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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궁 (기계활)

석궁은 현대에는 특수부대나 사냥용. 그리고 사격용등으로 사용되는 활의 일종으로 총과
같이 사용을 할수있어 초보자라도 간단히 사용할수있는 것이 이 석궁의 장점이다.

초기 개머리판이 달린 아퀴버스라는 초기화승총이 등장했을때 석궁 사수들이 간단히 이 무기에
적응할수있었다.

고대 중국
최초의 석궁은 아마 중국에서 먼저 만들어졌을것이다. 중국 역사서를 바탕으로 한다면,
BC450년경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당시는 춘추전국시대이기 때문에 초기 철기시대였으므로
당연히 당시 석궁에 아직 야금술이 미약한 철기 부품이 아닌 청동기 부품이 사용되었다.
당시 이름은 노라고 하였으며 (뇌,  쇠뇌라고도 했다) 만든 사람은 역사서에 따라 다르게
기록되었지만 분명 춘추전국시대 많이 사용된것은 사실이다.

청동 방아쇠틀 뭉치

그리고 이 부품들은 진시황 병마용에서 청동화살촉과 함께 다량 출토되었다.

진시황제 병마용에서 나온 청동 화살촉

동양에서 방아쇠를 사용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맨 아래가 중국의 청동 방아틀뭉치이며 맨위 그림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몽족이 20세기까지 사용한 방식이다.

당나라 시대까지 중국의 노는 대량 사용되다가 서서히 사라지게 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그것의 제작이 힘들기 때문일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왜 사라졌는가 보다 왜 이 무기가 한때 중국에서 다량으로 장비되었는가를 봐야 할것 같다

춘추전국시대에 중국은 많은 군사가 필요하였는데 일반 활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장기간의
훈련으로 숙달될수있는 물건이었다.
반면 노는 누구라도 기본적인 제식훈련을 하면 사용할수있는 무기였으며 초보자라도 수일간의
훈련으로 정확한 표적 사격이 가능하였으므로 대량으로 장비하여 일종의 화력 투사가 가능
하였고 더구나 짧은 기간에 장비가 가능하였다는 점때문일것이다.
진시황제의 병마용에서 나온 활무기는 모두가 노였다.

진시황제 병마용에서 출토된 청동 입석전차 마부의 앞쪽에 잘보면 노가 걸려있다

병마용 1호용갱에서 나온 앉은 노(쇠뇌)수

그런데 왜 중국에서 점점 사라졌을까?
아마도 몽골의 침략이 아니었을가 하는 개인적인 추측이다.
몽골병사들은 모두가 기병이었으며 모두가 숙달된 복합궁(우리나라 전통 국궁이 바로 복합궁,
또는 합성궁이다) 사수들이었다. 마상 궁기병들이었는데 분당 발사속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진시황제의 병마용들은 서있는 사수와 앉은 사수가 번갈아 사격하게 하였는데 몽골기병은
그저 말달리면서 활을 쏨에도 동일한 시간에 한사람이 더 많은 화살을 날릴수있었고 이것은
결국 중국 군사사에서 노의 사용을 제한하게 하는 것이 되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노가 만들어졌으며 노의 활부분은 대체로 합성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대형의노나 여러개의 노를 묶은 노, 그리고 중국인들이 일명 제갈노라고 불리는 연속발사노가
있었다 제갈노는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만들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이 제갈노가 유일하게 중국에서 만들어진 노중에서 개머리판과같은 것이 달린 유일한 무기이다

제갈노라고 중국인들이 칭하는 노. 배에 대고 화살을 앞쪽 박스에 넣어 손잡이를 당기면 연속적으로 발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장력이 약해 근거리가 아니면 효과가 없었다.

대부분의 중국의 노는 개머리판이 없이 만들어졌다. 반동이 적고 무게가 무겁지 않아서 였을것이다

고대 유럽
서양 최초의 크로스 보우는 BC300년경 지중해의 그리스 계열 도시국가에서 만들어졌다고 하여
가스트라페테스 gastraphetes 라는 것으로 배로 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한십여년전의 영국의
영화 아더왕에서 등장한다.

시실리의 그리스인 기술자 Ctesibius (Ktesibios 또는 Tesibius라고도 하는)가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데 크기가 커서 공성포위전에서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한편 로마제국에서는 매우 다양한 기계활들이 사용되었다
보병이 들고 사격할수있는 Arcuballista 아르쿠라벨라스타 라는 활과 일명 ballista 또는
ballistae 라는 전쟁기계라고 고대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는 무기들이 있었다.

Arcuballista ? 근세에 누군가 추측해서 그린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트라야누스 황제의 콜룸(기념기둥)에 묘사된 돋을 새김부조이다

남아있는 유물이다

이 무기들은 oxybeles(대형 화살을 발사),lihobolos(둥근 석재를 발사, 노포) 라는 무기들이
여러 다양한 무기들과 함께 1개 군단에 15개가 기본 편성되었다.

이 무기들은 기본적으로 대형활이라고 할수있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활의 장력은 로프나 동물의
힘줄 등을 꼬아 만든 원형의 통에 활을 끼워넣은것을 기어를 이용하여 당겨서 작동압력을
주었다.

중세 유럽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중세 시대가 들어가면서 유럽의 군제는 기병이라는 병과에 의해 모든
유럽 전쟁이 집중되는 경향이 생겼다.
이른바 기사라는 것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전투에 임할수있게 되었는데 로마제국 말기부터
중장 기병들이 갑옷을 잘입었던 것의 연장선이라고 봐야 한다.

 유럽의 전통군사무기에서 투사무기들의 대부분은 투창이나 던지는 도끼(프랑크족의 프란시스카)
던지는 돌(보병이 기계가 아닌 간단한 기구나 가죽,천으로 만든 슬링을 이용), 그리고 한가지
 재료로 만든 활로 만든 무기들이었다.
로마제국 당시 합성궁이 있었으나 이들은 대부분 근동지방의 보조병들이 사용하고 그 지역에서
생산된 무기들이었기 때문에 로마제국이 사라진후 갑옷을 관통하는 투사무기란것 자체가
유럽에 존재하지 않았다.
있다고 하더라도 로마제국의 잔재였다.

합성궁을 만들 기술이 없었고 북유럽의 습기찬 날씨는 합성궁의 내구성에 좋지 못했기 때문에
로마제국의 발리스타와 같은 기계활을 보병이 들고 쏠수있게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계활은 crossbow라는 명칭으로 사용되는데 기독교적 영향을 받은 이름이었다.

이 십자활 crossbow는 로마제국의 기술이 남아있던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만들었을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당시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십자활부대는 이탈리아 제노아로써 유럽의 대부분의
10세기 이후의 전투에서 제노아인 궁병부대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한가지 알아야 할것은 이탈리아어로 크로스보우는 십자활이 아니다.
로마제국의 기계활인 라틴어 ballista 에서 나온 balestra가 이탈리아어로 크로스보우를 뜻한다.

물론 그 제작 기술은 금새 유럽으로 퍼져 14세기전후에는 유럽여러 나라에서 장인들이 생산을
하였다.
가장 유명한 십자활 사수는 스위스의 빌헬름 텔이 있었다.
영주의 명령으로 자신의 어린 아들의 머리위에 올려진 사과를 맞추면 풀어주겠다는 명에 따라
사과를 맞춘 스위스의 전설적 독립영웅이다.
이 전설에서 십자활이 매우 정밀한 조준이 가능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유럽의 기계활은
중국의 노와 다르게 개머리판이 있어서 안정된 조준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순전히 기사의 철제 갑옷을 관통하기 위해 만들다 보니 몇가지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의
노와 같은 문제로 바로 신속히 발사가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백년전쟁의 크레시 전투에서 프랑스군에 소속된 제노아 궁수부대들이 영국의 에드워드
왕의 장궁부대들에게 박살이난 경우에서 처럼 신속한 재장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계활의
대표적인 문제였다.
그러나 전문적인 무사들의 시대에서 농사꾼 무지랭이가 간단한 조작교육만으로도 완전중무장
무사를 죽일수있다는 것은 매우 큰 매력이 아닐수없었다.
실제로 한때 교황이 석궁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포고하기도 했지만 목숨과 자신의 재산이
왔다갔다 하는 전장에서 웃기지도 않는 소리였다.

15세기의 십자활 활부분이 목제이다

나날이 두꺼워 지는 갑옷을 뚫기 위해 크로스보우의 활의 장력도 높아지게 되면서 단순히
목재로 활부분을 만드는 것이 아닌 금속제 활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람의 힘만으로 활시위를 당길수가 없어서 여러가지 방식이 사용되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크로스보우의 앞부분에 말의 등자와 같은 발판을 부착하는 것인데 여기에
발을 넣고 활시위를 잡아 당기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활에 사용되고 있으며 현대의 석궁
에서도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의 크로스보우에 부착되게 되었다

발로 발판을 밟고 허리띠에 달린 고리를 걸어 당기게 하는 방식

처음 이그림을 보고 손으로 활시위를 당기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손가락이 활시위 너무 위쪽에 있으며 허리띠가 내려와있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이른바 염소 다리라는 방식으로 당기는 것과, 밀어 당기는 방식.

당기는 방식

미는 방식

크랭크로 돌려서 당기는 방식

양손으로 기어 손잡이를 돌려서 당기는 방식이 있다.

크레시 전투의 그림으로 우측 영국 장궁대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고있는 프랑스군 용병인 제노아궁수부대들.

이 방식은 관통력은 중대되지만 장전시간이 느리다는 단점말고도 또하나의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기병이 말위에서 사용을 하기 곤란하다는 점이었다.
그러다 보니 기사나 기병들이 마상에서 사용하는 크로스보우의 경우 장력이 보다 약한 크로스
보우가 사용되게 된다.

이글을 읽고 계신분은 굉장히 궁금해 하실 것이다.
왜 빤스지기는 석궁을 노, 기계활, 크로스 보우라고만 적고 있을까? 일반적인 석궁이라고
쓰지 않고?
이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석궁이라고 함은 한자의 돌석자인 돌활이라는 의미이다. 왜 이 단어가 우리에게 사용중일까?

이탈리아 르네상스시대부터 유명한 대리석산지에서 실제로 대리석을 깍아 만든 balestra
(이탈이라어로 크로스보우)가 있었다. 이것을 뜻하는것일까?
그리고 고대로마의 ballista 는 돌을 날리는 거대한 활이었다.
이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부분의 외국어가 이 땅에 들어올때 일본에서 한번 걸러져 들어왔던
시대가 있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그렇게 부른것이 굳어진것이 아닐까 한다.
그럼 일본인이던 조선인이던 왜 석궁이라고 불렸단 말인가?

십자형 모양의 활을 석궁이라고 한것은 돌을 쏘는 활이라는 것인가?

실제 돌을 쏘는 십자활이 있었다. 바로 stonebow 이다

이게 바로 진짜 석궁

화승총(머스켓, 아퀴버스)이 대량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자 사거리나 위력이 떨어지는 십자활은
전장에서 더이상 사용되지 않게 되었으며 간혹 사냥용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였다.
화약을 구하기 힘든 시골 사람들이 특히 십자활을 사냥에 사용했는데 중세시대에도 전투용으로
존재하기는 했지만 사냥에 효과적이었다.
주로 새를 잡기위한 무기였던 것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돌은 둥글게 깍거나 최대한 원의 형태를 갖춘 돌을 사용하였으는데 시대가
갈수록 좀더 현대화 되면서 머스켓총대위에 활을 부착한 사냥용 머스켓-석궁이 등장한다.
19세기에도 돌을 쏘는 석궁이 등장할 정도로 한때 인기가 있었던 모양인데 사진으로 소개할
수는 없지만 제2차대전당시 마켓가든에 참가한 영국 장교(후에 장군) 존 하키트경이 쓴 전문
직업군이라는 국내 번역본에 귀족을 위해 고급스럽게 만든 17세기 머스켓-석궁의 사진이 실려있다.

19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진 석궁으로 활시위가 잘못 걸려져 있다. 돌을 쏘는 넓은 시위가 아닌 일반 활용의 시위가 달려있는데 상부분에 화살을 끼울수가 있는 홈이 없으니 화살을 쏠수없다는 것을 잘보면 알수있다.

이미 총기의 시대에 화살(볼트 라고 부른다)을 쏘는 십자활은 존재하지 않지만 돌을 쏘는
십자활인 석궁은 존재했으므로 동양의 누군가가 당시 인기있는 사냥도구인 이것을 그대로
번역하여 석궁이라고 이름을 붙여 자국에 소개한것을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굳어진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즉, 석궁이 십자활을 부르는 정확한 명칭이 아니라는 점이다.

***

아래 사진 두장은 UTO님의 댓글에 대한 반론으로 올린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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