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월간 디펜스 타임즈 2018년 12월호 )

 

FA-50과  BAE SYSTEMS의 모드 5 IFF 사업

 2020년부터 모드 4 IFF의 신규 암호 생성이 중단되면서 모드 4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기존의 모드 4의 경우에도 암호 갱신 주기가 반나절(12시간)이며 이미 오래 전에 개발된 암호 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푸핑(Spoofing)에 취약한 실정이다.

이후 새로운 암호를 생성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미 생성된 암호가 노출되어 적대 세력이 모드 4 암호를 사용한 허위 응답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심문기가 통합된 플랫폼이 생성하는 피아식별정보의 신뢰성이 극도로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한국군이 보유한 다양한 플랫폼들에 모드 5 IFF 장비를 도입하는 사업은 시급히 진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한국군의 모드 5 IFF 도입 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모드 5 IFF 응답기 도입 사업이다. 이 사업을 크게 둘로 나누면  이른바 'Stand Alone' 사업과 연동형 모드 5 IFF 응답기 도입 사업으로 분류된다.

 모드 5 IFF 응답기가 항공기에 연동되도록 임무 컴퓨터에 응답기를 통합하는 대표적인 기종이 TA-50과 FA-50이다.

이들 항공기의 임무 컴퓨터인 KMC에 통합된 응답기(AN/APX-118)를 대체하는 사업은 해당 항공기들의 체계 통합을 담당하는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모드 5 IFF 사업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BAE Systems가 유력하기 때문에 모드 5 응답기의 Stand Alone 설치 사업과 달리 업체 간의 경쟁이 없다.

  현재 FA-50에 통합되어 있는 IFF 응답기인 AN/APX-118도 BAE Systems 제품이다.

AN/APX-118은 모드 5 암호 키 생성장비 장입과 모드 5를 위한 OFP 개량(생성된 모드 5 암호를 사용하여 수신된 심문 신호 decoding을 하여 질문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답을 생성하며, 생성된 답을 모드 5 암호로 코딩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위한 모드 5 소프트웨어 모듈 도입)등을 통해 모드 5 장비로 개량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군의 모드 5 IFF 사업 일람에도 AN/APX-118은 모드 5 응답기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장비로 분류되어 있다. 이 때문에 FA-50과 TA-50의 모드 5 응답기 도입은 기 통합되어 있는 AN/APX-118을 모드 5 응답기로 개량하거나 또는 동 업체의 최신형 모드 5 응답기인 AN/DPX-7로 교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함축하는 바는 적지 않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FA-50에 도입되는 모드 5 장비가 응답기라는 것은 FA-50에 추후에 BVR 교전 능력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FA-50의 개량을 논하면서 FA-50에 BVR 교전 능력 부여를 위한 중거리 공대공 유도탄 통합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었다.

 실제로 FA-50의 사용 탄약 종류 확대에 중점을 둔 성능 개량을 위한 용역 연구에서도 FA-50에 통합된 고성능 레이더가 보유한 각종 BVR 교전 모드들(RWS, TWS, SAM, DTT, STT 등)과 FA-50의 데이터 링크(Link 16 데이터 링크를 위한 AN/USQ-140(V))를 BVR 교전에 활용하기 위하여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FA-50에 통합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외부 연구소의 용역 연구에 불과하며, 공군에서 결정하여 정식 소요제기를 한 것이 결코 아니다).

 물론 이는 FA-50을 공대공 임무에 좀 더 비중 있게 사용하는 것보다 공대지 임무에 투입되는 FA-50에 탑재 가능한 자체 방어용 공대공 무기 옵션을 기존의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AIM-9M)에서 HOBS(High Off-Boresight) 요격이 가능한 공대공 미사일과 BVR 교전을 위한 중거리 공대공 유도탄까지 확대함으로써 FA-50의 생존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체공시간이 짧은 소형 전투기인 FA-50을 좁은 공역에서의 방어 임무에라도 투입하려면 많은 숫자가 필요하지만, 한국 공군이 보유 중인 FA-50은 8전투비행단의 2개 대대와 16 전투비행단의 1개 대대 포함 총 3개 대대 60대에 불과하며, 추가 도입되는 항공기를 포함하더라도 104대에 불과하다.

 사업 경과를 봐야겠지만 FA-50에 모드 5 IFF 장비로 응답기(기 보유한 AN/APX-118의 개량 또는 AN/DPX-7 통합)를 사용하기로 한 것은 FA-50에 BVR 교전 능력 부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한국 공군의 경우에는 굳이 FA-50에 BVR 무기 통합을 해야 할 이유가 없지만, FA-50을 주력 항공전력으로 운용해야 하는 필리핀과 같은 나라에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