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미래를 꿈꾸게 해준 전우 은사님 감사합니다”

  작성자: 김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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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5-15 10:42:59

● 육군20사단 9기 결전고등학교 졸업생들, 강사 전우들에게 스승의 날 보답의 인사


결전高는 검정고시로 졸업장 취득하는

부대 차원의 장병 복지 프로그램

2010년 이후 500여 명 졸업생 배출

 

임무는 선임이 맡으며 배려해줘 가능

“잠잘 시간도 쪼갠 강사 전우에 감사”

 

기사사진과 설명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도 양평 육군20사단 고졸 검정고시 합격 병사들이 학업에 도움을 준 사단 주임원사와 강사 전우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한재호 기자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도 양평 육군20사단 고졸 검정고시 합격 병사들이 학업에 도움을 준 사단 주임원사와 강사 전우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한재호 기자

 

육군20사단 결전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은사(恩師)로 거듭난 강사 전우들에게 카네이션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결전고등학교는 고졸 미만 학력의 병사들이 군 복무 간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부대 차원에서 지원하는 장병 복지 프로그램이다. 결전고등학교는 해마다 진정한 선생님의 마음으로 교육에 임하는 강사 전우들의 노력에 힘입어 2010년 이후 지금까지 500여 명의 졸업생을 성공적으로 배출한 바 있다. 졸업식을 치르고 해산한 뒤에도 스승의 날을 기념한 20사단 학생·강사 장병들을 만났다.


“단순히 고등학교 졸업장만을 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꿈과 나아갈 더 넓은 길을 선물해주고 싶었습니다.”

카네이션을 가슴에 단 9기 결전고등학교 강사 전우 이호진 일병은 단순히 전우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보다 타인의 인생에 작게나마 좋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었다는 지원 취지를 밝혔다.

육군20사단 9기 결전고등학교는 지난 3월 문을 열고 신입생을 받았다. 올해 고졸 검정고시 응시 희망자는 변재흠 상병과 김정우 상병, 김윤우 상병, 김혁 일병, 강주영 일병, 이충엽 일병, 임재호 일병, 황보윤선 일병, 김중광 일병 등 9명.

이들은 사단 정보통신대대에 마련된 학교에서 4명의 강사 전우와 함께 5주간 합숙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해 전원 합격의 쾌거를 이루고 지난 11일 졸업식 행사를 했다.



● 4명의 헌신적 교육으로 9명 ‘전원 합격’

9기 결전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검정고시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창우 병장, 임성한 상병, 배수열 일병, 이호진 일병 등 강사 전우 4명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20사단은 국어·영어·수학 등 검정고시 필수과목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부대 인원 중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장병들에게 강사 전우 지위를 부여했다.

“강사 전우 중 조창우 병장이 계급도 가장 높고 연장자인데 공부뿐만 아니라 지친 저희를 격려해주는 데에도 열심이었어요. 어느 날 밤은 소등 후 저희가 심심하다고 졸라댔더니 손전등 불빛 하나에 의지에 신나게 춤을 춰주는데 얼마나 재밌었는지 모릅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본인도 수업 마치고 피곤할 텐데 우리를 위해서 저렇게 노력해주는구나 싶어 너무나 고맙더라고요.”

결전고등학교 학생 변재흠 상병은 중학교 2학년 때 자퇴한 이후 용접 일을 하다가 입대했다. 현역으로 군 생활을 하기 위해 중졸 검정고시를 치른 뒤, 군에서 고등학교 졸업장까지 손에 넣은 그는 학업에만 집중하도록 TV 등 가벼운 오락시설조차 허락되지 않던 결전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아끼는 진정한 선생님처럼 공부부터 스트레스 해소까지 책임져준 조 병장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거듭 표현했다.

중학생 시절 큰 교통사고를 당해 7개월간 입원했던 이후 학교의 갑갑함을 견디지 못하게 돼 고교 1학년 때 중퇴한 후 레저스포츠 강사 활동을 하다가 군대에 온 임재호 일병은 영어 선생님인 배수열 일병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영어 단어를 외운 뒤 쪽지 시험을 보는데, 전원이 주어진 모든 단어를 다 외울 때까지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새벽 2시가 넘었더라고요. 강사 전우 배 일병이 자기의 잠 잘 시간까지 쪼개 가면서 열정적으로 가르쳐준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었죠.”

일찍부터 장사에 눈을 떠서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의류판매업에 종사하던 김정우 상병도 이호진 일병의 열의 넘치는 지도에 더욱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학생들은 공부만 하면 되지만 강사 전우들은 수업준비도 하고, 쪽지 시험이나 모의고사 본 것들에 대한 평가 등 수업 전후에도 쉴 수 있는 시간이 저희보다 훨씬 부족하거든요. 저희를 위해 노력해주는 모습을 보면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공책을 새카맣게 채워가면서라도 그 노력에 보답하려고 했죠.”

기사사진과 설명
육군20사단 고졸 검정고시 합격 병사들(앞줄)이 결전고등학교 졸업장을 들고 강사 전우들(뒷줄)과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한재호 기자

육군20사단 고졸 검정고시 합격 병사들(앞줄)이 결전고등학교 졸업장을 들고 강사 전우들(뒷줄)과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한재호 기자



● 검정고시는 미래의 길을 찾는 계기

“제가 강사 전우로 합숙에 들어가 버리면 누군가는 저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힘들게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걱정에 선뜻 지원을 못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결전고등학교 강사 전우 경험이 있는 선임들께서 아주 뿌듯하고 훌륭한 경험이 될 거라고, 임무는 자신들에게 맡기고 해보라고 해서 강사 전우를 하게 됐습니다.”

과학과 기타 과목을 전우들에게 가르쳤던 이호진 일병은 중·고등학교 시절 6년여간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역 아동들을 위해 교육봉사활동을 해왔다.

이 일병은 축구가 너무 좋아 초등학생 시절 축구부 활동을 해왔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접고 남들과 같이 학업의 길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본인도 운동만 하다가 공부를 하게 됐을 때의 어려움을 겪어봤기에 공부를 다시 하고자 하는 전우들에게 늘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결전고등학교는 단순히 졸업장만 쥐여주는 곳이 아니라 미래의 길을 찾는 계기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검정고시를 위해 공부를 하다 보면 시야가 넓어집니다. 국어를 배우다가 작사가나 시인을 꿈꾸게 되고, 물리를 배우다가 반도체 업종에 종사하고 싶어질 수도 있죠.”

실제 결전고등학교 졸업생 중 예전에 하던 일이 아닌 다른 꿈을 꾸게 된 경우도 많다. 용접을 배우던 변재흠 상병은 여행작가를, 의류판매업에 종사하던 김정우 상병은 요리 쪽에 관심을, 레저스포츠를 업으로 삼던 임재호 일병은 반도체 공장 쪽 입사를 바라보게 됐다. 이곳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넓은 시야를 얻게 된 덕분이다.

강사 전우 배수열 일병은 이날 받은 카네이션만큼 전우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줬다는 것이 더욱 값진 선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스승의 날에 제가 뭔가를 받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전우들이 이렇게 고마움을 표시해줘서 기쁩니다. 전역 후에도 더 멋진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전고등학교의 전통이 계속 이어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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