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토론방
KF-16 업그레이드: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안녕하세요. maxi(김민석)입니다.
오늘은 서울에어쇼에서 얻은 이야기 중, 가장 걱정스러운 문제를 이야기할까 합니다.
제가 걱정하는거야 뭐 다들 아시겠지만 뻔하죠.
보라매 사업, 소형무장헬기 사업, 중고S-3 도입 사업, 번개사업(전술유도탄) 뭐 이런 거였는데요.
이번 에어쇼에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은 그런게 아니라, KF-16 업그레이드 사업이었습니다.
단순 비용 문제야 많이들 이야기하셨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 여러 부분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에어쇼에서 들은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일단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 중 이런 것이 있죠.
1.BAE는 KF-16 개량사업에서 승리하고, 계약보다 비용이 증가해서 패배했습니다.
2.이 때 KF-16 개량사업에 비용이 더 비싸게 든다고 가격표를 제시한 것은 제작사가 아닌 미 정부입니다.
3.BAE는 가격 산정에 대한 권리가 없고, 미 정부가 BAE가 제시한 가격은 가짜다! 라고 해서 사업이 파토났죠.
여기서부터는 새로 진행되는 사실입니다.
4.그래서 우리 정부는 BAE가 아닌 록히드 마틴과 새로 KF-16 업그레이드 계약을 했습니다.
5.문제는, 록히드 마틴도 KF-16 개량사업에 가격 협상을 하는 주체가 아니라 미 정부가 가격표를 제시합니다.
방위사업청과 미 정부간의 협상은, 그래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록마로 바꾸어서 돈이 더 올라간 것도 사실이지만, 더 큰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서울에어쇼에서 록히드 마틴이 아닌, KF-16 업그레이드에 참여하는 1차 하청 업체들 몇 군데에서
공통적인 의견과 걱정이 바로 KF-16 업그레이드의 사양 문제였습니다.
록히드 마틴은 대한민국의 KF-16 전부를 F-16V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F-16V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레이더만 AESA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AESA와 연결되는 임무 컴퓨터,
캇픽 콘솔, 전자전 장비, 통합 데이터 링크 장비, 내부 데이터 버스 등 전투임무의 거의 모든 전자장비를
갈아치운다는 것입니다.
이 F-16V 개발 계획에 드는 개발비는 일단 대만이 모두 부담한 상태입니다. 원래 미 공군용 패키지였지만
미국이 F-35 개발에 예산을 올인했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한국의 방위사업청은 대만과 동일 사양의 F-16V 업그레이드 계획을 결사 반대 중입니다.
대만과 다른 독자적인 KF-16 업글, 그러니까 F-16V가 아닌 새로운 사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이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BAE가 개발 도중에 미 정부가 갑자기 비싼 가격을
내서 사업을 파토냈는데, 록히드도 너무 비싼 가격을 내면 그냥 아예 영영 개량계획이 사라지는 것이고,
돈을 더 받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지요.
거기다가, 대만의 F-16A의 경우 많은 제약사항때문에 내부 장비가 구형이지만, 우리 KF-16에 장착된
ASPJ 통합 전자전 장비나 AN/ALR-69 RWR가 아직 쓸만하다는 것이죠.
저는 이런 방위사업청의 태도를 이해하지만, 엄청나게 근시안적이고 문제가 있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우선, ASPJ나 AN/ALR-69 와같은 장비는 90년대 KF-16 도입 시점에서는 미국 정도만 보유한 최신형
전자장비가 맞았지만, 이미 단종되어서 구하기 어렵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례로, ASPJ 전자장비의 경우 고장 발생시 수리에 걸리는 시간이 3년이나 되어, 전자전 기능이 고장나
후방에서만 작전해야 하는 KF-16이 있었죠.
두 번째 문제는 비용 문제입니다. 대만이 채택한 사양 그대로 KF-16 업그레이드를 하면, 도입 비용은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구형 장비를 KF-16에 그대로 통합하는 데에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즉, 제품 납품 단가는 싸지겠지만 대만이 부담하지 않은 추가적인 개발비 (구형 장비 통합)으로 비용 절감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많고, 무엇보다 오래된 장비일수록 운용유지 비용과 기간이 엄청나게 늘어나
결국 전투력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세 번째 문제는 성능 문제입니다. 방위사업청은 F-16V의 핵심 장비인 노스롭사의 SABR AESA 레이더는
통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AESA 레이더만 단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AESA 레이더는 RWR과 전자전 장비의 성능이 뒷받침 되어야 100% 그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AESA 레이더로 전자전 재밍을 하거나 수동으로 전파 발생원을 탐지하는데 제한이 있고,
결국 AESA 성능에 맞는 전자전 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KF-16은 F-16V와 같이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미사일 경보기나 디지털로 정보를 처리하여 적 위협을 알아내는 레이더 경보 수신기가 없어,
AESA 레이더 탐지 범위 밖의 돌발 표적(예를 들면 스텔스기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방위사업청의 이런 행동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예산 증가로 인해 사업이 한번 망할 뻔 했는데,
또 다시 예산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싶지는 않고, 정해진 예산에서 더 받을 수 있을 가능성도 적습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우리 공군만의 KF-16개량"은 대만과 다른 사항 때문에
미 정부가 원래 약속된 개발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방위사업청이 어거지를 부려 예산 내 비용을 맞춘 사양을 놓는다고 해도, 또 다시 올라간 가격표를 받고
다시 논란에 빠질 것이 큰 것이지요.
이 때문에, 저는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이고, KF-16 전량 개량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냥 F-16V 사양으로
개량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예산에 맞춰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는, 우리가 업그레이드에 미 정부간 계약을 해야 하는 기체를 가질 수록 벗어나기 힘듭니다.
문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FMS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되는 기체를 사는 수 밖에 없습니다.
방위사업청의 냉정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대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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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st고려의반격3 (218.145.xxx.xxx)
- 2015-10-26 15:40:25
- LustyMech님// 좋은 의견이네요..
그런데 저도 우리나라 사정이 그런줄 알았는데요..
뭣 모르다가 어느날 갑자기 AESA레이다 만들었다고 시제품이나 목업 나오고...
T50FA50도 다 미국부품 갖다 붙이는건줄만 알았는데 어느날보니 우리가 미션컴이나 소프트웨어등도 개발했다고 기사가 나오고....
우리 해군함정 자체의 전투정보 시스템조차 없는줄 알았는데 영국에서 기반받아서 발전시키고 있는 모델이 있다는것도 몇일전에 알게 되었구요..(소문에)..
어느날 갑자기 사브랑 스텔스레이다뚜껑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듣게 되구요..
우리가 보유한 미국기체들 소프트웨어 아무것도 못건드려서 뭐 하나 바꾸고 싶어도 물건들고 가서 이거고쳐주세요 하는줄 알았더니 어느날 갑자기 우리공군 소프트웨어팀이 있어서 어느정도는 우리가 수정하고 있다는것도 들었구요..
사실 천궁이야기 듣고는 꽤 놀랐지만 러시아 도움이 있었다고하니 그렇다치고 넘어가고 그이상은 안되겠지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LSAM 개발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리구요..
K1A1이란게 나와서 놀랬지만 그렇다치고 넘어갔는데 어느날 갑자기 K1A2 이야기도 들리구요...
K11 복합소총도 오작동 논란을 거치면서 계속 보완중일거고..
K55A1 이라나 그런것도 들리더군요..
요샌 K9조차도 성능개량에 대한 이야기도 들리더군요..
이런것들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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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사탕 (218.145.xxx.xxx)
- 2015-10-26 10:51:29
- 일을 그 지경으로 매번 처리하고도 결국 책임지는 놈은 없고..참 어디부터 고쳐야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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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사탕 (218.145.xxx.xxx)
- 2015-10-26 10:50:11
- 공무원 특유의 복지부동에 무능 비전문성이 합쳐져서 매번 참담한 결과를 내는군요.
대체 한 두번도 아니고 수천억원, 수조원씩 돈은 돈대로 퍼주면서 맨날 최저가 싸구려 사오고 호구짓 쳐하는 것을 언제까지 봐야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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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멧돼지 (218.145.xxx.xxx)
- 2015-10-26 10:49:54
- sigan님, 글쎄요.. F-16V면 현재 존재하는 F-16중 가장 최신버전 아닐런지요?
이번건은 다운그레이드 시키려는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당초 요청한 스펙보다 높게
제시한것 같은데요. 그에따라 비용도 당연히 올라간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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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i(김민석) (218.145.xxx.xxx)
- 2015-10-26 10:48:39
- 진선님. 국회에서 통과 조건이 진선님과 말씀하신 것은 맞고요. BAE든 록히드 마틴이든 KF-16업그레이드 사업에서 비용을 결정하고 사양을 협의하는 권한은 미 정부 권한으로, 미 정부가 BAE를 못믿겠으니 사업비를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이고, 록히드 마틴의 KF-16 업그레이드가 얼마가 될지 정하는 것도 미 정부 권한으로 업체는 결정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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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ptor79 (218.145.xxx.xxx)
- 2015-10-26 10:46:58
- 방사청의 무식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ASPJ와 AN/ALR-69 RWR이 아직 쓸만하다니.... AESA 레이더를 달면 다 바꿔야하는데, 그걸 따로 놓고 생각하다니, 전문성이 일개 밀매들만도 못한듯하군요.
예산을 몇년에 걸쳐서 분할지급하는 식으로라도 협상을 해서, KF-16 전량을 V형으로 업그레이드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군수시스템이 이원화됩니다.
사실 이런 것은 지도자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데, 의지박약인지, 무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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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선 (218.145.xxx.xxx)
- 2015-10-26 10:40:38
- kf-16 업그레이드 완성년도도 원래 2021년인가 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상황으로는 연기가 불가피하니
kfx 사업에서 핵심기술을 이전 받거나 자체 개발 한다는데 kf-16도 우리가 독자적으로 하면 어떨지..
그럴 권한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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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gan (218.145.xxx.xxx)
- 2015-10-26 10:36:42
- 박 정부 외교 정책 덕인지..
미국이 한국을 대만과 같은 수준의 관계로 생각하나 보네요.
그러니 군사 장비도 대만급으로 다운시키려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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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선 (218.145.xxx.xxx)
- 2015-10-26 10:36:30
- kf-16 업그레이드 사업은 아마 국회에서 원래 책정된 예산 이상으로 비용 증가는 없는 조건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방사청이 국회에 약속 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렇게 원래 계획과 다른 방향의 업그레이드는 새로운 사업안을 만들어서 통과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니랏일이 절차가 불편하지만 그게 절차이니 따르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런데 발제에서 말씀 하신 bae는 원래 계약대로 진행 하려 했는데 미국정부가 추가 비용을 요구해서
사업이 깨졌다는 내용에 대해서 우리나라 어느 언론도 이부분을 자세히 보도를 하지 않던데
이곳 비밀에서 bae가 사기쳐서 비용이 오른것이다라고 하는 사람들과 미국정부가 록마에게 사업권을 몰아서
기술이전을 막아 보려고 그랬다는 말이 있는데 어느것이 옳은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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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돌괴 (218.145.xxx.xxx)
- 2015-10-26 10:28:35
- 정말 안탑깝네요.예산집행이란 결국은 돌아 돌아 마지막에는 정치 문제로 귀결되는데요.방사청이라도 제 역활을 해주어야 하는데,사업규모들에 비해서 전체적인 역량이 부족한것 같습니다.대규모 예산집행 사업들 앞으로 가면 갈수록 어려워 질텐데 정말 안탑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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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i(김민석) (218.145.xxx.xxx)
- 2015-10-26 10:12:52
- P-3C 중고 도입이 안되어 S-3가 추진되는 것처럼, 중고 항공기 도입은 정치-산업적인 이슈가 매우 큰 문제로, 쉽게 그냥 할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한국 정부가 나서서 미국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미국 기업들을 설득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은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