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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의 방어전술과 포병운용 : 소련군의 손실율 원인분석 4부
3-3. 독일 방어전술과 포병운용
독일 보병사단의 방어전술 : 유연방어
소련군의 보병의 공세작전과 그를 지원하는 포병운용이 왜 높은 손실이 발생했는지를 그 자체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독일군이 이러한 공세를 어떤 방식으로 방어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일군의 교리는 방어의 목적을 적의 공세를 중지시키고, 공세에 우호적인 여건을 구성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봅니다. 독일군은 오직 공세만이 결정적 성공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전쟁 후반기로 갈수록 독일군의 방어작전은 보다 수동적으로 변해갔고 결과적으로 적 공세를 직접 파괴하는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반격을 감행하는 것에 보다 중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는 강력한 기동성과 대규모 예비를 요구했습니다. 1945년 기준으로 독일군은 보다 방어거점을 건설하고 보다 국지적인 반격을 감행하게 되는데, 이러한 점진적으로 수동적인 형태로 방어전술이 변화하게 되는 것은 기동장비 및 인력의 부족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군은 방어선을 구성하는 주저항선의 전방, 전투거점의 전방한계선에서 적의 공세를 파괴하거나, 적이 공세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고자 했습니다. 방어선의 구성은 전통적인 패턴에 따라서, 일반전초진지(Vorgeschobene Stellung)와 전투전초진지(Gefechtsvorposten), 주저항선(Hauptkampflinie)과 예비진지로 구성됩니다.
독일군의 방어구역의 넓이와 종심은 지형과 아군과 적군의 병력비에 따라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1개 부대에 배분되는 방어구역의 넓이는 동일 부대가 공세를 감행할 경우의 작전구역의 넓이의 2배 정도였습니다. 소대의 경우 200~500m, 중대는 400~1000m, 대대는 800~2000m, 연대는 2~3km, 사단은 6~10km입니다.
독일군 유연방어 개념도
1) 일반전초진지(Advanced Position)
독일군은 주저항선에서 4.5~6.5km 전방의 중곡사포(아마도 15cm sFH18로, 사단포병연대의 일반지원포병대대) 사거리 이내에 일반전초진지를 구성합니다. 적이 중요지형을 점령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고, 아군포병의 주요 관측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가능하다면 아군의 주저항선의 위치에 대해 적을 기만할 수 있는 위치가 선택됩니다. 일반전초진지에 대한 부대배치는 적이 병력을 지나치게 이르게 배치하도록 유도하고, 만약 가능하다면, 잘못된 방향으로 배치하도록 유도하고자 합니다.
전초진지에 배치된 독일군 병력
일반전초진지의 병력은 일반적으로 기관총과 장갑차, 대전차포부대를 포함하는 수색분견대로 구성되며, 이러한 화력과 기동성은 분견대가 이와같은 배치에 적합하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분견대는 주요지형, 예를 들어 철도, 강도하지점, 교차로, 주변을 감제가능한 지점들을 점령합니다. 일반전초진지의 병력은 피해를 감수하며 거점을 고수하지 않습니다. 적의 우세한 화력에 직면할 경우 그들은 사전에 규정된 철수로를 통해 아군 중(中)야포의 엄호하에 후퇴합니다.
2) 전투전초진지(Outpost Position)
전투전초진지는 일반적으로 주저항선에서 2~4.5km 떨어진 위치에 구성되며, 전선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주저항선 전방에 배치된 유일한 거점이 됩니다. 해당 위치는 항상 아군 경곡사포(아마도 10.5cm leFH18, 연대를 직접지원하는 포병대대)사거리내에 배치됩니다.
독일군의 전투전초진지는 소대에서 중대급 병력에 의해 점령되며, 해당하는 임무, 지형, 지역의 넓이, 가용한 병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때때로 극히 적은 병력많이 전투전초진지에 배치될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는 주저항진지의 병력에서 차출된 보병부대가 이 임무를 수행하며, 박격포나 보병포와 같은 근접지원화기의 지원을 받습니다. 대전차포가 때때로 전투전초진지의 부대에 배속되어 적의 장갑화된 정찰부대를 격퇴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러나 전투전초의 주력화기는 경기관총으로서, 소총병이 800m 남짓에서 사격이 가능할 때 1.2km 거리에서 사격이 가능합니다.
전투전초의 사격진지들은 적의 지나치게 강력한 압박에 직면했을때 주저항선으로 관측되지 않고 철수할 수 있는 위치에 배치됩니다. 각 주요화기의 배치를 위해 여러개의 대용진지가 준비되며, 주야간 진지를 재배치함으로서 적이 전초진지 부대를 감지하거나, 축출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진지는 일반적으로 삼림경계선이나 시가지, 생울타리(보카쥬같은), 언덕과 같은 위치로 선택됩니다. 다수의 가짜진지가 건설되며, 이 중에는 무릎 정도 깊이밖에 안되지만 낙옆을 채워넣어 실제보다 깊어보이고 사용가능해보이는 참호들이 포함됩니다.
주간에 진지들은 보초를 배치하고, 야간에는 전방의 청음초가 황혼이나 새벽을 중점으로 적부대의 접근을 경계합니다. 전초진지를 보호하고, 적대적인 적의 준비나 정찰을 방해하기 위한 제한된 목표를 가진 소규모 공세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전투전초진지에서의 철수로는 주저항선에서의 사격경로를 방해해서는 안됩니다. 전투전초진지가 포기된 이후에는 철수한 병력은 조심스럽게 계획된 중화기 공세로 엄호되어 적에게 포착되지 않도로 해야 합니다.
전형적인 독일군 보병대대 강화진지
3) 주저항선(MAIN LINE OF RESISTANCE)
독일군 주저항선의 전투진지는 종심을 따라 배치되며, 개별 거점은 연속된 벨트 형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각 거점들은 전방위 방어를 위해 건축되며, 철조망과 지뢰지대로 감싸여져 있으며, 적어도 1개 이상의 중화기가 배치되며 기관총과 박격포, 소총병의 지원을 받습니다.
가장 소규모의 거점은 증강된 분대가 배치되며 분대의 방어거점은 일반적으로 소대 방어거점 내에 통합되며, 다시 소대 방어거점은 중대 방어거점으로 통합되게 됩니다.
후사면 방어의 개념
독일군은 지형의 후사면을 방어진지를 구성하는데 가능한 최대로 활용했습니다. 전사면 지점은 적에게 빨리 노출되고 화력에 노출되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회피되었습니다. 삼림지대의 경우 진지를 구축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관측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진지구축에 필요한 시간이나 노동력이 제한될 경우 삼림지대도 선호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지형을 활용하든, 독일군은 접근하는 적은 가능한 주방어지대를 관측하기 어렵고, 반대로 주방어지대에서는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적을 관측할 수 있는 지점을 선호했습니다.
독일군은 보병의 중화기와 포병의 화력지원이 방어선의 모든 위치에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노력하며, 방어를 위한 화력계획은 전진배치된 보병에 의해 준비되고, 포병의 화력계획과의 조정을 거칩니다.
지뢰와 장애물로 부분적으로 보호되는 방어선의 전방한계선 앞쪽으로 화력이 투사됩니다. 대체진지들을 구축함으로서 지원화기들이 신속히 전환배치되어 사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규모 포병화력이 주저항선 전방에 가까우면서도 정확하게 집중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전선의 보병의 사격구역간에 존재하는 사각지대를 커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8
주저항선의 방어거점은 적의 압도적인 포병화력 이전에 국지적인 철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권한은 연대장에 의해 대대장에게 넘어가 수행될 수 있었습니다. 매우 특수한 경우에만 중대급 이하 제대 지휘관에게 일시적 철수 권한이 주어졌으며, 만약 이러한 국지적인 철수가 부대간 연결에 간격을 형성해 적이 주저항선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할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4) 예비진지(Reserve Position)
때로는 주저항선의 병력들이 적의 강력한 공세에서 후퇴할 수 있는 예비진지가 구축되었습니다. 이 예비진지는 적 포병이 전방으로 재배치되지 않는다면 타격할 수 없을 만큼 멀리 후방에 배치되었으며, 차량화된 예비부대가 반격을 수행하기 위해 유지되었습니다.
5) 방어시 부대 운용
실제 방어전이 수행될 때, 급편방어냐 완편방어냐에 상관없이, 동일한 원칙에 따라 수행됩니다. 독일군은 인력과 물자부족으로 인해 강요당하지만 않는다면, 기동예비에 의한 강력하고, 잘 조율된 반격과 강력한 화력의 집중으로 역습을 가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방어의 원칙 역시 공격의 원칙과 마찬가지로 적의 중점(Schwcrpunkt)에 집중하는 것이며, 그 위치는 적의 주공방향에 있었습니다.
방어수행시 독일 포병은 적 공세가 방어진지에 도달하기 전에 방해하고자 시도합니다. 독일군은 포병의 사격진지, 주저항선, 전초진지 모두에 포병의 관측소를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독일군은 적이 돌파구를 형성했다고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포격을 가하고자 시도했습니다.
보병사단의 포병지휘관인 포병연대장은 심지어 소대장과 같이 낮은 제대로부터 탄막사격요청이 오는 경우라고 해도 가능한 지속적으로 포병운용을 통제했습니다. 독일군의 중박격포는 다른 지원화기와 마찬가지로 후사면에 배치되어 전방으로 박격포 화력을 집중하는데 활용되었습니다.
일부 방어진지를 상실한 시점에는, 해당 지역은 돌파해 들어온 적 부대를 섬멸하기 위한 포병화력이 투사됩니다. 독일군은 일반적으로 극히 보유병력이 제한되는 경우에도 예비대를 보유하며, 즉각적으로 보병 및 지원화기로 구성된 국지적 반격으로 돌파해 들어온 적이 거점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향유하기 전에 밀어내고자 합니다. 이러한 소규모 반격에는 일반적으로 근접한 포병화력에 의해 지원받으며, 돌파구 양 측방에서 이루어집니다.
돌파구 측면에 대한 독일군의 반격 사례
만약 적이 대규모 돌파구를 형성했을 경우, 상위제대 지휘관이 어디에서 반격을 수행해 방어선을 복구할 수 있을지, 또는 어디서 주방어진지가 후방으로 재구축될 수 있을지 결정합니다. 반격은 적의 측면에서 이루어지며, 가능한 경우, 철저하게 준비됩니다. 반격의 집결지역, 시간, 목표, 작전구역, 포병지원, 전차의 배치, 자주포, 돌격포, 항공부대 모두가 단일 지휘관에 의해서 통제됩니다.
6) 독일군 방어전술과 소련군 포병화력에의 영향
독일군의 방어선 구성과 방어전술은 소련군의 공세시 포병화력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요소는 사전준비 단계입니다. 일반전초와 전투전초진지가 주저항선 전방 6~2km 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주저항선의 진지 배치를 육안으로 지상정찰을 통해 관측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가짜 방어진지들이 배치되어, 항공정찰로 이를 구분하여야 했고, 결과적으로 사전화력계획이 불필요한 방어진지에 대한 사격을 포함하게 만듭니다. 유효한 공중정찰을 반복하기 위해선 적 방어지대에 대한 제공권을 확보해야 하고, 집요한 공중정찰이나 무리한 지상정찰은 공격의도를 노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공격준비사격에서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저항선을 관측할 수 있는 포병의 지휘관측소를 사전에 전방배치할 수 없으므로, 적 주저항선의 방어진지에 대해서는 무관측 사격을 수행해야 합니다. 기계획사격이라 하더라도, 관측을 유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예측사격은 탄착수정을 통한 효력사가 어렵게 만들고, 이에 따라 대전기에 병력이 위치하지 않은 곳에 반복적으로 탄착하는 소련군의 포격에 대한 경험담을 만들곤 했습니다.
공격개시선에서의 돌격단계에서, 일반전초 진지와 전투전초 진지는 주저항선이 전투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공간적 여유를 제공합니다. 전초진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 때문에 소련군은 스페츠나츠라 불리는 수색대로 공격개시 전에 주요 지형을 사전에 점령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Glantz, 독소전쟁사) 그러나, 전초진지에 배치된 포병관측반이 유도하는 포병화력에 주력 보병부대는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주저항선은 적이 접근하기 훨씬 전에 방어를 준비할 수 있고, 소련군의 포격은 병력밀도가 낮은 전초진지로 분산됩니다.
주저항선에 도달하더라도 문제는 발생합니다. 일부 경우 공격준비사격이 정확한 방어진지에 효과적으로 집중된다 하더라도, 독일군은 일부 방어병력을 뒤로 물리거나, 예비진지로 후퇴함으로서 소련군의 화력계획이 독일군을 타격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예비진지로 후퇴할 경우 소련군은 후퇴한 방어선까지 사전에 예측한 경우가 아니라면 화력계획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됩니다. 새로운 사격진지, 새로운 측지, 새로운 관측소가 필요해지며, 유연성, 신속성이 부족한 포병화력의 효율이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물론 독일군의 유연방어 구조가 모든 여건에서 가능할 수는 없습니다. 광대한 동부전선의 넓이는 때로 독일군이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방해하며, 방어선이 아니라 마을이나 시가지의 거점방어 위주로 병력이 밀집해 사주방어를 수행하며 기동예비의 역습에 의존할 경우, 소련군의 포병화력은 보다 효과적으로 독일군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르제프 방어전에서의 발터 모델과 같이, 거점방어보다는 얇더라도 선방어 형태를 유지하고, 후방에 예비방어진지를 구축할 경우, 소련군의 공격준비사격이나 화력계획은 독일군에게 유효한 타격을 입히기 어렵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설명은 독일군 방어전술이 소련군 포병의 화력계획의 효율성을 감소시킨다는 점은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지만, 소련군의 높은 손실, 특히 포병에 의한 손실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압도적 화력우세에도 불구하고 독일 포병이 소련군 보병에 가한 손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독일 포병운용을 살펴봐야합니다.
독일군의 포병의 조직과 운영방식
1) 독일군의 포병편제와 조직
대전기 독일군 포병은 일반적으로 사단포병이거나, 총사령부 직할 포병부대로 분류됩니다.
1944년 독일군 보병사단의 포병연대 편제표
1944년 독일군 보병사단 포병연대의 병력 및 장비
사단포병은 사단 휘하의 포병연대로서, 4개 포병대대로 구성됩니다. 포병연대는 미군과 유사하게 일반지원(Allgemeine Unterstützung)과 직접지원(Unmittelbare Unterstützung)으로 운용됩니다. 독일군은 일반적으로 포병대대 단위로 화력임무를 수행하며, 보병대대가 독립임무를 수행하는 경우나 지형에 의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니라면 포대단위로 나뉘어 임무를 수행하지 않으며, 포병대대장의 통합 사격지휘하에서 작전을 수행합니다.
이는 사단포병이 개별 보병연대에 분산되어 배속되어 보병지휘관의 "지휘"하에 분산되는게 아니라 단일 포병지휘관의 통합 지휘하에 놓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직접지원의 경우, 주로 3개 10.5cm 경곡사포 대대가 3개 보병연대를 각각 전담지원하여, 임무수행에 있어 보병연대의 요청을 최우선순위에 두게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일반지원의 경우, 포병연대에 1개 존재하는 15cm 중곡사포 대대가 사단포병지휘관인 포병연대장의 지시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그의 결심에 따라 필요한 곳에 화력을 증원하거나, 대포병전을 수행하는 식으로 운용됩니다. 일반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중곡사포 대대는 대포병사격을 주된 임무로 수행합니다. 때로는 경곡사포 대대들도 해당 임무를 수행하며, 관측대대가 청음포대와 섬광측정포대로 이를 지원합니다.16
이는 소련군의 포병집단이 "작전적 조직"을 구성하고 임무를 수행하며, 필요한 경우 해당 부대를 집단에 배속시키는데 반해, 독일군은 상황과 포병부대의 역량에 따라 일반지원과 직접지원의 포병전력 비중을 조정하거나 통제하면서 보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차이를 보입니다.
총사령부 직할 포병은 일반적으로 독립 포병대대로 구성되며, 필요한 임무에 따라 사단포병연대나 군단포병지휘관(ARKO), 야전군 포병지휘관(HARKO)에게 배속되어 임무를 수행합니다.
사단포병연대가 총사령부 직할 포병으로 증강되지 않을 경우, 포병연대장(Artillerieführer)은 사단포병지휘관으로서 포병을 지휘합니다. 총사령부 직할 포병이 사단에 배속될 경우, 포병연대장은 때때로 상위 포병지휘관(Artilleriekommandeur=Arko)의 하위제대 지휘관으로서 통제를 받습니다. Arko에게는 군단포병으로서 지휘하에 포병부대를 예속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총사령부 직할 포병연대의 참모진과 관측대대(청음포대, 섬광측정포대, 측지소대)가 Arko에 할당됩니다.
집단군이나 야전군 차원에서는 상급 포병지휘관(HöhererArtilleriekommandeur=Harko)이 군단급 이상제대의 포병에 대한 지휘권을, 군단 이하에서는 상기한 Arko가 "필요한" 경우 포병지휘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합니다.
때때로, 사단포병의 포병대대가 차출되어 다른 사단에 투입될 수 있었는데, 이는 Arko나 Harko가 작전구역내 포병의 단일지휘권을 가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를 차출하기 보다는 일반지원임무를 수행하는 15cm 중야포 대대가 주로 그 대상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르제프 방어전에서 9군의 Harko 307은 Max Lindig 포병장군이 지휘했으며, 발터모델은 전방관측자들이 Harko307과 직접 유선망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포병전력의 통제권을 단일화함으로서 적 공세에 포병화력을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소련군과 비교한다면, 독일군 보병사단은 일단 보병사단의 충실한 포병전력을 갖추고, 필요에 따라 총사령부 직할 포병으로 보강하되, 필요한 경우 해당 작전지역의 군단 / 야전군의 포병 단일지휘 및 최상위 지휘관에 대해 포병운용을 조언할 수 있는 포병지휘관을 두고,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사단포병을 차출해서 집중하거나, 일시적으로 다른 사단에 배속시킬 수 있는 여지를 두었습니다.
이는 상황에 따라 분권화할 수도, 집권화된 포병화력의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독일군 포병조직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미군 포병이 사단포병을 충실하게 구축하고 다수의 "포병집단"을 군단포병으로 운용하여 굳이 사단포병을 차출할 필요가 없었던데 반해, 독일군의 경우 초기 사단포병중 1개 차량화 중포연대를 편제에서 차출당한다거나, 포대의 포문수를 줄여가면서 포병전력 확보에 골몰하던 입장의 차이에서 나타난 해결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2) 독일군의 포병 운용
1944년 독일군 보병사단 경곡사포 포병대대 병력 및 장비
독일군 포병대대는 3개 포병대대는 3개 포대로 구성되며, 1개 포대는 4문의 야포로 구성되는데, 재편과정에서 포대수를 유지하고 3문으로 감소했다가 국민척탄병 사단의 경우 75mm야포의 경우 6문 3개포대로, 10.5cm 경곡사포는 6문 2개포대로 개편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중장비를 상실한 사단을 개편하거나 국민척탄병사단 창설 과정에서 부족한 전력을 맞추는 과정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속한 팽창과정에서 또하나의 손실은 사단마다 포병지휘관(Arko)와 관측대대(청음포대/섬광측정포대, 전문 측지 및 기상)을 배치하고자 했던 목표에 영향을 추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포병은 1939년 102개 사단과 16명의 포병지휘관, 48개 관측대대를 보유했고, 1941년 6월에는 179개 사단과 59명의 포병지휘관, 67개 관측대대를 보유해 사단당 1개의 목표는 미달했지만 군단에 관측대대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소련군이 포병사단에 1개 관측대대를 보유했던 것과 비교하면 독일포병의 질적 우세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였습니다.21
포대 지휘관(Batterieführer)은 포대 사격진지에 머무르지 않고 사격진지의 관리는 포대장교(Batterieoffizier)가 담당했습니다. 포대 지휘관은 적과 아군의 지형과 전선을 관측하기에 적합한 위치에 주관측소를 배치해 전선과 사격진지 중간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포대는 1, 2개의 추가 관측소를 구성했고, 대부분 전방관측소가 보병진지와 함께 전선에 위치했습니다. 포대당 본부소대에는 전방관측장교(Vorgeschobener Beobachter) 1명과 부사관 5명이 관측부사관(Beobachtungsoffizier), 2명의 전방관측부사관(V.B.Unteroffizier), 거리측정담당(Scherenfernrohrunteroffizier), 전령(Meldefahrer)으로 구성되어 관측임무를 지원했습니다.
독일군의 전방관측반
포대는 일반적으로 3개 무전팀을 지원받았고(일반적으로 독일군은 무전기를 통신소대에서 집중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포대에 지원) 1개 팀은 사격진지에, 1개팀은 주관측소에 포대지휘관과 함께, 1개 팀은 추가 관측소에 배치했습니다. 2개 이상의 추가관측소가 있을 경우 1개 팀은 무선망에는 접촉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관측소와 포대 사격진지는 유선망을 통해 연결되었으며 보병사단의 경우, 경야포 대대의 관측반은 차량이 아닌 마필을 지급받았습니다.
포병대대는 기갑사단 포병연대 휘하인 일부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전 포대를 동일한 야포로 장비해서, 대대급 화력임무의 화력통제가 보다 용이하도록 했습니다. 소련군은 포병대대를 2개 포대의 경/중야포와 1개 포대의 중야포로 혼성편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예를 들어 소총사단 포병연대의 포병대대는 2개 76mm포대와 1개 122mm곡사포 포대로 구성되었습니다.23 이는 기계획된 사격이 아닐때 소련군이 독일군에 비해 대대급 화력임무의 수행이 어려웠을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포병대대장은 포대 관측소 중 하나에 위치하거나, 피지원 보병 또는 기갑부대나 연대급 전투단과 함께 이동했으며, 추가로 연락장교(Führer des Artillerie Verbindungskommandos)가 이끄는 무전기를 장비한 연락팀이 만약 포병대대장이 피지원부대와 함께 위치할 수 없는 경우 보병부대와의 연락을 담당했습니다. 포병대대는 통신소대를 보유하여 포대들과의 유선 및 무선망을 유지했습니다.
추가로 포병대대는 측지반(Vermessungstrupp)을 보유해 모든 포대의 위치와 관측소에 대한 측지를 통해 좌표를 획득하고, 동부전선에서 대체로 그렇듯이 세밀한 지도가 없을 경우, 1개 포대의 위치를 고정된 측지 기준점으로 해서 좌표를 획득했습니다. 사격진지가 구성되면 측지팀은 대대 FDC(Rechenstelle)로서 사격제원을 계산하거나 대대의 각 포대들의 방열위치나 연대급 화력임무 수행에 필요한 제원을 계산했습니다.
포병대대와 유사하게, 포병연대는 피지원 기동부대를 지원하는 연락팀을 보유하며, 연락장교(Verbindungsoffizier für Div)가 이를 이끌었습니다. 또한 직할 포병대대 뿐만 아니라 다른 포병연대나 총사령부에서 배속된 하위 포병대대와의 유무선 통신을 담당하는 통신소대와 연대의 측지반을 별도로 보유해, 각 포병대대의 좌표들을 연대좌표로 통합시키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연대는 기상소대를 보유했으며, 1일에 수차례의 기상상황을 체크해 휘하 제대에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했습니다.
각 포병연대는 다시 군단으로 통합되어, 각 사단의 전투지경선을 넘어 상호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좀처럼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격절차(Schießverfahren)는 주로 지상관측이나 공중관측이 이루어진 이후에 진행되었으며, 공중관측은 대전 후반부로 갈수록 드물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는데, 지상관측자가 때로 적에 의해 시야를 상실하거나(탄막이나 연막으로), 사망하거나, 유선망이 적 화력에 파괴되거나, 무전망이 대기상태에 의해 연결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때로 표적획득은 포병관측대대에 의해서도 이루어졌는데, 청음 및 섬광관측을 이용했으며, 적 전선 너머의 지역에 대한 대포병사격에 활용되었습니다.
지도상의 좌표를 이용한 사격(Planschießen)은 포대FDC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지도상 좌표에 대한 즉각조치사격은 임의의 지점과 사전에 계산된 기준점과의 비교를 통해 정확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다수 포대나 대대의 화력집중을 위해 포대의 사격제원 좌표를 다른 포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휘관은 단일 포대의 전방관측반에게 포대에 다수의 표적좌표(Einschießpunkte)를 보고하도록 합니다. 이 좌표들이 기준점이 되어 모든 포대에 연대/대대FDC(Rechenstelle)의 도움을 받아 계산된 좌표가 제공됩니다.
방어시 독일군은 포병운용에 있어 단일 포병지휘관에 의한 지휘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초기 방어작전간 포병은 때로는 적을 기만하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며, 때로는 적의 포병사격을 유도하거나, 대포병사격을 수행하기 위해 또는 접근하는 적 보병을 방해하기 위해 사격을 감행합니다.
방어작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포병 대부분은 적의 준비된 지점이나 특히 중화기에 화력을 집중하며, 나머지는 대포병사격을 수행합니다. 최종단계 즉 적이 돌격을 감행하는 시점에 포병은 적의 돌격에 대한 공격준비파괴사격 및 탄막사격을 감행합니다.
방어과정에서 물론 더 다양한 타입이 존재하지만 주목할 만한 2가지 타입의 사격방식이 있습니다.
미군의 최후방어사격 개념
저지사격(Sperrfeuer)은 실질적으로 방어구역에 사전획득된 화력투사방식이며, 한국군을 기준으로 보면 최후방어사격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저지사격에서는 일반적으로 100~150미터를 1개 포대가 커버합니다. 저지사격은 거의 즉각적으로 실시되며, 일반적으로 2분간 포격이 지속됩니다.
만약 전선이 안정적인 경우, 각 포대들은 독자적으로, 또는 피지원 보병과의 협조를 통해 주 담당구역(Hauptsperrfeuerraum)과 몇몇 추가 구역(Hilfssperrfeuerräume)에 대한 저지사격을 위한 좌표들을 즉시 획득해야합니다. 이과정은 전방관측장교들에 의해 수행됩니다.
적이 아군 전단(FEBA)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고될 경우, 저지사격은 포대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수행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보병부대의 요청, 심지어 신호탄과 같은 시각신호를 통해서도 수행될 수도 있습니다.
전선의 넓이가 길 때, 특히 대전 후반기의 일반적인 상황에서 저지사격방식은 보다 사격구획 형태(Meldeband)로 이루어지며 이는 저지사격이 보다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적이 관측이 어려운 야간이나 안개를 이용해 기습공격을 감행할 경우, 포병을 비롯한 전 화기는 주저항선 전방에 사격을 가합니다. 이 경우 사격구역과 기간이 엄격하게 규정되며, 중야포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이 역시 저지사격의 일종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집중사격(Feuerzusammenfassung) 또는 섬멸사격(Vernichtungsfeuer)은 1개 또는 다수의 포병대대나 연대급까지 이르는 모든 포신을 단일 표적에 대해 사격해 노출된 적에게 최대의 타격을 가하고자 합니다. 대체로 TOT라 불리는 화력집중을 추구합니다. 일반적으로 "Kampfsatz", 1분간 최대 사격속도로 사격가능한 탄약이 소모됩니다.(15cm 곡사포 4~6발, 10.5cm 곡사포 6~8발)
때때로 집중사격시에는 모든 포탄이 최초 사격시점에 단일표적에 동시착탄하도록 타이밍을 조절하며 최초 착탄 이후에 각 포대는 가능한 빨리 남은 포탄을 발사하는데 주력합니다.
전투중 적 부대의 집결이 관측되면, 전방관측장교는 이를 대대 및 연대 지휘관에게 보고해 집중사격을 요청합니다. 지휘관이 교전을 결정하면 사격지휘자로서 통제하는 포병부대에 대해 사격지점과 사격시작시간을 직접 결정해 전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격지점 주변의 관측자는 탄착을 관측하고 보고해 이후 사격임무에서 오차를 수정해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때로 집중사격의 조준점이 사전에 설정되며, 일부 포대가 이를 참조하는 동안 나머지는 집중사격을 위한 조율을 논의함으로서 진행속도를 증가시키며 전방관측자가 알려진 조준점을 조정함으로서 가능하게 합니다.
대전 후반기 소련군의 공세를 방어하는 독일군 보병사단은 사전에 방어를 위한 화력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화력계획은 예상되는 공격축선들을 따라 다수의 다른 조준점에 연속된 집중사격을 준비했습니다. 이러한 화력계획의 준비는 적의 대규모 공격준비사격과 탄막으로 인해 때때로 다수의 전방관측자들이 시야가 차단되거나, 통신이 불가능해지거나, 완전히 파괴되어 사격요청을 위한 관측이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경직된 화력계획(starrer Feuerplan)이라 지칭된 이 방식은 소련군의 강력하고 밀집된 공격준비사격과 탄막의 결과가 야기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불행한 차선책으로 제시되었습니다.
독일군은 또한 야간에 수행되는 소련군 공세의 집결지역에 대한 기습적인 타격수단으로서 집중사격을 시도해 좋은 효과를 봤습니다. 엄폐되지 않은 표적에 대해 지표면에서 포탄이 착탄시가 아닌 지연신관으로 튕겨났을때 폭발시키는 방식(Abpraller)이 활용되었으며, 이를 위해 포탄이 지면을 낮은 각도로 탄착하게 했습니다. 전후 독일장교들은 이를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한 미군의 근접신관에 대해서 찬사를 금치 않았습니다.
독일군은 공격이던 방어상황이던, 단일 포문으로 직사운용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이는 소련군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공세작전간 공세작전간 독일군은 공격준비사격시에 대체 사격진지를 구축하지만 격렬한 대포병전상황이 아니면 드물게 사용하는데, 유류부족 문제로 인해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예외적으로 독일군은 2문 단위의 이동포대로 진지상에서 화력을 투사하지 않고 기만을 위해 지속적으로 이동하며 자신을 노출시키며 포격을 가해 적을 기만했습니다.
3) 독일군의 포병교리가 소련군 공세에 미친 영향
독일군은 방어시 가능한한 관측사격(Observed Fire)를 예측사격(Predicted Fire)보다 선호했습니다. 아군의 관측반이 직접 관측하고 사격을 유도하는 것을 선호했고 이를 위해서 일반전초에서부터 전투전초진지, 주저항선에 이르기까지 포병 관측장교를 투입하고, 양호한 시계를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미군이 포대당 1명의 관측장교와 1명의 무전병을 운용하는 동안 독일군은 영국군처럼 1명의 관측장교 뿐만 아니라 다수의 부사관으로 관측반을 보강해, 사상자가 발생하더라도 대응하기 용이하고 추가적인 관측소를 유지할 인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때때로 포대 지휘관 본인이 직접 전방관측자로서 행동할 정도로 전선의 보병부대와 긴밀히 연결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독일군은 작전구역 내에 포병전력이 절대적 열세인 경우에도, 소련군 주공축선상에 지속적으로 관측된 포격을 가해 손실을 강요할 수 있었으리라 추정됩니다. 만약 통신선이 차단되고 관측반이 모두 전멸한 경우라도, 기계획된 저지사격은 보병지휘관이 지휘통신망이나 신호탄등을 통해 탄막 뒤에서 진지로 접근하는 소련 보병대열에 치명적인 포격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미군 교범상 동일 살상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사격방식별 포탄소모량 추이
또한 화력계획을 수립하더라도 가능하다면 관측장교가 유도하고 수정하는 관측사격을 통해 화력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고, 사전계획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수의 포대가 단일 표적에 대해 집중사격에 필요한 사격제원을 계산하고 동시착탄으로 살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엄폐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포탄으로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는 소련군 보병이 방어선에 돌파구를 형성했을때 돌파구 첨단이나 병목지점에 치명적인 집중사격을 가함으로서 국지적인 반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포병연대의 휘하 포병대대에 대한 유기적인 단일지휘는 응급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열세한 포병전력으로도 효율적인 운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만약 군단 및 야전군급 제대에 가용한 포병예비가 충분한 경우, 주공축선상의 돌격 및 돌파구 형성과정에서 보병손실은 급증하게 됩니다. 만약 그런 여건이 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상위 포병지휘관(Arko)는 주변의 보병사단에서 포병대대를 차출해 응급지역에 투입함으로서 유기적으로 대응하여 부족한 화력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소련군에 비해 사단포병과 포병대대에 갖춰진 관측, 측지, 통신, 기상관측반을 통한 독자작전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전적 오판으로 화력열세 상황에서도 소련군에게 유효한 피해를 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독일군의 방어교리와 포병운용이 소련군 손실에 미치는 가설
독일군의 방어교리와 종심 깊게 구성된 방어선이 유효하게 구축될 경우, 소련군이 작전적 집중을 통해 달성한 화력우세와 정밀한 화력계획은 집중된 양적 우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 즉 기관총이나 보병포와 같은 주요 직사 화력이나, 관측소의 무력화나 파괴를 통해 접근하는 보병이 적의 화력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게 됩니다.
또한 독일군의 방어시 유연한 포병운용의 양상과 탄탄한 사단포병의 질적 우위는 주저항선까지 접근하는 과정에서 소련군 보병의 손실을 강요하고, 저지사격은 공격준비사격과 탄막을 통한 압도적 소련 포병의 화력투사에도 불구하고 소련 보병의 돌격이 감행될 때 결정적 피해를 입힐 것입니다.
만약 소련 보병이 피해를 감수하고 돌파구를 형성하더라도, 돌파구를 강화하기 위해 투입된 소련 보병과 공병들은 병목지대에서 밀집된 상태에서 다수 포대에 의한 집중포격의 화력집중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만약, 소련군이 포병의 작전적 집중을 통한 화력우세, 철저한 정찰과 대규모 대포병집단의 운용을 통해, 독일 포병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면, 소련군 보병의 피해는 급격히 감소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2차세계대전 당시의 기술수준은, 소련군과 독일군 모두에게 있어 확실한 대포병전에서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었습니다.
대포병사격으로 무력화된 독일군 포병
1976년 Trevor Dupuy에 의해서 수행된 연구에 의하면, 2차 대전간 견인포는 전투과정에서 직격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매우 드물게 손상을 받거나, 파괴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944년 8월동안 독일국방군 야전군은 595,000명의 병력을 손실해 13.16%의 병력을 잃었습니다. 해당 기간동안 12,883문의 야포 중 1,217문을 전투중 손실로 잃어 약 9.45%를 손실했습니다. 이 기간동안은 바그라티온 작전과 서부전선에서 팔레즈 포위전을 비롯한 후퇴전 과정에서 포위섬멸을 비롯한 장비손실로 인해 비교적 높은 손실을 본 반면, 1944년 9월에는 397,000명을 손실해 9%의 병력손실을 보는 동안 야포의 전투손실은 369문으로 3%에 불과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소련 포병의 작전적 집중을 통한 화력우세가 21세기 대포병레이더와 공군의 지상공격 역량의 강화 이전 시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세인 독일 포병을 확실하게 침묵시키기 어려웠을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련군이 직사운용을 거의 하지 않은 중야포가 1944년 공세과정에서 6%이하의 손실을 본 반면, 76mm 경야포가 20.8%의 손실을 본 것으로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포병전은 반드시 야포를 파괴하거나, 포대의 포병을 살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한적인 사상자만으로도 진지의 이동이나 엄폐를 통해 사격의 중지를 통해 무력화는 가능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소련의 공세작전과 포병운용과 독일의 방어작전과 포병운용을 상호 비교해 보면, 소련군이 공세과정에서 압도적 병력과 포병우세를 달성했음에도 왜 높은 피해를 보았는지에 대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만이 소련군의 손실을 증가시킨 것은 아닙니다.
최종적으로 소련군의 작전적 집중이 소련군 손실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실제 전례를 통해 확인함으로서 독일군의 포병운용이 미쳤을 손실 양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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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포아빠 (112.175.xxx.xxx)
- 2018-06-22 14:41:49
- 2차 대전 참전국가간의 포대단위 전술운용 능력은 영국군이 최고 수준이었다고 알고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있으시면 영국군 포병대대 / 포대 운용에 대한 좋은 글을 발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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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TRUVIUS (112.175.xxx.xxx)
- 2018-06-19 19:57:18
- 좋은 발제 정말 감사드리고 수고하셨습니다.
한가지 궁금증은,
이분도 전략전술 얘기이고, 저도 공병 적방어지대에 대한 전략전술에 대한 얘기인데,
제 얘기는 현정권이 까이는 얘기라서 욕먹고 현정권 관계없는 이런 글은 조용한게 아쉽네요.
우리 비밀에도 야전공병출신이거나 기갑출신 분들이 자주 활동하셔서
미천한 제가 하는 발제에 정치적 태클이 아닌 제대로 전략전술적 태클을 거실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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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력터널 (112.175.xxx.xxx)
- 2018-06-19 13:23:00
-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발제글을 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독일군(모델 원수)의 뛰어난 방어 전술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지만, 소련군도 바보라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레닌그라드에서 쿠르스크와 흑해로 이어지는 1,500km의 거대한 전선이 기갑 부대에 맞춰진 방어 지대가 되어버려서 서로간의 공격을 하면 막대한 소모전이 되어버린게 문제죠.
그런데 독일군과 소련군은 군사철학이 좀 달랐기 때문에 소련군은 독일군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소모전을 걸었죠. 손실은 소련군이 더 컸지만 독일군은 누적되는 손실을 견딜 수가 없었죠. 소련군의 경야포들이 큰 손실을 본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 덕분에 독일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죠.
서로간의 사상자가 컸던 독소공방전에서 소련군이 병력을 빼내서 정예화 한 후에 독일군을 공격하려 했으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봤을거라 봅니다. 냉혹하지만 소모전을 강요했기에 독일군은 제대로된 공세를 못했죠.
현재 전장에 대입해본다면, 무인주행전차나 무인주행자주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는 군사강국이 있다면 적군을 상대로 지속적인 소모전을 걸어 이길수 있다는 교훈이겠죠. 아마 인명경시 풍조가 강한 북한군도 이런식으로 소모전을 걸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