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호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 지상전력과 육군 소령
권 현 육군사관학교 전자공학과 조교수 육군 소령(진)

전장에서 아군 전투원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전투효율성과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은 미래의 작전환경에 대비한 중요한 화두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적용한 첨단화되고 무인화된 무기체계가 중요한 대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지상에서 임무수행하는 로봇·무인체계는 기계적 구조와 구동력을 기반으로 복잡한 지형을 극복하고 전투원 및 타 전투체계와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전투효과를 달성해야 하는 등 많은 제한사항을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율성과 협업 능력을 강화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상로봇 및 무인체계 차원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고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발전방향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세계는 지금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로봇, 나노, 양자기술 등 첨단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그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도 미래의 작전환경 변화에 발맞춰 첨단기술을 활용한 군사혁신과 발전이 요구되고 있으며 세계의 군사 선진국들도 활발한 연구와 투자를 통해 첨단기술을 적용한 무기체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림 1] 국방 분야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군도 AICBM AI+IoT+Cloud+BigData+Mobile으로 요약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확장된 작전환경 속에서 전장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즉, 아군 전투원의 피해를 최소화하여 생명을 보호하고 전투원 개인으로부터 단위 제대별 발휘할 수 있는 전투력은 극대화하여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적시적이고, 유연하며, 압도적인 전투력을 투사할 수 있도록 전투발전요소DOTMLPF Doctrine, Organization, Training, Material, Leadership, Personnel, Facilities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상군이 미래의 전장환경에서 전투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장지배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첨단 무기체계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지상 로봇·무인체계를 중심으로 발전추세 및 제한사항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연구의 구성은 국방 지상 로봇·무인체계의 정의와 분류, 필요성 및 세계적 발전추세를 제시한다. 다음으로는 근접전투가 이뤄지는 전투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제한사항들을 제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 방안에 대해 제시한다. 마지막으로는 결론으로 구성한다.

  로봇Robots은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인 ‘Robota’에서 기원한 것으로 사람과 유사한 감각(시각, 청각, 촉각 등) 및 판단 능력 또는 팔·다리와 같은 조작 및 이동성을 보유한 기계장치를 의미한다. 무인체계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탑승조작 없이 운용되는 로봇을 통칭하며 군사적 용도의 전투 또는 전투지원장비로 활용되는 로봇을 무인전투체계라고 지칭하고 있다.
  국방 로봇·무인체계는 운용환경에 따라 지상UGS Unmanned Ground System, 해양UMS Unmanned Maritime System 및 공중Unmanned Aerial System 무인체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로봇산업 전체 중에서 전문서비스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2] 로봇산업의 분류 및 운용환경에 따른 국방 로봇·무인체계

  또한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국방 지상 로봇·무인체계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기준에 따라 세분화하여 분류할 수 있다.

• 운용제대에 따른 분류
• 운반주체에 따른 분류
• 중량 및 크기에 따른 분류
• 자율단계(레벨)에 따른 분류
• 운용공간 및 환경에 따른 분류
• 형상 및 기술의 유사성에 따른 분류

  하지만 장비를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측면에서 운용 제대와 중량 및 크기, 운반수단과 자가기동 여부가 중요한 분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로봇·무인체계에 적용되는 자율단계나 기술적 요소 등은 아직 세분화하여 적용할 사례가 많지 않으므로 [표 1]과 같이 국방 지상로봇·무인체계를 분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할 수 있다.

[표 1] 국방 지상 로봇·무인체계 분류

  전투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인명손실은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여 국가의 전쟁 수행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으며, 출생률 저하에 따른 인구절벽 현상으로 미래 확보 가능한 병력자원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지상군의 제대별 책임지역이 확장됨에 따라 소부대의 근접전투시 단위제대별로 분권화된 감시정찰, 지휘통제, 정밀타격 등의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상 로봇·무인체계는 치열한 근접 전투가 벌어지는 위험지역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운용인력을 절감하며, 나아가 자율적인 임무 수행으로 인간 위주의 전투체계를 보완함으로써 제대별 전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현 지상 로봇·무인체계의 기술적 수준과 능력을 고려시 전투현장에서 충분한 기동성과 임무수행 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우므로 초기에는 전투원과 유인체계에 대한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즉, 장시간 지루하고Dull, 유해하며Dirty, 위험한Dangerous 임무를 대신하는 차원에서 로봇·무인체계가 필요하며, 미래에는 자율화 및 군집 등 관련 기술들의 발전에 따라 전투원과의 협업 및 자율적인 임무수행으로 전투 효과를 극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다수의 선진국들은 이러한 국방 로봇·무인체계의 효용성과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부분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과 무기체계를 확보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
  지상로봇의 기술수준은 미국, 이스라엘, 독일 등이 선도국가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 세계 지상로봇의 40%를 미국에서 운용하고 있다. 활용 분야로는 감시 정찰용 목적이 가장 높으며 폭발물처리, 지뢰제거, 전투지원 및 전투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4] 국가별 로봇 기술 수준 및 배치현황

  미국은 1980년대부터 국방성차원의 종합계획인 통합로봇 프로그램JRP Joint Robotics Program을 추진하였고 2003년에는 미래전투체계FCS Future Combat System 사업을 추진하였으나 경제적, 기술적 문제로 중단하였다. FCS 프로그램은 중단되었지만 무인화 분야는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기타 군사 선진국들을 크게 초월하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그림 5] 미군 소형로봇 배치현황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을 수행하면서 감시정찰 로봇, 폭발물처리 로봇 및 지뢰제거 로봇 등의 활용성을 확인하였다. 로봇을 활용해 동굴과 터널, 건물내부 등 의심지역을 수색하고 폭발물 및 IED해체 임무를 수행하여 전투원의 인명손실을 줄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로봇 및 무인체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2017년 기준 미국 본토와 해외파병 지역에 감시정찰 로봇, 폭발물처리 로봇, 지뢰제거 로봇 약 1만 5천 세트가 배치되어 활용중에 있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부터 ‘Goliath Tracked Mine’라는 지상 로봇을 운용했으며, 1990년 통일 이후부터 상비군의 감축과 관련하여 무인지상차량에 대한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병력 감축상황에도 NATO군의 일원으로 해외파병 소요는 증가하였고 자국 장병의 희생을 최소하고자 지상 로봇의 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그림 6] 독일 개발 로봇

  독일은 국방 로봇 전담조직, 전투실험조직, 실험평가 조직과 시설을 구비하여 무인지상차량 기술 분야 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지, 지능 제어, 자율로봇차량, 인간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국방로봇에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무인분야에서 세계 2위 수준을 보유하여 핵심 소프트웨어와 센서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별도의 국방 로봇, 전투 실험, 시험평가 조직 시설을 구비하여 국방 로봇을 개발하고 획득하여 자국군에 지급 및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림 7] 이스라엘 개발 로봇

  소형화된 투척형 로봇으로 ‘Eye Ball’, ‘Eye Drive’를 개발하여 2009년 가자지구 전투에서 활용한 사례가 있으며 미군과 미 경찰에 1만여 대를 판매했다. 중형 다목적 로봇으로 국경선 및 중요시설을 경계하고 순찰할 수 있는 ‘Guardium’을 2009년 개발하였고 배낭에 휴대가 가능하며 권총, 유탄발사기 등의 장착이 가능한 소형 다목적 로봇 ‘VIPeR’을 개발하여 특수전 부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지상로봇을 ‘전투용’, ‘도시 지역작전용’, ‘전투공병 및 화생방 탐지용’, ‘지하작전용’ 4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개발해 전력화를 추진중에 있다.

  러시아는 구소련시절 구축된 국방 무인·로봇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1940년대 유인전차를 무인으로 개조하려는 노력을 시작하였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투입하기 위한 무인 로봇을 개발하여 활용 하였고 일부를 군사용으로도 사용하였으나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기술개발이 한동안 정체되었다.

[그림 8] 러시아 개발 로봇

  2010년 이후 다시 학계와 산업체,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활발해졌고 폭발물 제거로봇부터 무인 장갑차, 다목적 전투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공개하고 있다[그림 8]. 2015년에는 러시아군이 10년 내로 러시아 전투력의 30%를 로봇 및 무인체계로 대체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국가적인 투자와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군사 선진국들의 지상 로봇·무인체계 관련 기술개발 추세를 살펴보면 경량·소형화, 다목적화 및 자율화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경량화 및 소형화는 소재와 구조설계 등을 운용제대와 임무에 최적화하여 장비의 무게를 경량화하고 소형화함으로써 전투원의 휴대성을 높이고 작전 운용간 민첩한 움직임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본플랫폼에 임무장비를 모듈화하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임무장비를 손쉽게 탈부착 가능하도록 개발하여 확장성과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표 2].
  미군이 아프간전 및 이라크에서 활용했던 팩봇Packbot은 기본적인 감시정찰 임무 수행 버전과 EOD 버전으로 확장 가능하다. 조작팔Manipulator은 임무 목적에 따라 60cm 또는 120cm 버전으로 장착할 수 있다.
  팩봇의 제조사인 아이로봇iRobot사에서는 경량·소형화된 모델인 FirstLook을 출시하여 미군이 활용중에 있으며 배낭에 넣어 휴대할 수 있는 모델이지만 IED제거 임무가 가능한 매니퓰레이터와 화생방탐지장치, 야간(열상)감시장비의 탈부착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미군이 사용중인 탈론Talon은 아프간전에서 폭발물 및 IED 처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고 기본적인 주·야감시정찰 임무가 가능하며 X-ray 촬영 장비도 장착이 가능하다. 이후 이라크전에서는 탈론Talon 플랫폼에 7.62mm기관총 및 유탄발사기 등을 장착하여 전투임무가 가능한 확장 버전인 스워드SWORDS 로봇을 투입하기도 하였다.
  프랑스 넥스터Nexter사의 NERVA 모델은 20kg 수준의 경량화된 ‘XX’모델과 5kg 수준의 초소형 모델인 ‘LG’모델을 개발하여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각 플랫폼에 소형화된 임무장비를 탈부착할 수 있도록 개발 되었고 [표 2]와 같이 화생방탐지장치, 쌍방향 인터컴, 위험물제거(파괴)장치, 음향탐지센서, 비살상무기, 차량 하부 검색카메라, 연막발생기 등을 장착하여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표 2] 로봇·무인체계 발전 추세(국외)

  에스토니아의 밀렘Millem사가 개발한 다목적 무인 플랫폼인 THeMIS는 엔진과 모터 하이브리드 방식이며 궤도 사이의 차체는 낮은 지상고로 안정적인 기동성과 충분한 적재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설계에 따라 보병분대급의 전투물자운반은 물론 소총, 대전차무기, 방공무기 등 다양한 형태의 무장탑재가 가능하다. 또한 폭발물제거 장치나 화재진압 장치 등을 장착하여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지상 로봇·무인체계의 자율주행과 자율적 임무수행을 위한 관련 기술의 개발이다. 자율화 기술은 [표 3]과 같이 크게 ‘원격제어’, ‘반자율’, ‘자율’, ‘협동 및 협력’의 4단계로 구분할 수 있고 세부 수준은 10가지 레벨로 구분할 수 있다.

[표 3] 자율화 수준

  ‘원격제어’ 단계는 운용자에 의해 가시권 또는 비가시권 내에서 유·무선 통제 장치로 조종하는 단계이고, ‘반자율’ 단계는 설정된 경로나, 기동점, 목표지점을 따라 주행하며 장애물 회피 및 지역 경로계획 등이 가능하다.
  ‘자율’ 단계는 전역경로 및 지역경로 기반 위험물을 예측하고 판단하는 제한적 자율주행과 야지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속도와 대등하게 주행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으로 구분한다.
  ‘협력 및 협동’ 단계에서는 개개의 로봇이 완전자율 주행 수준을 달성하고 협력하는 레벨 8과, 로봇간 정보 공유 뿐만 아니라 부대의 자율 임무를 통합적으로 달성하는 레벨 9, 운용자의 간섭없이 부대 임무를 완전하게 자율적으로 달성하는 레벨 10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은 ‘자율단계’ 레벨 6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여 실용화가 가능한 단계로 나타나고 있고 우리나라의 국방 지상 로봇·무인체계는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자율화 기술을 개발하여 레벨 3~4 수준을 달성하였다.
  두드러진 추세로 소형화된 로봇에도 2D/3D LiDAR 와 같은 상황인식 센서를 모듈화하여 2D/3D 맵핑과 함께 자율주행과 자율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지상 로봇·무인체계는 대부분 대대급 이하의 중(소)대급 또는 팀 단위의 소부대에서 운용된다고 할 수 있다. 소형화된 로봇은 물론 차량형태의 무인체계도 보병, 기갑 및 기계화, 공병 등 대대급 이하 제대에서 감시정찰, 장애물제거, 전투 및 작전지속지원 등의 임무에 투입된다.
  이는 지상 로봇·무인체계가 소부대와 함께 임무수행하기 위해서는 근접전투가 발생하는 지형에서 충분한 기동성과 민첩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자율성을 기반으로 전투원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해야 함을 뜻한다.

  각종 교범과 전술교리에서 한반도의 지형은 동고서저 및 북고남저로 70% 이상이 산악지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금 더 세부적인 분석으로는 한반도의 지형을 산지 소구획형 복합지형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전체적으로 산악지형이지만 소구획단위로 구분했을 때 산지, 평지, 구릉, 농경지, 도로, 중소도시 및 각종 구조물로 인해 지하 및 옥상과 같은 공간 구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림 9] 다양한 지형 특성

  이러한 복잡한 지형 구조는 기동전투장비의 대규모 전개와 속도발휘가 제한되고 통신 차폐 지역이 다수 발생할 수 있어 넓은 지역에서 분산된 수많은 조직을 통제해야 하는 제한사항으로 작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 속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지상 로봇·무인체계는 지형을 극복할 수 있는 기동성이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다. 포장된 도로나 일부 비포장 도로 위주로 임무수행하는 장비는 차륜형이 유리하며 험지나 장애물을 극복할 필요성이 있는 장비는 궤도형을 채택한다. 하지만 형상이 큰 궤도형 장비는 산악지역에서 기동이 불가하므로 동물을 모방한 다족형 로봇이 개발되고 있고 각 형태의 장점을 조합한 복합형 플랫폼에 대한 개념도 연구되고 있다.

[그림 10] 지형 조건에 따른 다양한 주행형태

  로봇 및 무인체계의 기동성은 [그림 10]과 같이 플랫폼의 기본형태와 함께 장비의 크기와 구동장치의 출력, 전체 중량 및 무게중심과 같은 구조설계 등에 영향을 받는다. 지상 이동체는 기본적으로 구동륜의 지름 길이 이상 되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궤도나 바퀴에 장애물을 딛고 차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플리퍼를 장착하기도 하며 가변형 트랙 등 다양한 형태의 구동장치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림 11] 지형과 바퀴사이의 수평힘 분석(a) 및 야지 주행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구조(b, c, d)

  바퀴의 크기와 함께 장비가 커지면 장착할 수 있는 구동장치의 출력도 증가하여 그만큼 장애물 극복 능력이 향상되지만 전투원의 휴대나 민첩성 측면에서는 제한요소가 된다. 반대로 휴대성을 위해 장비가 소형화될수록 지면의 굴곡이나 작은 장애물에도 기동에 제한을 받는다.

[그림 12] 중량, 휴대성, 임무확장성 및 기동능력간 상관관계

  또한 기본 플랫폼의 형상과 크기는 탑재할 수 있는 임무장비와도 연계되므로 야지를 포함한 모든 지형에서 충분한 기동성과 작업능력, 휴대성을 모두 달성하는 무인체계를 개발하는 것은 제한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로봇 및 무인체계가 투입되는 상황과 임무, 지형, 운용하는 제대, 운반수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주행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지상 로봇·무인체계는 주행능력을 기반으로 감시·정찰, 지뢰 및 IED 제거, 물자수송 및 환자후송, 전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플랫폼에 탑재하는 임무장비에 따라 확장성이 결정된다. [표 2]에서 볼 수 있었듯이 세계적인 발전추세는 대형 플랫폼은 물론 경량화된 소형 플랫폼에도 임무장비를 탈부착 할 수 있도록 모듈화하여 임무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투원을 절감하고 제대별 전투효율성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하는 무인체계를 운용하기 위해 별도의 인원이 필요하고 일일이 원격조종으로 통제해야 한다면 촌각을 다투는 근접전투 현장에서 매우 비효율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자율주행 능력으로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며, 상황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과업을 완수할 수 있어야 무인체계를 운용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글에서 화기를 이용한 직접적인 교전행위는 윤리적인 측면에서 최종적인 결정과 시행은 인간에 의해 이뤄진다고 가정하였다.

[그림 13] 군사용 자율주행 무인체계의 운용환경

  군사적 목적으로 운용될 무인체계의 자율주행 능력은 포장되고 정형화된 일반적인 도로에서의 자율주행 뿐만 아니라 비포장, 농로, 야지 등 실질적인 전장환경에서의 자율주행까지도 가능해야 한다.
  특히 소형화된 로봇은 야지의 복잡한 지면과 자연장애물 등에 의해 기동성의 제한이 크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인식 능력, 구동장치의 정밀한 조작, 전복 방지를 위한 무게중심 제어 등이 필요하다. 전장상황에서 이러한 조작이 모두 운용자에 의한 원격통제로 이뤄진다면 소부대 근접전투시 활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플랫폼 제어와 임무장비 운용 측면에서도 자율화가 필요하다.
  나아가 전투원 또는 공중무인체계 및 다른 종류의 지상로봇 등과 협업을 통해 전투효과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협업 대상자의 행동을 인식하고 패턴을 분석하여 다음 행동을 판단하는 등 지능화된 협업 시스템의 개발도 중요한 과제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상 로봇 및 무인체계를 실용화하여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제한사항들이 있다. 따라서 자율화 기술의 단계적 발전을 고려하여 지상로봇 및 무인체계를 운영하는 개념도 단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1단계 : 전투원에 의한 원격조종으로 필수적인 과업에 대한 단순 보조 수단으로 운용(인간:로봇 = 1:1) 예) ‘○○’일대 장애물 설치 예상지역 정찰, ○○일대 사각지역 감시
2단계 : 반자율적 주행능력 및 임무수행 능력을 기반으로 전투원과 협업을 통한 과업달성(인간:로봇 = 1:1)
예) ○소대의 ‘○○’지역 선도정찰 작전시 다중 센서를 통해 적 위협 식별, 사전 경고
3단계 : 자율화된 능력 및 장비간 협업을 통한 과업달성(인간:로봇 = 1:N)
예) 로봇(중형)+로봇(소형) 협업, 로봇+드론 협업을 통해 ‘○○’ 지점까지 무인팀 선도정찰
4단계 : 인공지능 기반 강화된 자율성 및 군집능력으로 부대단위 임무달성(인간:로봇 = 1:N)
예) 로봇+드론 군집운용, ‘○○’ 건물지역(소도시)에 대한 수색정찰 실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사람과 같은 지능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을 말한다. 사람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강한 성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강 인공지능Strong AI’이라고 하며 자율주행, 음성비서와 같이 특정 영역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약 인공지능Weak AI’이라고 한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강 인공지능’의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게 전망하고 있으며, 현실에서 연구 및 개발되고 있는 것은 모두 ‘약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보다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관련 용어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및 딥러닝Deep Learning의 관계와 정의에 대해 설명하면 [그림 14]와 같다.

[그림 14]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의 의미와 관계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란 말 그대로 ‘기계가 학습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학습’이란 컴퓨터 Machine가 ‘데이터’를 입력받아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결과’를 도출하는데, 이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속의 ‘규칙’을 스스로 찾아서 조금씩 수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단순히 규칙에 의해 연산을 실행하는 전통적인 프로그램과 달리 스스로 규칙을 찾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 인간의 지능을 닮아가려는 기술인 ‘인공지능’에 포함시키는 이유이다.

[그림 15] 머신러닝의 지도학습 개념

  머신러닝의 ‘학습’ 방식은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 분류한다. 지도학습은 ‘입력Input’과 입력에 관한 ‘타겟Target’으로 ‘모델’을 훈련시키며 비지도학습은 타겟이 없는 데이터를 사용한다.
  딥러닝Deep Learning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수학적 모델로써, 다양한 머신러닝 알고리즘 중에서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여러 층으로 쌓아서 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인간 몸의 각 신경세포Neuron는 가지돌기를 통해 외부로부터 자극(정보)을 받아들이고 축삭돌기를 통해 자극을 말단으로 전달하며 시냅스를 통해 다른 신경세포로 자극을 전달한다. 이런 신경세포간의 무수히 많은 연결을 통해 정보를 처리하는데 인공신경망과 딥러닝은 바로 이러한 뉴런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그림 16]과 같이 딥러닝Deep Learning은 인공신경망(ANN)을 깊이가 있게 겹겹이 쌓아서 만든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 구조를 통해 학습하는 머신러닝의 한 종류이다. 과거에는 딥러닝 모델을 학습하기에 데이터 수가 적었고 복잡한 여러 인공신경망의 학습을 처리하는 컴퓨팅 능력이 한계가 있었다.

[그림 16] 신경세포와 딥러닝 구조

  하지만 많은 수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과 복잡한 여러 인공신경망을 동시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GPU Graphic Process Unit의 발전으로 그 동안 머신러닝이나 사람이 풀기 어려운 문제에 있어서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이미지나 영상, 음성, 텍스트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잘 처리하여 많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DARPA의 그랜드 챌린지Grand Challenge 이후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에 활용되기 시작하여 자율주행 차량이 보다 안정적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경로를 계획하며 차량을 제어하는데 필수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이란 차량에 장착된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여 차량의 상태 및 주변의 다양한 정보를 측정함으로써 다른 차량의 현재 및 미래의 위치를 추정하고 교통법규를 준수하면서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자율주행 차량은 ‘인지’ ⇒ ‘판단’ ⇒ ‘제어’의 3단계 과정을 거치며 작동하게 된다. ‘인지’ 단계에서는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나 라이다LiDAR, 레이다RADAR, 초음파 등의 센서를 활용해 도로와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 단계에서는 인지된 환경을 해석하여 목적지까지의 원활한 주행 경로를 생성한다. ‘제어’는 ‘판단’과정에서 수립된 경로를 따라갈 수 있도록 차량의 가속과 감속, 핸들 방향 등을 조작하는 단계이다.
  이러한 각 단계에서 자율주행 차량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 앞서 살펴본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차량과 관련하여, 미국의 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서 세계 최초로 주최한 무인자동차 경주대회인 ‘그랜드 챌린지Grand Challenge’는 2004년에 개최되었고 인공신경망(ANN)이 학습을 통해 사물을 안정적으로 인지하는 딥러닝 기술은 그로부터 10여 년 뒤에 보편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림 17] DARPA Grand Challenge 경주로 및 대표 차량

  즉, 사막에서 개최된 2004년 1차 그랜드 챌린지 대회에서는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 당시 완주는 하지 못했지만 11.78km를 주파하여 최고 기록을 세운 카네기멜론대학의 ‘험비’를 개조한 ‘Sandstorm’의 주행방식은 다음과 같았다.
  대회 시작 2시간 전 경주 코스가 전파되면 팀원 14명은 예상 주행 경로로 달려가 길 위의 지형을 확인하고 수 십대의 컴퓨터를 사용해 장애물 등을 직접 입력하여 사전에 구축해 놓은 지형 데이터를 업데이트하였다.
  지형 정보가 업데이트되는 동안 메인 컴퓨터는 낮은 비용의 최단 경로를 찾는 알고리즘에 의해 최적 경로를 계산하여 팀원들에게 계속 전송하고 우선순위에 의해 팀원들은 지형을 조사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경로가 계산되면 주행 직전에 ‘험비’ 차량에 총경로를 업로드하는 방식이었다.
  ‘험비’ 차량이 지도 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해 GPS센서를 기본으로 사용하되 GPS오차, 터널과 같은 GPS신호 차단, 전리층에 의한 신호의 왜곡 등에 대비하여 가속도계Accelerometer와 자이로스코프를 장착하여 차량의 자세와 방향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도로상의 바위, 울타리 등의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카메라와 함께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를 장착해 경로 상의 표면을 레이저로 스캔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당시 ‘험비’의 센서와 이미지 처리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장애물을 발견하고 주행 경로 자체를 수정할 수는 없었고 단순한 규칙에 따라 좌우로 방향을 바꾸어 충돌을 피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었다. 결국 이러한 장애물 회피 기능의 한계로 인해 ‘험비’는 11.78km를 주행하고 바위에 충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2차 대회는 2005년에 시행되었고 5개 팀이 완주하는 성과를 나타내었다. 하지만 2차 대회의 우승은 기존 방식을 좀 더 정교하게 발전시킨 카네기멜론 대학팀이 아닌 자율주행차량에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적용한 스탠포드 대학팀의 ‘스탠리’가 차지하였다.
  ‘스탠리’도 레이저 스캐너가 장착되어 전자지도상의 셀 안에 있는 물체의 높이를 측정해 장애물 유무를 식별할 수 있었지만, 차량의 주행간에 센서의 위치가 미세하게 움직임에 따라 실제로는 없는 장애물을 보고 도로를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이 운전하는 ‘스탠리’가 레이저 스캐너로 지형을 측정하며 안전한 지형과 안전하지 않은 지형을 구분하고 학습Training하게 만드는 방식을 적용하였다. 즉, 사람이 운전하여 주행한 지형은 안전하며, 주행하지 않은 지형은 안전하지 않다는 논리로 학습이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학습과정을 통해 발생한 주행데이터와 센서 데이터를 사용해 ‘스탠리’의 장애물 탐지 모델이 변수를 조정해 가며 알고리즘을 학습시키고 안전한 지형을 예측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그림 18] 레이저 스캐닝을 통한 장애물 식별

  또한 레이저 스캐너는 차량 전방의 30m까지만 인식할 수 있어 40km/h 수준으로 주행할 수밖에 없었고 속도를 보다 높이기 위해서 보다 멀리 차량 주변을 인식할 필요가 있었다. ‘스탠리’는 비디오카메라의 이미지 인식 기술에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스탠리’의 비디오카메라가 얻은 이미지에 포함된 픽셀을 이용하여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법 중 하나인 클러스터링Clustering을 적용해 비슷한 색깔의 픽셀을 모아 도로, 도로변, 하늘 등을 정확하게 구분하도록 하였고 72km/h까지 속도를 향상할 수 있었다.

[그림 19] ‘스탠리’의 이미지 식별

  스탠포드의 ‘스탠리’도 ‘험비’와 마찬가지로 경주를 시작할 때 전체 경로를 미리 계산했지만 지형에 대한 정보는 반영하지 않았고 주행을 하면서 약 10초 이후의 최적 경로를 반복하여 계산함으로써 장애물을 인지하고 사고 없이 주행이 가능하였다.
  이후 2007년에 개최된 3차 대회인 어반 챌린지Urban Challenge에서는 도시 환경에서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다른 차량과 뒤섞여 주행해야 했다. 즉, 3차 대회에서는 고정된 사물을 감지하고 지도상에 나타내는 것 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물체를 탐지하고 교차로에서 도로 상황을 파악해 경로를 탐색하며 각종 오류를 회복할 수 있어야 했다.

[그림 20] 도시지역 자율주행 차량의 이미지 식별 예시

  3차 대회에서 카네기멜론 대학팀은 1차 대회에서의 자신들의 실패 경험과 2차 대회에서 우승한 스탠포드 대학팀에게 배운 것을 결합하여 ‘보스Boss’를 설계하였다. ‘보스’는 사물을 ‘보는Sensing’ 수준을 넘어 자신의 주변 상황을 ‘추론Reasoning Architecture’하는 구조를 ‘3레이어 구조’로 고도화하여 예기치 못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었으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렇게 도시 지역에서의 3차 대회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자율주행기술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지만 이후 실용화 측면에서 학계와 산업체를 중심으로 많은 부분들이 더욱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부분 외에도 정밀한 3D 지형의 시각화 모델을 기반으로 세밀한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면 타이어와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까지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여 차량의 학습 알고리즘과 오류회복 시스템의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또한 보다 복잡한 환경에서의 자율주행을 위해 인공지능을 적용해 도시 전체의 교통량을 추정하고 개별 차량이 찾지 못한 최적 경로를 탐색해 제시하는 구조도 필요하다. 도시 수준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사고 발생률을 낮추고 다양한 상황과 교통 체증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DARPA 그랜드 챌린지의 경과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의 적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국방분야에서 지상 로봇과 무인체계는 정형화된 도로 외에도 험한 야지에서 자율주행을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야지에서의 자율주행으로 임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고 부여된 과업을 달성해야 하며 전투원 및 다른 장비들과의 협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전장상황에서 전투원이 수행하는 본질적인 행위에 대해 어떤 부분을 로봇에게 맡기고 학습시켜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것인지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차량에게 사람의 운전행위를 학습시키다 보니 ‘인지’ 알고리즘이 카메라에 찍힌 도로 영상에서도 도로 경계면에 집중하고 경계면의 굽어지는 정도에 따라 사람이 운전대를 돌리는 각도를 그대로 학습 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도로를 인지’하고 ‘핸들을 돌린다’는 운전이라는 행위의 본질적 요소를 찾아서 데이터화하고 이를 서로 연결하여 모델에 학습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인공지능을 학습하기 위한 신뢰성 있는 Big Data의 구축이 필요하다.
  전투행위 분석으로부터 정의된 본질적인 행위에 대해 입력Input데이터와 입력에 관한 타겟Target을 정하여 많은 수의 Data로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잘못된 입력과 타겟을 구축하면 잘못된 모델이 만들어지게 되고 데이터가 너무 적으면 충분히 모델을 학습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주요 자율주행차 제조사들이 수년의 시간을 들여 수백만km의 주행데이터를 구축하고, 생성된 주행데이터를 모델에 학습시키는 과정을 보면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는 KCTC와 같은 과학화 전투체계 및 전투실험을 통해 Big Data를 구축하는 방안의 연구가 필요하다.
  세 번째, 전투행위 데이터와 연계하여 전장환경에 대한 초정밀 기본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전장환경에 대한 세밀한 지형정보를 구축하고 그 위에 전투진지, 교통호, 전술도로, 고정 장애물 등의 전투시설 데이터를 정밀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위성을 통해 확보된 한반도 전역의 수치표고모델DEM Digital Elevation Model 및 수치표면모델DSM Digital Surface Model을 기반으로 정밀한 3D 지형도를 구축하고 항공영상과 지상이동체의 3D LiDAR스캐닝 영상을 조합하여 구축할 수 있다.
  추가로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부대원과 장비들이 전술훈련이나 진지공사 등을 위해 거점단위로 활동하는 데이터(진지사진, 사경도사진, 이동빈도, 속도 등)도 Big Data화하여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개발과정에 있는 로봇이나 무인체계가 테스트를 위해 실제 거점과 주변 지역에서 많은 테스트를 하여 그 결과가 축적되고 성능 개선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을 요약하면 ‘전투행위 분석 ⇒ 전장환경 Big Data 구축(야외훈련) ⇒ 알고리즘 학습(딥러닝) ⇒ AI성능향상 ⇒ 추가 Big Data 소요도출(야외훈련 필요성 도출)’의 순환구조 형성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즉, 인공지능 기술이 막연하게 전투 효과를 향상시켜 주길 기대할 수 없으며 우리는 전투행위의 본질을 더욱 면밀하게 분석하고 야외 훈련을 통해 발생시키고 축적하며 동시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강화시켜 그것이 전투효과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작전환경에서 전투원의 인명손실을 줄이고 전투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상 로봇 및 무인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량화, 다목적화, 자율화의 추세로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군사적 측면에서의 실용적 운용을 위해 야지에서의 기동성과 자율적인 임무 수행능력의 확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야지에서의 자율주행과 플랫폼 제어, 작업수행을 포함한 지능화된 임무 수행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성공 적인 적용을 위해선 무엇보다 입력데이터와 그 입력에 대한 타겟를 선정하고 양질의 Big Data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치화된 정밀한 지형 정보(DEM/DSM) 위에 거점단위의 기초 전투데이터를 구축하고 해당 부대의 전투원과 전투장비들이 활동하는 데이터를 축적하여 무인체계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활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초 데이터는 무인체계의 자율주행을 위한 학습과 테스트를 위해 활용될 뿐만 아니라 소부대단위의 지능형 지휘결심지원체계를 구축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야지에서 활발한 야외 훈련을 통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강화 학습시켜 정밀도를 향상시켜 나가는 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