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11월 12일 아침, 소련 야고드니크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32대의 랭커스터 폭격기들의 목표는 단 하나, 노르웨이근해에 머물며 소련으로 향하는 랜드리스 물자 수송선단을 노리는 독일 전함 "티르피츠" 였다.

티르피츠는 만재배수량이 5만톤 정도로, 당시로서는 야마토 전함이 나오기 전까지 세계 최대의 전함으로 비스마르크 전함과 함께 독일의 대해함대의 일원으로 활동하였다. 이 전함은 설계할 때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여 다른 함정에 비해 선채 폭을 대폭 늘렸다.

티르피츠의 주 활동 무대는 노르웨이로 결정되어 이곳에서 수송하는 독일의 전략물자인 철광석의 안정적인 수송안전확보와 연합국이 소련에게 지원하는 랜드리스 전쟁물자 수송을 견제하려고 하였다. 소련에게 수송한 랜드리스 물자의 상당부분이 소련 무르만스크항을 향한 북방항로였기에 독일은 최대한 막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들 랭커스터 폭격기들은 트리피츠에게 선물할 각기 한 발씩의 "톨 보이" 폭탄을 적재하고 있었다. 이들 폭격기들은 독일군의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노르웨이의 지형을 최대한 이용하며 접근하고 있었다. 당시 부근의 독일 전투기 부대는 이들의 출현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티르피츠 전함이 난타당할 때까지 아무 도움도 못 주게 된다.

랭커스터 폭격기들은 영국 수상 처칠의 명령 "반드시 티르피츠를 수장하고 올것" 을 수행하기 위해 빈틈없이 움직인다. 이번에는 날씨도 좋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친 공격에도 잘만 버티던 운좋은 티르피츠도 이제 그 운명이 다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드디어 목표물을 앞둔 마지막 산등성이를 넘으면 티르피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랭커스터 폭격기들이 서서히 다가올 때까지 티르피츠는 모르고 있었다. 랭커스터 폭격기들은 목표에 도달하면서 고도를 급상승시키며 최적의 폭격고도를 유지하고 잘 준비된 톨 보이를 투하시키기 위해 폭탄창을 연다.

티르피츠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었다. 자주 끼던 구름과 안개도 걷혔고 만일에 대비하고자 만들었던 스모크 발생기도 미처 가동시킬 여유가 없었다. 완전한 기습이었다. 티르피츠에 설치된 대공포가 불을 뿜고 해상에 정박한 바지선에서 설치된 대공포와 해안가의 대공포들도 반격해오나 이미 때가 늦었다.

랭커스터 폭격기들은 티르피츠를 향해 톨 보이 폭탄 세례를 퍼붓는다. 이 중 세 발의 톨보이가 정확히 명중하여 티르피츠를 기울게 만들고 곧 이어진 내부 폭발로 포탑 한 개가 완전히 날아간다. 결국 점차 기울기 시작한 티르피츠는 얼마안가 완전히 뒤집혀버린다.

목적을 달성한 랭커스터 폭격기 편대는 한 대의 낙오도 없이 무사히 기지로 돌아온다. 이제 독일은 쓸만한 전함들은 모두 파괴되는 신세가 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