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토론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라크 파병 이야기 후속편
C-130H 항공기는 비행 시 함께 비행하는 정비사들이 있습니다. FE 라고 하는 플라이트 엔지니어 그리고 화물 적재 및 화물실에서 장비들을 조작하고 인원들을 통제하는 임무를 가진 로드마스터가 있습니다.
파병 시 임무 때는 위협이 상대적으로 거의 없었지만 특기 정비사도 동승하여 비행했습니다. 저도 특기 정비사이기 때문에 이라크 아르빌에 동행하였습니다. 모든 비행에 모든 특기별 정비사가 탑승하는 것은 아니었구요.
어느 날 거의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기체 바닥에 무언가 때리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이거 뭔가 싶었는데 소구경 탄에 맞는 듯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제 예측일 뿐.. 저도 직접 총에 맞아본 적이 없어서 짐작한 것입니다. 그래도 고도가 어느 정도 있어서... 이상한 것은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때리는 것이 사람이 그냥 쏘는 소총이면 이렇게 일정하게 때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동화기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보통은 전술 기동을 하며 착륙을 합니다. 이 때도 전술 기동을 하면서 착륙을 했는데 전투기 정도는 아닐지라도 G가 느껴지는 데다가 창문을 통하여 지면을 스칠 듯 보이는 날개 끝을 보면 살짝 겁도 납니다. 가끔 실전을 경험을 기록한 책을 읽다보면 (특히 특수부대원들의 표현을 빌어보면) 가장 무기력할 때가 차량이나 항공기에 실려 갈 때라고한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착륙 후 엔진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화물을 내리고 바로 이륙을 했습니다. 정신 없었죠. 아르빌에서 생활하는 공군 동료들하고 보통 반갑게 이륙하기 전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인사 할 겨를 없이 바로 이륙을 했고 긴 시간 비행하여 다시 주둔 기지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라... 제가 1번기를 탑승했고 2번기가 착륙을 안하기에 FE후배에게 물었습니다. 뭔 일 있냐고...
그 후배 말로는 RWR 경보와 함께 자동으로 채프 프레어가 발사되면서 전술 기동을 실시 했고 착륙 후 바로 이륙을 했는데 2번기는 활주로에 FO 물질들이 많아 (채프 프레어 발사되면 탄피 같이 케이스들이 함께 뿌려집니다.) 몇 시간 후 이륙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센서가 소각장 연기나 석양 특이한 상황에서 반응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대공 미사일 공격 징후인지 확실하지는 않았다고 위로를 해줬습니다. (솔직히 제가 조종석에서 함께 있던 것이 아니라 긴박한 마음은 덜 했던 것 같습니다. 별로 감흥이 없었죠...)
이륙 할 때도 전술 기동을 하는데 이 때가 더 살 떨립니다. 착륙 할 때야 속도가 있는 상황에서 기동을 하니 몸이 좀 힘든 것 말고는 별 감흥이 없는데 속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거 정말 느껴집니다. 비행기가 힘들어 한다고 해야하나, 자동차 언덕 올라 갈 때 힘들어 하는 느낌 정도) 날개 끝과 지면이 보이면 땅과 만날 것 같아서 더 긴장이 됐습니다.
제가 처음 주둔지에 도착 해서 교육 받을 때 교육 받은 내용 중 영국군 C-130J 항공기가 RPG 맞고 추락한 내용도 있었는데 ㅠㅠㅠ...
귀국 후 부서를 옮기고 Black Hawk 정비 업무를 하면서 알게된 내용 중 엔진 화재 경보 시스템에서 화재를 감지하는 센서가 적외선을 감지하는 것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과서에 여러 종류가 나오는데 다른 종류는 흔하게 봤는데 이런 종류는 그 당시 처음 봤습니다.) 그런데 석양에 비행 전 또는 후 점검을 하다보면 화재 경고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센서가 민감하여 특정 각도에서 들어오는 빛에도 반응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 경우를 겪어보니 사실 우리가 흔히 쉽게 말하는 어느 미사일 있으면 넌 죽었어와 나는 그거 막을 수 있어 자신하는 것이 사실 쉽게 그리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끊임 없이 센서 종류들과 이를 통제하고 진짜 위험을 식별하는 방법을 물리적으로 또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또한 정말 중요하고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됐습니다.
이런 비슷한 예가 사이드와인더 9X가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이 것도 제 개인적인 경험인데 제가 접한 정보 중 사이드와인더 9X가 좋다고 하는데 실전에서 의외로 성능을 증명할 기회를 놓친 적이 대부분이라고 ㅠㅠㅠ. 제가 접한 정보가 정식 문서가 아닌 “썰”들이라서 이해 부탁드립니다.
요즘 부쩍 KFX 레이더 문제 관련해서 유튜브에 많이 올라오는 내용을 보다보니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제 썰을 남겨봅니다. 대부분 많은 분들이 각종 시스템의 원리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원리를 알고 있고 하드 웨어도 만들 수 있는데 지금까지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 또는 기술을 넘겨주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정보를 센서를 통해 수집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거기에 더하여 진짜 위협이 무엇인지 신속하게 계산하여 다음 반응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앞서 설명한 제 경험에서도 소각장 연기에 반응한 것이라면 뭐 채프 프레어 발사 한 것이 별 것 아니지만 그 이후 진짜 미사일 위협이 발생했다면 RWR의 경고음 소리를 듣고 기도 말고는 할 것이 없을 테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기 어렵죠. (지금은 훨씬 좋은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아주 오래 전 처음 사용한 것이 그랬다는 것... 그래도 미군이 사용한 것과 동일한 모델인데 우리 것이 버전은 더 좋은 것을 사용했으니 오해 없으시기를)
무엇을 위협으로 판단하고 다음 절차를 실행하는지 판단하는 프로그램 만들기도 어렵지만 다른 이들에게 정보 제공하기도 어려운 것이 이 것을 알면 이를 우회하여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쉬우니 개발자 뿐만 아니라 단순 그 시스템을 운영 유지하는 사람들도 엄격한 통제 하에 있습니다.
비밀을 취급하기 때문에 시험도 많이 보고 각종 감사와 검열 때 필수적으로 확인을 받아야 하니 스트레스도 많죠....
이런 어려움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바라보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혹시 주변에 이라크 파병 갔던 조종사를 만나시면 위로와 격려를 ... 아 적당한 표현을 못하겠네요. 제한된 인력이 긴 기간 파병을 가야 했기에 해당 기종 운영 부대 조종사와 정비사는 사생활 없이 파병을 나갔어야 했고 특히 조종사의 경우는 경제적인 손실도 컸습니다. 공무원은 수당을 이중으로 받지 못하게 되있습니다. 파병 때 받는 위험수당을 받으면 나머지 모든 수당을 못 받습니다. 조종사의 경우도 비행 수당을 못 받았습니다. 파병 가서 고생하고 금전적 손해도 보고...
아, 이런 일도 있었다면서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정도 인사 해 주시면 좀 보상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 후 비행 수당은 지급 할 수 있도록 요구를 했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긴 기간 반영이 안됐는데....
아,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젊은이가 있습니다. 한 번은 파병 임무를 종료하고 귀국하기 위해 아르빌에서 쿠웨이트로 오는 비행기에서 만난 통신병과 병사였습니다. 손으로 기억하는데 일 하다 다쳐서 계획보다 몇 주 일찍 귀국하는 사정이 있었는데 많은 부분 기여를 못해 많이 실망했던 친구라 기억에 남네요.
그래도 고맙다고 인사했습니다. 자네가 있어서 조종사들이 믿고 위험지역을 지나 임무를 할 수 있었고 나도 자네에게 인사 할 수 있으니 감사하다고.
사실 그렇죠. 아무 일 없으면 자기 자리를 충실하게 지키고 있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감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죠...
병사 신분으로 무언가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을 보기 쉬운 것이 아니었기에 더욱 더 기억에 남네요.
그러고 보니 많은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이 곳의 많은 분들께도 감사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이런 기회를 주신 것 그리고 부족한 경험 들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
- besterorist (112.175.xxx.xxx)
- 2020-05-21 09:13:12
- https://www.youtube.com/watch?v=AOCrG0mOMW4 화재감지기 원리가 다양하니 그런 일도 있겠더군요 GFAS유사장비를 미육군 차기헬기들에 장착하는데 어떤 게 달릴 지 기대되죠
-
- 화력터널 (112.175.xxx.xxx)
- 2020-05-21 10:51:32
- 호랑이가 전자담배피던 옛날에는 2개 이상의 센서로 센서 데이터 퓨전을 하여 오감지를 막았는디욧
F-35 이후로는 인공지능이 실시간 개입하여 AI Denoising을 해버리니께 훨씬 뚜렷하고 질이 높은 이미지로 감지를 하지욧 F-35의 ICPs가 당대 최강이었던 F-22의 4배 능력을 보여주고 나서 그 F-35의 25배 성능의 새로운 ICPs가 F-35에 장착될 예정인디욧 현시점으로는 B-21이 폭탄 대신 F-35와 차원을 달리하는 ICPs를 탑재할 것으로 보입니돠
Pyroelectric IR Detector도 옛날 구닥다리를 안쓰는디욧 자세한 긋은 업계 관계자가 즐비한 곳에서 사자성어 쓰는긋이라 이만 세마이 즐하겠읍니돠
-
- 화력터널 (112.175.xxx.xxx)
- 2020-05-22 00:23:09
- 오오미 다 가르쳐 주믄 학상들이 공부를 안허는디욧 ㅜㅜ KF-X를 볼짝시믄 F-35를 능가할 긋은 당근빠따긋찌만 인공지능과 컴퓨팅 파워만 잘 헌다고 되는 긋이 아니옵꼬 무엇보담도 B-21에서 보여준 가공할만한 지상목표물 추적 성능으로 조인트 스타즈를 능가해뿌는디 그 추적 알고리즘 개발에 공돌이를 갈아넣어야 할 긋으로 사료됩니돠...B-21같은 괴물같은 슈퍼컴퓨팅 까지는 아니긋찌만 우짯껀 KF-X가 전투기 개발 사업으로 시작했지만서도 그 프로젝트 워크플로우가 심히 창대한바 뜻한바를 능가하리라 믿싸옵니돠
-
- 김병기 (112.175.xxx.xxx)
- 2020-05-21 17:55:43
- Integrated Core Processor (ICP) 는 통합 된 신호처리용 프로세서로 F 22 는 90 년대 말 기술이고 F 35 초기형은 2000년대 중반 기술. 최근 교체 하는 해리스사제 ICP 는 2018년 프로세싱 기술이 적용되기에 세대별로 차이가 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KFX 에 들어가는 프로세싱 기술 수준도 현재 기술로 F 35 와 비슷한 수준인데 KFX 는 완전 통합형이 아니라 작전운용 수준이 차이가 클것입니다. 그렇더라도 KFX 레이더의 신호처리 능력은 기존 레이더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입니다. 여기에 FFX B3 KDDX 용으로 개발되는 레이더는 최초의 Full Didigtal AESA로 현재론 AMDR 보다 기술적으로는 앞서는 기술입니다.
물론 이런 기술적용이 그동안의 실전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 라이브러리와 운용노우하우 차이가 커서 일본 JPG 1 AESA 의 경우처럼 많은 시행착오를 필요로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매우 빠르게 선두주자를 쫒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
- erorist (112.175.xxx.xxx)
- 2020-05-21 09:13:12
- https://www.youtube.com/watch?v=AOCrG0mOMW4 화재감지기 원리가 다양하니 그런 일도 있겠더군요 GFAS유사장비를 미육군 차기헬기들에 장착하는데 어떤 게 달릴 지 기대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