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북의 포병을 상대하기 까다로운 이유 중 하나로 "갱도화"를 들고 있습니다.

그 갱도를 무너뜨리고 무력화 시키기 위해 비싼 정밀 유도무기들이 개발되었고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포병 전력에 대항하는 노력과 비용의 상승을 가져오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대륙정벌용 포병"의 탄생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비교적 첨단화된 군에서도 이러한 갱도화 포병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꽤나 애를 쓰고 있다면

북한처럼 비현대화 & 물량전을 주 교리로 하는 군대에게 우리가 갱도화 & 요새화로

대응하는 것은 어떨른지요? 북의 실력이라면 이의 제압이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갱도화나 요새화는 우리 포병의 생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연 북한이 산의 후사면에 갱도화된 우리측 포병을 정밀타격할 능력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화학무기를 사용하거나 KN-02 독사를 이용하는 방법이

그나마 가능할 건데 화학무기는 동일한 수준의 보복을 각오해야 하고, KN-02는

"정밀타격"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나마 공산오차가 적은 편이라는 것이지...

그리고 산이 없어서 갱도화가 불가능한 지역에는 "요새화"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비밀 대문에 걸렸던 Fort Drum 형태의 요새입니다.

(규모는 훨씬 축소되겠지요..1개 포대 정도면 많이 수용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Fort Drum 은 역사적으로 볼 때 "포격에 대해서는" invulnerable했던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Drum의 벽체 두께는 10-13m, 천정의 두께도 7m 였다고 합니다. 일본군이 마닐라를 공격할때

105mm 4문과 150mm 2문을 배치해서 하루 동안 "103회"의 명중탄을 Fort Drum에 내었지만 요새의 기능에는

타격이 없었다고 합니다(우리에게 동일한 일이 벌어진다면 이 요새는 하룻동안 아주 많은 일을 흠집하나 없이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하지만 Fort Drum의 주포의 경우 적 포대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서 전과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일이 없겠죠..실시간으로 보복탄을 날릴테니..)

이후 일본군은 240mm 포 10여문을 배치해서 1주일 동안 Fort Drum을 두들겼지만 요새외부의

서치라이트와 대공포를 부수는데 그치고 주포는 멀쩡했습니다.. 이후 일본은 100여문의 화포로

두들겼지만 필리핀 전역의 미군이 항복할 때까지 기지의 기능은 정지되지 않고 끝까지 불을

내뿜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걸 전방 부대에 건설한다면... 분명히 포격에 피해를 입긴 할 겁니다..... 화포의 위력도

2차세계대전보다 월등할 것이고, 정밀도도 더 나을테니깐요.. 하지만.. 일반적인 진지변환을

하는 견인포 포병에 비해서는 포격의 지속성이나 생존성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위의 요새가

버텼던 시간보다 짧긴 해도 분명히 일정 기간은 훌륭히 버텨낼 것이고, 요새의 파괴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우리가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즉, 이 요새를

공격하기 위한 노력의 정도만큼 북한의 포병은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모험을 해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가 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휴전선 따라 수십 군데에 이런 요새가

건설된다면 분명히 북한 포병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지나치게 요새화 포병을 설명하는 쪽으로 흘러갔는데, 아무튼 견인포 세력에게 이런

방어막을 씌워주는게 우리의 대화력전 역량을 증가시키는데 일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