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보다보니 마린원 사고와 관련하여 그리고 마린온 무장형이 완전히 다른 기체인 공격형 헬기를 운영하며 조종사를 양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보고 글을 남겨봅니다.

보통은 조종사가 되면서 최소한 3변 이상의 기종전환을 합니다. 초등비행, 중등비행, 고등비행. 물론 중등비행 항공기를 고등 비행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본인이 결정된 기종으로 가면 또 바뀌지요. 

정비사도 그렇지만 조종사도 기종 전환할 때가 가장 맘 고생 심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조종사가 되기까지 교육 받는 과정에서라도 다시 적응하고 익히는 것도 힘들겠지만 더 힘이 드는 것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중간에 기종 전환하는 경우가 있지요. 후배에게 배워야 하는 상황도 있고 비행 대대별로도 특징들이 있어서 더 그렇겠지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시아나 B-777 사고가 났던 날 같은 구역에서 함께 근무하던 대한항공 직원분과 함께 텔레비젼에서 보고 있었습니다. 처음 사고 난 장면을 보자마자 “조종사 둘 다 B-747하던 사람들 같은데... B-777은 Fly by wire라 엔진 쓰로틀 반응이 B-747 보다늦어서 정조종사하고 부조종사를 B-747 출신 같이 못할텐데... 그렇게 했나보네...”

KT-1도 마찬가지 조종사 교육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왜냐면 이미 중등 교육 때 비슷한 기종을 운영했으니까요. 그래도 습관이 무섭습니다. KA-1으로 개조되면서 스피드 브레이크 작동 방식이 약간 바뀌고 기본은 KT-1이지만 분명히 조작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었지요. 더 혼란스러운 것은 항공기 전력화 이전 준비를 위해 각종 교육 자료를 KT-1을 받아 활용했었는데 이 부분이 혼란을 초례한 경우도 있고 T-50도 운영 부대가 늘어나면서 제일 어려웠던 것이 F-16 출신 교관들이었습니다. 기본 시스템이 F-16과 유사하지만 그렇다고 동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습관이 참 무섭다는 것입니다. 

공군도 회전익 항공기 교육을 자체로 시킵니다. 비행 임무 특성이 육군과 해군과 공군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제가 은근히 자주 육군 정비창에 공군 항공기 수령하려 출장을 가는데 헬기 조종사들 중 가장 비행 실력을 높게 치는 군이 해군입니다. 지상 공역의 경우 비행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기준이 있어 (장애물도 많지만) 비행에 적응이 되는데 바다에서 비행하는 것은 적응하기 너무 힘들다고 해군 조종사들 대단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육군이나 공군이 해상에서 비행하는 것 자격 유지를 위해 잠깐하면서도 어렵다고 하는데 해군은 항상 하니까요.

T-59 항공기 첫 실무장하고 활주로에서 추락했을 때 저도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어떤 선배는 처음부터 끝가지 다 목격을 했고 저는 활주로 중간에서 불타고 있는 모습과 하늘에서 낙하산 내려오는 중간부터 봤습니다. 부대 배속된지 한 달 만에 일어난 사건이라 저는 훈련을 실감나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후방석에 탑승하셨던 조종사분과 친분이 있어서 그 과정을 생생하게 들었었는데 전방석 정조종사가 평소대로 충분한 속도가 붙기 전에 스틱을 당겨 실속이 발생해 활주로에 날개가 충돌하면서 사고가 난 것이었습니다. 

동일한 기종이라고 해서 교육 훈련에 유리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도리어 임무가 완전히 다른 항공기라면 비슷한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평소 습관 무섭거든요. 특히 버전이 여러가지 있는 항공기의 경우 스위치 위치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UH-60도 개조된 것과 아나로그 그대로 남아 있는 항공기 조작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는 것을 봐서도 유사한 기종을 운영하는 것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염려하실 필요가 없는 것이 해군이 처음 항공기를 운영했던 것도 아니고 해병대도 이 전 항공기를 운영했던 적이 있어서 조종사 양성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크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같은 해군 소속이니 해병대로 소속을 바꾸는 해군 조종사들이 있겠지요. 그리고 해군으로 부터 도움을 받으면 될 것이고 작전 운영면에서도 육군보다 훨씬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해본적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육군이 상륙과 관련한 항공기 운영을 해봤을까요? 공군이 해봤을까요? 해군은 해상 비행부터 육지와 함상을 오가며 비행을 하니 많이 비슷하겠지만 공격 무기를 운영한 적이 없죠. 그러면 배울 수 있는 곳이 미 해병대입니다. 그들의 그동안의 데이터와 함께 훈련하면서 얻는 노하우가 더 실질적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사업이 시작되면 조종사 양성은 항공기 받기 전부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또한 항공기 작동 방법 뿐만 아니라 운영에 대한 노하우도 노력 여하에 따라 배울 수 있습니다. 카이에서 이런 것 가르쳐 줄 수 있을까요? 

공군에서조차도 다양한 임무를 위해 그동안 없던 항공기를 여러 종류 도입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조종사 양성과 관련하여 무장 헬기가 유리하다는 의견은 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 자체가 큰 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수리온 무장 헬기를 찬성하시는 의견이 있는데 맞습니다. 그런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기종을 도입 운영하는 것이 더 장점이 많고 앞서 설명하신 장점이 다른 기종을 도입했을 때의 장점을 뛰어넘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요약 : 

1. 이미 기종 전환 관련한 절차들이 있음

2. 항공기 도입 전 조종사 양성을 위해 인원 선발하여 교육을 받고 자격 획득

3. 유사 기종을 유사한 임무에 활용하는 경우 (수송 헬기를 응급 헬기로 사용하거나 소방 헬기로 사용하는 경우) 유사 기종의 장점이 클 수 있지만 유사 기종으로 완전히 다른 임무 수행 시 조작 실수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4. 연합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전술 및 운영 노하우에 대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장형 헬기는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공격 헬기 보조를 위해 무장하는 정도라면 모를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