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국방과 기술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동남아 국가들 - 말레이시아

  작성자: 최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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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02-07 16:37:10

해외 기술이전과 라이센스 생산이 주력인 빈약한 기반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동남아 국가들 - 말레이시아



최현호 군사커뮤니티 밀리돔 운영자/자유기고가




동남아시아는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군 현대화에 나서면서 세계 방위산업 업체들에게 주목받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자국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체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동남아 국가가 그런 것은 아니다. 말레이시아는 경제성장에 비해 방위산업 역량이 크게 떨어진다. 해외 라이센스와 기술이전 생산이 주를 이루는 말레이시아의 방위산업을 소개한다.





[그림 1] 말레이시아 데프텍이 터키 FNSS의 기술지원을 받아 생산하는 AV8 8×8 차륜형 장갑차




• 동남아 위 경제력이지만 빈약한 국방 투자


  동남아시아 각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데 필수적인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 장비는 수입에 의존하지만, 자체 방위산업 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말레이시아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018년 기준으로 10,590달러로, 싱가포르(58,770달러), 브루나이(29,660달러)에 이어 동남아시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성장했다.





[그림 2] 2018년 동남아시아 국가별 국방비



  하지만, 경제 성장과 달리 국방비 지출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국방비는 2018년 기준 34억 6,980만 달러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GDP 대비 국방비 지출 규모는 1980년대부터 꾸준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8년에는 GDP 대비 0.98%에 불과했다.





[그림 3] 말레이시아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



  정부 지출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꾸준하게 하락했다. 2005년 8.5%부터 하락세를 유지했고, 2018년 6.1%로 약간 상승했다가 2017년 5.1%로 하락했다. 2018년에는 4.26%로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림 4] 말레이시아 연간 국방비 변화 추이



  하지만, 2018년 5월 총선을 통해 새로 들어선 정부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정부는 공공부채 축소라는 긴축 정책과 함께 재화용역세(GST) 폐지라는 감세 정책을 동시에 펼치면서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2019년 10월, 말레이시아 정부는 155억 8,000만 링깃(미화 37억 달러) 규모의 2020년 국방예산을 발표했다. 2020년 국방예산은 운영비와 급여를 포함한 군사 관리비로 124억 9,000만 링깃(미화 30억 달러), 획득을 포함한 개발에 30억 8,000만 링깃(미화 7억 5,000만 달러)을 배정했다.
  2018년 국방예산은 154억 링깃이었고, 2019년에는 153억 링깃이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9년 4월, 2억 2,610만 링깃을 추가로 배정하여 총 국방비를 155억 5,000만 링깃으로 증액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국방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필리핀과 접한 술루해 일대의 이슬람 반군, 인도네시아와 접한 말라카 해협의 해적으로 대표되는 해상 위협이 대두되고 있다.
  중국과는 루코니아Luconia 암초를 두고 영유권 분쟁도 겪고 있다. 루코니아 암초는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 해안에서 145km 떨어져 있으며, 최근 중국 해안 경비대 함정들과 어선들이 이 지역에 출몰하면서 분쟁이 일고 있다.




• 해외에 의존하는 무기 도입


  말레이시아군은 현역 약 11만 명이며, 육군 약 8 만 명, 해군 약 1만 5,000명, 공군 약 1만 5,000명으로 구성된다. 말레이시아 인구는 2018년 추정치로 3,420만 명이며, 인구 대비 병력 규모는 0.32%다. 주변국의 인구 대비 병력 규모는 인도네시아 0.15%, 필리핀 0.08%, 베트남 0.57%, 태국 0.52%, 싱가포르 1.27%다.
  말레이시아군은 무기체계의 상당 부분을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상군용 전차와 포병장비는 수입에 의존하며, 차륜형 장갑차, 소형 전술차량, 그리고 군용 트럭 정도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총기는 소총류 일부를 국내에서 생산할 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림 5] 말레이시아 육군의 폴란드제 PT-91M 전차



  말레이시아 육군은 2010년대 중반부터 155mm 자주포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도입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중고 자주포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2015년 말에 최대 30대의 M109A5 자주포와 관련 장비를 잉여방산물자(EDA) 프로그램에 따라 판매하는 것을 제안했었다.
  말레이시아 해군은 함정 종류를 2030년까지 15개에서 5개로 줄이는 ‘15 to 5’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형 함정을 도입하여 유지비를 절감하고, 획득절차 개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절감된 예산을 다시 15 to 5 계획에 사용하면서, 자국 조선소와 방위산업의 기여도를 높일 예정이다. 도입할 함정은 신형 경비함, 연안전투함(LCS), 연안임무함(LMS), 다목적보급함(MPSS), 그리고 잠수함이다.





[그림 6] 말레이시아 해군이 프랑스에서 도입한 스콜펜급 잠수함



  연안전투함은 프랑스의 고윈드Gowind급 초계함을 키운 마하라자 레라Maharaja Lela급 호위함과 2014년 우리나라 대우조선해양이 계약을 따낸 배수량 1800톤급 초계함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마하라자 레라급은 말레이시아 조선소에서 기술이전으로 생산중이며, 대우해양조선은 3척을 한국에서 건조한 후, 나머지 3척은 말레이시아에서 건조할 예정이다.





[그림 7] 중국에서 4척이 건조될 케리스급 연안임무함 모형



  케리스Keris급으로 불리는 연안임무함은 배수량 700톤급이고 무장도 함포 정도로 기술 난이도가 낮은 편이지만, 중국에서 도입될 예정이다. 처음에는 2척은 중국에서, 2척은 말레이시아에서 건조할 예정이었지만 현 정부가 예산을 줄이면서 4척 모두 중국에서 건조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2018년에 다목적전투기(MRCA), 경전투기(LCA), 해상초계기(MPA), 무인항공기(UAV), 지대공 미사일(SAM), 그리고 레이다 등을 2055년까지 도입한다는 CAP55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림 8] 말레이시아 공군의 Su-30 전투기와 MB-339CM 훈련기



  다목적 전투기 사업은 러시아제 Su-30, 미국제 F/A-18 슈퍼호넷 전투기를 대체하며, 경전투기 사업은 BAE 호크 108/208, 아에르마끼 MB-339CM 등을 대체하게 된다. 해상초계기 사업은 비치크래프트 B200T 를 대체하며, 무인항공기는 중고도장기체공(MALE)이 가능한 기체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공군은 해상초계기, 무인항공기, 그리고 경전투기 도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 기술이전과 라이센스에 기반한 방위산업 역량


  말레이시아의 방위산업 역량은 자체 설계 및 생산보다 낮은 기술이전 및 라이센스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영 연구소나 기업이 주도하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달리 민간기업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로 민간기업 데프텍DefTech이 있다. 데프텍은 DRB 하이컴 디펜스 테크놀로지스DRB Hicom Defence Technologies Sdn Bhd사의 약자로 1996년 설립되었다.





[그림 9] 말레이시아의 대표 방산업체 데프텍의 생산품



  데프텍이 생산하는 군용차량은 모두 해외에서 기술 이전을 받았거나 라이센스 생산한 것이다. ACV-400 아드난Adnan 궤도형 장갑차도 터키 FNSS에서 ACV 장갑차 관련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했다. 현재 생산중인 AV8 겜피타Gempita 8×8 차륜형 장갑차는 터키 FNSS사에서 파르스Pars 8×8 차륜형 장갑차의 기술을 이전 받아 개발되었다.
  AV8 겜피타 차륜형 장갑차는 12가지 종류, 257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46대는 M242 25mm 기관포와 7.52mm 동축기관총이 장착된 포탑을 갖춘 보병전투차(IFV)로 도입될 예정이다. AV8 IFV의 포탑은 남아프리카의 데넬이 공급하고 있다.
  AV4 리판바라Lipanbara 4×4 차륜형 장갑차는 태국 체이세리Chaiseri의 퍼스트윈First Win 4×4 차륜형 장갑차의 라이센스 생산품이며, RG-34 지뢰방어차량(MRAP)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데넬사의 RG-34 라이센스 생산품이다. 말레이시아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한다란Handalan 트럭은 일본 이스즈Isuzu의 설계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납품되었다.





[그림 10] 데프텍이 생산하는 한다란 군용 5톤 트럭



  데프텍은 군용 차량 외에 민간 차량도 생산하고 있으며, 항공기 유지보수 및 운영(MRO) 사업과 무인항공기 사업도 하고 있다.
  데프텍 외에 국영기업인 켐바라 수치 디펜스Kembara Suci Defence Sdn Bhd도 군용 장갑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의 주 사업영역은 차량 유지보수 및 운영(MRO), 무한궤도 및 런플랫 타이어 생산, 군용 예비부품 생산, 레이저 경보기 및 연막탄 발사기다. 켐바라 수치 디펜스는 2018년 DSA 전시회에 6×6 차륜형 장갑차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부락Buraq 4×4 기동차량 기반 박격포 운반차량을 전시했다.





[그림 11] 켐바라 수치 디펜스가 업그레이드한 FV101 스콜피언경전차



  총기류는 국영 네셔널 에어로스페이스 디펜스 인더스트리National Aerospace and Defence Industries Sdn Bhd의 자회사인 SME 오드넌스SME Ordnance Sdn Bhd가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콜트Colt사의 M4 소총을 라이센스 생산하고 있으며, 각종 탄약과 포탄을 생산하고 있다.





[그림 12] SME 오드넌스가 생산하는 소총



  해군 함정은 민간기업 보우스테드 중공업Boustead Heavy Industries의 자회사인 보우스테드 해군 조선소Boustead Naval Shipyard가 주로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수상전투함이 해외 설계를 들여와 기술지원과 기술이전을 통해 건조되는 수준이다.





[그림 13] 보우스테드 해군조선소가 건조한 케다급 순찰함



  2000년대 초반과 중반에는 독일의 메코MEKO A100설계를 기반으로 케다Kedah급 순찰함 6척을 건조했다. 2011년부터는 프랑스의 고윈드Gowind급 설계를 기반으로 마하라자 레라Maharaja Lela급 연안전투함을 건조하고 있다. 마하라자 레라급 연안전투함은 6척이 건조될 예정이며, 2017년 8월에 첫 번째 함정이 진수했다.
  보우스테드는 프랑스에서 들여온 스콜펜급 잠수함을 지원하기 위해 DCNS와 합작으로 보우스테드 DCNS 해군 회사Boustead DCNS Naval Corporation도 설립했다.
  보우스테드 해군 조선소 외에 민간기업 데스티니 조선 엔지니어링Destini Shipbuilding & Engineering도 방위산업에 참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안경비대 성격인 말레이시아 해상치안 기구(MMEA)용 차세대 연안순찰함(NGPC)을 건조하고 있다. 6척이 건조될 NGPC는 독일 파스머 조선회사 Fassmer Shipbuilding Company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제원은 길이 44.25m, 배수량 297톤, 최고속도 24노트다.
  이 두 업체 외에 말레이시아 석유자원회사(MPRC) 산하 라부단 조선 엔지니어링Labuan Shipyard & Engineering Sdn Bhd은 말레이시아 해군 및 해상치안기구(MMEA) 함정의 유지보수, 수리 및 오버홀(MRO)을 담당하고 있다. 항공분야 업체로는 국영기업인 에어로드AIROD Sdn Bhd가 있다. 하지만, 생산이 아닌 검사, 수리 및 오버홀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정보 및 통신(ICT)분야 업체는 민간기업인 사푸라Sapura와 프랑스 탈레스의 조인트벤쳐인 사푸라-탈레스 일렉트로닉스Sapura Thales Electronics Sdn Bhd가 있다. 탈레스의 전자전 장비 등을 생산 및 유지보수하고 있다.




• 방위산업 육성 의지


  말레이시아는 부족한 국방예산에도 불구하고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펴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방위산업을 이끌어 가는 곳은 말레이시아 국방, 치안 및 안보 산업 협의회MIDES Malaysian industry council for defence, enforcement & security다. MIDES는 말레이시아 방위산업 부문의 질서 있는 개발을 조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MIDES는 1999년 8월 만들어진 말레이시아 방위산업 협의회MDICMalaysia Defence Industry Council가 전신이다.





[그림 14] MIDES의 로고와 역할



  말레이시아는 디펜스 서비스 아시아(DSA)라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방위산업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DSA는 1988년 처음 열렸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2년마다 열린다.
  다음 전시회는 2020년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DSA와 함께 네셔널 시큐 리티 아시아(NATSEC)라는 보안관련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그림 15] DSA 2020과 하부행사인 NATSEC 2020 홍보 포스터



  말레이시아는 DSA 외에도 랑카위 국제 해양 및 항공 우주 전시회(LIMA)라는 전시회도 개최하고 있다. LIMA는 1991년 처음 열렸고, DSA와 겹치지 않도록 홀수 해에 열린다. 다음 전시회는 2021년에 열릴 예정이다.





[그림 16] LIMA 2017 로고



  하지만, 정부가 중심이 되는 협의회와 전시회만으로는 방위산업 육성에 대한 로드맵을 보기는 어렵다. 말레이시아는 2019년 12월,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국방백서는 90페이지 분량으로 서문, 전략적 관점, 국방 전략, 미래의 군대, 국방 국제 관계, 과학, 기술 및 방위산업, 재편, 관리 및 할당으로 구성되었다.
  국방백서는 향후 10년간의 말레이시아 방위 및 보안산업을 위한 로드맵 및 전략적 행동 계획을 규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국방백서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연간 국방예산의 6.5% 이상을 방위 및 보안산업 육성을 위해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방백서에는 방위산업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오프셋(절충교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었다. 국방백서는 국방 수입품을 통해 확보된 오프셋(절충교역)의 최대 15%를 자체 연구, 개발 및 생산 능력 향상을 위해 할당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명시 했다.
  2019년 12월 중순, 말레이시아 국방차관은 의회에 향후 10년 이상의 국방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3가지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밝혔다. 새로운 계획은 국방 백서에 담긴 현대화 목표를 지원하기 위한 국방투자, 인력개발, 그리고 국가 방위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방차관은 3PN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국가방위투자법안이 2021년에 마련될 것이며, 이 법안에는 전략적 국방투자 노력에 대한 세부사항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으로 말레이시아 방위산업 현황 소개를 마친다. 말레이시아는 앞으로 다양한 무기 도입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므로 세계 방산업체들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결정된 해군함정에 이어 경전투기 사업을 따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앞에서 설명한 오프셋(절충교역) 강화와 함께 팜유 등 현물 상환 요구 등을 내걸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 해당 업체와 함께 우리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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