그런쪽으로 사람들은 눈이 돌아가니까요. 구체가 없으면 사람도 포기하고 적응하기 마련이니. 결국 사람의 목숨값은 심오한 철학이 올려놓은게 아니라 결국 과학기술의 발달이 잔뜩 높여놓은셈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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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병솔 2017-02-16 추천 0

    생각해보면 미군의 구형 PASGT 만큼 무게를 늘려 두껍게 만들고 형상을 유사하게 프릿츠 형태로 만들었어도
    구형방탄모가 저리 욕먹을 물건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댓글 (1)

    새벽별과 2017-02-17 추천 1

    미군의 구형 PASGT는 우리 구 방탄모가 나온뒤에 한참 뒤에 나온거라 참조할 그런게 없었죠.
    당시 만해도 미군도 M1 철모에 화이바를 쓰던 시절이였으니까요.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히 준수한 방탄모 였고, 비교대상도 M1철모 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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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chemist 2017-02-16 추천 1

    원래 철모라는 것이 개발된 이유가 1차 대전 때 포탄 폭발에 의해 날아간 잔해, 그러니까 돌덩어리 같은 것이 튀어 올랐다 떨어지는 것에 맞아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너무 많이 발생하자 그걸 방지하기 위해 보급한 거죠.
    총알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안전모 같은 개념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원하는 강도에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재료가 강철 주조나 프레스 였기 때문에 철로 만들어 보급 한거죠.
    이후 더 가벼운 나일론으로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나일론으로 만든거구요.
    처음부터 철모에 방탄 성능을 기대했던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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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별과 2017-02-16 추천 1

    저 헬멧이 개발 될때는, 소총탄을 막을수 있는 방탄헬멧 자체가 전세계에 존재 하지 않았습니다.
    M-1 철모 조차도 소총탄을 막는 용도는 아니였습니까요.
    그런 이유로 방탄 보다는 파편방지에 주안점을 두고 제작 한거라, 개발 당시 만해도 괜찮은 작품 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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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빤스지기 2017-02-16 추천 0

    같은 물건인데 턱끈만 구식 2차대전 식입니다
    2차 대전때 미군이 철모 쓰다가 폭발의 폭압이나 탄이 빗겨맞을때 떡끈을 꽉 쪼이면 헬멧과 목도 같이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이럴 경우 자동으로 풀리게 하는 턱끈을 개발했죠
    한동안 이 턱끈이 국내용으로도 쓰이다가 어느 순간에 수출용에만 달렸습니다
    최초의 나일론 방탄헬멧은 이스라엘인데 그 모델은 더 무게도 가볍고 더 부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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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eguug 2017-02-16 추천 1

    바가지헬멧이 가볍고 저렴하다외엔 품질에 대해선 장점이있었나요?오히려 방호력만놓고보면 쇠로만든 철모가 더 뛰어나죠!

    댓글 (2)

    새벽별과 2017-02-16 추천 0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 입대때 만 해도, 방탄모 처음 쓸때 턱을 뒤으로 땡기라고
    했습니다....목 보호를 위해서 라고는 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무거운 철모 쓸때의 훈련법이
    그대로 변경 되지 않고 내려와서 그런거고, 지금 방탄모는 목에 무리가 갈 정도의 무게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할 필요 없다고 다시 교육을 하더군요. .

    새벽별과 2017-02-16 추천 1

    소총탄에 대한 방호력만 따지면, 나일론 적층 재질의 헬멧이나 철모나 도찐개찐 이였습니다.
    티타늄,방탄강등등 으로 제작 해봤으나, 소총탄에 뚫리는건 매한가지라, 파편방지에 중점을
    두고 개발 한거죠.
    그렇기 때문에 M1철모를 과감히 버리고 채용한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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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랑자 2017-02-16 추천 2

    사람들이 오해 하는 것이 무게대비 성능은 그다지 떨어진다고 보기 힘든 물건이죠...어디까지나 무게 대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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