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례 등 진보언론쪽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김종대 디펜스21편집장님이 쓰신

<스텔스 잡는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책을 읽고....

그 분에게 책의 내용에 대해서 항의? 형식의 투고문을 보내 보았습니다. 하루만에 답장이 오더군요.

적고 나서도 조금 버릇 없이 적었나.. 생각해서 답장이 올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어쨌든...그런데 답변 내용이.. 제가 지적했던 내용을 대부분 회피하는 변명(?)스러운 답변이었습니다.

답변을 받고도 약간 아쉽고 실망스러웠습니다.

밑은 김종대 편집장께 보낸 메일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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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F-35등 경쟁기종에 대한 근거 없거나 빈약한 비판을 한 점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우선 최고속력이 전투기의 성능을 결정짓는 것이 아닌 현대 공중전장에서 F-35의 최고속도가 마하 1.6이라는 이유로 전체 성능을 ‘저성능’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또한 WVR 등 제한된 상황에서 이루어졌거나 특정 항공기를 옹호하기 위해 시행된 시뮬레이션에서 F-35가 패배하였다고 ‘저성능’이라고 비판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미 해군과 오스트레일리아는 ‘기다리다 지쳐 F-35를 포기’하고 수퍼호넷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F-35로 기존 전투기들을 대체하기 전의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도입한 것입니다. 미 해공군과 여러 공동개발국들은 F-35를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F-35의 제 2의 공동개발국이자 유로파이터를 다수 도입한 영국도 서둘러 유로파이터를 도태시키고 F-35를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만약 유로파이터가 F-35를 능가하는 전투기라면 영국이 F-35를 도입한다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행위로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무엇보다 실제로는 꾸준한 생산으로 여러 단계를 거칠 때마다 F-35A의 Flyaway Cost가 하락세에 들고 있습니다. (2013년 이전 169,589만불, 2013년 126,850만불, 2014년 145,062만불, 2015년 133,679만불, 2018년 이후 100,000만불 이하로 하락 예상 – 미 공군 PB2015 공개 회계 자료), 이어 B,C형과 다르게 큰 결함 없이 순조롭게 시험비행을 거치고 있는 F-35A을 결함 많고 불완전한 전투기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을 재고해 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F-35을 비판하는 주장들을 아무리 유로파이터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하여 F-35의 단점들을 부각한 것이라고 생각하여도, 논리적인 비약이나 근거 없는 이유로, 현재 수 천대 이상 생산을 중단 없이 추진 중이고 소프트웨어나 무장, RAM, RAS 등 수많은 면에서 90년대 개발된 F-22를 능가하는 최신 기술들을 탑재하고 있는 F-35를 마치 저성능인 것처럼 이유 없이 비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F-35는 F-22에 비하여 전체적인 스텔스 성능이 감소되었지만, 최신 동체설계기술과 레이더흡수재료 기술의 집합체인 F-35는 ‘스텔스’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공대공은 물론 지대공 전장에서도 충분한 RCS 감소를 제공한다는 사실만은 확실합니다.

 EADS측과 편집장님께서는 스텔스기들이 스텔스 모드를 적용할 시에는 내부 무장창 밖에 사용할 수 없어 무장 사용량이 제한되어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체급이 작은 스텔스기들의 단점이기도 하고,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편집장님께서 말씀하셨듯, 전투기들은 단독행동을 하지 않고 동급의 기종들과 편대급 이상으로 작전하기 때문에 무장량 제한이라는 단점을 어느 정도까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레이더에 속수무책으로 걸리고 락온 당하여 즉각 회피기동을 실시해야 되는 일반 4세대나 4.5세대 전투기와 대비하여 엄청난 생존성을 보장해주는 스텔스는 이러한 무장 제약 상태를 극복하게 해주는 큰 무기입니다. 스텔스기로 제공권을 장악한 후에는 스텔스 기능이 필요 없다고 판단 될 시 외부 무장 포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스텔스를 강조하면서 스텔스를 없앨 수도 있다는 미 방산업자들의 모순논리’가 아니라 무장량이 제한된 스텔스기를 지극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러시아, 중국 같은 강대국들이 스텔스기를 일부만 생산하는 이유는 스텔스기를 ‘큰 메리트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 세대 전투기들과 비교했을 때의 가격과 관리 측면에서의 비효율성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장기적으로 많은 스텔스기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잡고 있는 것은, 앞으로의 공중전에서는 스텔스기가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건 확실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 스텔스기는 우리나라의 전략적 상황에도 유효한 전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에도 북한 공군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스텔스기를 도입하게 된다면 더욱 굳건한 우위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국, 일본 등 인접한 가상적국들이 스텔스기를 개발하거나 도입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타국의 스텔스기에 대항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미국 중심의 전략'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나라 자체의 전략적 상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에도 우리나라에 스텔스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책은 유로파이터의 단점은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다른 경쟁기종에 대해서는 비판만 실려 있었습니다. 유로파이터는 경쟁력 있는 기종임은 확실하지만, 장점만 기술하고 단점은 일체 기술하지 않은 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로파이터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한 책이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이 여러 부분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아직 고등학생이라서 식견이 많이 부족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시더라도 꼭 답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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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편집장님의 답장입니다.

저의 책에 대한 관심에 상세한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굉장히 많은 문제를 지적해서 일일이 답변을 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개략적으로 이 책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먼저 F-35A와 유로파이터의 장단점을 상호검증하고 비교해서 책을 집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런만큼 양 측을 공정하게 취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는 유로파이터를 취재하기 위해 독일, 스페인의 EADS를 방문하였으나 유감스럽게도 미국의 록히드마틴사는 방문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점은 제가 추후에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F-35A를 제대로 취재하지 못한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먼저 록히드마틴사에서 저에게 공장 취재를 협조하겠다며 초청을 하고도 실제 전투기 조립과 시험에 관한 핵심사항은 비밀로 분류되어 공개할 수 없다고 하여 제가 초청을 거절했습니다. 우리 공군시험평가단에서도 작년 6월에 이어 올해 3월에도 미국을 방문하였으나 여전히 시뮬레이션과 타기종에 의한 유사평가만 허용하였습니다. 즉 우리 공군 조차도 이 기종이 어떤 기종인지 실전상황을 시험하지 못했고, 심지어 만져보지도 못했습니다. 미국은 작년 6월에 "2014년에는 반드시 시승하여 평가를 하도록 해주겠다"고 약속을 하고도 지금까지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오직 서류와 업체 제안서에만 의존하여 F-35A 구매 계약서를 체결하려니까 현행 방위사업법을 위반하게 되어 올해 7월로 예정된 계약이 아직도 성사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약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즉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전투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직 서류상의 성능을 근거로 검증이 불가능한 존재하지 않는 전투기를 구매하는 사상초유의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전세계 개발참여국들조차 계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습니다. 영국도 F-35를 구매한다고 하였지만 애초 유로파이터는 함재기로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로파이터가 수행하지 못하는 해상임무에 한정하여 F-35를 구매하려는 것이고, 공대공과 공대지 임무의 주력기는 유로파이터입니다. 이 외에도 캐나다, 이태리 등 주요 구매국들이 전부 물량을 축소하거나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으나 오직 한국과 일본, 이스라엘만이 구매를 타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전투기 생산국가가 되려는 국가이고 이스라엘은 미국의 군사원조를 받는 국가이니 조건없이 완제기를 신규로 구매하려는 국가는 오직 한국 뿐입니다. 참고로 올해 나온 미국방부의 4주기국방태세검토(QDR)에서도 미 국방예산의 제한과 전투기 개발지연으로 비용이 급증하여 "동맹국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F-35 판매처 확보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 세계가 F-35A의 개발에 의문을 표시하며 다른 대안을 검토하는 테이크오프 상태라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마치 F-35가 전세계에서 검증된 전투기로 주문을 확보한 것처럼 이야기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런 저의 문제제기에 대해 록히드마틴 측에서는 어떤 설득력있는 반증을 제시하지 못한 채 여전히 기존 스텔스기의 가장 핵심적인 성능을 종합한 세계 최고의 전투기라는 기존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검증입니다. 말로는 제5세대, 제6세대 전투기를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습니다. F-35A 전투기 시험비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같은 주장을 8년째 되풀이해서 듣고 있습니다. 개발이 착수된 지 13년이 지났고, 아직도 전투기 형상과 스텔스 성능의 적합한 인티그레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시험비행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일 동맹국들이 이 전투기 구매에 협조해주지 않는다면 미국 내에서조자 개발을 지속할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해질 상태입니다. 그 외에 자세한 성능상의 문제는 제가 일일이 답변하는 것보다 추후 상태를 지켜보는 게 바랍직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록히드마틴 측에서 설득력있는 자료나 검증기회를 준다면 이를 충분히 반영할 의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군사매니아들이 이런 검증절차의 엄밀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업체가 제시하는 미래의 가능성만 고려하여 단 한대도 실전배치되지 않은 전투기에 과도한 기대를 거는 것은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지혜로운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애초 3개 기종을 경쟁시켜 전투기를 결정하기로 하고 사실상 F-35를 독점 수의계약하는 것으로 정책을 결정한 결과 가격협상에서 불리해지고 도입시기도 우리 의사대로 결정하지 못했으며, 기술이전은 아예 거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공군 일각에서도 F-35를 추종한 결과 공군 전력공백에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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