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비율이 증가하는 우리 군의 병력 구조 변화에 따라 부사관은 더 많은 역할과 책임, 전문성을 요구받고 있다. 정부는 전문 전투임무를 수행할 부사관 수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육군은 2033년까지 부사관 수를 대폭 증가시켜 10만 부사관 시대를 개막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부사관들의 능력 향상은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육군본부는 올해 초 부사관 정예화 시범적용부대를 선정했다. 18개 부대 중 하나로 선정된 육군17사단은 계급별로 체계적 교육시스템을 확립해 정예 부사관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사, 소부대 지휘자로의 첫걸음

육군17사단 초임부사관이라면 누구나 신병교육대에서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바로 초임부사관 집체교육이다.

애대심 배양, 전투지휘능력 강화, 병력 및 부대관리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이 교육은 소부대 지휘자로 거듭나기 위한 부사관 정예화의 초기 프로그램이다. 교육에 참가하는 초임부사관들은 사격·수류탄·각개전투·구급법 등 병 기본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특히 교육생들은 교육 시작부터 종료까지 스스로 워게임을 실시하고 자신이 작성한 실습계획표를 바탕으로 연구강의를 진행해 전문성과 지도능력을 갖추고 있다.

교육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번개희망토크콘서트’다. 초임부사관들이 사단장과 자유롭게 대화하며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초임부사관들은 이 시간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목표와 비전을 설정한다.



중·상사, 자격을 갖춘 교육훈련 교관으로 육성

사단이 중사 이상 부사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은 ‘교관능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부사관 교관경연대회와 개인화기 사격 통제관 인증 제도다.

사단은 지난 4월 부사관 교관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평가 과목은 개인화기·제식훈련·수류탄·지뢰·철조망·화생방 등 병 기본과목이다. 사단은 작전계획에 맞는 현장 중심 교육준비와 실전적인 교육 진행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교보재 준비부터 교육 진행 방식 선정까지 세밀한 준비를 하며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사단 주임원사를 비롯한 9명의 심사단은 교관 과목 이해와 군사전문지식 숙지 여부, 교육훈련의 창의성 정도, 현장에 맞는 교육 방식 채택 여부 등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평가했다.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방지훈 중사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각개전투 과목에 대해 깊이 연구할 수 있었다”며 “교관 임무 수행에 자신감이 생겼고, 더 많은 군사지식을 장병들에게 전해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사단은 개인화기 사격 전담 교관 인증 제도도 도입했다. 지난 7월 중사 이상 우수 부사관 95명을 대상으로 1박2일간 개인화기 사격 전담 교관 소집교육을 진행해 사격 교관의 전문성을 높였다. 모든 교육이 끝난 뒤에는 우수 인원 50명을 선발해 개인화기 사격 전담 교관 자격을 부여하고 인증서를 수여했다.



상·원사, 전투준비 위한 부대관리자 역량 향상

사단은 최근 연·대대급 행정보급관 117명을 대상으로 행정보급관 능력 향상 소집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행정보급관의 임무와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전투준비를 위한 부대 관리자로서의 임무 수행 역량을 기르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참가자들은 전투준비태세 유지의 핵심 3요소로 꼽히는 교육훈련·동원편성·군수 분야를 현장에서 직접 실습했다. 특히 이번 교육에서는 그동안 장교들의 고유 임무로 여겨졌던 주간훈련예정표 작성과 연구 강의 요령 교육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상사 이상 부사관들이 전투준비 관리자로 거듭나게 됐다는 게 사단 측 설명이다.

교육에 참가한 김기우 상사는 “교훈·동원·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투준비 관리자 역할을 맡게 돼 큰 부담을 가졌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명확한 역할을 인지하게 됐다”며 “명품 번개 부대원을 육성하는 교관이자 부대 관리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