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A400M하고 우리나라의 KT1, T50을 교환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군용 수송기로써의 제원 같은건 인터넷에 많이 나오는데 이런것 외에 무기 이전에 항공기로써 외형이 왜 그렇게 생긴건지 알아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주익이 동체의 윗부분에 장착된 고익형상에다가, 터보프롭 엔진이고 여기에 T-Tail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고익기는 군용 수송기에서는 거의 필수인듯 하고, 터보프롭은 저속 영역에서 추력을 크게 만들 수 있기때문에 단거리 이착륙에 유리하고, T-Tail은 역시 단거리 이착륙에 유리하며 수송기로써 지상작업 등에 장점이 있을텐데요. 무슨 공식처럼 반드시 그렇다기 보다는 이런 항목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정도로 보면 맞을것 같습니다. 물론 비포장 활주로에서의 운용이라던가 랜딩기어 배열 또는 날개 구조물이 적재공간을 지나가지 않고 평면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던가 저익기에는 프로펠러를 조합하기 힘들다는 것도 있을겁니다. .

군용 수송기임을 감안했을때 주날개 설계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먼저 순항에 대해서는 날개의 길이가 길면 유리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제한이 있고, 후퇴각이 크면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저속에서 양력에 손실이 있고, 에어포일 두께가 얇으면 고속에 유리하지만 저속 양력과 구조적인 두께 등을 감안하면 두꺼운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착륙을 포함한 활주로 성능에 대해서는, 단거리 이착륙을 위해서는 익면하중이 낮은게 필요하고, 이륙시 플랩은 엔진 고장시 상승자세 유지 등을 위해서 양력은 높지만 항력은 낮은게 유리하며, 착륙시 플랩은 강하율 조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양력과 항력이 모두 높은게 허용됩니다. 적고 보니 단지 수송기에만 적용된다기 보다는 모든 항공기에 적용되는것 같기도 합니다.

A400M에 대해서 얘기할때 가장 먼저 프로펠러의 회전방향이 반대라는게 나오는데요. 프로펠러가 회전을 하면 뒤쪽으로 나사산 모양의 후류가 흘러가고 이것때문에 날개 위아래에 받음각에 영향을 받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빨간색 부분은 후류가 날개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받음각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기고 결국 양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반면 파란색 부분은 후류가 아래에서 위로 작용하는 셈이라서 받음각이 증가되는 효과가 생겨 양력도 증가합니다. 프로펠러 회전을 이렇게 배열하면 양쪽 좌우 날개의 양력 분포가 같아집니다. 정확한건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아래 그림의 흰색 화살표처럼 양력이 분포될듯 합니다. 빨간색이 겹쳐지는 부분의 흐름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는 찾아봐도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회전방향을 이렇게 만든것 자체만으로 양력이 대폭 증가하는건 아닌것 같고, 비대칭 양력의 단점이 사라지는 것으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양력의 발생이 증가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식으로 이해하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이런식으로 회전하는 프로펠러 배열을 Counter Rotating Propeller라고 하기도 하고 Down Between Engines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배열을 사용하면 엔진 하나 고장시 발생하는 한쪽으로 돌아가려는 모멘트가 감소해서 이를 보상하는 러더의 변위도 작아지고, 이를 감안해서 조종면 면적도 줄일 수 있기때문에 중량과 항력이 감소하는등의 장점이 따릅니다. 엔진은 동일한 것을 사용하면서 회전 방향만 반대로 하기 위해서 기어박스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로 인한 정비의 복잡성, 중량과 비용의 증가 등도 있을텐데, 당연히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결정했을 것입니다.

터보프롭 엔진을 날개에 장착할때 고려하는 항목으로는, 날개의 시위선 기준으로 어떤 각도를 이룰것인가, 날개의 위아래로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 앞쪽으로 얼마나 나갈것인가 그리고 날개의 길이방향으로 동체로부터 얼마나 떨어질 것인가 정도가 있는데 적혀있는 순서로 영향을 받는다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아래 그림처럼 엔진의 추력선이 날개 시위선보다 약간 아래로 향하도록 장착하는데, 이 각도는 날개가 동체에 붙는 붙임각, 순항속도 또는 이륙시 기수를 들어 올리는 회전속도인 Vr 등을 고려해서 결정될 것입니다.

특히 여객기처럼 순항하는 시간이 가장 길다면 날개의 붙임각은 순항비행시 조종간에서 손을 떼더라도 비행기가 평형을 이루는 트림상태에서 항력이 최소가 되도록 합니다. 하지만 저속에서 공중급유를 해야할 수도 있고, 중력만으로 뒤로 미끄러져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는것 같고, 어쨋든 다른 자세에서도 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려할듯 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프로펠러가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펠러는 비행기의 날개하고 같은 역할인데 날개는 직선 방향으로 바람을 받는 반면 프로펠러는 회전하면서 바람을 받기때문에 중심쪽과 끝단의 속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헬리콥터 로터하도고 유사합니다. 높은 출력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블레이드 길이를 증가시키거나, 프로펠러 시위를 키우거나, 회전속도를 높이거나, 받음각을 높이거나 아니면 블레이드 수를 더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는데, 모든 옵션에 제한이 따르는건 같지만 그 중에서도 블레이드의 갯수를 더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A400M의 엔진은 터보프롭 엔진 중에서 출력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서 8장 블레이드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고, 빠른 비행속도를 위해서 초승달 모양의 블레이드를 적용했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비행기 날개도 고속비행을 위해서는 후퇴각을 주듯 Scimitar 프로펠러 블레이드도 마찬가지로 보면 됩니다. 헬리콥터 로터 블레이드도 잘 보면 끝부분에 후퇴각이 있기도 한데 역시 비슷한 이유입니다.

이렇게 고속형 프로펠러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프로펠러기의 비행속도에는 한계가 있어서 보통 마하수 0.75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에어버스의 자료에 나오는 A400M의 최대 순항속도는 마하수 0.72인데 이것도 상당한 속도입니다. 이런 고속이 가능한 이유로는 엄청난 출력의 엔진을 비롯해서 고속형 프로펠러의 적용, 크지는 않지만 15도 정도인 후퇴각, 초임계 에어포일 등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의 속도는 음속이 아니더라도 날개 윗면에서는 흐름이 가속되면서 음속을 넘어설 수도 있는데 그러면 항력이 급증하게 됩니다. 이런 항력발산 마하수를 증가시켜서 더 빠른 비행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는게 초임계 에어포일인데 A400M에도 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초기 설계시 목표 비행속도 영역이 0.68에서 0.72로 터보팬인 C-17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A400M이 마하수가 0.8이 넘어 0.85까지 나온다는건 아닌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은 A400M의 설계 요구사항에 대한 자료인데, 수평 최대속도는 0.72, 장거리 순항시 최대속도는 0.68이라고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특별한 구분이 없이 최대속도라고 부르지만 실제 의미를 갖는건 순항시 최대속도입니다. 간혹 순항속도보다 높은 수치인 Design Diving Speed Vdd나 Never Exceed Speed Vne 같은것을 최대속도라고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런건 구조설계라던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날개를 잘 보면 끝단의 에어포일의 앞쪽이 약간 아래쪽으로 내려가 있는데 교과서적인 설명으로는 날개의 바깥쪽에서 먼저 실속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입니다. 같은 비행자세에서 뿌리쪽에 비해서 받음각이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날개의 뿌리와 끝단에 동일한 에어포일을 사용해서 그대로 비틀어주는 것을 기하학적 비틀림이라고 하고, 에어포일을 다른것을 사용하는 식으로 하면 공기역학적 비틀림이라고 하는데, C-130의 경우 에어포일도 다르고 기하학적 비틀림도 들어가 있습니다. 에어포일 종류가 완전히 다른건 아니고 보통 약간 변형하는식으로 합니다.

크지는 않지만 후퇴각을 갖기때문에 익단실속을 고려했을것 같고, 이 외에 날개의 양력분포를 조절해서 하중을 줄인다거나 진동 같은것을 감안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건 내부 구조를 들여다 보더라도 외관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에어버스의 여객기는 대부분 이중 슬롯을 가지면서 플랩이 트랙을 따라서 뒤로 밀려나며 아래로 꺾이는 파울러 플랩인데 그래서 날개 아래쪽을 보면 트랙을 감싸는 페어링이 길게 여러개 붙어 있습니다. 이걸 사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잘 관리된 활주로에서 사용하는 여객기와는 달리 거친 환경에서 운용되는 군용기라는 것을 감안해서 단순한 시스템을 적용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아래 그림처럼 힌지점을 중심으로 단순히 회전하는 Dropped Hinge 방식으로 새로 개발했다고 합니다. 중량도 감소하고 부품의 수도 줄어들고 유지도 용이하고 하지만 성능은 기존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플랩은 고양력장치라고 부르지만 양력이 증가하면 항력도 증가하기 때문에 저속비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치이고 단거리 이착륙이라던가 아래 그림처럼 속도가 빠르지 않은 헬리콥터의 급유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중요한 장치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A400M은 같은 에어버스사의 A380에서 FBW 시스템을 가져왔다고 하는데요. FBW는 기동성을 향상시키는 장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FBW 자체만으로 기동성이 향상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에어버스의 여객기는 보통 받음각 보호 모드라고 부르는 받음각이 얼마에 이르면 경고가 울리고 더 증가하면 자동으로 출력을 높이거나 기수를 내리는 식으로 개입하게 됩니다. 

이런걸 업체별로 상품명처럼 Flight Envelope Protection 아니면 Alpha Protection 이렇게 부르는데 정확하게 몇 도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가는 설계하기에 따라 다른데 보통 받음각 13에서 14도 정도에서 경고가 나오는것 같습니다. 여객기와는 달리 A400M은 받음각이 아닌 속도를 기준으로 모드가 설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규칙을 제어법칙 이런식으로 부르는데, 예를 들어 보잉의 BTX는 F-18에서, T-50은 아마도 F-16에서 FBW를 가져왔을것 같은데요. FBW를 유사 항공기에서 가져온다고 해서 그냥 하드웨어나 구성방식만 적용한다고 그대로 작동하는건 아닙니다.

적절한 예가 될지 몰라도, 프로그램이 모두 인스톨되어 정상으로 작동하는 노트북에서 하드드라이브를 빼서 다른 노트북에 연결한다고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항공기 자체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시스템 자체를 빌려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후 작업이 어려운 것입니다. 또 다른 사례로, F-18이 FBW인데 초기에는 departure 문제로 사고가 자주 일어나서 항공기 하드웨어는 그대로 두고 소프트웨어만으로 Control Law를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몇 가지 변수값만 변경하고 테스트하고 그런 정도가 아니라서 실제 기체에 적용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일반 에어버스 여객기는 예를 들어 뱅크각 60도에 제한이 걸리지만 A400M은 공격을 받는 전장에서 운용될 필요가 있기때문에 이 한도를 120도로 높였다고 합니다. 한계 받음각은 잘 모르겠지만 수송기이면서 뱅크각과는 다른 받음각이라는 성격상 두세배 이런식으로 한도를 높이지는 못했을것 같고 아마도 여객기와 유사한 정도일듯 합니다.

A400M은 외형상 A310하고 비슷한 크기이지만 각종 조종면의 크기로 보면 훨씬 대형 기체인 A340과 비슷한 크기라서 그만큼 기동성에도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에어쇼 기동이라고 동영상 같은것 보면 급상승 급선회 비슷하게 하지만 사실 그런 에어쇼의 비행을 기동성의 지표라고 보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설계 하중계수는 최대 3g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은 C-5 Galaxy인데 잘 보면 동체 앞부분이 거의 바닥에 붙어 있습니다. 이렇게 노즈기어를 이용해서 기수 앞부분을 내리면 적재물 탑재가 용이한데 이를 Kneeling이라고 합니다.

A400M은 메인기어를 올려서 동체 뒷부분을 내리는 식으로 Kneeling을 한다고 하는데 사진이나 동영상에서는 아무리 봐도 나오지 않습니다.

메인기어뿐 아니라 노즈기어를 아래로 내려 기수를 들어 올리면 메인기어의 앞쪽 휠에는 하중이 줄어들고 그래서 좁은 반경에서 회전이 용이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메인기어 배열이 촘촘히 앞뒤로 되어있어서 그대로 좁게 회전하면 타이어가 끌리는 현상이 나타나서 그런것 같은데, 역시 동영상 같은건 볼 수가 없어서 올바로 이해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지상에서 회전하면 반경이 94피트, 약 28.5미터라고 홍보자료에 나오는데, 아래 그림처럼 날개 길이가 비슷한 C130을 보면 날개끝 기준으로 회전반경이 약 90피트이고 미터로는 27미터로 별로 차이가 없어서 이를 A400M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랜딩기어가 닿는 바닥 기준으로는 C-130과 A400M이 모두 15미터 정도로 역시 거의 같습니다. 

A400M의 설계 요구조건을 보면 C-130과 C-17의 중간 역할을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 보면 C-130과 비교에서도 단점이 보일 수 있고, C-17과 비교를 하더라도 단점이라고 할만한게 나타날 수 있는게 당연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두 기종과 각각 비교해서 모두 우월하지는 않더라도 한 대만으로 둘의 역할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장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겁니다.

이는 C-130과 C-17 그리고 A400M에 대한 유상하중과 항속거리를 비교한 Payload-Range 다이어그램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Payload-Range 다이어그램 자체가 아닌 이런 수치가 군용 수송기로써 또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어떤 효용이 있는건지에 대한건 관심사항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전투기라던가 미국의 비행기였다면 좀 더 자료가 많았을것 같은데 외형상 특이한 부분도 별로 없어서 내용이 좀 별로인것 같습니다. A400M은 1980년대부터 제안되었던 프로그램인데 우여곡절 끝에 결국 2000년 후반에야 첫 비행을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니면 초창기에서부터 거의 모든 항공기 개발에서 애초 계획되었던 예산이나 기간 이내에서 원활하게 완료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특이한 것도 아닐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버스 같은 업체에서 기존 여객기 기술을 대거 적용할 수 있는 형태인 수송기를 개발하는 것도 이렇게 힘들고 오래 걸리는걸 보면 항공기를 새로 개발한다는건 정말로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