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F-35A의 암람 발사 이야기를 보고 생각나서 그냥 발표된 논문이나 기타 자료들을 종합해보았습니다. 

일단 무장통합 과정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무장을 물리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지 확인. 즉 장착시 무장이 항공기의 다른 부분에 간섭되지는 않는지, 무장을 지상에서 작업자가 장착하거나 탈착할 수 있는지.

- 무장을 전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지 확인. 항공기의 무장에 신호를 보내기 위한 컨넥터는 어떤 종류인지, 항공기가 무장 투하시 어느 모드에서 어떤 명령을 내리면 무장과 어떠한 신호규격으로 연동이 되는지.

- 무장을 항공기에서 안전하게 투하/발사할 수 있는지 확인. 

a) 다양한 고도, 속도, 자세에서 무장 투하시 무장이 안전하게 투하/발사 될 수 있는지 전산유체 해석

b) 마찬가지로 다양한 조건에서 무장 투하/발사가 안전할지 모형으로 풍동 실험

- 항공기에 무장을 장착/탈착이 실제로 가능한지 실제로 실험. 즉 실제 항공기에다가 무장(보통은 실제 무장과 크기, 무게, 무게중심 등이 동일한 더미(dummy))을 정비사들이 실제로 달아보고, 다시 떼어보는 한편, 무장에서 나오는 전기적 신호가 항공기와 잘 연동되는지, 또 무장의 전자파가 항공기에 영향을 주거나 반대로 항공기의 전자파가 무장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물론 이 작업에 앞서 원래 무장을 비롯한 모든 군용 장비는 정해진 규격에 따라 전자파 간섭을 체크합니다만).

-드디어 실제 투하. 단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자세/속도/고도/다른 무장을 추가한 상태에서부터 투하. 이때 시험하는 무장은 내부에 폭약과 로켓추진제 대신 무장이 정상적으로 분리되는지를 측정하는 센서가 들어가있음. 대신 실제 무장과 모양, 중량, 무게중심 등의 조건은 거의 동일하게 제작됨. 뿐만아니라 항공기 자체, 혹은 항공기의 옆 무장장착대에 추가로 고속 카메라를 달아서 무장이 정상적으로 분리되는지 촬영. 

-단, 레일 발사대 방식의 무장은 로켓 추진제는 들어간 무장을 사용(로켓이 점화되지 않으면 발사대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는 구조임).

-앞서의 풍동실험, CFD 해석결과를 토대로 점차 실제로 무장을 투하해보는 속도/고도/자세를 다양하게 함

-모든 속도/고도/자세에 대해서 다 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시간과 비용 여건상 불가능 할 경우에는 각 속도/고도/자세/추가 무장등의 최대 제한조건 근처에 대해서 실시함으로써 그 안쪽은 모두 안전하다고 판단.

이렇게 단순히 전투기에 무장을 한 두 개 추가하는 것도 생각보다 작업량이 많습니다. 특히 안전을 입증하기 위해서 비행시험을 상당히 많이 해야 하지요. 이 때문에 굳이 Block 으로 구분하지 않더라도 전투기 개발 직후에도 탑재 가능 무장은 우선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무장만 먼저 통합시험 한 다음, 실전배치되는 중간에도 추가적으로 계속 다른 무장에 대한 시험을 마무리짓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전투기들은 딱히 Block 등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초기 버전에 비해 실전 배치 이후 몇 년 지난 뒤에 탑재 가능 무장이 늘어난 경우가 있습니다. 원래 기능적으로 불가능하였던것이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이미 다른 준비는 다 끝마쳐 놨었는데 인증을 위한 시험 때문에 실전배치 직후에는 무장 몇 종류를 쓰지 못했던 경우지요.

미국의 경우 이러한 무장 통합에 대한 프로세스가 제대로 구축된 것은 의외로 늦은 베트남전때라고 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어느정도 절차가 있었지만 항공기가 점점 다양한 속도/고도/자세에서 무장을 투하하게 되다보니... 특히 베트남전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신무장, 신전투기가 개발되는 와중에 시험을 대충하다보니까 막상 메뉴얼에선 별 말 없었는데 실전에서 무장이 제대로 분리가 안되거나, 잘못 분리되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 공군 내부에는 자체적으로 이러한 무장통합에 대해 연구하고 시험을 전담하는 Seek Eagle이라는 조직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험비행과 관련된 조직으로 공군의 52전대가 있는데, 이곳은 무장통합 뿐만 아니라 신형 항공기 시험 등도 겸하는 곳입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은 ADD와 각 무기 개발 업체들이 우선적으로 관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핸 정보는 거의 나와있는게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군 F-4E에 적용된 거의 몇 안되는 추가개조 사례인데, 이스라엘 기술자들이 와서 진행한 것으로 압니다. 어차피 F-4E에 AGM-142를 달아도 되는지에 대한 시험은 이스라엘에서 다 했던 것이기 때문에... 

2. GBU-24

KF-16은 본래 GBU-24를 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미 공군의 F-16등은 이것을 쓰고 있지요. 즉 무장의 실제 장착/투하 등에 대해서는 이미 미국이 실험을 다 마쳐서 입증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문제는 KF-16에는 이 GBU-24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추가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을 공군의 자체조직인 소프트웨어 연구소에서 수정, KF-16에 GBU-24를 탑재하면 HUD와 MFD 등에 정상적으로 관련 정보가 나오도록 하였습니다. 록마 등에 맡기면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올라가기 때문에 공군에서 자체적으로 했다고...사실 공군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 연구소라는 조직을 설립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항공기의 OFP 수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막상 이것을 외국 업체에 맡기면 비용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불리한점이 많다고 합니다.

3. KT-1, KA-1

제가 아는한 아마 최초로 우리 기술로 이루어진 항공기의 무장 투하/분리시험인것으로 압니다. KT-1의 경우에는 외부 연료탱크가 있고, KA-1에는 추가적으로 로켓포드가 있습니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분리되는지 풍동시험과 CFD 시험을 거쳐 실제 비행을 하면서 시험을 해 보았습니다. 

4. TA-50

T-50 사업의 경우 실제로는 T-50과 TA-50이 연계되어 거의 동시에 개발하는 사업이었고(FA-50은 계획은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계약하고 사업 진행하는 것은 분리되어 있었다고), 이 때문에 T-50 시제기중 한 대는 아예 A-50 형상(더 정확히는 TA-50 형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관련 논문등을 보면 Mk.82 등의 투하형 무장 뿐만 아니라 AIM-9, AGM-65등의 발사 형태의 미사일도 시험하였으며, AGM-65 표적 시험은 해상에 표적을 띄워놓고 했다고 합니다. 또한 TA-50 항공기가 어차피 KAI에서 만든 항공기인 만큼 KAI에서 자체적으로 항공기 내부 일부를 개조하여 추가로 카메라를 달았으며, 날개 끝에도 AIM-9X 형상으로 카메라 Pod를 만들어서 투하/발사되는 무장을 고속카메라로 촬영하였다고 합니다(이때 발사 시험에 사용한 AIM-9이나 AGM-65 등에도 센서가 들어있는 버전인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못하였습니다...).

5. KGGB

KGGB는 제가 아는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전투기용 무장입니다. T-50/TA-50 사례와 다른 점은, 무장이 특정 항공기 전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국내 운용중인 모든 전투기에 탑재 가능하도록 개발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여러 전투기에 대한 각종 지상/비행시험이 이루어졌습니다. 무장은 우리가 만든 것이므로 무장 내부에 실제 폭약 대신에 각종 측정용 센서를 넣기는 용이하였는데, 반대로 항공기가 우리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TA-50을 제외하면 모두 도입 항공기지요. 이 때문에 항공기를 개조하여 카메라나 측정 센서등을 달 수가 없어서, ACMI Pod 형태의 카메라 Pod와 측정용 Pod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카메라 Pod는 말 그대로 카메라가 들어있는 것이며, 측정용 Pod는 무장이 아니라 항공기 자체의 자세, 고도, 방향, 속도 등이 정확한지 측정하는 Pod였다고 합니다. 굳이 ACMI 형태로 만든 이유는 이미 우리군의 모든 전투기들이 ACMI 장비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 추가 카메라/측정용 Pod에 대해서는 별도의 비행시험이 필요 없었던 거지요. 만약 전혀 새로운 형태로 개발하면 이 카메라, 측정용 Pod 역시 새로운 장착물이므로 별도로 시험해야 한다고...

6. JDAM

논문에 따르면 FA-50에 JDAM을 추가하는 작업을 위해 보잉에서 JDAM 탄두 내부에 측정용 센서가 들어있는 모형을 제공하였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아마 나중에는 LOGIR나 방사청에서 언급한 헬기용 대전차 미사일등이 추가로 개발되면 이번에는 항공기 발사 이외에도 헬기 발사 무장에 대한 시험이 이루어지겠지요. 헬기의 경우 로터의 아래로 내리누르는 바람 때문에 무장이 발사대에서 빠져나온 직후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 KFX 사업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그때가서는 내부 무장고에서 무장이 투하/발사 되는 것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