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이어쓸까 하다가 그림을 올리는겸 해서 새로 적습니다.

 

대함미사일이 '회피기동'을 하는 시점은 CIWS를 회피하기 위한 최종 돌입 단계입니다. 그래서 CIWS의 사거리인 수 km 지점에서부터 기동을 시작합니다. 더불어 대함 미사일은 생각보다 추력대중량비가 큰 편이고 아음속이어도 거의 1:1에 근접합니다. 그렇기에 종말단계에서 기동 몇 번 한다고 갑자기 속도가 마하 0.8에서 0.4로 뚝 떨어진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레이저라면 모를까, CIWS는 포탄이 표적까지 날아가는 시간을 감안하여야 하므로 선도추적, 그러니까 쉽게 말해 '예측샷'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대함유도탄은 CIWS가 예측한 곳에서 계속 빗나가도록 기동을 계속합니다.

 

이경우 유도탄 자체의 속도가 아니라 유도탄이 얼마나 빠른 주기로, 또 빨리 방향을 전환하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팝업 기동, 이어서 유도탄이 돌입 직전에 좌우로 왔다갔다하는 Weaving 기동이 나오고 최근에는 3차원적인 기동인 Barrel Roll이 나오는겁니다.

 

 

위 그림이 바로 배럴롤(Barrel-Roll)입니다. 유도탄이 표적으로부터 2km 직전에서부터 기동을 시작한 것을 가정한 것이며, 5G로 꾸준히 기동한 것입니다. 다만 그래프의 선 자체를 보고 오해하실까봐 첨언하자면 고도, 좌우방향쪽 스케일하고 유도탄과 표적쪽 거리쪽 스케일이 다릅니다. 유도탄과 표적쪽은 한 칸이 1000m이고 좌우 거리는 20m, 고도는 10m 단위입니다.

 

즉 실제로는 저 그림처럼 드라마틱하게 기동을 한 것처럼 보이진 않을 것입니다.

 

물론 이정도 기동을 섞어주는 것 만으로도 그냥 CIWS가 달린 표적을 향해 똑바로 직진하는 것 보다는 CIWS의 명중률을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에 점선은 유도탄이 회피기동 없이 표적을 향해 들어갈때, 실선은 단순히 배럴롤 기동만 섞어 주었을 때, 굵은 점선은 그 배럴롤 기동이 항상 5G를 유지하도록 섞어주었을 때입니다. 각각은 CIWS의 조준오차를 보여주는 것이며 오른쪽의 1에 도달한 시점이 표적에 명중한 시간입니다. 

 

----------------------------------------------------------------------------------------------

 

똑같은 5G 기동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대함미사일의 속도가 만약 더 빨랐다면 실제 선회율은 그에 비례하여 더 느려집니다. 즉 속도는 빠른대신 더 완만한 선회를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아음속 미사일이 초음속 미사일보다 회피에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회피가 유리하다고 그것이 무조건 아음속 미사일의 생존률이 높다는 것이 아니란 점은 누차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회피도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한 전략이고, 씨스키밍이나 스텔스도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한 전략이며, 돌입속도를 높여서 적의 대응시간 및 재공격 여유시간을 줄이는 것도 한 전략입니다. 다만 속도와 회피기동은 제한된 G값에서는 상호 반비례적인 관계입니다. 속도를 높인다면 회피기동의 급격함은 줄어들게 되며, 반대로 회피기동의 급격함을 늘리고자 한다면 속도를 낮춰야 합니다.

 

그렇기에 전체 생존률 관점에서 어느쪽이 무조건 우위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