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 재량권으로 ‘안전하고 강한 훈련’

신병교육대대는 혹서기라 할지라도 훈련병들이 군인으로서 일정 수준의 전투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조치를 취한 가운데 강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혹서기 야외 훈련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온열 손상이며, 이 외에 뱀·독충 등에게 물릴 수도 있다. 대대는 이에 대비해 각개전투교장에 앰뷸런스를 대기시켜 두고, 소대별로 온열손상키트를 배포해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각 단계별로 조교들은 이동 중인 훈련병 개개인의 안색과 체력 저하 여부 등을 면밀히 살피며 훈련의 완급을 조절하고 있었다.

각개전투훈련 중 체력이 한계점에 도달하기 시작하는 11단계. 적 사복철조망 담당 조교인 이강산 일병은 훈련병들에게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다”면서 남은 단계에 대한 설명으로 잠시 숨 돌릴 틈을 주고 있었다. 분대를 나눠 엄호 속에 철조망을 약진으로 통과할 것을 지시한 이 일병은 “이 단계는 봄과 가을에는 주로 포복으로 통과한다. 그러나 혹서기에는 이곳에 도달한 훈련병들의 컨디션을 보고 약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대는 각개전투훈련 중 각 단계 조교들에게 훈련의 완급에 대한 충분한 재량권을 줌으로써 안전을 보장하면서 강한 훈련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각개전투전담교관 손호영 중사는 “신세대 훈련병들은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특징이 있어 몸에 이상을 느끼면 바로 이야기를 한다”며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현 중대에서 각개전투훈련을 맡은 이후 3년여 간 온열 손상이 발생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부대는 각개전투훈련 시작에 앞서 교장에 조교들을 사전 투입해 독충 기피제를 살포하고, 훈련병들이 다칠 가능성이 있는 웅덩이 등을 파악해 훈련 중 주의하도록 함으로써 안전을 극대화하고 있다. 손 중사는 “다치지 않는 훈련이 중요하다”며 “비전투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각개전투의 마지막 단계는 적 진지를 점령한 뒤 아군 진지를 구축하고 경계에 돌입하는 것이다. 부대는 이 단계에서 사기를 진작해 훈련병들이 다시 한 번 각개전투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지를 점령하고 한바탕 승리의 환호를 한 곽기환 훈련병은 “정말 힘들었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17-12기 파이팅!”을 외치자 함께한 분대원들 모두는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로 화답하며 또 한 번의 극기를 위해 출발점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