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는 대한민국 해군이 더 강해지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육해공군 중에서 가장 많은 해군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해도 동의하겠습니다.  해군이야말로 한 국가의 군사력 나아가서 국력의 상징이기도 하죠. 

그런데 강력한 해군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항공모함은 어떤 역할을 할 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항공모함이라는 것은 꿈의 함정이기도 합니다.

자동차를 너무 좋아하시는 분들이 궁극적으로는 슈퍼카나 F1 머신의 유혹을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사실 그런 차가 실질적으로는 큰 용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현존하는 항공모함의 표본은 미군이 운용하는 항공모함들입니다. 그런데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모함들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지 잘 파악하기를 바랍니다. 

해군의 함정들의 발전사를 보면 어떤 함정들이 있어야 하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밀매가 아니라도 상식 사항에 불과한 일이지만,(그러니까 다 아시는 내용인데) 다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20 세기 들어서 거함 거포 시대가 있었죠.   1 차 세계 대전이후로 강대국들은 서로 보유할 수 있는 거함의 크기와 수량을 제한했습니다. 왜 거함들이 필요했나를 살펴 봅니다.

전함은 보통 3~4 만 톤 급이상을 말하고, 2~ 3만 톤급을 순양 전함 쯤으로 분류하고, 1 ~2 만 톤급은 순양함, 1 만톤 급 이하는 구축함 등등으로 불릴 때...

전함은 거대한 포를 장착할 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장갑을 두르고 있었습니다.  대략 장갑 두께가 45 cm 뭐 이정도 됩니다. 

전함들이 함포로 전투를 하면 수 많은 포격에 피격되면서 전투를 수행합니다.  침몰할 때까지 대개 수 백발 정도를 맞는다고 알려져 있죠.  엄청난 맷집과 강력한 화력....  전함의 전성시대가 있었던 겁니다. 

2 차 대전이 시작될 때 쯤에는 항공모함들도 있었지만, 함재기 수준의 비행기가 달고 가는 폭탄들을 얼마나 퍼부어야 전함 하나 격침시킬 수 있을 지 미지수였습니다.  함포 수백발 맞아도 쉽게 격침 안 당하는 게 전함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죠. 

함재기들이 수투카처럼 내려 꽂으면서 폭탄을 투하하면 몇 백 킬로 그램짜리 폭탄이 갑판을 뚫고 들어가서 탄약고를 맞추면 한 방에도 격침될 수 있다는 걸 발견한 것입니다.  또는 뇌격기를 사용해서 어뢰로 한 방으로 끝낼 수도 있었습니다.  2 차 대전 때의 전설적인 전함들은 거의 무도 함재기에 의해서 격침됩니다. 

2차 대잔이 끝나고, 거함들은 전부 사라집니다.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서 전함을 건조하는 것보다는 그 보다 작은 구축함들을 여러 척 건조하는 것이 나았습니다.  그리고 항공모함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갑판이었습니다.  갑판을 장갑처럼 45 Cm 두께로 깔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너무 무거워져서 가라앉고 말 겁니다.  전함이 죽었다 깨나도 안 되는 이유는 갑판 장갑이 불가능한 일이고, 그런데 이는 항공모함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되는 것입니다.  즉 항공모함끼리 싸우면 양 쪽 함재기들이 상대 항공모함 갑판을 타격하면 전함보다 더 취약한 것이었습니다. 

항공모함이 가장 취약한 경우는 보급을 받을 때입니다. 항모는 엄청난 양의 군수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에 해상에서 보급을 받아야 하는 일이 아주 자주 발생하는데,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하기 위해서 원자력 항모를 만듭니다.  그런데 갑판 장갑 등 항모 방어를 위해서 미군이 오래 연구한 결과 항모는 자체 방어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결론을 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방공 구축함 이지스 함입니다.  항모는 반드시 방공 구축함 이지스를 3 ~4 척이 호위를 해야 하고, 공격형 원잠 1~2 대로 잠수함 공격을 방어하도록 세트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항모전단이죠. 

그러나 이 항모전단도 위협을 안게 되었습니다.  소련은(러시아 이전) 100 개의 미사일로 TOT로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방법을 선 보였습니다.  미국은 이를 반영해서 방어 작전을 짭니다. 소련의 미사일, 레이더, 감시 장비 등을 감시하는 정찰 자산을 총 동원해야 합니다.  

현대 해전에서(즉 바다에서 해군끼리 전투할 때) 상대 해군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 항공기가 필요한 경우가 별로 많지 않습니다.  방공 구축함들의 등장때문입니다. 

미군의 항공모함은 바다에서 해상 전투를 할 때 사용되는 함정이 더 이상 아닙니다.  미국의 항공 모함은 미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어떤 지역을 타격할 때 항공 전력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타격 대상 지역 근처에 미군의 우호적 공군기지와 해상에서 (공군처럼) 해군이 항공기로 협공을 하는 형태로 사용하는 함정입니다. 

이제 한국에서 항공모함의 용도를 생각해 봅니다.

해상에서 해군끼리 충돌을 일으키는데, 거기가 너무 멀어서 공군기 지원이 불가능할 일이 있을까요?

그 정도 거리라면 오키나와나 대만이나 센카쿠 열도나 이런 지역입니다.  이정도 거리에는 한국의 항공 전력이 필요할 일이 있을 것이라면 공군으로 비효율적이므로 항모의 필요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는 그 보다 더 먼 지역, 예컨대 제 3 세계 어떤 조그만 나라가 까불어서 손 좀 봐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 때 아마도 항모같은 것이 유효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제 정치학적으로 우리가 세계적으로 어떤 나라들에 주먹질 하고 다닐 처지는 아직 아닙니다.  다른 나라들로부터 원성을 받겠죠.  

만약에 이어도 정도 거리의 문제라면, 거기에 우리의 이지스 함이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지만, 그곳이 해상 분쟁의 지역이 된다면 우리는 제주도라는 가까운 섬이 있습니다.  군 공항은 없지만, 제주 공항을 임시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해상 전투함 교전에 있어서 항공기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는 대신에 항공모함의 위험도는 너무나 큽니다.

해상전투가 일어난다면 상대방(적)은 우리 항모를 타격 대상 1 순위로 삼으며, 모든 무기 자원들을 사용해서 총 공격을 감행하기 마련입니다. 

감당하기 불가능합니다.

거대한 미 해군 항모도 자체에 실려 있는 무기 자산들 중 35 %가 자함 방어를 위한 자원들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를 사실로 본다면 중국의 랴오닝 급 항모는 자체 함재기나 무기 자원들을 자함 방어에만 사용해도 충분치 않다는 소리입니다.  

만약에 우리 서해안 쯤에서 (댜오이 다오 같은 곳이 아니라) 랴오닝 하고 우리 해군하고 붙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한국의 육해공 미사일들이 TOT 로 전력을 다해 사격을 해서 오로지 항모에만 집중 타격을 날릴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살아남을 방도가 없습니다.  거기 실려 있는 열 몇 대의 함재기(그나마 무장도 거의 못하고 이륙함)가 무슨 쓸모가 있겠습니까?  산동 반도에 있는 중공군 공군기지에서 항공기 날리면 되는 일입니다. 

중국이 항모를 기획한 이유는 남지나 해상의 콘크리트 섬을 미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공군 : 공군, 항모 : 항모, 이런 전략으로 나선 것이고요.  일본은 센카쿠 열도 분쟁에 있어서 가장 가까운 섬에서 출격하는 일이 항상 버겁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독도나 이어도 정도의 분쟁은 공군 항공기로 충분하며, 상대 가상적들에 대한 효과적인 타격 능력을 좀 더 키워야 합니다.  더 많은 수의 대함 미사일, 초음속 미사일들을 공군이나 육군조차도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차라리 항모보다는 줌왈트 급 스텔스 구축함이 필요하다고 하면 동의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산 안창호 급 잠수함 많이 뽑고, 좀더 오래 동안 잠항할 수 있는 잠수함을 많이 뽑아서 작지만 엄청 뛰어난 성능의 많은 수의 함정이 더 중요할 것으로 봅니다.

전세계 해군들이 자꾸 배의 크기를 더 키우는데, 그거는 허세일 것으로 봅니다.  커봐야 맞추기만 더 쉽고, 배를 한 척 잃을 때마다 너무나 많은 데미지를 입게 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