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토론방에 정작 무기이야기는 별로 안올라오길레...몇 자 적어 봅니다.

화약의 최초 발견자가 누구인지 몇 가지 설은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서양의 연금술마냥 중국에서도 연단술이라하여 불로불사나 기타 영약을 만들기 위해 선단을 만들던 이들이 여럿있었는데, 아마 그 와중에 염초등을 이용하여 여러가지를 연구하다가 흑색화약에 이르지 않았나...라고 추측 할 분이죠.

흑색화약은 얼마 안가 무기에 활용되었는데 크게 화포의 형태와 로켓무기의 형태, 이렇게 두 가지 형태로 발전합니다.

과거 중국에서는 화창이라 하여 창 끝에 화약통을 매단 무기가 있었습니다. 화약통 안에는 유황이나 파편등을 넣어 적에게 불꽃과 연기, 파편을 내뿜을 수 있었고 주로 성벽에서 공방전을 벌일 때 많이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아마도 실수로 화약통을 거꾸로 매달았을테고, 그로인해 창이 멀리 날아가는 일이 있었던 듯 합니다. 왜냐하면 화창이 등장한지 얼마 안가 이 화창의 화약통을 거꾸로 매단, 즉 화약을 추진기관으로 사용한 로켓무기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아무래도 영화등의 영향으로 신기전 같은 화살형태의 로켓화기가 익숙하지만, 기록상 최초의 화약무기는 커다란 창을 날리는 화약무기였습니다. 이후 사용하기 쉽고 화약소모량도 적은 화살형태의 로켓무기가 등장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무기는 주화(달리는 불), 화전(불 화살, 근데 이건 진짜 불 붙인 화살도 이렇게 불러서...), 신기전(귀신같이 날아가는 기계 화살)등으로 불렀으며 보통 화살통이나 창대 끝에 걸어서 쏘다가 점차 연발 형태로 쏘는 연구를 하였고, 나중에는 조선의 화차처럼 아예 전용 발사대에 두고 다연장로켓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로켓형 무기는 반동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개인이 화살통 같은 간단한 도구만 가지고도 쏠 수 있는데다가 화차등의 발사대를 이용하여 연발 사격이 가능하므로 한 번에 밀집된 병력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당시로서는 고가의 물질인 화약 소모량이 크고, 조준도 어려운 편이다보니 점차 화포와 총기류에 밀려 납니다.

다만 19세기 무렵까지도 로켓무기는 간간히 사용되었는데, 특히 유럽의 콩그리브 로켓이 유명합니다. 영국은 인도를 침략하였다가 인도군이 사용하던 로켓화기(조선의 대신기전과 유사)를 인상깊게 보았고, 비록 인도를 굴복시켰으나 이 로켓화기를 빠르게 자신들의 무기화하였습니다. 영국의 콩그리브 로켓은 몸체를 금속으로 만들어 더 높은 압력에도 견디게 하였고, 요새공략이나 선박간의 싸움 등에 사용하였습니다(그래서 미국의 국가에도 로켓 이야기가 나옵니다).

19세기까지 총, 포, 로켓에 가리지 않고 주로 쓰이던 흑색화약은 습기에 약하고, 연기가 굉장히 많이 생겼습니다. 이후 니트로셀룰로우스, 니트로글리세린 등, 더 강력한 화약물질이 등장함에 따라 로켓의 주 연료에 변화가 옵니다.

니트로글리세린은 다이너마이트의 원료로 유명하지만 이것은 너무 폭발력이 강해 로켓추진기관이 아니라 폭약이 되어버리므로, 보통 이들을 이용하여 로켓을 사용할 때는 니트로셀룰로우스와 니트로글리세린을 적당비율로 혼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를 두 가지 물질의 혼합형 추진기관이라 하여 복기(Dual Base) 추진제라 부릅니다. 좀 더 쉬운말로 2중바탕 추진제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 추진기관은 추진력이 흑색화약보다 훨씬 강한데다가, 연기 발생량이 매우 적은 편입니다. 지금도 이 적은 연기 발생량 때문에 무연 추진기관에 쓰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로켓 주 연료는 과염소산암모늄(통칭 AP)분말과 산화알루미늄 분말입니다. 과염소산암모늄은 화학적으로 많은 산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화학반응을 일으킬때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산화알루미늄은 그 자체가 고온에서 연소하는 한편, 전체적으로 추진 연소가스의 질량을 늘려서 추력을 더 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두가지 물질은 모두 분말 형태이므로 그대로는 취급이 곤란하고, 또 사용자 입맞에 맞게 여러 형태로 추진기관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HTPB라는 일종의 합성고무를 사용합니다.

HTPB는 걸죽한 액체상태이며 여기에 위에 설명한 과염소산암모늄과 산화알루미늄 분말을 섞습니다. 그 외에도 연소촉매제, 경화촉매제, 가소제등의 물질을 넣고 기계로 잘 섞습니다. 이게 무턱대고 섞으면 로켓 성능이 제대로 안나오고, 폭발위험도 있기 때문에 저 섞는 기계 만드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라 합니다.

여하간에 이렇게 섞은 물질을 굳히면 흔히 말하는 고체로켓 연료가 되는데 이게 바로 현대의 고체연료입니다. 물론 용도나 여러이유로 안의 구성물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산화알루미늄은 로켓의 추진력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다량의 힌 연기를 만들기 때문에 적이 로켓의 흰 연기 꼬리를 보고 미리 로켓(혹은 미사일)의 접근 사실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될 경우에는 산화알루미늄을 빼기도 합니다. 

AIM-7과 AIM-120의 비교 사진입니다. 로켓의 연기 발생량이 현저하게 줄어든걸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연기발생량을 줄이면서도 로켓의 추진력을 유지하려면 또 공돌이들이 머리를 쥐어 뜯어야 합니다만....

한편 추진제 물질들을 뭉치고 굳히는데 합성고무를 사용하는 이유는 고체로켓을 운반하거나 지상에서 취급하다가 진동, 충격을 받고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무기라는 것이 안쓸 때는 10년 이상 장기 보관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계속되는 일교차와 계절의 변화에 따른 온도 변화로 팽창/수축을 반복하는데 만약 로켓연료가 딱딱한 물질이면 균열이 갈 수도 있기 때문에 고무가 더 적합합니다. 더불어 이 고무 역시 약간의 연료역할을 겸합니다.

일반적인 로켓의 구조는 위 그림과 같습니다. 위 그림은 간략화하느라고 길이가 좀 짧긴 합니다만...

Grain portarea gas cavity라는 부분은 빈 공간입니다. 저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연소가 이루어지고, 가스가 생겨 뒤의 노즐로 분사되는데 이 모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뒤에 다시 설명...

Propellant grain이 위에 설명한 여러 물질을 혼합한 추진제 덩어리입니다. 보통 로켓 안의 추진제 덩어리를 그레인(grain)이라 부릅니다.

Thrust Skirt는 로켓을 앞(혹은 뒤)의 다른 구조물과 연결하기 위해 있는 구조물입니다. 이를테면 미사일이라면 저 앞에 조종장치와 탐색기 등이 담겨 있는 동체가 붙겠죠.

Thrust Terminal Port는 추력 중단 포트인데, 사실 일반적인 로켓에 있는 구조물은 아닙니다. 주로 2, 3단으로 분리되는 부스터에 달리는 것인데 부스터가 분리 될 때, 혹시 남은 추력으로 인해 부스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더 날아가거나 혹은 분리되고 난 앞단의 미사일 혹은 로켓의 본체를 때려버리면 곤란합니다. 그래서 앞쪽의 구멍이 열리면서 가스가 앞으로도 분출되게 하여 추력을 최대한 빨리 없애버립니다. 이 부분을 추력중화장치라 부르기도 합니다.

Forward End Igniter는 우리말로 하면 전방 점화장치 정도가 될겁니다. 로켓의 추진기관은 생각보다 쉽게 불이 붙지 않습니다. 단순 화재시에는 폭발하듯 타오르는게 아니라 마치 고무덩어리 타듯 조용히 탈 정도입니다. 취급중 부주의등으로 쉽게 불이 붙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 강력한 압력과 온도가 필요한데, 이 점화장치가 그것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점화장치 안에는 작은 화약덩어리들이 들어있으며, 그 앞쪽에는 이 화약에 불을 붙이는 장치가 들어있습니다. 요근래는 주로 순간적으로 고전압을 흘려 작은 점화약을 터트리고, 그 화약의 폭발로 인해 점화장치 안에 화약이 터지면서 연쇄적으로 추진기관 그레인에 불을 붙이는 식으로 개발됩니다. 그리고 점화장치 자체는 기계적, 전기적, 혹은 둘 다를 이용한 2중 이상의 안전장치 구조로 되어있어서 평시에는 전류가 잘못흐르거나 외부 충격이 가해져도 추진기관에 불이 붙지 않도록 합니다.

Motor Case는 흔히 연소관이라 부르는데, 로켓의 몸체를 이루는 원통형 구조물입니다. 과거에는 높은 온도와 압력을 견디기 위해 특수합금강을 몇 mm 정도의 두께로 가공하여 만들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이렇게 제작하면 무게가 나가므로 최근에는 탄소섬유 복합재를 이용하여 원통형 구조로 만듭니다. 탄소섬유복합재가 특히 내부에서 부풀어오르려는 압력등에 잘 견디기 때문입니다. 

Insulator는 연소관(Motor Case) 안쪽 벽에 붙어 이를 고온으로 부터 보호하는 단열재입니다. 보통 EPDM등의 고온에서도 잘 견디는 고무를 일정한 두께로 만들어서 연소관 내측에 부착합니다. 

이 단열재와 그레인이 다시 서로 맞닿는데, 위 그림상에서는 잘 보이진 않지만 Propellant Boot Release라는 부분은 단열재가 2중 구조로 되어잇습니다. 즉 한쪽은 연소관 내벽에, 나머지 한 쪽은 그레인에만 부착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을 일부러 떨어트려 놓은 것은 위에 설명한 균열 문제 때문인데, 아무리 추진제를 탄성있는 고무재질로 만들어도 딱딱한 추진기관 연소관 내에 부착되는 이상, 균열문제에서 완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추진제와 마찬가지로 연소관대 온도에 따라 수축/팽창을 반복할 텐데 그래서 보통 그 힘이 전달되지 않도록 아예 둘이 맞닿는 끝 부분을 2중구조로 설계합니다.

Nozzle(노즐)은 그레인이 타서 생기는 가스가 실제로 뿜어져 나가는 출구입니다. 로켓은 기본적으로 이 가스가 나가는 반작용에 의해 앞으로 나갑니다. 그래서 외부 공기가 필요없으므로 우주에서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간혹 생기는 오해가, 우리가 수영을 하는 것처럼 로켓이나 제트엔진이 가스를 이용해 지구상의 대기를 '밀어 내서' 추진력을 얻는다...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로켓 연구의 선구자인 고다드가 로켓으로 우주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언하자 당시 뉴욕타임즈인가 어딘가의 뉴스가 우주에는 밀어낼 공기가 없는데 어떻게 우주 여행을 하냐며 고다드를 비난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작용-반작용은 결국 운동량과 관계가 있으며, 운동량을 키우려면 무게가 무겁고 속도가 빨라야 합니다. 위에 설명드렸던 것처럼 추진제 자체가 정해진 로켓의 크기 안에서 무거우려면 결국 밀도가 높아야 하는데, 알루미늄은 그 스스로가 열을 내면서도 밀도 또한 높으므로 매우 이상적인 연료인 셈입니다. 한편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가스의 경우 순간적으로 좁아지는 목이 좁아지는 노즐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로켓은 위 그림처럼 좁아졌다가 다시 넓어지는 노즐을 사용하는데 이를 개발한 de Laval의 이름을 따사 '라발 노즐'이라 부릅니다. 공기흐름은 일단 목이 좁아지면 좁아질 수록 속도가 빨라지지만, 음속을 넘어가면 (마하 1 이상이면) 오히려 공기 통로가 넓어져야 더 빨라지기 때문에 마치 나팔처럼 생긴 라발 노즐을 사용한 겁니다(단, 우리나라말인 나팔과 스웨덴사람인 구스타프 드 라발은 딱히 연관은 없습니다...).

사실 노즐의 모양은 잘 보면 단순히 좁아졌다 넓어지는게 아니라 약간 종(bell) 모양으로 곡선으로 제작됩니다. 왼쪽처럼 만들면 공기흐름이 대각선 바깥으로 되지만, 오른쪽처럼 만들면 벽을 타고 흐르는 공기가 끝에 가서는 모두 완전히 수평을 이루며 흐르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면 노즐 끝부분이 왼쪽은 15도로 벌어지게 되지만, 오른쪽은 최종적으로 8도 벌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면 노즐의 길이를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제작비등을 절감하기 위해 효율을 무시하고 그냥 노즐을 왼쪽처럼 만들기도 합니다.

노즐의 직경이 가장 좁아지는 목에 해당하는 부분은 가장 큰 힘이 걸릴 뿐더러, 고온/고속의 공기가 계속 이부분을 통해 흘러나가므로 삭마, 즉 깎여 나가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특별히 고온에 강하면서도 튼튼한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주로 탄소섬유를 다시 탄화화합물이나 탄화규소 화합물로 굳힌 복합재(C/C 또는 C/SiC)를 많이 사용합니다.

다시 추진제로 돌아가, 추진제 안쪽의 구멍은 단순 원형이 아니라 복잡한 형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사진은 대륙간탄도탄 로켓의 단면(모형)인데 잘 보면 별 모양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설계하는 이유는 결국 추진제가 타들어가는 면적을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추진제는 중심에서 부터 타들어가며, 실제로 타는 부분은 안쪽 중심부의 드러난 표면부분입니다. 그래서 드러나는 표면이 넓으면 넓을 수록 한 번에 더 많은 추진제가 타들어가므로, 결과적으로 추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면 추진제 소모량도 많아지므로 로케스이 작동시간이 짧아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쪽의 구멍 모양을 다양한 형태로 설계합니다. 가장 심플한 원통형은 처음에는 추진력이 일정하지만 끝에가서 점점 더 타들어가는 면적이 넓어지므로 추진력(Thrust)이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커집니다.

반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별모양은 (3번 형상) 비교적 균일하게 타들어갑니다. 5번 형상은 처음에 순간적으로 가속도를 높이기 위해 많이 타들어가다가, 이후 연료소모량을 줄이고 가급적 연소시간을 늘리기 위해 추력이 확 줄일때 사용합니다. 보통의 미사일들은 이렇게 고민고민하고 만들어도 로켓 작동시간이 5~7초 수준입니다. 이 문제를 극복해보고자 이중펄스 추진기관이나 덕티드 로켓(고체추진 램제트), 혹은 밸브를 이용한 추력제어 방식 고체추진기관 등이 등장합니다.

많이 보이는 형상은 1번과 3번을 조합하는 형태인데, 위 그림처럼 추진기관 전방부 내측 구멍은 실린더 형태고 후방부는 별모양 형태입니다

이렇게 특정한 형태로 구멍을 만들기 위해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추진제를 굳힐 때 가운데 코어라 부르는 구조물을 박아 넣는 것입니다. 이상태로 굳힌 다음, 코어를 빼내면 그 모양 그대로 빈 공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현재 많이 사용 하는 방법은 로켓의 연소관을 미리 준비한 다음, 그 안에 코어를 고정하고 추진제를 부어 넣어 굳히는겁니다. 물론 로켓이 너무 크거나, 혹은 기타의 이유로 추진제를 연소관에 바로 부어 넣는게 아니라 별도의 틀에 부어넣어 일단 모양을 굳힌 다음, 나중에 연소관 안에 다 굳은 추진제를 밀어 넣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