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차 박물관 전시물서 모티브
에칭으로 철조망, 붓털로 잡초 묘사
아이스크림 막대로 적 참호 내부 재현
모형 제작 과정서 역사학습 부수효과
 제작 완료된 마크IV 전차 모형. 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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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 측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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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측면 모습. 철조망을 지지하는 나무 기둥은 실제 나뭇가지를 이용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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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면 포탑에 달려있는 기관총으로 여성형(Female)임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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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보빙턴전차박물관에 전시 중인 마크(Mark) I 전차.필자가 만든 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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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칭 부품을 이용해 철조망 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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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쪽 모습. 나무를 깍아 험지 돌파용 나무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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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 모습. 모래주머니는 에폭시 퍼티로 제작했고 적 참호 내부 벽은 아이스크림 막대를 이용했다. 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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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국군 최초의 전차인 마크(Mark) IV 제작 과정을 소개합니다.
20년 전 어느 날 영국의 보빙턴전차박물관을 다녀온 친구가 보여준 박물관 안내 책자에 실린 사진 한 장을 보고 살짝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처음 사용한 전차인 마크 I이 철조망을 밟고 적 참호를 넘어가는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속의 전차를 똑같은 장면으로 연출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당시 해당 전차의 제품을 찾아보니 EMHAR사의 1/35 크기 ‘마크 IV 여성형(Female)’ 전차만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마크 IV 전차는 측면에 포탑이 달려 있는데 포가 달리면 남성형, 기관포가 달리면 여성형으로 불렀습니다.
필자는 바로 해당 제품을 구입해 모형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키트 자체가 오래돼 포탑에 사용된 리벳(강철판 등의 금속 재료를 영구적으로 결합해 주는 부품)은 모두 새로 만들어 붙여줬습니다. 참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진을 참조했는데, 벽을 지지하는 나무판의 경우 아이스크림 막대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모래주머니는 찰흙 형태로 모양을 만들면 곧 고체로 변하는 에폭시 퍼티로 빚어주고 측면의 박음질 자국은 나이프로 찍어서 표현했습니다. 모래 자루의 천 질감은 에폭시 퍼티가 굳기 전에 비슷한 느낌의 천으로 눌러 표현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참호전 때의 대표적인 철조망은 시중에 판매되는 에칭(금속판을 부식시켜 제작) 제품을 사용해 녹슨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장 바닥이나 도로의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탈출용 나무를 싣고 다니는 전차가 많았습니다. 이 부분도 연출하기 위해 나무를 각지게 자른 뒤 작은 체인을 골라 걸어 주고 녹 표현으로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지면 궤도 흙 표현의 경우 실제 흙을 체에 걸러 고운 가루만 사용했습니다. 잡풀은 못 쓰는 붓을 잘라서 붙여줬죠.
전차를 조립하고 도색하고 적 참호를 넘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지면을 약간 경사지게 만들었습니다. 모형 제작은 실물을 재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면 제작하는 실물의 자료를 찾게 되고 실물의 개발 과정과 그 당시의 역사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그 과정이 모형 제작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죠.
육상 장비의 최강자로 꼽히는 전차의 탄생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14년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은 참호전 양상으로 바뀌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무기 개발이 시작됩니다. 당시만 해도 많은 국가가 기병대를 중요한 전력으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참호전 양상이 장기화하면서 예상과 달리 기병대가 전장에서 활약할 수 없게 됐습니다. 참호에 설치된 수많은 철조망과 기관총이 보병의 돌격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된 것이죠. 그래서 참호와 철조망을 쉽게 돌파하면서 기관총도 막아줄 장비가 필요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바퀴가 달린 차량에 장갑을 둘렀는데 철조망과 참호를 건널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당시에 농업용으로 사용하던 무한궤도의 트랙터에 장갑을 두르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트랙터의 무한궤도는 너무 짧아 참호를 건너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개량을 거듭한 끝에 사다리꼴 모양에 무한궤도를 장착한 마크 I 전차가 탄생합니다. 개발을 위한 코드명은 처음에 워터 캐리(WC·Water Carrie)로 지었다가 약자가 화장실을 의미한다고 해서 탱크(Tank)로 바꿨고, 해당 코드명이 정식 명칭이 됐습니다.
1916년 9월 15일 솜전투 때 영국군은 마크 I 전차를 실전에 최초 투입합니다. 하지만 초기의 마크 I 전차는 조종이 불편하고 속도가 아주 느렸습니다. 49대의 전차가 이동했는데 전투지역에 도착한 전차는 32대였고, 독일군 진지까지 도착한 전차는 9대였습니다. 첫 전투에서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독일군을 겁주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모형의 종류 모형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전차, 비행기, 함선, 자동차, 피규어, SF-애니메이션, 돌하우스, 기차, 무선모형(RC) 등 다양한 장르가 있고 사용하는 재질과 스케일에 따라 또 세분화됩니다. 재료를 기준으로 하면 플라스틱, 목재, 종이, 금속, 레진 등의 모형이 있습니다. 스케일(축소비율)은 1:1, 1:4, 1:5, 1:6, 1:8, 1:10, 1:12, 1:16, 1:20, 1:24, 1:25, 1:32. 1:35, 1:48. 1:72, 1:76, 1:100, 1:144, 1:200, 1:350, 1:400, 1:720, 1:1200 정도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상상하는 것들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모형의 매력입니다.
