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는 ‘마린 룩(marine look)’이 나타난다. 마린 룩은 해군 수병의 옷차림을 말하는데, ‘세일러 룩(sailor look)’ 또는 ‘미디 룩(middy look)’이라고도 한다. ‘세일러’는 선원이라는 뜻으로 바다·해병·해군·어부 등과 관계되는 모티브를 활용한 패션을 말한다. ‘미디’는 해군 사관생도가 입는 세일러복을 바탕으로 선원과 선장 등과 관련된 패션을 말한다.

 

 

 

‘마린 룩’은 흰색과 푸른색의 줄무늬, 세일러 옷깃과 선장 모자, 해군을 상징하는 닻 모양의 엠블럼(emblem), 금속 단추, 그리고 소매 끝이나 바짓단 또는 옷깃의 끝부분에 한 줄이나 두 줄의 선 장식 등을 특징으로 한다.

마린 룩은 세계 최고의 해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던 영국 해군이 제식 군복으로 세일러복을 채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 아동복과 여성복 디자인에 도입되면서 유행이 됐다. 현재는 바다를 연상시키는 이미지와 시원한 느낌 덕분에 여름을 대표하는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마린 룩에서는 흰색·청색·적색의 3가지 색이 주로 사용된다. 이 3가지 색은 바다와 어울린다는 의미로 ‘마린 컬러(marine color)’라고도 불린다. 흰색과 청색이 똑같은 폭으로 교대로 나타나는 줄무늬는 ‘마린 스트라이프(Marine Stripe)’라고 한다. 현재는 흰색·청색·적색 배합의 기본적인 것에서 다양한 색상으로 응용되고 있으며, 아이템도 여름용 셔츠 이외에 팬츠·재킷·원피스 등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는 ‘소원을 말해봐’ 활동 당시 마린 룩을 입었다. 해군 장교의 여름 정복과 해군이 육지 근무를 할 때 입는 여름 근무복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의상이었다. 해군 장교복 스타일의 금속 단추가 달린 더블 재킷(double jacket) 또는 싱글 재킷(single jacket)에 짧은 팬츠를 입고 해군 장교 정모를 썼다. 어깨에 있는 견장 아래에는 금색이나 은색의 장식 술을 달았다.

해군 근무복 스타일에서는 여름 근무복 특유의 갈색 재킷, 짧은 팬츠에 삼각모를 착용했다. 삼각모는 부피가 작고 휴대하기 간편하며 시야 확보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수비대·주둔군의 모자라는 뜻으로 ‘개리슨 캡(garrison cap)’이라고 부른다. 해군들이 쓴다고 해서 ‘보트 캡(boat cap)’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마린 룩은 ‘소녀시대’의 소녀 이미지에 해양을 상징하는 진취적이며 경쾌한 이미지를 더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