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토론방
감정과 이성 사이 - 경항모 회의론
나도 대한민국 사람이고요, 우리 국군이 기가 막힌 무기와 장비들이 즐비하게 갖추는 모습에 흐뭇함을 감출 수 없는 일인입니다.
우리나라 해군이 항모를 하나 운영하기만 한다면 얼마나 뿌듯함이 몰려 올까요? 우리나라가 항모를 갖고 있다는 생각 하나 만으로도 으쓱거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감정과 이성 사이 문제는 육군의 전차 확보에 관해서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밀덕으로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무기는 전차입니다. 국군의 날 행사 때면 오로지 전차들의 행렬만 따라갔습니다. 자주포나 장갑차같은 것들은 보기 싫었을 정도죠. K2 전차 겨우 300 여 대 확보하는 것이 참 아쉬운 일이기는 한데, 이성적으로 보면 현재 우리 상황으로 보면 아파치 공격 헬기를 더 많이 뽑는 것이 더 중요하죠. 보병을 기동화 차량화하고 각종 보병용 미사일(맨패즈같은)을 더 많이 운용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이번에 보셨죠. 사우디 기갑 여단 하나가 후티 반군(보병 중심의 게릴라)에게 박살나고 수천 명이 포로가 된 사실을 요.
해군이 폼나게 항모를 운영하고. 해상 사열할 때 멋 있고, 관함식할 때 으쓱거려질지는 모르나 이걸 전쟁 상황에서 어떻게 운영하게 될지를 머리 속에서 상상해 보면 전혀 좋은 상황이 떠 오르지를 않습니다.
미군을 보면 정식 항모가 있고, 강습 상륙함이 있습니다. 강습 상륙함에는 오스프리나 공격헬기만 있는 게 아니라 F35B도 탑재됩니다. 그런데 최첨단 F35B를 탑재한 강습상륙함이 정식 항모처럼 해전을 대비하여 상정되어 준비된 함정은 아닙니다. 즉 다시 말하면 강습 상륙함은 해전 용이 아니라는 말이죠.
항모의 용도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전쟁터에서 아군의 항공력을 투사하기 위하여 이동식 공항으로 사용되는 것이고요.
두번째는 바다에서 해전이 일어나면 수상함전, 잠수함전, 항공전 등을 수행하기 위함입니다. 즉 상대방 함정을 항공으로 공격하기 위한 항공기를 탑재하는 것이죠.
문제는 두번 째입니다. 현대 해전에서 항공기를 이용한 해전이 효과가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항모가 크게 대두된 것은 2 차 대전에서 였지요. 거대 전함들은 전부 항공기에 의해서 격침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함정은 전부 구축함 이하 급으로 작아졌지요.
그런데 미국이 가대 항모 개발을 집중했습니다.
2 차대전 이후로 항모를 활용한 해전이랄 수 있는 것이 포클랜드전 밖에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엑조세 한 발로도 끝장날 수 있는 가련한 운명인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영국이 항모를 가지고 가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오로지 거기가 영국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진 전쟁터였으므로 공군을 가지고 갈 수 없어서였던 것입니다.
만약에 공군기는 따로 비행장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항모가 필요 없을 정도이지요.
그러나 본토와 멀리 떨어지고 어느 장소가 될 지 알지 모르는 미래의 전장터를 위해서 할 수없이 항모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방어에 많은 심혈을 기울입니다. 항모를 보호할 이지스 함정 3 척 이외에 잠수함도 최소 1 척이 있다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미국 기준으로 항모 자체 자원(무장, 장비. 병력 등등)의 40 %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들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므로 엄청난 방어 자원을 갖추고 강력한 공격력도 같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항모처럼 커지는 게 정답인 것입니다.
가령 4 만 톤 급 항모라고 해도 자함 방어용 전력은 비슷하게 갖춰야 하므로 공격력이 줄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허접 국가와 전쟁을 벌이면 항모 전력 전체를 공격력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웬만한 군사력을 갖춘 나라와 전쟁을 하려면 항모는 자함 방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아주 쉬운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중국의 라오닝 함이나 산둥 함은 전투기가 16 대 쯤 실리겠지만, 한국과 전투 상황을 가정하면 지옥에 빠진 느낌일 겁니다. 한국의 각종 미사일 (지대함, 함대함, 잠대함) 의 비가 내릴 겁니다. 여러 척의 장보고급 잠수함들이 노릴 것이고, F35를 비롯한 항공기들의 제 1 번 타겟일 뿐 아니라 현무 3 , 타우러스까지 모두 동원할 공산이 큽니다.
제 생각에는 한중 근접전에 중국 항모는 제 1 번 타겟이 될 것이고, 거의 99 % 확률로 다음 날 격침될 겁니다.
랴오닝이나 산둥은 먼 바다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 나가서 육지가 먼 해상에서 해전용으로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경우도 상대가 막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기때문에 자함 방어에 거의 집중해야 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공격 자원보다 방어 자원이 훨씬 소중한 것이죠.
미국 수준의 항모 전단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면 중형 항모도 쓸모가 별로 없는 존재이지요.
이제 강습 상륙함을 보겠습니다. 항모처럼 운영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경항모로 불릴 수는 있겠으나 엄밀한 의미로 이 함정들은 해상전 용도가 아닙니다. 오로지 해병대용입니다. 즉 바다에서 육지로 상륙 공격하는 임무이지요.
해병대 역시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군대가 아닙니다. 제해, 제공을 완벽히 한 상태에서 상륙을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압도하는 항공, 함정력이 있고 바다와 공중을 제패한 다음이만 할 수 있는 작전입니다. 따라서 이 지구상에서는 미군밖에 해병대를 운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는 미군과 동맹군만이 해병대를 운용합니다. (중국이 해병대를 육성한다는 말이 웃음이 멈추지 않습니다만)
공중과 해상을 장악하고 해안에 상륙할 때 해안의 적군 지상 병력과 화력을 좀더 눌러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해상 공격핼기가 사용되어 욌지만 더 강력한 F35B까지 배치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항모급 함정을 보유한다고 했을 때는 미국과의 혈맹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 것이고요. 다른 나라 해군 함정들과 해전을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일단은 북한 지역의 상륙작전을 염두에 두고 배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지만, 나중에 중국에 대결적인 미국의 해상 해병대 전력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 미국은 좋아라 할 겁니다.
가장 한심한 생각이 일본의 해상 자위대가 경항모를 갖추었으므로 우리도 갖춘다는 생각입니다. 이건 꼭 초등학생들이 책상에 금긋기 하는 정도로 유치한 생각이죠.
우라나라 예산이 철철 넘치고 돈 쓸 때 없어서 오로지 자긍심을 위한 장비를 갖춘다고 하니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 사족 :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에 청동기를 가진 부족이 석기 시대 부족을 복속시킬 때, 비파형 청동검을 가진 사람은 청동기 부족의 족장뿐이었습니다. 비파형 청동검은 실제 무기로는 사용되는 물건이 아니었지만, 그 상징성으로 자긍심이 높은 청동기 부족들은 신석기 부족을 점령해 나갔죠. 족장의 허리에는 청동검이 목에는 태양처럼 번쩍거리는 청동 거울을 걸고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이미 이기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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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st꽁군21 (112.175.xxx.xxx)
- 2019-10-09 11:53:38
- 항모는 전력투사 자산입니다.
우리나라 주변에 항모를 숨겨두고 작전할 바다가 있기나 한지 궁금합니다.
저번 북한 핵 실험 사태때 미군의 항모가 필리핀에서 동북아로 오다가 다시 필리핀 공해로 돌아간것
기억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항모는 "어디있다" 알려지는 순간 공격자산이 아닌 방어에 골몰하는 상황에 빠집니다.
그래서 미군도 항모 숨기기 전술같은것이 있고요.....
http://egloos.zum.com/shaind/v/5779224
미레에 동북아해안 가까이 항모가 근접하는것은 아예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항모 건설에 부정적인 이유입니다...물론 동남아나 저 개발 국가에는 압박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일본, 중국, 러시아 사이에 있는 우리가 저런 계획을 세우는것 자체가 무모하다고 봅니다.
차라리 이지스함 위주의 CEC에 의존하는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래서 해군 출신도 아닌 제가 E-2D 구입에 찬성하는 거구요.....
정말 앞으로 10년후에는 경항모든 중형항모든 동북아 에서는 전력적 효용성을 상실할 겁니다.
미군이 괜히 A2AD로 인해 괌쪽으로 항모전력이 후퇴하는 것이 아닙니다.
출처 : 2035 AIR DOMINANCE REQUIREMENTS FOR STATE-ON-STATE CONFL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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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군21 (112.175.xxx.xxx)
- 2019-10-09 11:53:38
- 항모는 전력투사 자산입니다.
우리나라 주변에 항모를 숨겨두고 작전할 바다가 있기나 한지 궁금합니다.
저번 북한 핵 실험 사태때 미군의 항모가 필리핀에서 동북아로 오다가 다시 필리핀 공해로 돌아간것
기억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항모는 "어디있다" 알려지는 순간 공격자산이 아닌 방어에 골몰하는 상황에 빠집니다.
그래서 미군도 항모 숨기기 전술같은것이 있고요.....
http://egloos.zum.com/shaind/v/5779224
미레에 동북아해안 가까이 항모가 근접하는것은 아예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항모 건설에 부정적인 이유입니다...물론 동남아나 저 개발 국가에는 압박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일본, 중국, 러시아 사이에 있는 우리가 저런 계획을 세우는것 자체가 무모하다고 봅니다.
차라리 이지스함 위주의 CEC에 의존하는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래서 해군 출신도 아닌 제가 E-2D 구입에 찬성하는 거구요.....
정말 앞으로 10년후에는 경항모든 중형항모든 동북아 에서는 전력적 효용성을 상실할 겁니다.
미군이 괜히 A2AD로 인해 괌쪽으로 항모전력이 후퇴하는 것이 아닙니다.
출처 : 2035 AIR DOMINANCE REQUIREMENTS FOR STATE-ON-STATE CONFL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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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군21 (112.175.xxx.xxx)
- 2019-10-09 17:58:14
- 영어 번역이 가능하시면
https://apps.dtic.mil/dtic/tr/fulltext/u2/a558163.pdf를 다운받아 읽어 보세요.
생각의 폭이 많이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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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르만스크 (112.175.xxx.xxx)
- 2019-10-09 11:26:02
- 저도 중학교때 밀덕의 길로 들어서서
해군함정 좋아하다가 실제로 군함보고 싶어서 해군갔습니다. ㅋㅋ 훈련소 첫날 대가리 박고 전진하면서 바로 후회했지만 ㅋ.
솔개님께서 구구절절 맞는말씀 하셔서 다른 말은 없지만 생각나는게 있어서..
당직서면서 대위이던 대잠관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그분도 밀덕이라 해군옴ㅋ)
한국해군이 항모를 보유하기 위해선 일본이 반드시 먼저 항모를 보유해야 할꺼란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잊고 있었는데 솔개님 글 읽다보니 생각나네요 ㅋ 그리고 20년뒤 그대로 되고 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