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axi(김민석)입니다. 

 지난 주 ADEX 2019의 뜨거운 열기가 지나갔는데요, 사실 ADEX는 공군만큼이나 육군이 중요한 행사나 소식을 많이 진행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육군 항공 관련 이슈가 중요성에 비해서 주목을 덜 받은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우리 육군항공도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준비해야 합니다. 여러 업그레이드들이 고려되거나 제안되고 있는데, 하나만 하고 하나는 안하는 식이 아니라 UH-60V, KUH-1E, 등 여러 헬기들의 업그레이드를 진지하게 추진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국방비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여러 이야기들이 제안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선 KUH-1E를 살펴봅시다. 일단 KUH-1E는 수출을 전제로 KA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국내 군 소요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KUH-1E의 개량내용이 상당하여, 우리 군이 해당 개량내용을 반영하면 상당한 전투력 강화가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임무 컴퓨터와 항법장비를 개량하고, 무장형 개량능력과 조종석 디스플레이를 변경한 것이 수리온 수출형의 성능 개량 내역인데요. 이 중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일명 항공전자 시스템(Avionics Suite)으로 일컬어지는 조종석 전자장비 개선입니다.

 모든 비행기는 조종이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헬기는 정말 신경써야 할 것이 많습니다. 양력 유지와 속도 조절이 고정익 항공기보다 훨씬 어려워 조종사의 피로도가 큽니다. 눈에 보이는 전투력이나 항속거리가 늘어나진 않지만 임무 성공률과 위험도가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수출형 수리온의 사양은 우리 군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수출형 수리온은 아직 성장 가능성도 크고, 개발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현재 수출형 수리온은 무장 장착대의 성능을 입증해서, 헬파이어 미사일이나 스파이크 미사일을 장착하도 비행해도 안전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미사일과 기관포를 달고 쏘는 조준장비와 사격통제장비는 추가로 개량하거나 수입해야 합니다. 이것을 만드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입니다. 또한 수리온은 앞으로 확장형 모델등을 개발해서 병력 수송능력 등을 강화할 여지가 충분하니, 마치 KF-X가 블록1에서 세미스텔스, 블록2에서 스텔스를 하는 것처럼 환괄탈태를 한 개량형을 개발하여 미래에 추가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합니다.

 오랜 개발기간이  필요한 수리온보다 더 쉽고 간단하게 개량과 개발이 가능한 회전익기 업그레이드 사업도 있습니다. 노스롭 그루먼은 이번 에어쇼에서 우리 육군이 130여대를 운용중인 UH-60P를 UH-60V로 업그레이드 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130대 전부를 개조하는데 수 천억원에서 일조원 정도 예산이 필요해서 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확실합니다.

 우선 앞서 말한대로 에비오닉스 시스템이 확 바뀌어 아날로그 계기판이 디지털 대형 스크린(MFD)로 변경되고 임무 컴퓨터와 항법, 통신체계가 신형으로 바뀌어 자동조종장치가 추가된다. 여기다가 항공기의 야간작전능력을 위한 적외선 장비(FLIR), 그리고 적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방어 장비가 추가되는데, 이 중 자체방어 장비에는 최신형 적외선 대공 미사일도 막을 수 있는 지향성 방해장비(DIRCM)이 장착되어 종합 성능면에서 UH-60 개량형은 항공전자장비, 항법, 비행제어 능력은 수리온과 동일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자체 방어능력은 수리온 이상으로 일거에 향상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제가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수리온의 개량과 블랙호크의 개량은 둘다 꼭 필요한 사항이고, 또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리온 추가 생산을 위해 블랙호크를 조기 퇴역 하는 것보다는, 수리온과 블랙호크를 같이 운용하는 법을 좀 더 연구해 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가령, KUH-1E의 기술을 응용하여 기존 수리온에 임무 컴퓨터와 조종석을 개량하고, LAH 소형무장헬기에 사용된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KUH-1을 수송-공격 복합임무 기체로 개량하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KUH-1의 항전장비 뿐만 아니라 동체 연장과 엔진 출력을 강화해서 UH-60과 동등 이상의 중형헬기로 확장형 개발을 추진하고, 그 개발기간 사이에는 먼저 빠른 전력화가 가능한 UH-60을 개량해서 생존장비와 항공전자를 업그레이드 한다면, 입체기동작전, 다영역 작전을 준비하는 한국 육군의 헬기전력을 가장 적절하게 건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공전력은 단순히 빠른 수송능력 뿐만 아니라 미래 지상작전에서 신속한 작전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 전력이고, 우수한 생존능력과 복잡하고 어려운 비행임무를 감당해야 합니다. UH-60 개량 프로그램과 수리온 개발을 하나만 선택하는 것 보다는, 국내 연구개발이 필요한 수리온은 좀 더 멀리 넓게 보고, 우선은 당장의 전력 향상을 기대할만한 UH-60을 진행하면서 시간을 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