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말이 많은 USB등 군납 제품 단가에 대해서 관련 제품이나 핸드폰 등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상황을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아시겠지만 일반 상용 핸드폰에도 수십 가지의 신뢰성, 내구성 Test를 부품 별도 혹은 조립한 후 제품 기준으로(실기Test하고 함) 진행을 하는데 항목은 Global Maker인 삼성이나 LG, Apple, Nokia, RIM 등도 회사에 따라 약간은 다르지만 사실 대동소이합니다.

먼저 영하 40도에서 견디는 USB가 없다고 하시는데 그럼 핸드폰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전자 부품 혹은 제품 Maker들이 상당한 강도의 내구성과 신뢰성 Test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제품 설명서에 소개를 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몇만 분의 일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Re-call이나 클레임 등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지금 제가 설명 드리는 Test는 단품인 부품들도 하고 있고 전체 제품을 통째로 넣어서 하고 있기도 합니다. 주로 하는 Test는 항온항습, 열충격, 낙추 및 낙하, 내화학, 내화장품, 염수 분무, 진동 연마, 자외선 및 저항 등의 Test이고 기타 케이스 류에는 X-Cutting, RCA 등 실제로 최소한 20가지 이상의 Test를 진행합니다.

항온항습은 대부분 영상 70-80도, 습도 90-95% 이상의 조건에서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48-72시간 Test를 하며, 열충격 Test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50-70도 사이를 번갈아 넣어가면서 (자동으로 이를 시험하는 열충격 설비가 있음) 보통 48시간에서 72시간을 Test합니다.

염수분무 Test같은 경우는 5% 염화나트륨 포함의 수분을 핸드폰에 계속해서 뿌려주는 Test인데 실제로 48-72시간 동안 Test를 진행하지요. 진동연마 Test는 미디어라고 불리는 돌 조각과 함께 핸드폰을 연마기 통에다 넣고서 돌리는데 일반적으로 48-72시간을 돌린 후 외부의 마모나 핸드폰의 작동 상태를 검사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핸드폰이나 Pad 등에는 USB보다 훨씬 민감하고 정밀한 CPU와 각종 메모리 그리고 Camera Module과 각종 기판과 FPCB라고 불리는 연질형 기판도 포함되며 TPS라고 불리는 Touch Screen Module 등도 들어갑니다. 요즘은 방수 핸드폰도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방진, 방습, 방수는 단가와 시장의 Need의 문제이지 기술의 문제는 더 이상 아니라고 판단이 되는 수준이죠.

Memory 4GB 하나 들어있는 작은 USB 외부 Case를 방진, 방수, 방습으로 만들려면 어떤 재료를 써야 할까요? 대부분이 비철금속(SUS, 마그네슘이나 알미늄 Case나)이나 PC(Poly Carbonate)에 Glass Fiber 등을 첨가한 강화 플라스틱 정도를 사용할 것이며 충격 방지를 위해 내부에 스펀지 같은 충격 방지 재료를 넣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한다고 해도 과연 95만원 수준까지 올라간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무리 비싼 강화플라스틱을 사용하더라도 1톤에 가격은 1.5-2만불 수준입니다. 외장 Case 를 10g짜리 두 개를 사용하였다고 가정하면 USB를 5만개 이상 만들 수 있으므로 실제 가격은 Case 당 0.3-0.5 달러 정도면 만들 수 있습니다. USB 천개 수준이면 그냥 셈플로도 받을 수 있고, 대리점에서 소량을 구매해도 됩니다. (한 포대 25KG) 여기에 강도가 좋은 특수 코팅제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사실 1달러 내외면 USB Case 제작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대기업 가격 기준으로 본다면 엄청나게 좋은 가격이지요.

600개 만들었다고 하니 금형비가 좀 부담이 될 겁니다. 이러한 사출 금형은 16 Cavity(케이스 상,하 각 8Cavity씩 제작)로 제작한다면, 유리섬유인 Glass Fiber가 50% 미만 포함 될 경우 사출 금형은 2천만원 내외입니다. 일종의 개발비가 되는 경우인데 최고로 잡아서 2천만원을 600개로 나누어도 3.3만원 수준이 되는군요. 하지만 군에서는 이러한 금형 제작에 대해서는 단가와 별도로 대부분 금형 개발비를 지불할 겁니다. 또한 이러한 금형의 내구성은 최소 30-40만 Shots는 되기 때문에 240-320만개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Memory 크기만 표준화 해서 Case를 만든다면 얼마든지 반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물론 군에서는 매번 몇 백 개 생산을 위해서 금형을 별도로 만들 테지만 말입니다.

만약 방사청에서 이러한 소모성 USB를 삼군 통합하여 사용 가능하도록 통합구매를 추진하고 관리한다면 아마도 제 생각에는 모든 기능 다 넣고 엄청나게 좋은 사양을 해도 10만원은 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건 완전히 후진 시스템과 잘못된 부패 관행의 문제라는 것이 답일 것입니다.

USB라고 해봐야 Main Memory와 이를 장착하는 소형기판, 그리고 USB Port 그리고 외장Case와 일부 나사 및 양면 Tape등 부자재 등입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처럼 좋은 포장이나 화려한 Coating을 할 필요도 없으며 내구성이 좋은 Coating이나 표면 처리 정도만 하면 됩니다. 시중 상용은 외부에 조금의 티라도 있으며 Maker에서 불량을 때리지만 사실 군용은 이런 것에도 굉장히 관대한 품질 기준을 주어도 됩니다. 왜냐하면 패션이나 디자인 제품이 아니라 군용이고 실용적이며 신뢰성만 고려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얼마 전에 이야기하신 386, 486 CPU가 내구성이나 각종 오차도에서 극한의 환경을 견딜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 제품들 모두 상용제품이며 NASA에서도 전 세계 도매 시장이나 중고시장에서 해당 제품들 찾고 있습니다.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도 견디는 20-30년 전에 만들어진 CPU 생산라인보다 지금의 Memory 생산 라인의 신뢰성 요구가 낮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런 과거의 CPU를 사용하는 것은 그 만큼 많은 사용량과 오랜 기간의 사용을 통해 그 안정성의 통계가 확실히 있고 저용량이다 보니 구조가 간단해서 에러 발생 가능성이 적다고 통계로 인정되었기에 그런 것이지 실제로 이런 CPU들이 현재의 CPU보다 고장이 적은지는 실제로 Test를 통해 판단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실은 추가된 많은 기능 때문인 것이지 같은 기능만을 판단한다면 오히려 내구성은 좋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꾸 군용은 특수 목적이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이 소모된다고 많이들 이야기 하시는데 사실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상용보다는 아무래도 더 다양한 Test를 하여야 할 테니 분명히 가격 상승 요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10배 20배 심지어 수 백배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이런 군용 USB 조립 생산 판매하는 곳은 대부분이 중소 기업일 가능성이 훨씬 많습니다. 얼마 전 링스헬기 수리 비용 위조 청구 등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기본적인 설비도 없는 컨테이너 옥탑방 회사가 수년간 십여 억을 횡령한 사실을 못 보셨는지요?

이번에 문제가 된 USB 실물 사진을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외관만 보면 제 생계가 사출, Casting 등 소형 전자 제품 Case의 정밀 부품 생산이므로 바로 원가 산정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집중하고 감시해야 할 것은 문제가 되고 있는 군납비리 및 터무니 없는 군용 제품의 가격 시스템 등이지 절대로 군용이라고 비싸다는 것을 용인하고 인정해 주는 풍토는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용이니까 비싸다? 비싼 것 맞습니다. 생산량도 적고 일부는 특별하고 특수한 기능을 요구도 하지요. 작은 메모리 하나 때문에 자주포가 발사가 안 된다던가 혹은 표적을 명중 못한다면 이는 엄청난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군용이라고 군납업체와 군이 국민을 기만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찾는 부분이 있다는 것 또한 최근 드러나는 수 없는 군납비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비싼 것은 인정하지만 비싸도 너무 비싼 것이 문제가 아닐까요? 그 USB업체 공개하고 그 회사 뭘 하는 회사인지 파악해 보면 결과 분명히 드러날 것입니다. 참고로 저희가 만들어 중국 군에 납품하였던 방온, 방습, 방진 통신기의 Magnesium Case가격은 1.2달러 입니다. 생산수량은 약 3만개 정도였고 금형은 2500만원 정도 받았는데 가격이 너무 좋아서 많이 남았습니다. 40% 이상 남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삼성, LG 핸드폰이 전 세계에서 약 5억대 정도 팔리고 있고 그 국가는 남극부터 북극까지 열대 적도에서 무지하게 다습한 밀림까지, 러시아의 극한 환경에서도 팔리고 있습니다. 만약 보안 문제나 주파수의 강도와 군의 특별 요구 사항 등의 문제라면 모르지만 이런 단순한 USB 등에 얹어 먹은 금액을 보면 사실 다른 약간의 전문적인 제품은 얼마나 해 먹었을지 안 봐도 뻔한 내용 아니겠습니까? Galxy S 2값 보다도 더 비싸군요.

제 생각은 아무리 항온, 항습, 방진 등의 요구와 적은 수량을 감안하여도 USB가격은 10만원이 절대로 넘을 수 없습니다. 직접 제작 생산을 하였다면 더욱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 업체가 실질적인 제작업체였는지 아니면 자신이 수주 받고 다른 업체로 외주를 주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일반 기업들도 제조 설비가 없는 업체는 협력사로 등록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국방을 책임진 업체가 제조 설비도 부족하거나 아예 없고 이를 테스트할 신뢰성 장비도 없이 군 인사와 관련하여 잘못된 관행으로 제품이 제작된다면 이는 가격만 비싼 것이지 신뢰성도 내구성도 더욱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상용 USB에 방온, 방습용 Case나 주머니를 만들어 1개 살 것을 5만원짜리 3-5개에 같은 자료 입력해 놓고 문제 발생시 교체하는 것이 훨씬 더 생존성과 작전성이 좋을 것입니다.

군용 특수장비 요구하고 특별 기능 요구하다가 사실은 일반 상용제품 보다 더 못한 제품을 고가에 살 가능성이 엄청나게 큰 것이 작금의 현실 아닐까요?

무지하게 많이 쳐줘서 10만원이면 95만원-10만원=85만원 x 600= 5억1천만원의 국민의 혈세가 낭비된 것입니다. 육군 포병의 일부 자주포에 사용하는 USB의 가격에서 5억천만원이 날라갔으니 다른 부분도 조사해 보면 엄청날 것입니다. 여러분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