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얘기이지만, F-5A가 날아다니던 80년대, 대지공격훈련을 실시하던 F-5A가 범용폭탄을 타겟에 투하하기 위해 지정경로를 통해 접근하던 중 주날개가 찢어지면서 기체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고도에서의 작전시 기체에 걸리는 부하가 굉장히 높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F-5가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로켓탄을 발사하는 모습이 언론상에 비춰진 대부분의 사진을 장식하고 있는데, 자주 언급하는 기동성이라는 문제는 단순히 선회율이나, 속도, 상승속도 등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저고도 기동을 주를 이루는 FA-50에 있어서는 기체강도도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A-10이 부동의 왕자자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엄청난 무장량보다는 이러한 터프한 기동에 무리가 덜 한 강인한 기체구조와 저고도에서의 피탄시 무사히 귀환을 보장할 수 있는 기체의 방탄성능이 중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A-10A도 한반도지형에서 지상공격임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전술통제임무위주로 재편된 이유중의 하나가 산악지형과 이러한 지형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북한의 농밀한 방공망인데, 유럽의 평야지형이나 중동의 사막지형에 비해 불리한 이유는 지상공격을 위해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는 비행경로가 상대적으로 제한되게 되고, 적 지상군의 입장에서도 미리 이를 인지하고 화망을 구성할 수 있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은 우리군의 방공포병에 있어서도 충분히 활용하고 있으므로 북한공군 전술기의 입장에서도 겪어야 될 문제인 것입니다.

FA-50이 맡게될 경공격임무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환경에 부합하는 항공기이냐 하는 문제는 단순히 국산항공기라는 문제와 공군의 전술기부족문제에 묻혀 논의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FA-50의 피탄시 생존성은 A-10이나 AH-64보다 떨어지는 것은 초보자라도 인지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저고도에서의 실전적인 기동성이 좋은가 하는 문제는 모체가 훈련기라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체설계의 한계상 터프할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60대의 세력이라면 유사시 전면전 상황이라면 개전 몇일이내에 비행대대 기능을 상실할 만큼 클 것이라는 점은 전문가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물론 F-16이든 F-4든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FA-50의 임무가 가장 혹독한 임무, 즉 공군조종사들이 가장 기피할 수 있는 임무라는 것이죠.

단순히 F-5의 대체라는 측면에서나 아니면 전력손실보충이라는 점에서는 대규모 도입으로 도배질을 하는 것이 맞을겁니다만, 이러한 잘못을 범하자고 할 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한 위험한 임무에 투입될 항공기에게 과연 그에 걸맞는 방어장비를 가지고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나마 예전 공군참모총장이 언급한바 있는 EA-50이나 RA-50이라는 파생형의 기체들은 단순한 경공격기의 세력확장보다는 이러한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성을 조금이나마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 낫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공군의 입장에서 보면 지상군지원을 위한 이러한 한계가 분명한 항공기전력은 비숫한 성격을 지닌 육군의 공격헬기부대와 단거리 지대지유도탄전력이 대체하던지 아니면, 육군과 공군의 중복투자보단 이를 공군으로 몰아주는 쪽의 전력증강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AIM-120의 탑재는 FA-50의 본질적인 탄생배경에는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오히려 정밀야간항법장비(라이트닝-II급 국산 항전장비)와 좀더 정밀한 지상타격용 무기체계(CBU-105 등의 분산탄의 도입은 FA-50의 생존성과 지상공격작전시의 효율성제고라는 측면에서 도입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의 통합이 더욱 절실한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국산화의 문제와 증산의 문제에서 얘기해보자면, 사실상 체계종합의 주체가 KAI라는 점이 있고 일부 항전장비와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진전이 있기는 하지만, 항전장비는 미국제와 캐나다제, 엔진은 미국제, 랜딩기어는 프랑스제 등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것이지, 실제 중요한 부품의 외국의존도는 타 기종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물론 체계종합능력과 국내생산경험은 매우 중요한 항공산업발전의 요소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유지정비차원에서 직도입항공기에 비해 유리하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산배분의 문제에서 보더라도 증산은 타 예산을 잡아먹을 수 밖에 없으므로 단순한 증산이 KFX나 FX-3차사업 또는 기타 예산을 삭감시키게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FA-50의 추가도입의 가능성은 높아져가고 있다고 봅니다만, 한계가 분명한 기종으로 도배질하는 실수를 그나마 현실적으로 어쩔수 없었다고 하는 7-80년대 F-5의 경우처럼 저지르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