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소설
불신의 벌판 [잇빨중사 특전 소설 ]
어깨까지 감싸는 긴 풀 속에서 앉아 있던 남자는 고개를 돌렸다. 지친 남자 귀에 소리가 이상했다. 그리고 잠시 후 사람의 검은 형체가 보이고, 이어 이상한 모자를 쓴 머리가 보인다. 그리고 하나가 더 올라왔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다리를 쉬고 있었던 남자는 생각했다. 가만히 있어야 할까? 아니다. 보일 것 같다. 거기 엎어지거나 누우면 안 보일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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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이다. 우린 최악이다. 모든 게 안 맞는다. 모두가 서로 불편하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상황이 지속될 줄은 몰랐다. 농담처럼, 올라가면 어쩌겠다 했지만 말만 그렇지 사실 사람이 그럴 수는 없다. 먹는 것 자는 것 함께 있는 것 모두 불편하다. 그래도 한 탕 성공한 게 놀랍다. 분산탈출 상황이 오길 바란다.
중대장과 담당관은 그림자도 안 쳐다볼 정도로 서로를 극도로 혐오한다. 결코 같이 앉아 먹지 않는다. 담당관과 고참 중사 둘은 항상 같이 한다. 중대장은 권위를 강하게 내세웠고 부사관을 특별한 중간 계급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이제 강제로 우릴 통솔할 생각도 자신도 없다. 중대장은 자기보다 나이 어리면 계급이고 뭐고 다 밑이며 하발이로 본다. 처음부터 담당관과 맞지 않았다. 그게 전부도 아니다. 중대 담당관은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다. 팀 하사들에게 별 관심 없다. 성격 좋은 것 같지만 각자에게 아무런 개인적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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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이 인간이냐? 계급으로 우리가 인생 하바리야? 우린 하사가 거의 훈병 수준이지. 우리라는 인간이 인간으로 안 보이는 거지. 니가 옆 중대장처럼 젠틀하게 팀원들 진심으로 대해봤어? 그 중대 담당관 상사가 우리 지역대에서 가장 성격 좆같지만, 그래도 중대장이 잘 꾸리잖아. 우리 담당관은 뭐야? 대체 팀을 위해 뭘 하고 뭘 지시해? 들은 게 없어 귀에 씨발. 그 건너 중대도 담당관 성깔 좆같지. 거기에 플러스 그 무던한 성격의 중대장님. 그 사람은 착하기라도 하지. 느리고 무거워도 팀원들 진심으로 대하면서 숨기는 거 없지. 하사들에게 사적인 거 안 시켜. 오히려 팀원들이 그런 중대장을 도우려 하고 다른 팀에게 카바쳐주지. 선봉 중대장은 또라이에 성깔 좆같지만 담당관이 정반대 깔끔하고 똑똑하지. 그래서 굴러가지. 중대장도 담당관 존대해주고. 우린 니미 씨발 이게 뭐냐? 그 또라이 대위님도 자기 중대원은 끔찍하게 여긴다. 우리 지역대는 그 1중대장 좋아해. 차이가 뭔 줄 아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