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국방과 기술

한반도에 배치되었던 전술핵폭탄

  작성자: 양욱
조회: 20997 추천: 0 글자크기
0 0

작성일: 2017-05-29 17:16:27

한반도에 배치되었던 전술핵폭탄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사진 1] 지난 2월 12일 북한이 발사한 북극성-2 미사일은 고체연료 미사일로 북한 핵미사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 도발을 놓고 미국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는 전술핵 재배치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현재의 핵 체제 하에서 전술핵의 재배치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주변 강대국들이 강렬하게 반대할 것이고, 미국도 뉴스타트 협정을 이행하느라 남아 있는 전술핵이 그다지 많지 않다.
만의 하나 전술핵이 재배치된다고 한들 미국이 통제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사용에 개입할 수가 없어, 대한민국 정부에게 핵억제력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렇게 연일 북핵의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전술핵 카드를 논의할 만큼 상황이 고조되어 있다는 것을 지금의 논의가 반영하고 있다.




• 한반도의 핵상황과 전술핵


  1991년 한반도 방어에서 핵심역할을 하던 주한미군의 무기가 한반도에서 철수했다. 1991년 9월 27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미군의 모든 지상과 해상기반의 핵무기 철수를 선언했다. 지상 및 해상 발사 단거리 전술핵무기를 모두 철수하겠다는 것이었다. 냉전이 끝난 이상 전술핵무기의 존재가 필수적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소련이 무너졌으니 북한도 곧 무너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전제되어 있었다. 그리고 11월 8일 노태우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26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는 비핵화는커녕 북핵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려 5차례의 핵실험으로 핵탄두까지 폭발시켜 봤고, 이젠 ICBM의 개발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선제타격론까지 거론되는 등 서슬 퍼런 상황 하에서도 북한은 올해 2월 12일에 ‘북극성-2’ 신형탄도탄을 발사하여 미사일 기술의 진전을 과시했고, 3월 6일에는 스커드ER 미사일 4발을 동시발사하면서 주일미군기지의 타격을 공언했다. 이에 미국은 곧바로 사드 포대를 전개하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전술핵 재배치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전략핵이란 전장에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쟁계획에 따라 적국의 산업·수송·경제 또는 에너지 기반을 궤멸시키는데 사용되는 무기이다. 이에 따라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또는 전략폭격기 등 소위 핵전력의 3요소Nuclear Triad에서 쓰이는 무기는 전략핵무기에 해당한다.
  이에 반하여 전술핵이란 아군이 가까이 있는 지근거리의 전장에서 사용되는 핵무기를 말한다. 그래서 핵전력 3요소 이외의 모든 형태의 핵무기, 예를 들어 전술핵폭탄, 8인치포탄, 155mm 포탄, 단거리 지대지미사일, 대공미사일, 대함미사일, 핵지뢰, 핵어뢰, 핵기뢰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 파괴력도 다양하여 핵탄두를 장착한 무반동포인 ‘데이비 크로켓’은 불과 TNT 100~200톤의 파괴력에 불과했지만, ‘랜스’ 단거리 핵미사일은 무려 100kt의 파괴력을 가졌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들도 현대적 기준에서는 전술핵에 불과하다.
  이러한 전술핵은 사실 과거부터 정말 유용한 무기인지에 대해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압도적으로 많은 적이 침공해 들어올 때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부대가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전술핵이다. 그러나 전술핵을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서로 간에 계속 사용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전쟁이 심화되어 본격적인 핵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 또한 아무리 파괴력이 약하다고 해도 전술핵도 엄연한 핵폭탄으로 사용후에는 그 지역 일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전술핵을 잘못 사용하면 나라를 지키기는커녕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핵무기의 존재 자체가 전쟁 억제능력으로 인식되었던 시기에 전술핵은 나름의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할 수 있다.




•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 역사





[사진 2] 북한의 도발이 있으면 B-52 핵폭격기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파견된다.



  한반도에 핵무기가 들어온 것은 6·25 전쟁과 관련이 깊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북한에는 약 150만 명의 중공군이, 대한민국에는 약 33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이들이 철수하면서 한국의 방어 형태가 고민되었는데, 1957년부터 편성되기 시작한 펜토믹 사단Pentomic Division을 한국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주둔하던 7사단이 펜토믹사단으로 개편되면 자연스럽게 한반도에 전술핵이 배치되었다.
  펜토믹 사단과 함께 최초로 배치된 전술핵 무기는 어네스트 존 전술핵탄도탄과 M65 280mm 원자포였다. 어네스트 존은 미사일이 아니라 유도장치가 없는 로켓으로 사거리는 37~48km에 불과했지만, 탄두에는 2kt, 20kt, 40kt 3가지의 W-31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15톤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파괴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M65 원자포는 무려 2대의 트랙터에 의해 견인되는 83톤짜리 거포로 운영에만도 20여 명의 병력을 필요로 했다. M65 원자포는 15kt 파괴력의 W-9 핵포탄을 30여 km의 목표까지 날릴 수 있었는데, 모두 20대가 제작되어 한국과 독일에 16대가 보내졌다. 또한 B61 전술핵폭탄도 비슷한 시기에 배치되었다.
  그 뒤를 이어 6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유연반응전략에 따라 펜타믹 사단 개념은 폐지되었으나, 마타도어 순항미사일, 핵지뢰, 그리고 나이키-허큘리스 지대공미사일의 핵탄두장착형 등이 배치되었다. 이 외에도 데이비 크로켓 핵무반동포와 서전트 단거리 핵미사일, 155mm 핵포탄 등까지 배치되면서 1967년경 한반도에 무려 950여 발의 핵탄두 보유를 기록했다. 이는 핵무장의 최고치로 베트남전쟁으로 인한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했던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에는 구형 전술핵을 대체하여 랜스 단거리 전술핵탄도탄과 같은 새로운 무기체계들이 속속 보강되어 1976년에는 핵탄두 540여 발을 보유했다. 특히 1976년 도끼만행사건 이후에는 진해항으로 미 해군의 전략원잠이 정기적 방문을 시작했다. 전략원잠과 여기에 장착되는 SLBM은 전술핵이 아니라 전략핵이다. 미국은 이후 1981년까지 35차례나 전략원잠을 입항시켰고, 이는 해외에 전략원잠을 입항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벗어난 매우 예외적이고도 강경한 대응이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전술핵무기들은 폐기되어 1985년에는 150여 발로 줄어들었다. 남은 것은 8인치와 155mm 핵포탄, 그리고 B61 핵폭탄의 3가지 종류로, 1991년 철수 전까지 약 100여 발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은 1991년 전술핵무기 철수 선언 이후 실제 철수과정에서는 의도적으로 모호성을 유지했다.




• 한반도에 전개되었던 전술핵무기들



◆ M65 ‘아토믹 애니’ 280mm 원자포





[사진 3] M65 원자포



  1953년에 개발된 원자포는 핵탄두를 포탄으로 발사하는 장비이다. 공군이 폭격기를 통하여 핵폭탄을 발사하는 것과는 달리 육군도 나름의 핵무기체계를 요구하여 개발되었다. 원자포 자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높은 신뢰성으로 유명했던 독일군의 K5 열차포를 참조하여 개발했는데, K5의 별명이던 ‘안지오 애니’를 이어받아 ‘아토믹 애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토믹 애니는 중량 364kg의 W9 전술핵탄두를 30km까지 날릴 수 있었다. 모두 20문이 생산되어 독일에 16문, 한국에는 4문이 보내졌다. 아토믹 애니는 15kt의 파괴력으로 전진하는 적의 보병이나 기갑부대를 막을 수 있었지만, 효율성 등이 문제되면서 1963년 퇴역했다.




◆ M31/M50 어네스트존 미사일





[사진 4] 어네스트존 미사일



  어네스트존은 고체연료 1단 미사일로 애초부터 로켓포병무기로 개발되어 M31이란 이름으로 1954년부터 생산되어 유럽전선에 배치되었다. M31 어네스트존은 20kt의 W7 핵탄두나 680kg의 고폭탄 탄두 2가지가 장착 가능했고, 1960년대에 들어서는 신경가스인 사린을 클러스터 자탄으로 운반하는 형태도 등장했다. 사정거리는 원자포보다 짧은 24.8km에 불과했다. 이후에 사거리 50km로 2배로 늘어나고 정확성도 높아진 M50이 등장했다. 어네스트존 미사일은 이후 랜스로 교체되었으며, 한국군은 주한미군으로부터 고폭탄 모델을 넘겨받아 운용해 왔다.




◆ MGM-29 서전트 미사일





[사진 5] 서전트 미사일



  서전트 미사일은 미국 최초의 핵탑재 유도탄이었던 MGM-5 코퍼럴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하여 개발되었다. 독일의 V2 로켓을 참조해서 만든 코퍼럴은 액체연료로 발사준비 태세를 갖추는데 번거로움이 많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고체연료를 채용한 것이 서전트 미사일로, 1962년 개발이 완료되었다. 실전배치는 1963년부터 유럽과 한국에서 실시되었다. 서전트에는 W52 핵탄두나 고폭약 탄두 또는 M210 생물학무기 탄두가 장착되었으며, 사거리는 최소 40km, 최대 135km에 이르렀다. 서전트 미사일의 로켓모터는 뛰어난 성능으로 스카우트 위성발사로켓이나 쥬피터-C 우주로켓의 클러스터링 1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 MIM-14 나이키-허큘리스 대공미사일





[사진 6] 나이키-허큘리스 미사일



  나이키-허큘리스 미사일은 고체연료 방식의 중·고고도 지대공 미사일이다. 미국 최초의 대공미사일인 나이키-에이젝스 후속모델로 개발된 나이키-허큘리스는 원래는 적의 핵폭격기를 격추하기 위해서 개발되었다가, 나중에는 적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특히 적의 핵미사일을 격추하는 탄도탄 요격미사일(ABM)로는 더욱 개발이 되어 본격적인 ABM인 LIM-49 스파르탄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핵탄두는 최초에는 2.5kt이나 28kt의 파괴력을 가진 W7 모드2E 탄두가 장착되었다가 W31 모드0을 거쳐 최종에는 W31 모드2(2kt 또는 20kt)이 장착되었다. 그러나 1972년 미국과 소련간의 ABM 조약으로 인하여 나이키-허큘리스는 핵탄두가 장착되는 ABM으로는 활용되지 않았다. 미사일은 최대 마하 3.6으로 비행하며, 155km까지 요격이 가능했다.
  나이키 허큘리스는 지대지 미사일로도 활용될 수 있었는데 이 경우 사거리는 183km에 이르렀다. 미국은 1970년대 나이키의 일반 고폭약 탄두 모델을 우리 군에 무상공여하였으며, 우리 군은 장거리 방어임무용으로 2000년대까지 나이키를 보유했었다.




◆ M28 데이비 크로켓





[사진 7] M28 데이비 크로켓



  데이비 크로켓은 전술핵 무반동포로 냉전시절 미국이 사용하던 핵무기 가운데 가장 작은 모델이다. 데이비 크로켓은 M28 120mm 무반동포나 M29 155mm 무반동포에서 M338 탄두를 발사하여 핵탄두를 날려보내는 무기였다. 사거리는 M28이 2km, M29가 4km로, M388탄두에는 W54핵탄두가 장착되어 0.18kt의 파괴력을 보유했다. 보통은 삼각대에 발사기를 올려 발사하는 방식으로 3인팀에 의해 운용되며, 장갑차나 지프에 장착되어 운용될 수 있었다. 데이비 크로켓은 1956년 처음 등장하여 무려 2,100문이 만들어졌고, 1961년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되었다. 데이비 크로켓은 1발로 사단급 야포전력의 40~50회 일제사격에 맞먹어, 특히 구소련의 엄청난 전차 위협에 노출되던 서독에서 애용되었다.




◆ 핵배낭과 핵지뢰





[사진 8] 핵배낭, SADM



  한반도에 배치되었던 독특한 무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특수원자폭탄SADMSpecial Atomic Demolition Munition, 즉 핵배낭이었다. 핵배낭은 1인이 등짐으로 짊어지고 활동할 수 있는 형태로, 해군 실팀 2인조가 운용하여 적국의 항만이나 발전소나 댐, 교량 등의 주요전략시설에 설치하여 파괴하는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탄두로는 데이비크로켓에 활용되는 W54핵탄두가 장착되었는데, 파괴력은 1에서 10kt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사진 9] 핵지뢰, MADM



  한편 핵배낭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무기가 바로 중형핵폭탄MADMMedium Atomic Demolition Munition, 즉 핵지뢰이다. 1965년부터 1986년까지 개발되었는데, 주로 적 부대의 진격을 막는 역할을 수행했다. 무게는 181kg 정도였는데 W45 핵탄두를 장착하여 파괴력은 1~15kt 사이였다.




◆ B61 전술핵폭탄





[사진 10] B61-12 전술핵폭탄



  미군의 대표적인 핵폭탄으로 B-52, B-2 등 전략폭격기는 물론이고, F-15나 F-16는 물론 F-22 랩터 스텔스전투기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모두 3,155발이 생산되어 2002년까지만 해도 1,265발이 배치되어 있었으나, 2013년에는 200발 정도만이 실전배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61은 미 공군의 전술기에서 운용될 수 있는 핵폭탄으로 오랜 기간동안 운용되어 왔는데, 초기형인 모드0·1·2·5는 퇴역했고, 모드10은 해체되고 있으며, 현재 모드3·4·7·11만이 현역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JDAM의 정밀유도키트를 결합하는 정밀핵폭탄인 모드12가 개발되었다. 특히 모드12는 모드11처럼 지하로 뚫고 들어가는 벙커버스터 방식으로 50kt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미국은 2015년 모드12의 성능시험을 마쳤고, 곧 F-35 전투기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은 기존의 B61가운데 약 400발을 모드12로 개조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만약 미국이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B61 전술핵폭탄이다.


이미지

3.jpg
크기변환_10.jpg
크기변환_1.jpg
크기변환_2.jpg
4.jpg

댓글 0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