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확실히 해야 할건 만약에 우리가 당장 항모를 만든다고 결정을 해도 실제 전력화 시기는 2030년대나 되서야 될것입니다. 

지금 해군이 조용히(?) 추진 중인 한국형 항모?도 아직은 사업 타당성 논의 과정에 있지, 설계는 커녕 대충 크기가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그냥 단지 생각만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우리군이 도입 추진 한다고 했으면서 결국 흐지부지 잊혀졌던 일이 그동안 한두번도 아니었는데, 요번에도 그냥 논의 수준에서 끝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이거 가지고 지지고 볶고 싸울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배수량 5만톤급이상의 중형항모.... 당연히 있으면 좋죠.... 근데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는 중형항모를 운용할 여력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조기술이나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이보다 더 우리군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가 항모가 운용해야 할 이유라면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왜나면 이 둘이 항모들을 더 건조하고 있거나 그럴 계획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항모를 견제할 수단으로 항모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항모를 한척 건조하는데 얼마가 들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그래도 막대한 비용이 될 것임은 이견이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차라리 이돈으로 다른것을 사서 우리군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고,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 확장을 견제하는 두가지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봅니다.

첫번째는 잠수함전력 확충입니다. 

항모를 잠수함을 이용해 견제하는, 예전 소련의 전략이었죠. 

참여정부때 계속 쭉 추진했으면 좋았을텐데, 왜 지금은 별로 적극적인 핵잠수함 건조 움직임이 없는지 아쉽습니다. 핵잠수함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핵추진 기술 자체입니다, 프랑스에서 기술을 도입한다던가 아니면 우리나라 핵발전 기술로도 충분히 개발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둘다 문제는 저농축 핵연료를 쓴다는 점입니다. 고농축 핵연료보다 더 안전하고, 조금 더 싸기는 하지만 그만큼 핵연료 교체 기간이 짧아 유지 측면에서 확실한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고농축 핵추진 기술도 싸지 않을 분더러 정치적인 이유로 얻기가 힘들겁니다. 그럼에도, 장기간 바다에서 작전할 수 있다는 점, 디젤 잠수함보다 뛰어난 항해속도와 은밀성등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에도 핵잠수함을 도입할 가치가 있게 해줍니다. 

항공모함처럼, 핵잠수함도 지금 당장 도입한다고 결정을 해도 개발 완료해서 실전배치까지 상당히 많이 시간이 들겁니다. 핵잠수함 대신의 차선책은 당연히 장보고-3급 잠수함의 대량 건조입니다. 

두번째는 공중급유기 추가도입입니다. 

KC-330 4대가 도입되었지만 아직은 부족합니다, 영국, 프랑스, 터키 등 우리나라랑 비슷한 규모의 공중급유를 받을 수 있는 전술기 전력을 보유한 나라들의 예를 봐도, 우리공군이 보유한 전술기전력에 원활한 공중급유를 위해선 적어도 10대이상의 공중급유기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해역이 작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군이 커버를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충분한 공중급유기 전력으로 공군 전투기들이 우리 해역을 방어할 만큼 체공시간을 늘려주면 항모 자체가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세번째는 대잠항공기 추가확보입니다. 

우리나라 바다 3면을 제대로 커버하기에는 P-3 16대로는 부족하다는건 모두 동의할 겁니다. 항모만큼 신경써야하는게 잠수함의 위험인데, 하루빨리 P-8의 도입이 이루어져야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중국이랑 일본 때문에가 아니라, 당장 북한 잠수함 전력 견제용이라도 지금 해군의 초계기 전력이 너무 부족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해상작전헬기 전력도 증강이 되어야 하는데, 2차 사업에서 어느 기종으로 하던간에 넉넉히 도입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금 수적 주력인 슈퍼링스도 당분간 퇴역할 생각 말고, 와일드캣의 엔진계통과 대잠장비를 이식한 슈퍼링스 Mk.300급으로 개량이 이뤄져야합니다. (참고로 해상작전형 링스는 아직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네번째는 대함미사일입니다.

공중급유기로 공군 전투기의 체공시간을 늘려줘도 적 함정을 공격할 무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죠. 따라서 현재 운용중인 하푼보다 뛰어난 공대함미사일 도입이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JSM이나 LRASM입니다, JSM은 일본에서도 도입할 예정이죠. 

초음속대함미사일도 꼭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하고는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시는 분 있나요?) 꼭 제대로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사거리가 300~500km 선까지만 되더라도, 우리나라 해안에 배치해도 우리 해역에 무턱대고 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것입니다, 해군의 전투함 부족에 대한 차선책이 될 수도 있죠. 

다섯번째는 공군의 F-35A와 F-15K 추가 도입입니다. 

F-35A는 20대 추가도입이 확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빨리 빨리 추가도입했으면 좋겠고, 일본이나 중국의 해군력 확장 못지않은 공군력 확장 추세를 봐서는 60대에서 멈출게 아니라 KFX와 별개로 최종 도입수를 100~120대까지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모가 위력적인 이유는 탑재한 함재기 때문인데, 중국항모의 J-15이나 일본이 도입을 계획중인 F-35B이나 둘다 육상형보다는 전투능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는 F-35A가 이들을 F-35B/C이나 F/A-18E/F (사출기를 탑재한 중형항모를 도입한다는 가정에)로 상대하는것 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F-15K 같은 경우에는 어드벤스드 이글 사양으로 20대 정도만 추가 도입했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F-15E 개열은 다목적전투기이기는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운용국에서는 폭탄 배달이 우선인 전폭기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F-15A/C와 다를바 없이 공대공미사일만 달고 제공임무를 맡기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만큼 현재 F-15K가 우리 공군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임무는 막중하다 못해 과할정도인데, 문제는 F-35A가 도입되어도 그렇게 달라질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F-35A와 F-15E은 체급자체가 다른 기종입니다, F-35A가 스텔스기라고는 하나 F-15E에 비해 무장능력이나 확장성이 확연히 떨어지기 때문에 (F-35의 운용비용이 더 비싸기도 하고), F-35A가 몇대가 도입되든 우리나라 4면을 F-15K가 앞장서서 방어해야 할것입니다. 따라서 도입 15주년을 맞은 F-15K 전력의 개량이 이제 필요하다고 봅니다, AN/APG-82 AESA 레이더로 교체하는 등의 개량으로 4.5세대 전투기 수준으로 개량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것들도 모두 절대로 싼게 아닙니다.

항모를 포기한다고 모두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항모한척보다는 이렇게 주변국 해군력 확장을 양적과 질적으로 모두 어느정도 견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해군이 여전히 항모를 원한다면, 중형항모말고 강습상륙함과 경항모를 겸하는 다목적함정이 괜찮은 차선책 같습니다. 

어차피 해군은 독도/마라도함의 후속 대형상륙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요건 그나마 현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게 그만큼 독도/마라도함에서 아쉬운 점들이 많기도 했죠, 그래서 요번에는 훨씬 늘어난 배수량에 복층갑판을 채용할것으로 기대됩니다. 

호주의 캔버라급, 스페인의 후안카를로스급,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급 처럼 거의 중형항모 사이즈의 미국 아메리카급 만큼은 안커도 스키점프대를 적용하여 F-35B를 운영 능력은 갖추게하는거죠. (함정은 어떻게 하든 함재기 도입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

항모를 건조하든, 항모대신 도입하든

기본적으로 중국과 일본 견제를 위해선 해군과 공군 전력 확충이 불가피합니다. 그만큼 운용 인원이 늘어난다는건데, 안그래도 육군은 감축을 해야 할 만큼 인원확보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죠. 

어찌 되건 이쪽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해보입니다. 

이런 수많은 문제와 논란도 결국 돈이 문제겠죠...?

뭐니뭐니 해도 국방비 증액과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도 필수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