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국방과 기술

벵골만 국가들을 향한 중국과 인도의 영향력 경쟁

  작성자: 최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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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9-06 11:15:15

자본과 무기로 영향력 확대하는 중국과 막으려는 인도의 대결
벵골만 국가들을 향한 중국과 인도의 영향력 경쟁



최현호 군사커뮤니티 밀리돔 운영자/자유기고가






[그림 1] 방글라데시 해군이 도입한 중국제 C13B식 초계함



중국과 인도가 이번에는 인도의 코앞 벵골만Bengal Bay에서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 국가들에 막강한 자본을 내세우면서 항만 등 사회기반 시설 투자를 하고 있고, 중고 무기 지원은 물론이고 새로운 무기 판매도 이어지면서 중국의 외교, 경제 그리고 군사적 영향력마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긴장한 인도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을 수송과 물류의 핵심 지역으로 여기고 있어 앞으로도 공세적으로 나올 중국과 자신들의 바로 앞인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는 인도의 노력을 소개한다.




• 중국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 지역인 벵골만


  인도양-벵골만-믈라카Melaka해협은 중국에 있어 에너지 수입과 수출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사이에 위치한 믈라카해협은 폭이 가장 좁은 곳이 2.8km에 불과하고 수심도 25m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동서 교역의 최단 항로로,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20~25%, 중동지역 원유의 5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믈라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연간 8만여 척에 달한다.
  믈라카해협과 달리 인도양과 해협 사이에 위치한 벵골만은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중국 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벵골만은 인도 동해안, 스리랑카, 미얀마, 말레이반도 서해안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중국이 경쟁관계인 인도를 제외한 벵골만 지역 국가를 신경 쓰는 이유는 수출입 관문으로써 중요한 통로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림 2] 인도양 북단에 위치한 벵골만과 주변 국가들



  벵골만 지역은 중국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일대 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구상 가운데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인 일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시행하기 훨씬 이전부터 방글라데시, 미얀마, 스리랑카와 같은 벵골만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교적인 관계가 위주였지만, 이제는 중국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등 경제적인 관계가 더욱 커졌다.
  중국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2014년 9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인근에 있는 함반토타Hambantota에 14억 달러를 투자하여 새로운 항구를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이 항구는 중국 국영기업이 99년간 임대하기로 했는데, 중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 해군이 이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지만, 중국에 막대한 빚을 진 상태이기 때문에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림 3]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졌고 중국 국영기업에 99년간 임대되는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항



  중국은 방글라데시의 치타공과 미얀마의 시트웨에서도 민간항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항구들은 중국이 투자한 파키스탄 과다르항과 중국의 일로 정책을 구현할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4] 중국의 해상 수송로와 주요 지점을 연결한 일명 진주목걸이




• 벵골만 국가들에서 늘어나는 중국제 무기 구입


  중국은 오래전부터 세계 많은 나라에 무기를 수출해 왔다. 예산이 부족한 벵골만 국가들에게 중국제 무기는 러시아제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방글라데시가 구입한 무기의 71%, 미얀마가 구입한 무기의 68%가 중국제 무기였다. 최근에는 중국군의 현대화로 인해 퇴역한 장비들이 제공되는 등 중국과의 군사적 유대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 등 서방과 달리 무기 도입국이나 숫자를 잘 공개하지 않고, 도입국들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도입 시기나 숫자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는 인도에 둘러싸여 있지만, 오래전부터 중국제 무기를 사용해 왔다. 방글라데시는 정규군 20만 4천 명이며, 국방비는 2019년 기준으로 GDP의 1.2%인 38억 7천만 달러다. 방글라데시 육군은 1970년대 중국제 69-ⅡA식 전차를 시작으로 85식 병력수송차(APC), WS-22 다련장로켓, 79식 부교, 96식 122mm 견인포, FM-90 지대공미사일 등 다양한 중국제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VT-1 전차를 도입하여 기갑전력을 보강했다.





[그림 5] 방글라데시 육군의 FM-90 지대공 미사일



  방글라데시 해군은 1980년대 후반에 중국 해군에서 퇴역한 053H1식 호위함 1척, 2014년에 053H2식 호위함 2척을 도입하여 재취역시켰다. 이 밖에 053H3식 호위함 2척도 도입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들여 오는 중고함정 가운데 주목할 것은 035G식 밍Ming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2척이다. 첫 함정이 2017년 3월에 취역했는데, 인도는 방글라데시가 중국제 잠수함을 도입한 것은 자신들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림 6] 2017년 3월 방글라데시 해군의 035G식 밍급 잠수함 취역식 장면



  방글라데시는 중국에서 중고함정만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 056식 초계함의 수출형인 C-13B식 초계함 4척을 도입했는데, 2014년 12월 첫 함정이 진수했다. C-13B식 초계함은 2019년 4월까지 4척 모두 방글라데시 해군에 취역하여 연안 초계전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 배수량 600톤급의 대형순찰함 4척도 주문했으며, 이 가운데 2척은 방글라데시에서 건조되었다.
  방글라데시 공군은 미그MiG-21의 중국형 모델인 F-7 전투기가 주력이다. 이 밖에 K-8 제트훈련기, PT-6 기초훈련기를 보유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군사 목표Forces Goal 2030’이라는 군 현대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VT-1 전차와 035G식 잠수함 도입도 이 프로그램의 일부다. 방글라데시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앞으로도 더 많은 중국제 무기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 미얀마


  미얀마는 국토의 북동부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각종 교류가 활발하다. 그리고 미얀마가 오랫동안 군부독재로 인해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미얀마는 군 병력이 약 55만 명이며, 국방비는 2014년 기준으로 GDP 4%인 24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로 인해 중국제 무기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미얀마 육군은 약 50만 명으로 군 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제 62식, 63식 경전차, 69-Ⅱ식 전차를 보유하고 있고, 최근 VT-1 전차를 도입하였다. 병력수송장갑차는 85식, 90식 궤도형 장갑차와 WZ551 차륜형 장갑차를 도입했다. 이 밖에 포병전력으로 59-1식 130mm 견인포, 63식 다련장로켓을, 방공전력으로 KS-1A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을 도입했다.





[그림 7] 미얀마 육군의 KS-1A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미얀마 해군은 많은 종류의 함정을 무장과 센서를 외국에서 도입하여 자체 건조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서 037식 고속정, 037IG식 미사일 고속정 등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중국 해군에서 퇴역한 053H1 호위함 2척을 인수했다.
  미얀마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러시아제 미그–29 전투기 30여 대다. 중국제 항공기는 구형인 Q-5 공격기, J-6, F-7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동 개발한 JF-17 전투기를 16대 주문하면서 첫 해외 도입국이 되었다. 미얀마 공군은 2018년 12월에 첫 4대를 시작으로 JF-17 전투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얀마 공군은 전투기 외에도 Y-8과 Y-12 수송기도 중국에서 도입했다.





[그림 8] 미얀마가 첫 해외 도입국이 된 JF-17 전투기



  중국은 미얀마의 최대 무기 수입국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종류의 무기가 새롭게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 스리랑카


  벵골만 남서부에 위치한 스리랑카는 인도 동남부와 접해 있는 섬나라다. 스리랑카는 군 병력 40여만 명이며, 국방비는 2015년 기준 GDP 2.2%, 24억 달러다.
  인도와 가깝지만, 인구의 74%가 불교를 믿는 싱할라족이고, 인도계인 타밀족은 18%에 불과하다. 게다가 1983년 7월 23일부터 2009년 5월 18일까지 차별대우에 반발한 타밀족의 분리 독립투쟁으로 촉발된 내전이 진행되면서 인도와의 관계는 악화되었다. 내전을 치르는 동안 인도의 지원이 거의 없었고, 예산이 한정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국제 무기를 도입하게 되었다.
  스리랑카 육군은 현재 중국제 전차(59식과 69식), 경전차(63식), 병력수송차(63식, 85식, 89식)를 운용하고 있다. 포병은 56식 85mm, 59식 130mm, 60식 122mm 그리고 66식 152mm 견인포의 중국제 무기를 운용하고 있다.





[그림 9] 스리랑카 육군의 89식 병력수송장갑차



  스리랑카 해군은 오랫동안 연안에서 운용할 수 있는 소형 함정 위주로 운용되었고, 내전이 끝난 후 미국 등에서 원조 받은 대형 함정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중국제 함정으로는 062식 고속정 9척, 067식 상륙지원정 2척, 074식 상륙함 1척을 운용했다.
  중국은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인근의 함반토타 항구가 본격적으로 운용을 시작한 이후인 2018년 9월, 중국 해군에서 퇴역한 053H2G 호위함 1척을 양도했다. 이 함정은 2019년 7월에 취역했다.





[그림 10] 2019년 7월 스리랑카 해군에 재취역한 053H2식 호위함



  스리랑카 공군은 F-7 전투기, Y-12 수송기, MA-60 수송기, K-8 훈련기 등의 중국제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력이 이스라엘제 크피르 전투기 1대, F-7 전투기 3대뿐으로 전력이 미약한 수준이다.
  섬 국가인 스리랑카는 해군이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2025년까지 원양작전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공군도 전투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중국이 파키스탄과 공동 개발한 JF-17이 후보에 언급되고 있다.




• 인도의 대응


  벵골만 국가들의 중국과의 관계 증진은 인도에게는 외교적, 군사적으로 큰 우려사항이다. 인도는 벵골만 국가들과의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인도는 벵골만 국가들과 그에 인접한 동남아 국가인 태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부탄으로 구성된 벵골만기술경제협력체(BIMSTEC)를 이끌고 있다. BIMSTEC은 1997년 설립되었고, 인도가 조직 운영비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회원국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IMSTEC과 같은 공동협력기구 외에도 벵골만 국가들과 개별적인 관계도 향상시키려 하고 있다. 인도는 인도계 분리주의자들과 오랫동안 내전을 펼치면서 긴장 관계에 있었던 스리랑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09년 내전이 종식되자, 인도 정부는 난민 재정착과 철도 개선사업을 위해 재정을 지원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섰고, 2014년 5월 인도에서 모디 정부가 출범하면서 관계가 한층 더 개선되고 있다. 인도 모디 총리는 2019년 5월 재집권에 성공하자 몰디브와 스리랑카를 방문했다.
  방글라데시와는 오랜 국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관계 개선을 시작했다. 인도는 1971년 방글라데시가 독립한 후 국경선 문제가 이어지고 있었다. 인도의 모디 총리는 2015년 5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방글라데시를 방문하여 국경문제를 마무리 지었다. 방글라데시와의 국경선 합의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목적이었다.
  오랫동안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얀마와의 관계는 2015년 11월, 미얀마에서 선거를 통해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야당이 승리한 이후 강화되기 시작했다. 2016년 10월, 미얀마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수치 외교부 장관이 인도를 방문하여 모디 총리와 회담을 가졌고, 양국은 경제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017년 7월에는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인도를 방문하여 양국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데 합의했다. 인도는 미얀마에 무기와 탄약 판매는 물론 미얀마군 장교를 위한 국방대학 교육 훈련 프로그램 개방 등이 포함된 협력을 제안했다.





[그림 11] 인도가 스리랑카에 판매한 사류급 원양순찰함 2번함



  하지만, 인도의 벵골만 국가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미얀마에는 중고 T-55 전차, 지뢰방어차량(MPV), 야포 등을, 스리랑카에는 사류Saryu급 원양순찰함(OPV) 2척 등을 무상 제공하거나 판매했을 뿐이다. 최근 알려진 무기 관련 소식은 자체 개발한 경어뢰와 중고 킬로급 잠수함을 미얀마에게 판매한다는 것이다.





[그림 12] 인도가 미얀마 해군의 잠수함 교육을 위해 판매하기로 한 킬로급 잠수함



  미얀마에 판매하는 킬로급 잠수함은 1980년대 러시아에서 도입한 것으로, 현재 인도 조선소에서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잠수함은 미얀마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제 잠수함을 위한 교육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벵골만 국가 군사 지원은 인도 자체 방위산업 능력의 열세가 원인이다. 현재 인도는 아준 전차, 테자스 경전투기, 아리한트 탄도미사일 탑재 핵추진잠수함(SSBN), 드루브 수송헬기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이들 무기들은 인도군에서도 제한적으로 배치되거나 성능이 미비하여 해외 판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벵골만 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전차, 장갑차, 해군함정, 헬리콥터 등을 신뢰성 있게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중국과의 군사 지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림 13] 중국과 인도의 해외 무기 판매 비교도



  이상으로 벵골만 국가들에서 커지는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그리고 이를 견제하려는 인도의 노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벵골만 지역도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이은 군사적 영향력 강화 노력이 진행되는 곳이므로, 직접 마주한 인도의 대응 외에도 인도-태평양 정책으로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려는 미국도 이 지역에서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인도와 협력을 늘리고 있는 일본도 중국 견제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볼 때, 이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 방위산업 수출을 위해서 필요한 전략의 수립에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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