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국방과 기술
비확산과 핵군축,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A Common Nuke Currency (Ⅵ)
비확산과 핵군축,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비확산과 핵군축,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손한별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조교수
1946년 존 허시John Hersey는 여섯 명의 ‘히바쿠샤(ひばくしゃ, 피폭자)’와의 인터뷰를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의 1985년 개정판은 한국에서 『1945 히로시마』(책과 함께, 2015)로 번역, 출판된 바 있다. 이들 피폭자들이 겪었던 고난과 아픔을 떠올려 보면, 전 세계 그 누구도 핵무기의 사용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가 없는 세상Nuclear Free World은 이룰 수 없는 꿈인가? 세계는 비확산과 핵군축을 위해 어떻게 힘을 보태고 있는가? 2018년 한반도 비핵화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핵무기의 확산은 ▲다른 국가들로 핵개발이 이어지는 ‘수평적 핵확산’과 ▲기존 핵보유국들이 질량적으로 핵무기를 증강하는 ‘수직적 핵확산’으로 구분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평적, 수직적 핵확산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세계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핵확산을 물론 북한과 같이 이러한 분위기에 역행해 온 나라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핵무기를 열망하던 많은 국가들이 핵개발을 포기했고, 몇몇 나라는 보유한 핵무기마저 포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협정 START’을 체결하면서 스스로 핵군축에 나섰다. 국제사회는 핵군축과 비확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한반도 비핵화의 경과와 전망은 어떠한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우리의 전략은 무엇이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국제 군축·비확산 체계
지난 70여 년간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증강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토마스 셸링Thomas C. Schelling은 2005년 노벨상 수상 기념강연에서 “지난 60여 년간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경이로운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장기간의 평화Long Peace’를 이루는 데에는 다양한 국제 군축 및 비확산 레짐이 역할해 왔다.
북한이 가입과 탈퇴를 오가면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해진, ‘핵무기비확산조약NPT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1970)’은 핵무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2017년 7월에는 유엔 총회에서 핵무기의 개발, 저장, 사용 등을 전면 금지하는 ‘핵무기금지조약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일명 : Nuclear Weapon Ban Treaty’이 채택되면서 ‘핵무기없는 세상’을 향한 중요한 걸음을 내딛기도 했다.
북한이 가입과 탈퇴를 오가면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해진, ‘핵무기비확산조약NPT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1970)’은 핵무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2017년 7월에는 유엔 총회에서 핵무기의 개발, 저장, 사용 등을 전면 금지하는 ‘핵무기금지조약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일명 : Nuclear Weapon Ban Treaty’이 채택되면서 ‘핵무기없는 세상’을 향한 중요한 걸음을 내딛기도 했다.
[그림 1] 중거리 핵무기 조약(INF Treaty)은 1987년에 체결된 미국과 소련의 조약의 약식 명칭으로 중거리 및 장거리 미사일의 철수에 관한 협약이다.
외교부가 2013년에 펴낸 『군축·비확산 편람』은 관련 국제레짐에 대한 자세한 설명 및 우리나라의 참여현황을 소개하면서, 군축·비확산 레짐의 성과를 분석하고 있다. 동 편람은 주요한 성과로, ▲1987년 미·소간에 체결된 ‘중거리핵전력폐기협정INF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1991년 걸프전 이후 ‘원자력공급국그룹NSGNuclear Suppliers Group’의 재활성화와 ▲‘국제원자력기구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의 사찰·검증체제 강화를 위한 추가의정서 채택, ▲1993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Chemical Weapons Convention’, ▲1995년 NPT의 무기한 연장, ▲19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의 채택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21세기 들어 WMD의 확산, 비국가행위자들의 등장, 비확산 제재, 원자력 운용의 안전성 문제를 도전 요인으로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동 편람은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참여도 소개하고 있다. 먼저 한국은 ▲‘제네바군축회의CDConference on Disarmament’, ‘유엔군축위원회UNDCDisarmament Commission’, ‘1540위원회’ 등의 의장국으로 활동하는 등 유엔의 다자 군축·비확산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원자력공급국그룹,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와 같은 다자 수출통제체제를 비롯한 비확산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국제 비확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는데,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Global Initiative to Combat Nuclear Terrorism’, 탄도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한 헤이그 행동규범HCOCThe Hague Code of Conduct Against Ballistic Missile Proliferation 등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군축·비확산 분야 새로운 현안들에 대한 국제적 규범형성과 관련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은 제2차 ‘서울 핵안보정상회의Seoul Nuclear Security Summit’를 성공적으로 주최한 바 있다.
다음의 [표 1]은 대표적인 군축·비확산 레짐과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현황을 잘 보여준다.
동 편람은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참여도 소개하고 있다. 먼저 한국은 ▲‘제네바군축회의CDConference on Disarmament’, ‘유엔군축위원회UNDCDisarmament Commission’, ‘1540위원회’ 등의 의장국으로 활동하는 등 유엔의 다자 군축·비확산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원자력공급국그룹,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와 같은 다자 수출통제체제를 비롯한 비확산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국제 비확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는데,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Global Initiative to Combat Nuclear Terrorism’, 탄도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한 헤이그 행동규범HCOCThe Hague Code of Conduct Against Ballistic Missile Proliferation 등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군축·비확산 분야 새로운 현안들에 대한 국제적 규범형성과 관련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은 제2차 ‘서울 핵안보정상회의Seoul Nuclear Security Summit’를 성공적으로 주최한 바 있다.
다음의 [표 1]은 대표적인 군축·비확산 레짐과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현황을 잘 보여준다.
[표 1] 한국의 국제 군축·비확산 레짐 참여 현황(2018. 2. 20. 기준)
• 한반도 비핵화 노력과 관련 개념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공개적으로 영변 핵시설을 폭파하는 장면은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온 것처럼 보이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8년 남북한의 대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이 위성사진과 함께 나왔다.
사실 2008년 이후 10년의 시간동안 북한은 제2차(2009년 5월 25일)부터 제6차(2017년 9월 3일)까지 5번의 핵실험을 했고, 본격적인 미사일 개발에 나서 이제는 미국 본토에까지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의 경과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북한은 1985년 가입한 NPT 부속 안전합의서 서명을 지연하였고, 1988년 프랑스의 상용 인공위성인 SPOT-Ⅱ가 영변의 핵시설 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의 핵문제가 국제사회에 등장했다. 1991년 12월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국제사회가 요구한 IAEA의 특별사찰을 거부했으며 1993년에는 NPT 탈퇴를 선언하고 나섰다.
1994년에는 이른바 ‘서울 불바다’ 발언과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었지만, 6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고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Agreed Framework’가 체결되면서 핵위기가 완전히 종식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02년 북한이 IAEA의 핵사찰을 거부하고 탈퇴를 선언하면서 제2차 핵위기가 시작되었다.
북한은 2003년 NPT 탈퇴를 선언하고, 2005년 2월에는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 또 2006년에는 제1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문턱’을 넘어섰다. 그 동안 6자회담을 통해 2005년 9월 19일 공동성명, 2007년 2월 13일 합의, 10월 3일 합의 등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2010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도발,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으로 인해 북핵문제는 악화일로에 있었다.
2018년 북한이 ‘비핵화’를 의제로 미국과 회담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과연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비핵화의 과정은 어떠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비핵화와 관련된 개념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함형필 박사는 이미 『Nuclear Dilemma : 김정일 체제의 핵전략 딜레마』(2009)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개념을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사실 2008년 이후 10년의 시간동안 북한은 제2차(2009년 5월 25일)부터 제6차(2017년 9월 3일)까지 5번의 핵실험을 했고, 본격적인 미사일 개발에 나서 이제는 미국 본토에까지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의 경과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북한은 1985년 가입한 NPT 부속 안전합의서 서명을 지연하였고, 1988년 프랑스의 상용 인공위성인 SPOT-Ⅱ가 영변의 핵시설 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의 핵문제가 국제사회에 등장했다. 1991년 12월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국제사회가 요구한 IAEA의 특별사찰을 거부했으며 1993년에는 NPT 탈퇴를 선언하고 나섰다.
1994년에는 이른바 ‘서울 불바다’ 발언과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었지만, 6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고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Agreed Framework’가 체결되면서 핵위기가 완전히 종식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02년 북한이 IAEA의 핵사찰을 거부하고 탈퇴를 선언하면서 제2차 핵위기가 시작되었다.
북한은 2003년 NPT 탈퇴를 선언하고, 2005년 2월에는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 또 2006년에는 제1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문턱’을 넘어섰다. 그 동안 6자회담을 통해 2005년 9월 19일 공동성명, 2007년 2월 13일 합의, 10월 3일 합의 등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2010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도발,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으로 인해 북핵문제는 악화일로에 있었다.
2018년 북한이 ‘비핵화’를 의제로 미국과 회담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과연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비핵화의 과정은 어떠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비핵화와 관련된 개념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함형필 박사는 이미 『Nuclear Dilemma : 김정일 체제의 핵전략 딜레마』(2009)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개념을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표 2] 단계별 비핵화 목표 개념
그는 9·19 공동성명이 ➊폐쇄·봉인단계, ➋신고·불능화단계, ➌검증·폐기단계로 구분되어 있다고 정리하고, 각 단계별 목표 개념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였다. 그는 통상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불능화Disablement’개념의 배경과 의미에 특별히 관심을 두었다. 당시 상황은 북한이 불능화를 시행하는 과정중에 있었고, 향후 쟁점으로 제시했던 가역성Reversibility, 핵사찰 및 검증 문제, 핵폐기의 수준과 우선순위, 핵군축회담 주장, 경수로 제공 요구 등은 10년이 지나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근 핵탄두 또는 ICBM을 반출·포기하는 ‘프런트로딩Front-loading(핵심능력제거)’ 방식도 회자되고 있는데, 이 또한 다양한 의미와 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는 불능화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 한국의 전략
한반도의 비핵화는 가능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루비콘강Rubicon River’을 건넌 것인가? 지난 2004년 북핵 및 군비통제의 최고 전문가인 국방대 한용섭 교수는 『한반도 평화와 군비통제』(2004)에서 4개의 북핵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6자회담을 통해 핵개발은 저지되지만 미국의 대북 체제변화를 유도하는 강압정책은 지속, ▲6자회담의 진전없이 북한의 위기고조 행위에 대한 관련국이 압박을 강화하거나, ▲6자회담의 진전없이 북한의 위기고조 행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제제재 및 군사제재를 추진하는 경우 등이다.
이미 14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네 번째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라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탈냉전기 동서화해의 분위기 속에서도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불안을 조성해 온 책임은 분명히 북한에게 있다. 그러나 20여 년간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북한 비핵화의 기회를 놓친 것도 사실이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의제를 가지고 6자회담에 참석하기는 했지만, 중국과 일본의 위협인식이 완전히 같지 않았고, 한국과 미국의 절박함이나 정책목표가 같을 수 없었다. 북한은 이러한 상황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자신의 핵능력을 키워 온 것이다.
이제 다시 북핵문제를 전망하면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데, 14년 전 ‘발생가능성이 가장 낮은, 최악의 시나리오’의 결말이 시작점이 되었다. 북한은 핵보유를 선언했고, 미국은 북핵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하려고 한 바 있다. 김정일이 김정은으로, 부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6자회담을 통해 핵개발은 저지되지만 미국의 대북 체제변화를 유도하는 강압정책은 지속, ▲6자회담의 진전없이 북한의 위기고조 행위에 대한 관련국이 압박을 강화하거나, ▲6자회담의 진전없이 북한의 위기고조 행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제제재 및 군사제재를 추진하는 경우 등이다.
이미 14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네 번째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라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탈냉전기 동서화해의 분위기 속에서도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불안을 조성해 온 책임은 분명히 북한에게 있다. 그러나 20여 년간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북한 비핵화의 기회를 놓친 것도 사실이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의제를 가지고 6자회담에 참석하기는 했지만, 중국과 일본의 위협인식이 완전히 같지 않았고, 한국과 미국의 절박함이나 정책목표가 같을 수 없었다. 북한은 이러한 상황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자신의 핵능력을 키워 온 것이다.
이제 다시 북핵문제를 전망하면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데, 14년 전 ‘발생가능성이 가장 낮은, 최악의 시나리오’의 결말이 시작점이 되었다. 북한은 핵보유를 선언했고, 미국은 북핵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하려고 한 바 있다. 김정일이 김정은으로, 부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림 2] 지난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8년 10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이론상 제시할 수 있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미국의 ‘트럼프 변수’와 중국의 개입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한반도의 향후 전망은,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어 2017년의 엄중한 상황으로 돌아가거나, ▲핵신고서 제출, 검증방식에서의 이견 등으로 인해 협상국면이 장기화되는 상황, ▲미국이 북한의 ICBM능력 동결에 만족한 소극적 타협, ▲완전한 비핵화 조치 및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한국, 미국, 중국 등이 실질적 핵억제력의 감소를 인정하고 북한의 부분적 비핵화를 수용, ▲북·미가 비핵화와 북한정권의 안전보장을 교환하여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경우 등이다.
어떠한 결과로 귀결될 것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명심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이다.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 내고 검증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북미 간의 합의를 포함하여 모든 합의가 공개적이고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한국도 합의된 사항들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행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은 비단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게도 적용되어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둘째, 한국은 국제 군축·비확산 레짐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유지하여야 한다. 북미 간의 신뢰강화를 위한 중재노력도 지속되어야 하겠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은 필수적이다. 한국이 북한 위협을 넘어 ‘핵무기금지조약’, ‘인도적 영향Humanitarian Impact 측면에서의 핵무기금지 구상’과 같은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한다면 우리의 선택지를 확대하고 행동의 공간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적절한 압박과 출구전략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비용을 부과하고 이익을 거부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은 2013년 합의한 ‘맞춤형 억제전략’에서 이미 제시된 바 있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대하여 마냥 기다려서도 안 되지만, 강하게 압박만 한다고 해서 비핵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북한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넷째,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군사적 억제 및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이다. 군사적으로 북한을 충분히 압박하면서도, 다급해진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외교력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모겐소Hans Morgenthau가 주장한 바와 같이 “군사력은 국제정치에서 국가의 정치력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북한 핵능력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있을지 우려하면서, 그러나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반도 통일과 제2의 도약으로 이끄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임을 기대하면서, 6회에 걸쳐 “A Common Nuke Currency”를 연재하였다.
북핵을 억제하고 비핵화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내부의 단합과 합일된 대북정책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시작된 것이다. 공통된 용어와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한반도의 현실에 부합하는 우리의 전략을 모색하는 작은 시도이기를 기대한다.
어떠한 결과로 귀결될 것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명심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이다.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 내고 검증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북미 간의 합의를 포함하여 모든 합의가 공개적이고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한국도 합의된 사항들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행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은 비단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게도 적용되어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둘째, 한국은 국제 군축·비확산 레짐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유지하여야 한다. 북미 간의 신뢰강화를 위한 중재노력도 지속되어야 하겠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은 필수적이다. 한국이 북한 위협을 넘어 ‘핵무기금지조약’, ‘인도적 영향Humanitarian Impact 측면에서의 핵무기금지 구상’과 같은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한다면 우리의 선택지를 확대하고 행동의 공간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적절한 압박과 출구전략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비용을 부과하고 이익을 거부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은 2013년 합의한 ‘맞춤형 억제전략’에서 이미 제시된 바 있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대하여 마냥 기다려서도 안 되지만, 강하게 압박만 한다고 해서 비핵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북한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넷째,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군사적 억제 및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이다. 군사적으로 북한을 충분히 압박하면서도, 다급해진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외교력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모겐소Hans Morgenthau가 주장한 바와 같이 “군사력은 국제정치에서 국가의 정치력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북한 핵능력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있을지 우려하면서, 그러나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반도 통일과 제2의 도약으로 이끄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임을 기대하면서, 6회에 걸쳐 “A Common Nuke Currency”를 연재하였다.
북핵을 억제하고 비핵화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내부의 단합과 합일된 대북정책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시작된 것이다. 공통된 용어와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한반도의 현실에 부합하는 우리의 전략을 모색하는 작은 시도이기를 기대한다.
대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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