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국방과 기술

30여 년 만에 바뀐 미 육군의 제식권총, 'M17'

  작성자: 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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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7-18 11:37:31

30여 년 만에 미 육군 제식권총 교체
미 육군 M17 권총 실전배치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2017년 1월 중순 미 육군은 32년 만에 드디어 차세대 군용 권총을 선정했다. 12개의 후보기종 가운데 새롭게 고른 권총은 시그사우어SIG Sauer사의 P320이라는 권총이었다. 앞으로 10년간 최소 28만 정이 신규로 도입될 예정으로, 최종적으로는 50만 정까지도 생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계약액만 해도 무려 5억 8천만 달러 상당이다.





[사진 1] 미군은 30여 년 만에 M9권총(사진)을 대체하는 새로운 권총을 선정했다.




• 미 육군 자동권총의 역사


  미 육군이 제1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사용해 온 자동권총은 M1911 45구경 권총이었다. 천재적인 총기설계자인 존 브라우닝John M. Browning이 콜트Colt사를 위해 설계한 이 권총은 1911년 미 육군에 채용된 이후로 제1차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모두 활약하면서 미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무려 1,900만 정이 생산되었다.
  당연히 원제작사인 콜트 혼자서 생산을 감당할 수 없어서 레밍턴Remington, 이사카Ithaca, 스프링필드Springfield Armory, 스위치&시그널Switch & Signal, 싱거Singer 등에서도 M1911을 생산했다. 이 중에서 유니온 스위치&시그널 사는 총기제작사가 아니라 철도용 신호기 등을 만들던 회사였고, 심지어 싱거는 미싱을 만들던 회사였다.





[사진 2] 미군은 Model 1911 권총을 100년도 넘게 활용해 왔다.



  M1911이 권총탄 치고는 다소 큰 편인 45ACP 탄환을 사용하여 살상력은 뛰어났지만, 총알이 크다보니 탄창에 고작 7발이 들어가는 게 전부였다. 총기의 대부분은 사용한 지 3~40년이 지나서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게다가 NATO의 표준권총탄으로 9×19mm 파라블럼탄이 채용되면서 미군도 권총을 바꿔야만 했다. 상황을 꼼꼼히 조사한 미 의회는 1978년 국방부에게 권총을 바꾸라고 권고했다. 그것도 육군 혼자만이 아니라 3군이 같이 다 바꾸라고 말이다. 그래서 합동군 소화기사업(JSSAP)이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미군은 13발 이상을 장탄하고 9mm 탄을 쏠 수 있으며 왼손잡이도 편하게 쏠 수 있는 더블액션 권총을 채용하기로 했다.
  사업 시작의 소식이 알려지자 콜트, 스미스&웨슨, FN, HK 등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유수의 총기회사들이 덤벼들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시 구매하겠다던 최소수량이 22만 정이었기 때문이다. 선정사업은 1979년부터 시작되었는데, 미 육군이 까다롭게 기준을 세워서 1982년에 ‘선정할 총이 없습니다’하고 의회에 보고하자 난리가 났다. 사실 육군은 익숙한데다가 아직 수량도 충분히 많은 M1911을 바꾸기를 꺼려했었다고 한다.





[사진 3] 미 해병대는 특수부대를 위주로 여전히 현대화된 M1911 권총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의회의 압박에 1983년부터 다시 선정시험을 시작하여 베레타Beretta의 모델92SB-F(민수형이 모델 92F)와 시그사우어의 P226이 최종 후보로 남았고, 피 말리는 입찰이 벌어졌다. 그 중에서 단 9백만 달러를 적게 쓴 베레타가 선정되어 1985년 M9 권총으로 채용되었다. M9 권총의 미군 납품가는 정당 178달러 50센트 수준이었다. 모두 315,930정이 주문되었으니 충분히 납득이 가는 가격이었다.




• 적에게 던지는 용도라는 M9 권총


  M9은 당시로서는 꽤나 혁명적인 권총이었다. 특히 베레타가 과거시절부터 채용해 오던 오픈 슬라이드 설계방식으로 슬라이드에서 총열 부분이 거의 외부로 노출되는 형태였다.
  탄창에는 15발이 장전되었고, 안전장치는 슬라이드 쪽에 좌우 동시 작동이 가능하도록 장착되었다. 여담이지만 베레타 M9 권총은 모양새가 예뻐서인지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영화 ‘다이하드’나 ‘리썰웨폰’ 등에서 주인공이 들고 나오던 총들이 M9 권총(정확히는 민수형 92F)들이었다.







[사진 4] M1911 이후 미군은 1985년 베레타 92F 모델을 M9 자동권총으로 제식채용했다.



  그러나 M9는 채용 초기에 엄청난 사건을 겪었다. 1986년경 미 해군 특수부대 실팀 대원들이 사격중에 슬라이드가 분리되면서 대원의 얼굴을 강타한 사건이 벌어졌다. 개발한 지 무려 15년이 지난 총이었는데 여태까지 단 한 번도 보고된 바 없었던 문제였다. 소식을 들은 미 육군은 1988년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7개월간 집중적인 시험평가를 실시했다. 시험한 총기 가운데 11정이 적게는 4,900발, 많게는 30,500발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원래 제작사에서는 생기지 않던 문제가 미군에서 발생한 이유를 추적해 보니 우선 문제는 탄환이었다. 미군이 사용하던 M882 탄환은 유럽에서 사용하던 NATO표준 9mm 파라블럼탄보다 장약이 더 많이 들어가 다소 쎈 탄환이었다. 그래서 탄환의 추진제를 좀 약하게 바꾸었다. 또한 품질관리를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지어 생산하도록 했으며, 슬라이드 분리사고 시에도 사수가 다치지 않도록 내부에 안전장치를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했다(새로운 모델은 베레타 92FS로 분류된다).





[사진 5] M9 권총이 폭발사고를 일으킨 이후 미 해군 특수부대 SEAL팀은 P226을 Mk24 권총으로 별도로 채용하고 있다.



  M9은 이후 1991년 걸프전과 2001년 아프간전, 2003년 이라크전 등 전쟁의 일선을 누비면서 미군의 총기로서 활약해 왔다. 그러나 사실 전장에서 권총의 역할이 주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전과를 올릴 기회는 없었고 M1911 권총과 같은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간 나름 잘 활용되어 왔다.
  문제는 이제 채용된 지 30년이 되어가다 보니 로킹블록 파손, 탄창 급탄불량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심지어는 지난 1월 12일 매티스 국방장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조니 에른스트 상원의원은 자신의 군 경험을 얘기하면서 “M9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적에게 던지는 것”이라는 농담이 있다면서 총기 교체사업을 서두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새로운 권총을 찾아라


  M9의 등장과 채용은 쓴 뒷맛을 남겼다. M1911만큼의 명성이나 신뢰는 얻지 못했던 모양이다. 기회가 되면 M9을 교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2004년경에는 미 육군의 미래권총체계FHSFuture Handgun System사업이 있었고, 특수전사령부(SOCOM) 전용의 권총을 도입하려는 사업도 있었다. 이런 시도들이 합쳐져 합동 전투용 권총Joint Combat Pistol 사업이 2005년 시작되었는데, 1년도 못가서 사업이 멈춰 섰다.
  그러다가 2008년 공군이 새로운 권총을 찾기 시작하고 육군이 다시 움직이면서 모듈러 권총체계Modu lar Handgun System 사업이 시작됐다. 전 세계에 정말 다양하고 우수한 권총들이 시장에 나와 있으니, 그 중에서 골라 군용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의회는 기존의 M9을 고쳐 쓰면서 돈을 아끼라고 반대했다. 그러나 계산을 해보니 새 것으로 사는 게 고치는 것보다 싸다고 군은 판단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2014년 여름부터 신형 XM17권총을 채용하기 위한 MHS사업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2015년 6월에 최종 작전요구성능이 발표됨으로써 신형 모듈러 권총 선정사업이 시작되었다. XM17 권총사업은 애초에 탄환을 특정하지 않았단 점이 특이하다.
  즉 9mm탄이든 40S&W탄이든 필요하면 탄환을 바꿔서 쓸 수 있도록 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긴 총열과 짧은 총열 등을 편의에 따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도록 요구했다. 레고처럼 필요에 따라 붙였다 줄였다 하는 모듈러 설계가 요구된 것이다. 또한 최근 어떤 권총에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피카티니 레일을 포함하도록 했다.
  물론 선정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원래는 2012~ 13년 정도에 시장에 나와 있는 총을 그대로 사기로 했던 것이, 2014년부터 육군의 요구조건을 포함한 총기를 만들기로 했다. 새로운 총을 만들자니 당연히 업체들은 요구조건에 맞는 총기를 만들어서 제출해야만 했다.
  새로운 총을 선정하는데 2년의 시간과 1,700만 달러가 소요되자, 마크 밀리Mark A. Milley 미 육군 참모총장은 차라리 그 돈으로 총기판매점에 가서 권총을 사오겠다며 일갈하기도 했다.




• 새 시대에는 새 권총으로


  이 모든 난리통 속에 드디어 사업이 시작되어 이미 명성 높은 권총들이 세계 최대의 권총시장에 뛰어들었다. 폴리머 프레임을 채용하여 ‘플라스틱 권총’의 시대를 연 글록도 있었다. 스미스&웨슨에서 글록에 자극을 받아 만든 M&P는 혼자 들어오기 불안했는지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함께 입찰에 뛰어들었다. 이 외에도 베레타나 CZ 등 유수의 회사도 참가하여 모두 12개의 모델이 경쟁에 참가했다.





[사진 6] 미군은 베레타 92FS(M9)이나 시그 P226(Mk24) 이외에도 글록19 권총을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제식으로 채용하고 있다.



  치열한 성능검증과 입찰 속에서 업체들은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갔고, 결국 최종후보로는 시그사우어, 베레타, FN, 글록이 남았다. 후보들 중에서 세계 권총시장을 휩쓸고 현재 미군 특수전부대가 애용하고 있는 글록이 선정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차기 M17권총으로 시그사우어의 P320 MHS 모델이 선정되었다.





[사진 7] 미군은 시그사우어의 P320 MHS를 M17 권총으로 채용하여 기존의 M9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M17은 M9 뿐만 아니라 M11 권총(민수형 시그사우어 P228)까지도 동시에 교체하게 된다. 그래서 굳이 모듈러 설계에 바탕하고 있고, 승무원이나 수사관용으로 쓸 수 있는 3.9인치(98mm) 길이의 총열인 모델도 있다. 이렇다보니 최소 28만 정에서 최대 42만여 정까지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군 전체로 치면 대략 육군 195,000정, 공군 130,000정, 해군 61,000정, 해병대 35,000정 정도의 수요가 계산된다.




• M17(P320) 권총의 전망


  P320은 2014년에 처음 나온 권총이다. 외양은 20 07년에 등장한 P250 권총과 유사한데, P320의 내부는 스트라이커 작동방식이라 사실은 다른 총이다. 특히 M17 권총의 원형이 된 P320 MHS 모델은 모듈러 방식으로, 총열과 하부 폴리머 프레임을 바꾸면 길이와 구경을 달리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총기이지만 하부 프레임을 위한 플라스틱 프레임 2개에 슬라이드 2개가 있어 총이 2정 또는 3정이 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민수용은 총몸이나 슬라이드가 아니라 하부 프레임에 들어가는 방아쇠 뭉치를 총으로 보고 등록·관리한다는 사실이다. 모듈러 총기를 관리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사진 8] M17 권총은 마이크로 도트 사이트를 장착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육군의 요구에 맞춰 원래 P320 민수용 모델에는 없던 안전장치를 장착했다. 또한 자세히 보면 슬라이드 윗부분의 가늠자 부분이 착탈식으로 되어 있다.
  이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권총용 마이크로 도트 사이트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야말로 P320 민수용의 특징을 모두 모아 풀옵션으로 채용한 것이다.
  게다가 색깔은 최근의 유행에 맞춰 코요테(짙은 갈색)로 생산된다. 이렇게 생산되는 M17 권총의 정당 가격은 207달러에 불과하다. 역시 가격이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사진 9] M17 권총은 다양한 크기와 총열 길이로 변형이 가능한 모듈러 권총이다.





[사진 10] M17 권총은 제101 공수사단부터 지급을 시작하여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M17의 선정을 놓고 업체들의 반발은 당연히 강하다. 우선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글록은 정부회계감사국(GAO)에 이의제기를 해 놓은 상태이다. GAO는 6월 중에 답신을 보낼 예정이지만, 결과가 뒤집어지기는 힘들다. 한편 오스트리아의 또다른 총기업체인 슈타이어Steyr사는 시그사우어 P320 모델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를 제기했다. 하부 프레임에 금속가동부를 바꿔가면서 총기를 구성하는 방식이 자신들의 2001년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듯 업계의 강력한 견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M17의 1차 생산분은 곧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게이츠 전 미국방장관이 창끝부대라고 명명했던 제101 공수사단이 제일 먼저 신형권총을 넘겨받기로 되었다. 이에 따라 당장 아프간 전선에서 실전에 투입될 예정으로 실전에서 검증될 예정이다. 이렇듯 M17의 채용은 차후 전 세계의 군용 권총 채용에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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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best 해병군화 2017-07-19 추천 3

    한국도
    새시대에는 새로운 소총으로
    30년 넘은 엉터리 같은 디자인 소총, 수출 절대 안 팔리는 소총
    새시대에도 또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안타깝네요

  • 한민섭 2017-07-19 추천 1

    207달러면 가스 BB탄 권총보다 저렴하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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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군화 2017-07-19 추천 3

    한국도
    새시대에는 새로운 소총으로
    30년 넘은 엉터리 같은 디자인 소총, 수출 절대 안 팔리는 소총
    새시대에도 또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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