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공격헬기, 즉 KAH 사업의 향방은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으며 단편적으로 흘러 나오는 소식을 접하면 한마디로 접입가경의 사업이라 할 수 있다. 2008년 5월 방위사업청이 배포한 한국형 공격헬기 정보요구서(RFI)에 나열된 작전요구에 따르면 유러콥터사의 타이거급 헬기를 연상하는 내용이었으나 여름을 지나면서 작전요구(ROC)는 항상 변할 수 있다는 항공기 제작업계의 얘기대로 변질되어 있었다.

국방연구원(KIDA)의 KAH 사업 타당성 검토에서 미디엄 라이트로 제시

한국형 공격헬기 (KAH) 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정보요구서(RFI)를 받아간 해외업체는 유러콥터사,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 데넬사, 시콜스키사, 보잉사 등이다. 2008년 5월  RFI를 받은 업체중 가장 먼저 관심을 표명한 회사는 남아공 데넬사로  파격적인 제의를 하면서 관심이 쏠리기도 했으나 곧바로 후속 내용이 이어지지 않아 잠시 화제가 되다가 조용해진 바 있었다. 물론 2008년 11월 전후로 해서 국방기술품질원 원장이 남아공 데넬사를 방문하는 등 나름대로 관심을 갖은바 있다.

한편 미국 국방성은 중고 AH-64D 아파치 롱보우 블럭1형의 한국 판매 협의를 진행시켜 공교롭게도 한국형 공격헬기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중고 아파치 롱보우 판매를 들고 나와 그 저의가 무엇인가를 의심받게 된다.한국형 기동헬기 제작업체인 KAI는 향후 KAH 사업을 위해 가까운 언론 및 학계에 중고 아파치 롱보우 공격헬기가 도입되면 한국형 공격헬기 KAH는 축소되거나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하며 방어적인 입장이라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이것은 T-50 사업에서 얻은 일종의 노하우인 계속사업의 카테고리에 묶어 두려는 논리를 개발하여 여기저기 전달하는게 아니냐는 얘기도 떠돌았다. 그 내용은 현재 개발 진행중인 한국형 기동헬기 KHP-KUH를 실전배치하면서 여기에 무장을 장착한 건쉽을 만들어 부족한 공중기동화력을 보강하자는 내용이 주된 것이었다.
과거 루마니아나 남아공이 프랑스제 푸마 헬기를 제작하면서 건쉽형을 내놓은 선례가 있어 벤치마킹의 냄새가 나고 있다.

루마니아는 푸마 헬기의 자국산인 IAR-330 푸마 수송헬기를 해군항공대에 배치하고 있으며 공군에 건쉽형 IAR-330 SOCAT을 배치하고 있다. IAR-330 SOCAT 건쉽은 최대 이륙중량 7.4톤,무장탑재량 1톤,20mm 기관포 1문,7.62mm 기관총 2정,대전차 미사일 4발을 장착한다. 최대속도는 시속 263km,상승고도 4.8km, 항속거리 550km 이다. 남아공은 푸마 수송헬기를 국산화한 오릭스(ORYX)를 배치하였다. 오릭스는 부상자 수송용으로 사용하는 등 다용도 헬기로 운용중이다.

KAI의 건쉽 개발론과 동시에 등장한 것이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타당성 검토 결과 내놓은 미디엄 라이트 헬기 였다.  미디엄 라이트 라는 단어는 처음 접하는 장르로 최대 이륙중량 5.3-6.1톤인 미디엄급(타이거를 지칭)에서 최대 이륙중량 2.5톤에서 2.7톤 사이의 라이트(Bo-105나 A-109 LUH를 망라하는 헬기)를 지칭한다.
KAI가 주장하는 건쉽을 개발할 경우 KHP-KUH 연장선상에 있는 기체가 등장할 수 있다.

또한 미디엄급 공격헬기로 최신형이라 할 수 있는 유러콥터사의 타이거가 주된 검토의 대상이 된다.  타이거 공격헬기는 기존 한국군의 코브라 공격헬기 보다 약간 더 무거운 기체로 코브라의 최대이륙중량 4.5톤을 고려하면 후속기종으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타이거의 경쟁대상으로는 최대이륙중량 4.6톤의 아구스타사의 망구스타 공격헬기가 있어 이들을 경합시켜 1개 기종을 선택하는게 상식이다.

동시에 라이트급으로 지칭되는 것은 기존 스카웃 정찰헬기인 총중량 1.36톤의 500MD 대체를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00MD 스카웃 정찰헬기는 1977년 이래로 한국 육군의 야전 작전에 공헌한 바가 크며 초기 운용중 손실이 많아 희생자도 적지 않은 기종이다. 그러나 500MD 스카웃 정찰헬기 덕분에 비정규전 대응 및 산악지대인 동부전선에서의 효과적인 작전지휘가 가능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본격 전력화된 500MD 토우는 8대에 불과했던 AH-1J 토우 코브라 공격헬기 전력을 보완해준 공로가 지대하다. 비록 2000년을 기점으로 노후헬기의 상징으로 전락하여 돌팔매를 맞아 왔으나 변함없이 육군 항공 대전차 전력의 50%를 맡고 있다.

500MD/500MD토우 동시 대체를 고려하면 라이트급 사업 역시 보내야 하는게 사실이다. 미디엄 라이트급의 향방이 건쉽인지 아니면 경전투헬기인지를 하루빨리 구분해야 할 것이다.

2008년 12월 현재 KAH 진행내용

KAH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접근하는 해외기술협력업체는  남아공 데넬사로 지난 5월 이래로 루이벌크 공격헬기의 기술이전을 약속하며 관련업체 및 기관을 돌았다. 방위사업청(DAPA)은 데넬사의 제의가 현실적이라는 인식하에 그동안의 무관심을 돌려 남아공 정부의 해당 부처가 방위사업청 담당부서 관계자를 초청하는 형식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시험평가를 해보겠다는 의향을 전달하였다. 나머지 업체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이 KAH 사업이 공식화 되기를 기다리며 움직임이 없다. 보잉사,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시콜스키사는 기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향후 작전요구서(ROC)가  미디엄 라이트 즉 라이트 체급이 병행하는 변화가 따른다는 전제하에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는 자사의 A-109 LUH 경전투헬기를 제시하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KAH 사업이 AH-1F/S 코브라 공격헬기를 대체하는 사업과 500MD 토우와 스카웃기를 대체하는 미디엄 라이트 사업을 KAH 사업의 틀 하나로 묶어 보내는 방식에 대비 한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미디엄 라이트 사업이 확정될 경우를 염두에 두고 일본의 OH-1 닌자 스카웃 헬기의 개발사례도 심도있게 검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